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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오이비눙
작품등록일 :
2020.12.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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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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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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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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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도시(였던것) (1)

DUMMY

1940년은 겨울이라 감염자들이 얼어 움직임이 약해졌음에도 독일과 스페인 그리고 소련에게 큰 악운으로 시작했다.


독일은 바로 옆의 체코 슬로바키아 전역이 함락되면서, 남부 방어선과 중부 방어선에 크나큰 구멍이 생겼다. 그나마 남부의 경우 알프스산맥에 방어선을 형성했기에 얼마든지 방어가 가능했지만, 평야뿐인 중부는 수십만의 군대로도 막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본래 폴란드 침공을 위해 준비해두던 군대가 남아있었기에 겨우 막아낼 수 있었다. 다만 진짜 문제는 다른 지역에서 터져나가고 있었다.


뮌헨 및 남부 지역들에서 벌어지는 소요사태 발생.


동유럽에서 몰려온 난민들 중 보균자들로 인해, 하루가 멀다 하고 소요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나마 히틀러 유켄트, SA 돌격대 등이 도시마다 깔려있었기에, 큰 피해 없이 진압했지만, 언제든 큰 사태가 벌어질 수 있었다. 


그렇기에 수많은 나치당 인사들과 관료들은 난민들을 제거하자며, 히틀러에게 건의했다. 하지만 독일의 경제 산업계의 거물이자 다시 복귀한 얄마르 샤흐트가 지금 난민들 받아주는 대가로 영미에게서 받는 지원으로 현상 유지하는 거라며 피를 토하며 반대했다.


하지만 계속 몰려오는 동쪽 난민들이 거슬리던 히틀러로서는 어느 정도 솔깃했다. 지금은 감염으로 독일 국경은 폐쇄되어 더이상 들어올 수 없게 된 상황이라도, 사회에서 격리되 수용소 신세거나 도시 노숙자로 전락한 난민들은 예산, 범죄, 위생 등 존재만으로도 독일의 큰 골칫거리였으니깐.


한편 소련은 독일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았다. 


중부에는 매일 감염자들이 몰려오는 데다가, 핀란드는 갑작스러운 혹한으로 실시간으로  병사들이 얼어 죽고 있는 백설의 지옥이었고, 남부 흑해에 몰리는 난민들로 인해 남부는 점점 통제가 불가능해지고 있었다. 


치안에 문제가 생기고, 보균자들로 인해 소요사태가 발발했다.


무엇보다 흑해 최대의 군사 요충지인 세바스토폴은 아예 라쿤 시티가 되버린 상태였다. 


바닷길이 별로 없는 소련에는 그것만으로도 크나큰 손해였다.


만약 핀란드를 공격하지만 않았어도 이런 꼴은 나지 않았을 거라는 여론이 공산당 당내에서 퍼져나갔으며, 스탈린의 입지는 좁아졌다.


스탈린에게는 속이 아릴정도로 불쾌한 상황이었다.


스페인의 경우는 독일과 소련의 두 독재자와 다르게 진지하게 국가 포기를 생각해야 할 정도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제는 남부를 남아 중부의 수도 마드리드의 외곽에서 감염자들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남부는 사실상 전역이 함락된 상태였다.


그렇기에 그저 입지가 줄어들거나 신경에 거슬리는 선에서 끝낼 수 있는 그들은 스페인과 비교해 행복한 수준일 거다. 최소한 국가 붕괴하기 직전까지 가진 않았으니깐.


다만 더 큰 문제가 있다면 스페인 피난민들의 프랑스로 몰리기 시작했다.



다만 프랑스의 경우 독일과 다르게 유사 공화국이 아닌 자유, 평등, 박애를 지향하는 진짜 공화국이기에, 식민지인 알제리에서 하는 것처럼, 유럽 한복판에서 '같은 백인'인 피난민들을 똑같이 대할 수가 없었다.


그저 감염 여부만 확인하고 방치할 뿐이 전부였다.


애초에 프랑스의 시민들이 피난민들을 위해 대대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간, '받아준 것만 해도 고마워 할 일인데 왜 도와주냐!'라며 분노한 시민들로 인해 무슨 일이 날지 몰랐기에 차라리 그것이 최선이었다.


정부는 성난 시민들에 의해 파리가 빛의 도시(물리)가 되는 건 바라지 않았다.


어쨌든 그로 인해 자유의 프랑스답게 피난민들도 자유였다. 단지 무일푼인...


* * *



"이제 좀 나아지겠군요."


"그렇게 말이야."


신문을 잡으며 한 말에 대대장은 고개를 끄덕인다.


감염지대에서 구조한 얀씨를 의무과로 인계하고 보고차 대대장을 만났다가, 점심밥 얻어먹으면서 본 신문에는 오랜만에 낭보가 떠 있었다.


[미국, 터키 및 유럽 대규모 지원 결정]


갓 블래스 아메리카 뻑~예.


순무 먹으면서 말이나 타다가, 스팸 먹으며 할리 데이비드슨 바이크 탈 생각을 하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진다. 지원하는 국가라 해봤자, 소련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핀란드, 폴란드, 터키, 포르투갈이 전부다. 


비록 랜드리스보다못하더라도. 이렇게 지원하는 모습을 보니 미국도 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듯하다.


하지만 지원한다는 것이 전차 같은 중장비가 아닌, 지금 지원하는 차량, 의약품, 식량, 무전기, 기름, 탄약 같은 소모품들의 양을 더더욱 늘린다는 이야기다.

그것뿐이지만 폴란드의 영토가 줄어들면서, 식량 부족으로 곧 있으면 톱밥도 밥이라고 먹을 판이라 너무나 반가웠다.


"이제 이런 순무나 내장은 덜먹겠군요."


"그렇겠지 다만 지원이 도착하는 건 2달 뒤부터지만."


시발.


아냐 그래도 뭐가 온다는 게 어디인가? 애초에 스팸이 메뉴판에 쓰여 있어도 막상 가보면 돼지비계인 경우가 얼마나 잦았는데. 최소한 식단표 사기가 안 벌어지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다만······. 2달뒤면 우리가 받을 수 있을까?


"흠...."


"왜 그러나?"


"그저···. 2달이나 현재의 전선이 정체되었기에 잠시나마 여유가 왔지만···. 오히려 불안하달까요? 무엇보다 특이 변종을 생포했다는 것 자체가 불안합니다."


"글쎄? 자네 말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내가 보기에는 자네가 너무 예민한 것일 수도 있네. 아무리 저 감염자들이 강해도 결국에는 사람의 육체가 아닌가? 이제는 저들도 한계가 왔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좋겠습니다만..."


오랜만에 내 예상이 틀렸으면 좋겠다.


아마 내가 작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너무 개고생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분명하다. 특히 그 정체 모를 새로운 변종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보니, 불안감이 높아질 뿐이고.


이런 젠장 차라리 신문에 검열이 없었으면 최소한 해외 소식이라도 알 수 있었을 텐데. 어찌 된 게 겨울 전쟁 이야기 밖에 없는 건지...


"아 그렇지. 잊어서 미안하네 이건 자네 소대에 지급되기로 한 포상금일세."


"가···. 감사합니다."


대대장이 건넨 봉투는 두께로 만져본 확인 결과 어느 정도의 군표가 가득 있었다.

하지만 고작해야 소대원들 회식시켜줄 정도. 그리 많이 주지 못하나 보다.


"그걸로 소대원들 회식이라도 시키게. 최소한 애들 잘 챙겨야 제 몫을 똑똑히 잘할 게 아닌가?"


"아하하.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 많지는 않지만, 자네가 알아서 해보게."


내 말에 대대장은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아무리 폴란드가 쇠락해져서 멸망 직전이라 해도, 최소한 군인들 굶기겠어? 최소한 애들 한 끼 배 터지게 먹일 정도는 되겠지.


뭐 부족하면 내가 조금 보태면 그만이고!





.....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여기 스튜 추가요!"


"맥주 4잔 더!"


"빵도 추가요!"


그만 처먹어! 이 식충이 새끼들아!


바로 옆 테이블에서 소대원들이 음식을 먹어 치우는 모습을 보니 이쯤 되면 먹는 게 아니라, 빈 집시를 양산하는 것 같았다. 


고작해야 매우 흔한 배급 순무 빵에 고기가 조금 붙어있는 내장, 시든 채소 같이 질 떨어지는 재료들을 사용해 차라리 병영식당이 나을 음식들인데도, 걸신들린 것처럼 음식을 먹어 치우고 있다.


어차피 같은 질이라면 짬밥보다는 사제인가?


"소대장님도 드십쇼."


"어어 그래 나는 알아서 먹고 있으니 너희들이나 많이 먹어라."


"그나저나 이제 슬슬 원래 금액 넘지 않는가요?"


눈치 좋게 니콜라이의 말에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는 소대 간부들의 시선이 내게로 모였다. 


정작 우리 테이블은 돈 이야기로 조용한데, 소대원들이 앉은 테이블들은 시끌벅적한 것이 이질적이다. 그건 다들 소대 지갑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만....


그래 어차피 애들 배 터지게 먹이겠다고 다짐했으니···.


"괜찮아. 부족하면 내가 내면 되니깐. 최소한 장교라 너희보다 돈 많이 받아. 무엇보다 가족도, 연인도, 친구도 없어서 돈 쓸데도 없고."


"저희도 보태죠."


"네에..."


내 한마디에 차분했던 분위기는 한순간에 차가워졌다.


다들 내게 연민의 시선을 보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시선들을 애써 무시했다. 소대장의 권위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이 땅바닥으로 떨어진 것 같았다.


최소한 다른 애들도 많은 이들을 잃었더라도, 가족이나 친구 그리고 연인 같은 건 하나라도 있겠지. 근데 나는 없다?


에라 시발 그냥 마시고 죽어야지.


"닥치고 그냥 처먹어라. 아예 최후의 만찬이라 생각하면서 먹으라고.


"아 제발 그런 말 좀 하지 마십쇼."


"뭐가? 난 그냥 니들 많이 먹으라고."


내 말에 다들 인상을 찌푸렸다.


특히 눈치 없는 3분대장이 나를 나무랐고, 딱히 할 말이 없는지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고작 농담 깐 거 가지고 욕하는 건 생리적으로 불쾌하기도 하고.


"잠시 담배 좀 한 대 피우고 올게."


"다녀오세요."


다시 활기 찾은 거리의 공기는 차가웠다.


가만히 있어도 몸에 으슬으슬 떨릴 정도로 춥지만, 한편으로는 꽉 막힌 속이 풀릴 정도로 상쾌했다. 


이제야 여유를 찾으니 온갖 생각이 들고, 현재 상태에 대한 억울함이 자꾸 느껴진다.


'내가 다른 건 많이 안 바란다. 최소한 상태창이라도 달라고.'


원래 2차대전을 폴란드 군인으로 시작한 거 자체가 난이도는 헬이다. 미군이거나 상태창이 있어야 겨우 살아남을까 말까인데, 그런데 거기다가 좀비 사태라니.


이건 내 성격상 그냥 죽을 리 없으니 그냥 처절히 발악하다 죽으란 거잖아.


그래 이게 모든 게 전역 날 그 불결한 두돈반에 치여서 그런 걸 거야. 아예 민수용 트럭에, 아니 경운기나 하다못해 레고 밟고 죽어도 이딴 대우는 안 하겠다.


시발 진짜 레토나에라도 치였어야 했나? 아예 제대로 능력 얻게 사단장이 탄 걸로.


'하아······. 백날 억울해봤자 절대 이루어 질 수 없는 꿈이지..."


하지만 아무리 매번 억울해하거나 하늘에 빌어봤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건 이미 식인병과 처음으로 교전한 그 날 밤에 확신했다. 애초에 무슨 일이 일어날 거였으면 진작 일어났다고. 폴란드군에 재입대 한순간에도, 전선 붕괴 때도, 바르샤바 때도 항상 그랬으니깐....


시발 이젠 그냥 다 포기하고 좀비들 때려잡는걸 즐겨야, 겨우 약쟁이 신세 면하거나 안 미치고 살겠지. 


"뭘 그렇게 보세요?"


"하늘."


갑자기 코왈스카가 코트를 걸친 체 식당에서 나와 내 옆에 섰다. 

그녀가 속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는 모습을 보니 나와 같은 이유다. 


"자 여기 불."


"감사합니다."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를 입에 문체 군복의 주머니들을 뒤지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성냥이 없는가 보다.


그래서 손에 쥐고 있는 성냥에 불을 붙여 그녀에게 건네려 했다.


-쿠우우우우웅!


"뭐···. 뭐야?!"


"꺄아악!"


갑자기 시내 외곽에서 폭발음이 미세한 진동과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바로 우리 둘은 몸을 숙였고, 어디서 폭발이 일어난 건지 살폈다. 여긴 시내 외곽이라 군부대들이 있는 곳이다. 그런데 군부대 쪽에서 폭발이 일어났는지 연기가 피어오른다. 


하지만 불길하게도 연기에서 옅은 녹색을 띤다. 화재가 일어났는지 그쪽 하늘은 유난히 밝았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그곳을 바라본다.

그들 모두 공포에 질린듯하다.


"무슨 일입니까?! 왜 갑자기 부대 쪽에서 연기가?!"


"괜찮으십니까?!"


폭음을 들었는지 소대원들이 음식을 먹어 치다 말고 가게에서 뛰어나왔다. 다들 무슨 일인지 알려고 나온듯하다. 다들 내게로 우려가 담긴 시선을 보내온다. 군부대 쪽에서 총성이 마구잡이로 울려 퍼지는 소리에 다들 얼어붙었다.


전차의 포성까지 들리는 것을 보아 규모가 심상치 않다.

손에 쥐고 있는 담배를 크게 빨아들이고, 내쉬며 말했다.


"후우······. 시발 좆됬네."


진짜 두돈반 따위에 치이는 게 아니었어. 


분명 사단장 레토나의 치였으면, 상태창은 못얻더라도 투스타의 권능이라도 얻었을 텐데.


작가의말

과연 어떤 변종일까요?


그건 그렇고 진짜 최후의 만찬 되부렀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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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전선 오리엔테이션 (6) +16 21.01.21 1,329 46 13쪽
23 전선 오리엔테이션 (5) +6 21.01.20 1,259 45 11쪽
22 전선 오리엔테이션 (4) +6 21.01.19 1,260 46 12쪽
21 전선 오리엔테이션 (3) +6 21.01.18 1,337 44 13쪽
20 전선 오리엔테이션 (2) +4 21.01.16 1,394 42 11쪽
19 전선 오리엔테이션 (1) +17 21.01.15 1,484 38 14쪽
18 병신량 보존의 법칙 (7) +15 21.01.14 1,449 45 13쪽
17 병신량 보존의 법칙 (6) +8 21.01.13 1,397 47 10쪽
16 병신량 보존의 법칙 (5) +10 21.01.12 1,417 44 13쪽
15 병신량 보존의 법칙 (4) +4 21.01.11 1,425 39 10쪽
14 병신량 보존의 법칙 (3) +2 21.01.10 1,407 39 11쪽
13 병신량 보존의 법칙 (2) +2 21.01.09 1,456 43 10쪽
12 병신량 보존의 법칙 (1) +6 21.01.08 1,502 38 11쪽
11 1939년 9월 폴란드 (10) +5 21.01.07 1,485 43 11쪽
10 1939년 9월 폴란드 (9) +6 21.01.06 1,456 46 12쪽
9 1939년 9월 폴란드 (8) +8 21.01.05 1,508 46 11쪽
8 1939년 9월 폴란드 (7) +3 21.01.04 1,561 43 10쪽
7 1939년 9월 폴란드 (6) +2 21.01.03 1,574 39 10쪽
6 1939년 9월 폴란드 (5) +9 21.01.02 1,607 42 12쪽
5 1939년 9월 폴란드 (4) +7 21.01.01 1,692 43 10쪽
4 1939년 9월 폴란드 (3) +6 20.12.31 1,703 4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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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7 20.12.28 3,385 5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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