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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오이비눙
작품등록일 :
2020.12.26 11:29
최근연재일 :
2022.10.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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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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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글자
11쪽

전선 오리엔테이션 (5)

DUMMY

"제발 좀 진정하세요. 자..여기 보세요. 여기 군인 신분증 있다고요!" 


 얼마전 내게 편지를 보내신 김상겸 전 폴란드 육군 대령 가라사대. 


'초반부터 인종차별하는 새끼는 그냥 포기해라.'라고 하셨다. 그러니 아구창을 주먹으로 날린다거나 발로 쪼인트를 까며 진정시키는것을 포기한체 나는 바로 겉옷의 주머니에서 내 군인 신분증을 보여주었다.


 문명세계에선 무례하게 굴어도 머리가 쪼개지지 않으니까 문명인들이 야만인보다 더 예의가 없는 것이다.라는 코난 더 바바리안의 말이 맞았어. 역시 어중간하게 배운 새끼들이 더해. 


"아...아..그런거였나..." 


"아우 진짜. 아무리 당황하셨어도 너무 하시잖습니까?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십쇼. 다들 군복 입고있잖아요." 


"저어...소대장님 저희 다시 자도 되나요?" 


"옹냐. 그래 다시 자라."


중년 남성의 눈앞에 군인 신분증을 보여주며, 코왈스카와 둘이서 어깨를 잡으며 붙들어두니, 그도 겨우 진정된다는 양 난리를 피우지 않았다. 내얼굴과 신분증을 번갈아가며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아, 자다가 깨서 미어켓 새끼들마냥 이불에서 나와있는 소대원들의 모습을 보고나서야 겨우 믿어주는듯하다. 


하아....그래 이정도면 다행이지. 암 다행이고 말고. 


"그래서 이제 오해는 풀린겁니까?" 


"그..그렇소..미안하오. 3개월만에야 겨우 재대로 된 사람들을 만나서 당황했소." 


내가 이를 악물며 으르렁거리며 그 남자에게 말했다.  


예상외로 자신도 내게 잘못한것을 하는지, 그것이 아니라면 주눅이 드는지 어깨를 숙이며 사과했다. 일단 이것을 보니 완전 답없는 인간은 아니겠구만. 20세기 생활을 하다보니 이제는 누가 날 볼때마다 동양인이라며 시선을 바꾸는 모습은 볼때마다 거슬린다.  


오히려 날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원래 내 분대원들이 더 특이한 경우인데도 말이다. 


"그래도 보자마자 동양인이라고 하는건 저도 상처였습니다." 


"미안하지만...아니 생각해보시오. 그쪽 나라에서도 이꼴이 터져서 겨우 탈출하려다 기절해서 눈떠보니 흑인이나 백인이 당당히 그쪽 언어쓰면서 그쪽 군대라고 하면 누가 당황하지 않겠소?"  


내 손의 권총을 보고 당황했는지, 남성은 어떻게든 말도안되는 변명을 늘여놓는다. 


아니 그게 말이 되는가? 서울에 좀비 사태 터져서 몇달째 고립되었고, 탈출하려다 기절하고 다시 눈떠보니 바로 옆에서 개구리 군복입은 흑인이 유창한 한국어로 '응애 나 강한친구 대한육군.' 이지랄을 떤다라... 


기분더럽지만, 묘하게 납득이 되면서도 안되네.  


"흠흠...일단 이 정찰소대를 지휘하는 현일 킴 소위입니다. 이쪽은 의무병인 레나 코왈스카 이병이고요. 우선 선생의 이름을 알수 있을까요?" 


"얀 미칼스키....일단은 기술자요." 


"그러시면 선생은 어떻게 이곳까지 오신거요?" 


"그게 원래는 기술자로 포즈난에 부임했지만, 작업중 갑자기 감염자들이 속출하자 정신없이 숲에서 도망쳐 숨어 그곳에서 숨어살았소. 그러다가 공군이 뿌린 선전물을 보고 다시 돌아가려다 눈보라에 휘말린거지." 


그의 말을 들으며 그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일단 2달전도 전 바르샤바가 무너지며 감염은 폴란드 남부 중부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었고, 우리가 주둔하는 포즈난도 외곽과 일부지역이 뚫렸다. 하지만 남부에서 탈출한 부대들과 주둔중이던 부대들이 겨우 막아냈던걸 감안하면....흠... 


"혹시 얀씨는 외곽지역에 계셨던겁니까?" 


 "그렇소. 기술자로서 동료 그리고 군인들과 함께 인프라 소각 작업을 하다, 갑자기 나타난 감염자들을 피했지." 


"흐음....일단은 제가 할수 있는건 별로 없군요. 우선 통신이 잘 안되는데다가, 포즈난의 사망자나 실종자 명단은 없거든요. 원래 저희는 신병들 훈련차 나왔다가 고립된것입니다." 


"뭐 괜찮소. 일단은 군을 만났다는것 자체가 반갑소."


그의 어투에는 가시가 있는듯하다. 


우리에게 예의를 차리며 질문에 대답을 하지만, 말투를 보니 아직 우리를 경계하는듯하다.  그런 모습은 어느정도 이해는 한다. 누군들 매일매일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갑자기 만난 사람을 바로 믿는가? 아무리 목숨을 살려줬더라도, 이유없는 친절은 없으니 일단은 의심하는것이 맞다. 


그건 그렇고 홀로 숲속에서 3달을 버티다니.... 이 아저씨 대단한 사람이네. 


"혹시 2달전 쯤에 피위시카에 가신 적이 있으신지요? 제가 수색중 누군가 마을을 뒤진 흔적을 보았습니다." 


 "아 그거 내가 뒤진거요. 일단 숲에서 6일 가량을 물이나 작은 열매같은걸로 버티다보니, 결국 힘들어서 마을로 들어가 길거리에 버려진 피난짐들을 뒤졌소. 혼자라 건물안까지 들어가긴 힘들겠더군." 


"그렇군요..." 


이 남자 의심스럽다.  


아무리 숲속의 중심까지 숨어들었더라도, 항상 포즈난의 방어선에서 들려오는 총성이나 포즈난에서 보내는 정찰대를 만나지 못했다고? 거짓말. 여기가 포즈난에서 10Km장도 떨어진곳이지만, 정찰대는 최대 20Km 떨어진데까지 간단말이야. 거기다 그 피위시카에서 벌어졌던 교전중 울린 총성을 듣질 못한것이 수상하다. 


내가 이런곳에 전문가가 아니기에 모르겠지만, 이 남자 의심스러운 구석이 여럿있다. 


이럴때 그 란다 새끼는 어떻게 했을까? 


"쩝....알겠습니다. 일단 조사는 이정도로 끝내겠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풀리는대로 선생은 저희와 같이 포즈난으로 가시게 될테니 일단은 쉬십쇼." 


"알겠소....일단은 그대를 믿지." 


그말과 함께 그는 날 잠시 노려보더니 앉아있던 자리에 누웠다. 


나는 그가 잠들때까지 기다렸다. 그가 나를 당장은 못믿듯히 나도 그를 못믿는다. 그러니 그가 잘때까지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얼마지나지 않아 그의 코골이가 들린다.  


이제 그가 잠들었으니 나도 이제야 잘수 있겠다. 


"후우...." 


 이제야 안심할수 있게되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금 내 이부자리로 들어가려하지만, 이미 다른 손님이 쓰고있다. 얀씨다. 급히 그의 몸을 뎁히려고 하다보니 2명의 모포를 써버리게 되었다. 나와 코왈스카의 것이다. 이런 시벌. 오늘 자는거 완전 종쳤네. 


 "시바..." 


 입이 근질거리며 담배생각이 미치더록 날쯤에 옆에서 누군가의 미세한 코골이가 들렸다. 코왈스카가 옆의 의자에 앉은체 잠들어있다. 아예 쌕쌕거리면서 잠든 모습에 입고리가 살짝 올라간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입고리가 올라간다. 


아냐....내가 뭔생각을 하는거야. 얘는 그냥 부하라고 부하.  


안그래도 갑자기 군내 출산률이 늘어서, 재대로 싸울수 있는 여군의 수가 줄어드니, 작작 하라고 상부에서 공문 내려오는 상황이다. 그러니 중간관리자인 내가 그딴 헛된 생각을 하면 절대 안된다. 


물론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하려했다.  


하지만 훗날 미국의 군함 아카디아호가 걸프전 기간동안 360명의 여성 승무원중 36명이 임신해, 사랑의 보트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전과가 있고, 주변 부대들 상황을 보니 그러려니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애초에 건장한 남녀들을 징병해서 사회에서 격리시켜버렸으니 그꼴이 안나는게 신기하지. 


무엇보다 잘못했다가 위에 찍히는것도 더 싫고...


-짝! 


아흐...쓰라려라.


그냥 내 뺨에 따귀를 날리면서 헛된 망상을 날려버린뒤, 감기 걸릴까 옆쪽에 걸어둔 내 코트를 그녀에게 덥어주고 다시 잠을 청했다. 그냥 아무런 생각말고 자는게 최선일거다. 


다만 의자에서 잔다고, 군대만 2번 격으면서 약해진 허리가 미칠정도로 쑤시고, 날이 밝아오는지 눈보라가 여전히 휘날리는 창밖이 조금씩 밝아지는 모습에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짜증난다. 돌아가면 술이나 왕창 마시고 실컷 자야겠다. 


"비상!! 비상!" 


"감염자들이다!"


"으어어...뭐..뭐야?.." 


하지만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겨우 잠드니 보초를 서고있던 병사들이 고함을 지르며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의 목소리에 방에 있던 모두가 놀라서 깨어났다. 그리고 나도 급히 일어났다. 왜 나는 편히 잠을 잘수가 없는거지? 방금전에는 생존자, 이제는 감염자인 상황에 아예 울분이 터질거 같아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마음같아서 아예 하늘을 향해 쌍욕을 퍼붓고싶어도, 소대원들 앞이라 마음놓고 욕을 퍼부을수가 없었다. 


이런 썅! 제발 잠 좀 자자! 


"그래 뭔일이야? 감염자라니?" 


"지금 대규모 감염자무리의 이동이 보입니다." 


"알겠어. 일단 따라가지."  


감염자 무리라는 말에 코왈스카에게 던어준 코트를 챙겨 입을 틈도 없이, 바로 입고있는 옷위로 벨트와 군장을 착용하며 밖으로 뛰어나갔다. 갑자기 만난 차가운 공기에 순간 심장이 멈추는줄 알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다.  


보초병이 건넨 망원경을 통해 그들이 가리키는곳을 살펴보았다. 이제는 어제와 다르게 눈보라가 멎어, 조금 더  멀리까지 보인다. 


"이런 시발." 


예상한것처럼 눈앞에 보이는것은 하얀 풍경사이를 헤치며 다가오는 회색 피부의 군체다.  


다만 수십마리 정도의 감염자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규모는 못해도 100은 넘어갈 정도다. 그런 그들이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모습에 입술을 세게 께물었다. 


특이변종은 보이지 않는데다, 우리들이 있는것을 알고 몰려오는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움직이는 경로상 우리들이 있는 이곳이 위치한다. 지금이라도 당장 짐싸서 떠나야겠지만, 약해졌더라도 아직 눈보라가 쳐 시야를 가리는데다, 무릎까지 눈이 쌓여 말이나 장갑차가 빠르게 이동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 상태에서 부랴부랴 도망치려했가다는, 오히려 다른 사고가 나거나 속도를 내지못해 저 감염자들에게 잡힐판이다. 하지만 그저 숨어 있다하더라도, 감염자들에게 틀켜 공격받을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 뿐이겠지. 


"애들 전부 무장시켜서 방어 준비해. 추가로 다시 본진에 통신 시도해봐." 


"옙." 


그냥 맞서 싸워야지 별거있나? 그나마 싸울수 있을 규모의 감염자들이 겨울이라 행동이 굼떠진게 너무나 다행이다. 아직 실전을 경험해보지 못한 신병들에게는 아주 좋은 수업이 되겠어.  


단 그들이 살아남는다는 전제하에서는.


작가의말

원래 저 아저씨 숲속에서 라오어 찍은 아저씨로 하려했는데 스토리가 산으로 갈거 같아서 포기했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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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전선 오리엔테이션 (6) +16 21.01.21 1,328 46 13쪽
» 전선 오리엔테이션 (5) +6 21.01.20 1,259 45 11쪽
22 전선 오리엔테이션 (4) +6 21.01.19 1,260 46 12쪽
21 전선 오리엔테이션 (3) +6 21.01.18 1,337 44 13쪽
20 전선 오리엔테이션 (2) +4 21.01.16 1,394 42 11쪽
19 전선 오리엔테이션 (1) +17 21.01.15 1,484 38 14쪽
18 병신량 보존의 법칙 (7) +15 21.01.14 1,448 45 13쪽
17 병신량 보존의 법칙 (6) +8 21.01.13 1,397 47 10쪽
16 병신량 보존의 법칙 (5) +10 21.01.12 1,417 44 13쪽
15 병신량 보존의 법칙 (4) +4 21.01.11 1,425 39 10쪽
14 병신량 보존의 법칙 (3) +2 21.01.10 1,406 39 11쪽
13 병신량 보존의 법칙 (2) +2 21.01.09 1,456 4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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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939년 9월 폴란드 (9) +6 21.01.06 1,456 46 12쪽
9 1939년 9월 폴란드 (8) +8 21.01.05 1,508 46 11쪽
8 1939년 9월 폴란드 (7) +3 21.01.04 1,561 43 10쪽
7 1939년 9월 폴란드 (6) +2 21.01.03 1,574 3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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