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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오이비눙
작품등록일 :
2020.12.26 11:29
최근연재일 :
2022.10.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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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8,032

작성
21.01.1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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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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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글자
13쪽

병신량 보존의 법칙 (7)

DUMMY

"자네의 분대 사망자 3명 부상자 1명으로 11명 중 전투 가능 인원 7명 그리고 지원소대의 경우 사망 8 부상 0명으로 전투 가능 인원 32명 중 24명. 총 피해 43명 중 사망 11, 부상 1. 그래도 처음 발견된 변종을 상대한 것 치고는 피해가 근소하구먼. 그 버서커 같은 거였으면 전멸당해도 이상하지 않아."


"그래도 저희 분대원 중 3명이 골로 간걸 생각하자니 머리가 아픕니다. 무엇보다 대체 그 명령은 뭐였습니까? 아무리 제 추측이더라도 무작정 마을 안으로 진입해 변종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라니요. 그것 때문에 11명이 죽었잖습니까?"


복귀 후 감염 여부를 검사를 하자마자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다. 내용은 언제나 똑같았다. 왜 마을에 진입했고 어떻게 마을로 진입했으며 어떤 적이 공격해서 어떤 피해를 보았는가를 상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작성하는 것이다.


그 상부 때문에 죽은걸 머릿속에 새겨져 있었는지라, 밤새 작성한 보고서를 제출하러 찾아간 필레츠키 중대장 앞에서도 울분을 삭힐 수가 없었다.


3명이나 죽은 것이 전부 다 내 책임 같았다.


"....이봐. 킴. 애초에 내가 내린 명령도 아닌 걸 왜 나한테 화를 내는가?"


"죄송합니다."


"아냐. 그래도 자네가 죽을뻔함 한스를 살리고 누구보다 앞에서 병사들을 이끌며 싸워 새로운 변종을 사살하지 않았는가? 그것만 해도 자네는 할 일은 다했어. 그런 죄책감은 오히려 스필만 소위가 느껴야지."


내 반응을 본 필레츠키 대위는 그저 웃으며 내 어깨를 토닥였다.


내 맘을 이해한다는 것 같았다. 그래 애초에 매일 매일 전사통지서 쓰는 양반이니 누구보다 이 마음을 잘 알 거라 생각하니 좀 나아지는 듯했다.


다만 스필만 그 시발 새끼의 이름이 나오니 다시 분노가 느껴진다. 소대장이라는 새끼가 후퇴 명령 내리자마자 지가 제일 먼저 토껴놓고는 상황 끝나자마자 다시 유유히 기어 나오는 그 철면피에 총을 쏴버리고 싶었다.


최소한 그 부소대장인 중사가 소대장을 대신해 소대원들을 통솔하다 감염자에게 물려 감염되기 전에 총구를 물고 방아쇠를 당겨 자살했는데도 그게 무슨 추태란 말인가?!


하다못해 같은 쏘가리인 코왈스키가 나을 지경이다. 그 새낀 툴툴거려도 할 건 다 하는 우리 쏘가리니깐.


"아 그 친구는 이미 내가 중대 차원에서 항의했으니 걱정 말게. 상부도 그 작자를 직위 해제 시키지 않겠나?"


"사람 없다고 난리인데···. 과연 그럴지가 의문입니다."


"....뭐 알겠네. 피곤해서 날카로운 거 같으니 들어가서 쉬게."


"죄송합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잠만. 하사 잠시만 기다려보게, 신형총기 때문에 어제 내려온 지침인데 자네는 어제 못 들었지 않다.


경례를 한 뒤 나가려고 하니 중대장은 날 멈춰 세운다.


예상하지도 못했던 신형총기라는 말이 중대장의 입에서 나오자 기대가 벅차올랐다. 그대로 중대장을 따라 간부 실의 한 쪽에 놓인 총기 상자로 향했다.


대체 무슨 총일까? STG 44 같은 돌격소총은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 걸출한 자동소총이 나왔으면 좋을 거 같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중대장이 건넨 총의 모습에 처참히 산산조각이 났다.


"나도 그마음 이해하네···. 아무래도 이건 좀 아니지."


".....정말 필요한 것만 넣었군요."


내 손에 놓은 총은 그저 쇠파이프에 노리쇠 달아둔 기관단총이다. 


아무리 봐도 원 역사의 영국이 만든 스텐 기관단총이다. 나무는 하나도 없이 오직 철들만 가지고 용접해서 만든 기관단총. 상황이 좋지 않아서 일부러 하자 있는 것도 찍어내 1941년 기준으로 2달러라는, 21세기의 치킨값과 동일한 가격을 기록한 전설의 기관단총.


다만 이건 원 역사의 영국이 아닌 단치히까지 몰린 폴란드가 만들어낸 것을 고려하면, 차라리 독일에서 지원받은 탄창이 더 완성도 높을 거 같다.


"아직 프로토타입이지만. 제식명은 'PM wz.40 브위스카비차(번개)'로 기존과 같은 9mm 탄약의 기관단총이고 독일에서 지원받은 MP38의 탄창과 호환이 가능한 것이 특징일세. 우선 분대당 3정씩 배치할 계획이라는군."


오케이 이름이 너무 길다. 그냥 스텐이라 부르자.


"....뭐 더 질문 있나?"


"아뇨 없습니다."


너무 단순해서 질문할 게 없다.


중대장에게서 빈탄창을 받아, 장착한 뒤 사격 자세를 취해보았다. 잡을 핸드가드가 없어, 좌측에 달린 탄창을 잡아야 하는 것을 제외하면 생각과는 달리 괜찮아 보였다. 단지 잡아본 그립감만이 싸구려 급조품치고는 괜찮다는 것이었다. 


이걸 실전에서 쓴다면 그저 한숨만 나올듯하다.


"일단 따로 신병들 들어오면 주의시키겠습니다."


"알겠네. 그럼 들어가서 쉬게."


"아 그리고 이건 제가 드리는 선물입니다. 그럼 이만."


그 말과 함께 마을에서 챙겨온 작은 병에 담긴 독주를 중대장의 책상 위에 올린 체 자리를 떠났다.


책상 위에 올려진 술병을 본 중대장은 미소를 지었다. 다들 겨우겨우 지급되는 담배만으로 피로를 못 푸는 참이니 이 정도 술은 누구에게나 반가웠을 것이다.


그의 반응에 미소를 씩 지으며 중대 간부실 책상에 올려진 어제자 신문을 챙겨 방에서 나섰다. 부하들의 죽음에 겨우 잡은 변종의 시체를 독일 측에서 가져간 것까지 포함해서 어제는 너무 피곤한 날이었다.


"하아······. 시발."


마구간 근처 누가 피워둔 모닥불 앞에 앉아, 간부실에서 가져온 신문을 불빛에 의지해가며 읽기 시작했다. 식욕도 없는지라 그냥 이거나 마저 읽고 술 한잔 한 뒤 자야 할 거 같다. 어차피 오늘은 비번이다.


어제의 일 때문에 짜증이나 잠도 오지 않을 거 같지만.


"쯧. 그래도 여긴 원 역사대로구먼."


[갑작스러운 폭설로 소련군 대패!]


신문의 헤드라인은 특이하게도 폴란드의 소식이 아닌 핀란드의 소식이었다.


어쩐지 11월 늦가을인데도 초겨울처럼 춥다고 했는데, 아직 신은 핀란드를 버리지 않았나 보다. 원 역사보다 1개월 일찍 겨울 전쟁이 발발했는데도 하늘의 계시인지 폭설이 내려, 안심하고 겨울 옷을 안 챙겨간 소련군들이 진짜 동장군을 만나 얼어 죽어 나가고 있다.


러시아인들이 겨울옷이 없어 얼어 죽는다는 이 등신 같은 소식에 어이가 없어졌다. 그래도 다른 나라들이 대놓고 핀란드를 지원하니 원 역사처럼 처절하게 싸우지 않을 것 같긴 하다.


다만 대체 무슨 일을 덮으려고 핀란드 소식을 헤드라인으로 한 건지 의문이 든다. 정보통제가 심한 일이 한두 번이어야지.


"흠······. 볼게 없구먼."


하지만 수많은 기업이 감염 폭풍 속에 무너져내린 상태인 데다가 인구가 절반 넘게 죽거나 감염돼서 사회라는 게 남아있질 않아서 신문에 읽을 것이 없다. 그나마 겨울 전쟁 소식이나 앞으로의 대책, 정부에서 뿌린 검열된 정보들이 전부이다.


그나마 볼만한 것이 프로파간다들뿐일까?


음···. 아냐 취소.


[그대들의 가족을 지켜라!]라는 문구와 함께 감염자들과 싸우는 병사들이 그려져 있다.


그런데 어째서 맨 앞에 어디서 많이 본 동양인 부사관이 중국스러운 쿵푸 자세를 취하며 감염자를 상대하고 있다. 그래, 단순히 폴란드가 다민족 국가이고 폴란드군에는 내가 아닌 또 다른 동양인이 활약하긴······. 개뿔.


이거 나잖아.


아무리 자기 부정하려 해도 이미 '대륙 끝의 멀고 먼 동양의 이국에서 온 병사도 훈장을 받을 정도로 활약을 한다. 폴란드의 자랑스러운 건아들은 대체 무엇을 하는 건가?!'라는 문구가 있는걸 보면 이 개새끼들은 독일 소련한테 반갈죽 당해도 싼 개새끼들인 게 분명하다.


최소한 당사자한테 양해를 구하고 프로파간다에 넣으라고, 양심없는 폴스키 새끼들아. 이건 나치도 안 했다.


"시발 진짜..."


불쏘시개는 불쏘시개로...


남이 욕하든 말든 그냥 신문째로 모닥불에 던져버렸다. 이딴걸 볼 바에 염병할 프로파간다가 장작으로서 불타는걸 보는 게 더 재밌을 거다.


저질스런 재질의 종이였는데도 기대 이상으로 잘 탄다.


진짜 불쏘시개였네.


"저 분대장님..."


"그래 무슨 일인가? 코왈스카 이병?"


갑자기 우리 분대 신병이 날 찾아왔다.


자신이 먼저 찾아와놓고는 긴장하고 있는 신병의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무슨 일로 날 찾아왔는지 이해는 된다. 분명 2일 전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나 어제 전투 중 있었던 일 때문이겠지.


시선을 돌린 체 모닥불에서 잘 타고 있는 신문들을 막대기로 뒤적이며 말했다.


"무슨 일로 찾아온 건가?"


"그······. 그게 어제와 2일 전 있었던 일 때문에 사과드리려고 왔습니다."


"호오. 사과라. 그렇다면 무슨 일을 잘못했는지 다 알겠지? 생각나는 대로 모두 말해보게."


"아···. 알겠습니다."


내 말에 신병의 목소리는 떨리기 시작했다. 


분대원들이 작전 중 실수를 하면 주로 내가 징계를 내리기에, 큰 벌을 받을 거라 겁먹은 신병이 우물쭈물하며 입을 열었다. 일단 신병이 행한 실수들에 대해서는 총 2가지가 있기에 신병이 하는 말을 지긋이 들었다.


"우···. 우선 작전 1일 차. 마을 수색 중 허가 없이 사격한 것입니다."


"그 이유는?"


"총성으로 감염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기에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소수 감염자의 한해서는 근접 무기로 처리해야 합니다."


약간 부족하지만, 완전히 틀린 답은 아니다.


거기다 신병같이 실전 경험이 거의 없는 부류는 주변의 선임병들의 감시하에 사살하거나 다른 이에게 전달해 다른 이가 감염자를 사살하는 게 더 낫다.


아직 신병들은 감염자를 대치하는 것이 익숙지 않기에 혹시나 홀로 나서다가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다음은?"


"그다음은 전투 중 겁을 먹어 의무병으로서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 것입니다. 만일 비감염 부상병들이 속출하는 상황이었다면, 제가 바르게 움직이지 못해 살릴 수 있는 병사도 죽게 만들었을 겁니다."


"정확해."


나는 항상 신병을 항상 엄하게 구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냥 병사가 아닌 한 분대, 아니 주변 병사들 중 부상자가 나왔을 경우 그들의 목숨을 살려야하는 의무병이기 때문에 항상 전투 중에는 정신을 차리라고 윽박지르는 것이다.


의무병이 죽으면 살릴 수 있는 병사들도 치료받지 못하고 때를 놓쳐 죽을 테니깐.


"그래도. 도망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넌 충분히 할 일을 다했으니 어깨를 들어도 돼. 물론 이번이 2번째 임무이자 첫 전투였으니 실수 할 수밖에."


"가···. 감사합니다."


"칭찬은 아니네. 그 지원소대의 소대장이라는 작자는 자신이 제일 먼저 뒤돌아 도망치는 반면에,. 내가 윽박지르고 실수가 있었어도, 감염자가 사방에서 들끓는 와중에도 자리를 지키며 한스에게 응급처치를 하지 않았는가? 그것만 해도 할 일은 다한 거야. 다만 바로 옆에 있던 이가, 치료 중인 부상자가 감염자인 경우에는, 네가 직접 총을 쏘든 치사량의 모르핀을 투여해 안락사하든 감염되기 전에 감염자의 목숨을 끊어야 하는 순간이 무조건 올 테니 마음 단단히 먹어."


"아···. 알겠습니다."


"그리고 벌은 받아야 할 테니 내일까지 반성문 40장 써와."


그 말과 함께 신병의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어딜 감히 양심 없게 벌을 안 받으려고? 내가 때리진 않아도 벌주는 방법은 51가지는 있어. 그러니 좋은 말할 때 반성문 써와. 안 써오면 60장 추가해서 깔끔하게 100장으로 만들 거야.


"아···.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전투 중 뺨 때린 거 미안하다."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분대장님."


그 뒤 신병은 멋쩍게 웃으며, 바로 자신의 막사가 있는 구역으로 향했다.


반응을 보니 전투 중 패닉에 빠졌길래 뺨 때리고 윽박지른 것은 따로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듯했다. 대답을 듣고 나니 마음 한쪽이 가벼워졌다. 21세기 가치관 때문인지 '여자' 뺨 때리고 소리를 지르는 건 상황상 어쩔 수 없는 건 데도 언제나 찝찝하단 말이야. 


아씨 너무 잘해주면 애들이 만만하게 보고 기어오르는데...


그래도 싹수가 있으니, 조만간 신병들 들어오면 쟤 포함해서 신병들 지옥훈련 시켜야겠다. 최소한 감염자 머리 박살 내는 건 익숙하게 만들어야지.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수정하느라 다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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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전선 오리엔테이션 (6) +16 21.01.21 1,329 46 13쪽
23 전선 오리엔테이션 (5) +6 21.01.20 1,259 45 11쪽
22 전선 오리엔테이션 (4) +6 21.01.19 1,260 46 12쪽
21 전선 오리엔테이션 (3) +6 21.01.18 1,337 44 13쪽
20 전선 오리엔테이션 (2) +4 21.01.16 1,394 42 11쪽
19 전선 오리엔테이션 (1) +17 21.01.15 1,484 38 14쪽
» 병신량 보존의 법칙 (7) +15 21.01.14 1,449 45 13쪽
17 병신량 보존의 법칙 (6) +8 21.01.13 1,397 47 10쪽
16 병신량 보존의 법칙 (5) +10 21.01.12 1,417 44 13쪽
15 병신량 보존의 법칙 (4) +4 21.01.11 1,425 39 10쪽
14 병신량 보존의 법칙 (3) +2 21.01.10 1,406 39 11쪽
13 병신량 보존의 법칙 (2) +2 21.01.09 1,456 43 10쪽
12 병신량 보존의 법칙 (1) +6 21.01.08 1,502 38 11쪽
11 1939년 9월 폴란드 (10) +5 21.01.07 1,485 43 11쪽
10 1939년 9월 폴란드 (9) +6 21.01.06 1,456 46 12쪽
9 1939년 9월 폴란드 (8) +8 21.01.05 1,508 46 11쪽
8 1939년 9월 폴란드 (7) +3 21.01.04 1,561 43 10쪽
7 1939년 9월 폴란드 (6) +2 21.01.03 1,574 39 10쪽
6 1939년 9월 폴란드 (5) +9 21.01.02 1,607 42 12쪽
5 1939년 9월 폴란드 (4) +7 21.01.01 1,692 43 10쪽
4 1939년 9월 폴란드 (3) +6 20.12.31 1,703 4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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