죽고싶지않아...

60화 혼례

유설은 다음날 묘신을 편전으로 데려와서는 어제 조정에서 결정된 사안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폐하께서는 화천의 제안을 모두 들어주기로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참에 양국의 평화와 굳건한 동맹을 위해 지난날에 약속한 고현왕자와 아리공주의 혼사를 진행하기로 하셨습니다. 사신께서는 어찌 생각하시는지?"

묘신은 속으로 몹시 당황하였지만, 겉으로는 일절 내색하지 않았다.

"왜진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보상비를 지급한다니 왜진의 폐하께서는 참으로 의로운 분이십니다. 그리고...'설마 이렇게 빨리? 너무 급전개가 아닌가...' 고현왕자님과 아리공주의 혼례는 양국의 평화를 상징하게 될것입니다. 그럼 저희 화천은 제가 돌아가는대로 혼례준비를 서두르도록 하겠습니다."

묘신이 왕에게 인사를하고 급히 그곳을 빠져나가려 하자 유설이 그에게 말하였다.

"잠깐!"

그의 말에 묘신은 걸음을 멈추었다.

"더 하실말이 있으신지?"

그가 웃으며 다가갔다.

"허허허허 이리 좋은날에 사신은 뭘 그리 서두르시는겁니까? 그리고 혼례는 저희 왜진에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의말에 묘신의 몹시 당황했다.

"아니...저희쪽에서"

유설이 그의 말을 짜르고 말하였다.

"아리공주님의 혼례가 끝이나면 왜진에 오시기는 힘들지 않겠습니까? 하여 폐하께서는 공주님에게 왜진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쌓아주려는 것입니다."

명분이 분명하여 묘신은 그의 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유설이 그를 날카롭게 째려보며 말했다.

"화천이 먼저 제의한 혼사를 거절하지는 않겠지요? 그게아니라면, 혹시 우리 왜진을 못믿는 것입니까?"

묘신은 그의 제안을 수락할 수 밖에 없었다.

"아...아닙니다.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이런... 내가 저자에게 당했구나... 역시 쉽게 볼만한 위인은 아니야. 만약 저자가 왜진의 왕이였다면, 우리 화천은...' 그럼 화천에 당도하여 준비가 되는대로 태자마마와 포로들을 데리고 오겠습니다."

유설이 당당하게 말하였다.

"그럼 전쟁보상비는 혼례가 끝난 이후 돌아갈때 가져가시면 되겠군요. 허허 그리고 혼인동맹을 맺었으니 양국의 불가침조약은 의미가 없어진듯 합니다. 그럼 서로 서두르지요. 몹시 바빠질 것입니다."

묘신은 급히 화천으로 돌아갔고, 유설은 대소신료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아들인 유정이 돌아오면 그에게 패전의 책임을 물어 장군직에서 파면할것을 요청하였고, 그의 공명정대한 모습에 신료들은 진심으로 그를 따르기 시작하였다.

유설은 전쟁보상비를 꾸리는 한편 혼례를 성대하게 치루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였고, 묘신 또한 왜진에서 있었던 일들을 낱낱히 밝혀 대책을 논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