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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오이비눙
작품등록일 :
2020.12.26 11:29
최근연재일 :
2022.10.06 00:54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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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8,032

작성
21.01.1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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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글자
11쪽

병신량 보존의 법칙 (3)

DUMMY

"이상 무."




돌아다니는 동안 마을의 구석구석을 눈여겨보니 핏자국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부패 중인 시체만 보일 뿐 생존자는커녕 감염자조차 보이지 않는다. 마을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아직 건물 밖을 돌아다니는 감염자가 없는 것을 보아 어느 정도 안전은 보장할 수 있을듯했다.


단지 그것뿐이다.


-끄어어어!


"쏘지 마. 내가 처리 한다."


거의 다 둘러보는 시점에 어느 건물 문을 밀어내고 나오는 감염자가 나타났다.


감염자는 우릴 보자마자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이에 주변의 병사들이 총을 조준했으나 그걸 말렸다. 그 대신 홀로 앞서 나가면서 허리춤에 걸어둔 철퇴를 쥐어 잡았다.


-파악!


둔탁한 파열음. 그리고 으스러지는 감염자의 머리.


1차대전 당시의 병사들이 쓰던 것을 따라 나무 몽둥이에 두꺼운 톱니바퀴를 끼워 만든 철퇴를 휘두르며, 감염자의 앞머리에 찍었다. 머리뼈가 부러진 감염자는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다.


그 후 이어진 경련.


-퍽!


만일을 대비해 한 번 더 감염자의 머리를 내려쳤다.


이번에는 검붉은 뇌수 사이로 하얀 뼈와 검은색의 뇌가 보일 정도로 머리가 부서졌다. 확인사살 소홀히 하다 뒤를 공격당하는 것만큼은 사양이다.


감염자의 머리에 박힌 철퇴를 뽑아내고 묻은 피를 다시금 털어냈다.


쯧······. 이거 또 씻어야겠구먼.


"대단하시군요."


"저희한테도 나눠주십시오. 그 손맛 좀 봅시다."


하나뿐인 감염자를 내가 앞장서서 쓰러뜨리자 뒤쪽에 있던 병사들은 비아냥을 터뜨렸다. 


하지만 비난은 아니다. 그저 장난스럽게 농담.하는 것뿐이다. 이런 상황에 장난스러운 행동이나 농담을 하는 건 PTSD를 조금이나마 더 피하려는 베테랑이라는 증거다.


"흐흐. 아서라 몇 계급 특진한 하사 나부랭이니, 밥값은 해야 할 거 아냐."


"그러시면 저희 밥값까지 대신 내주십쇼."


어느 일병의 말에 나와 병사들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애초에 여긴 베테랑뿐이다. 최소 감염자들과 한두 번은 싸워온 이들. 그렇기에 계급보다는 실력이 더 중히 여겨지니 내가 앞장서서 나설수록, 우려와 다르게 하사 대접을 해준다.


큰거 기대안했으나 다들 어느정도 대우를 해줘서 다행이다. 역시 훈장을 받은 전적이 있어 달라진것 같다.


"현재까지 이상 없음인가..."


마을 한 바퀴를 전부 돌았지만, 아직 발견된 감염자는 하나뿐이다.


애초에 인구 300명도 안되는 작은 마을이기에 둘러보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만 건물 내부를 포함해, 마을 중앙의 교회와 관공서만은 확인하지 않았다.


"건물들의 내부도 수색합니까?"


"아니 우린 고작해야 4명뿐이다. 그건 지원부대가 도착한 후에 수색할 거다."


한스 일병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우린 4명 뿐이기에 건물들의 내부를 수색 중 모종의 사태가 일어났을 때 급히 대처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분대를 부르고 지원 병력이 올 때까지 마을 외곽에서 대기하는 것이다.


거기다 마을 교회의 상태를 보아하니, 포즈난 인근까지 감염이 확산했을 당시에 일부를 제외한 모든 마을주민이 교회로 숨었다가 내부의 감염자에게 변을 당한 것이라 추정된다. 그러니 고작해서 우리 4명이 잘못 건드리거나 그 안에 있을지 모를 감염자들을 자극할 바에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나을 거다.


물론 우리 4명이 따로 할 게 있긴 하다.


"그럼 제가 분대원들을 불러오겠습니다."


"아니 따로 할 게 있다. 이쪽으로 따라오도록."


"어디로 말입니까?"


병사들에게 손짓하며 그들을 마을의 주점으로 향했다.


유리창 내부의 가게는 어둡고 난장판이 되어있었지만, 물건들은 여전히 가게 안에 진열되어 있었다. 하지만 안에 감염자가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문을 작게 두드려 보아도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단지 문에 걸린 방울이 흔들린다. 순간 신경이 곤두섰다. 하지만 가게 내에 감염자가 있다면 나왔을 테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여긴 안전하다.


"일단 들어오도록."


"설마 그겁니까?"


"그래 그 설마다."


내 대답에 병사들은 환호한다.


폴란드의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국민들과 군인들의 식량만을 겨우 배급하는 정도만 되면서 기호품이 사라졌다. 그나마 담배의 경우 조금씩 들어오지만, 과자나 술 같은 것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렇기에 내 의도를 알아차린 병사들은 작게 환호했다.


이러는 이유에는 단지 사기의 이유가 있으나, 당근과 채찍이라는 말이 있듯 내 명령이 고되더라도 이유가 있거나, 포상이 온다는 것을 인지시키려는 이유다. 거기다 그냥 내버려 둬서 불만을 가지게 하거나, 사고를 치게 할 바에 눈앞에서 원하는걸 조금이나마 충족시키는 게 낫다.


"원래 정찰에 성공한 병사들에게 술이나 통조림을 포상으로 지급한다고는 하지만, 최소한 날따라 여기까지 온 너희 3명은 조금 더 챙겨야 하지 않겠어?"


"감사합니다! 분대장님!"


"쉿."


이런 시발 새끼가?


일병들과 나의 눈치에 큰 목소리로 말했던 요제프 이병은 바로 입을 틀어막았다.


뒤에서 갑자기 이병이 큰 목소리로 말하니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그 즉시 우리 4명은 총을 쥔 체, 몸을 숙였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도록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병에게 쏟아지는 눈치.


하여튼 빠져가지고. 저 새끼 돌아가면 정신교육 시작이다. 이래서 내가 잘 대해줄 수가 없어.


"일단 조금 더 챙기게 해주는 거지만 과음을 했다간 바로 징계를 내릴 거니 알아서 조절하고. 분대 식구들한테는 비밀로 해라. 아니면 따로 한잔 더 따라주던가."


"에이 아까우니 혼자 몰래 아껴먹어야지 않습니까?"


모든 것이 부족한 시기라 그런지 내 말에 병사들은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2달 만에 알코올을 마실 수 있게 돼서 좋은가 보다. 그런 병사들을 뒤로 한 체, 바의 안쪽으로 가서 서랍장을 뒤졌다. 서랍장 안에는 상한 음식들과 바퀴벌레들이 득실거렸으나 멀쩡한 것도 있었다.


통조림들이다.


"일단 한스 일병. 자네가 동료들을 불러오게. 그리고 이것도 하고."


"알겠습니다."


통조림과 함께 명령을 내리자 철제 수통에 보드카를 채우던 일병은 웃으면서 자리를 떠났다.


그런 모습에 병사들은 아우성을 쳤다. 자기들도 달란다.


이 새끼들이?


"허. 그럼 다른 애들 오기 전에 다 먹고 치우던가?"


그저 어이없어서 한 말에 그들은 함박웃음 짓는다.


배를 곯지 않을 정도로 식량이 배급된다더라도, 식탁 위에 올라오는 건, 밀가루에 감자와 루타바가를 섞어 저질스러운 질의 빵과 이것저것 때려 박은 잡탕이다. 확산 전에는 그냥 먹을 수준이었던 싸구려 통조림도 지금은 사치다.


배급의 질이 점점 떨어져서 얼마 후에는 빵에 톱밥이나 분필 가루도 넣을 판이라, 한창 먹을 때의 그들은 헤실헤실 웃으면서 고기 통조림을 깐다. 그 모습에 피식 웃으며, 근처의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분대장님도 좀 드십쇼."


"옹냐."


고기 통조림을 까자마자 크게 한 숟갈 입에 욱여넣은 비톨트 일병이 내게도 건넸다. 그의 뒤에서 요제프 이병도 허겁지겁 통조림을 먹어 치운다. 그 모습에 식욕이 돋는지라, 그걸 받아 한 숟갈 크게 퍼서 입에 넣었다.


느끼하지만 맛있다.


젤리화된 육수 속에 잠겨있는 싸구려 소고기일 뿐이지만, 지금은 이 세상 무엇보다 맛있었다. 식감이 씹을수록 쫄깃한 식감이 한국에 있는 시절 먹었던 장조림 같다. 한 번 더 크게 떠먹고 나서야 그에게 돌려줬다. 통조림을 돌려받은 일병은 울상을 지었다.


뭐 어쩌라고? 꼬우면 니가 하사하던가.


그들은 5분 만에 2명이 통조림 4개를 해치웠다. 


조금 전만 해도 핼쑥했던 인간들의 얼굴에는 기름기가 반들거렸다. 이 새끼들은 분명 걸신이 든 게 분명하다. 장담하건데 분명 이 인간들 뒤져보면 군장에 통조림이나 술을 두세 개는 더 꿍쳐놓았을 거다.


"이 술병들은 뭡니까?"


"그냥 어차피 술집이고, 여긴 우리뿐이니 분대원들에게 한 병씩은 더 줘도 될 거 같아서. 애초에 니들이 통조림 2개씩 더 처먹었으니 그 정도면 되잖아?"


그 말에 병사들이 낄낄 웃는다.


본인들도 양심은 있나 보다. 본래 술 한두 병으로 끝내려 했지만, 저들이 통조림 2개씩 더 먹어 포상이 너무 과해진 감이 있어, 다른 분대원들을 챙기는 거다. 


이 정도는 관습적으로 넘어가는 거라 문제없다. 거기다 피난민 구역에서는 물물교환이 이루어지기에, 술이나 담배가 돈으로 사용된다. 어찌보면 군표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돈이다..


"문제없으셨군요."


"그래. 이건 선물이니 각자 한 병씩 챙겨."


"가···. 감사합니다."


조금 뒤 분대원들이 말과 오토바이를 끌고 마을 외곽까지 왔다.


당연히 그들도 따로 준비해둔 술이나 통조림을 받고 좋아했다. 그들도 사람인 만큼 즐길 거리는 필요할 게 아닌가?


"본부에 연락은 했나?"


"옙. 지금 2소대를 보내겠답니다."


"좋아."


부분대장인 니콜라이 병장에게 보고를 듣고 나니, 이제 할 일이 거의 다 줄어서 문제가 없을듯했다.


그저 10km 떨어진 포즈난에서 이곳으로 1개 소대가 올 때까지 대기하면 우리가 할일은 끝이다.


-타앙!


"뭐···. 뭐야?!"


하지만 갑자기 총성이 들려왔다.


총성이 들리자마자 바로 몸을 숙여 주변을 살피니, 어디서도 총을 쏜 이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뒤를 보니 어느 이병이 들고 있던 총으로 무언가를 쏘았다.


"야이 새끼야 뭐하는짓이야?"


"으억."


그 병사에게 다가가 총을 뺏고, 뺨에 따귀를 날렸다. 그도 당황했는지 뭐라 변명했다. 건물안에 뭐가 있는거 같아서 쏜거라고 변명 한다. 


궤변이다.


만일 진짜 감염자가 있었으면 고참들에게 알리면 되는게 아닌가? 그렇다고 총을 쏘면 어떻게 하는가? 우린 정찰병이다. 전투를 위해서 온것이 아니다. 무장도 개인화기가 전부다.


저 덜떨어진 새끼 덕분에 우린 좆된거다.


-우어어어어!!


-쾅! 쾅!


당연하게도 총성에 반응한 것은, 우리뿐이 아니었다.


마을의 중심에 있는 교회에서 수십에서 수백의 괴성과 그들이 건물 밖으로 나가려 벽과 문에 몸을 들이박는 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한다.


그 소리에 말들은 겁을 먹은 체 난동을 부렸으며, 병사들은 경악한체 작업을 멈추고, 하나둘씩 총을 잡은 체 뒤로 물러나려 했다. 이는 나도 마찬가지라, 들고 있던 MP28을 세게 쥔 체 나도 모르게 뒤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발.....저새끼 돌아가면 죽었다.




##

34190-1.jpg

196200071-013.jpg

이것이 주인공의 헬멧과 근접 무기입니다.


독일제 철모에 폴란드 국장인 독수리와 국기를 그려넣은것이고 철퇴의 경우 뭉둥이에 두꺼운 톱니비퀴를 끼워만든 Cogwheel Club 이라는 이름의 철퇴입니다.


1차디전 당시 사용되었던 철퇴들중 하나입니다.


작가의말

우선 이 에피소드는 193년 11월에서 1940년 초까지를 배경으로 해서 폴란드내의 상황과 독일의 병크들을 묘사할 계획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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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전선 오리엔테이션 (6) +16 21.01.21 1,329 46 13쪽
23 전선 오리엔테이션 (5) +6 21.01.20 1,259 45 11쪽
22 전선 오리엔테이션 (4) +6 21.01.19 1,260 46 12쪽
21 전선 오리엔테이션 (3) +6 21.01.18 1,337 44 13쪽
20 전선 오리엔테이션 (2) +4 21.01.16 1,394 42 11쪽
19 전선 오리엔테이션 (1) +17 21.01.15 1,484 38 14쪽
18 병신량 보존의 법칙 (7) +15 21.01.14 1,449 45 13쪽
17 병신량 보존의 법칙 (6) +8 21.01.13 1,397 47 10쪽
16 병신량 보존의 법칙 (5) +10 21.01.12 1,417 44 13쪽
15 병신량 보존의 법칙 (4) +4 21.01.11 1,425 39 10쪽
» 병신량 보존의 법칙 (3) +2 21.01.10 1,407 39 11쪽
13 병신량 보존의 법칙 (2) +2 21.01.09 1,456 43 10쪽
12 병신량 보존의 법칙 (1) +6 21.01.08 1,502 3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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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939년 9월 폴란드 (9) +6 21.01.06 1,456 46 12쪽
9 1939년 9월 폴란드 (8) +8 21.01.05 1,508 46 11쪽
8 1939년 9월 폴란드 (7) +3 21.01.04 1,561 43 10쪽
7 1939년 9월 폴란드 (6) +2 21.01.03 1,574 39 10쪽
6 1939년 9월 폴란드 (5) +9 21.01.02 1,607 42 12쪽
5 1939년 9월 폴란드 (4) +7 21.01.01 1,692 43 10쪽
4 1939년 9월 폴란드 (3) +6 20.12.31 1,703 42 9쪽
3 1939년 9월 폴란드 (2) +1 20.12.30 1,862 42 10쪽
2 1939년 9월 폴란드 (1) +9 20.12.29 2,442 43 10쪽
1 프롤로그 +7 20.12.28 3,385 5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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