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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오이비눙
작품등록일 :
2020.12.26 11:29
최근연재일 :
2022.10.06 00:54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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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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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8,032

작성
21.01.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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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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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글자
10쪽

병신량 보존의 법칙 (4)

DUMMY

"모두 철수!! 당장 여기서 나가!"


"옙!"


내 외침에 분대원들은 말이나 오토바이에 올라타고 마을을 빠져나갈 준비를 했다.


나도 바로 뒤돌아 병사들과 함께 급히 세워둔 내 말에 올라타고, 고삐를 흔들며 마을 밖으로 달렸다. 속도로는 문제 없을 거라 생각했다. 고작해야 인간의 속도일 뿐인 감염자들이 기병의 속도를 따라잡을 리 없지 않은가?


-콰앙!


뒤편에서 감염자들의 괴성과 문을 부수고 튀어나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다그닥거리는 말굽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는데도, 감염자들의 찢어지는 듯한 괴성만은 똑똑히 들려온다. 공포스럽다. 아무리 감염자를 쓰러뜨리는 게 별거 아니게 되었더라도 저건 아니지.


시발 고문관 새끼 돌아가면 뒤졌다.


"무전병! 본부에 알려! 최소 100의 감염자들이 교회 건물에서 풀려났다고!"


"여기서 할 수 없습니다! 분대장님도 이 무전기로 바로 연락 못하는 거 아시지 않습니까?!"


"제기랄!"


무전병에게 급히 이 일을 알리려 했지만, 할 수 없었다.


우리 분대에 배치된 무전기는 배낭형의 장거리 무전기다. 안테나와 배터리 등의 문제로 16kg의 무게를 자랑함에도 시대적 한계에다, 최대 10km가 전부다. 


거기다 지금처럼 급히 말을 타고 달리는 동안 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일 달리는 말에서 무전병이나 다른 사람이 무전기의 수화기를 든다면 이론상 가능하겠지만, 21세기에서 운전 중 통화를 금지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최소한 안전지대로 가야만 쓸 수 있다.


"니콜라이! 지원병력이 오는 방향은?!"


"북서쪽입니다!"


"젠장! 반대 방향이잖아!"


부분대장의 말에 이를 갈았다.


본대가 있는 곳은 10Km 채 되지 않는 거리의 포즈난 외곽이다. 그렇기에 만약 오기로 한 지원군이 이미 준비된 부대라면 지금 곧 도착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슬슬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이상하지 않다.


그렇다면 지원부대에 이 일을 알리지 않는다면 그들 30여 명은 감염자들의 동료가 되거나 일용할 양식이 될 거다.


이런 망할.


-철컥!


"제발 이걸 봐야 하는데..."


허리춤에 걸어둔 조명탄을 가지고 있는 것이 떠올랐다.


급히 마을에서 빠져나가 달리는 와중에도 조명 권총과 조명탄들을 꺼냈다. 조명 권총의 약실을 열고 조명탄을 끼워 넣으려 했다. 허나 말이 흔들려서 실수로 떨어뜨리거나 다른걸 넣을 뻔했다. 특히 장갑 속에 땀이 차서인지 계속 실수 할 것 같다.


빨간색 조명탄을 약실에 끼워 넣고 노리쇠를 당겼다.


-피유우우우웅!


그 즉시 팔을 뻗어 하늘을 향해 붉은 조명을 쏘아 올렸다.


조명탄이 하늘로 날아오르며 터지자, 하늘은 붉게 물든다. 붉게 빛내며 타오르던 조명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그라들고 연기를 그리며 땅으로 떨어진다.


시발 이걸 지원군이 봤어야 하는데.


이젠 도박이다.


"감염자 발견!!"


마을의 출구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감염자 한두 명이 문을 부수며 뛰어나온다.


아니 건물 안에 있던 감염자들이 문을 부수며 우릴 잡기 위해 몰려온다. 그 즉시 바로 들고 있던 기관단총을 옆구리에 끼운 체 오른쪽 대각선 방향에 있는 감염자들을 향해 지향 사격으로 갈겼다. 타타탕 타타탕거리는 총성과 함께 유리창이 깨지고 파편이 튄다. 감염자들의 검붉은 선혈이 주변에 그려진다.


하지만 왼쪽 방향에서나 정면에서 튀어나오는 감염자들은 아군 오사로 인해 쏠 수 없었다. 내 앞쪽에만 해도 4명의 분대원이 말을 타고 달리고 있다. 하지만 그들도 총을 쏘며 저항한다. 총성이 울릴 때마다 탄피가 튄다.


-투타타타타!


"아군 오사에 주의!"


오토바이의 사이드카에 거치된 중기관총이 황동 빛 탄피를 바닥에 쏟아부으며 불을 뿜을 때면, 총탄에 맞는 모든 것들이 파괴되고 감염자들이 우후죽순으로 쓰러진다..


언제나 화력은 답이다.


-크아아아아악!!


-타타타타탕!


"튀어나오는 감염자들을 주의하라!"


마을 밖을 나오자마자, 오른쪽에서 웬 감염자 하나가 갑자기 튀어나와 앞에서 달리고 있는 병사에게 달려들려 했다. 이에 자동적으로 기관단총을 감염자를 향해 난사했다. 총에 맞은 감염자는 죽지 않은 체 바닥을 뒹굴었다.


-우지끈!


하지만 바닥에 쓰러진 감염자 위로 수백kg의 기병들이 전속력으로 달리면서 밟고 지나간다. 말발굽에 뼈가 부서지고, 몸이 뭉개지는 소리가 감염자의 처절한 비명과 함께 들려온다.


기병에게 밟혀 죽었다. 죽지 않았어도 더는 산 것이 아니다.


마을에서 벗어나면서 뒤쪽을 둘러보았다.


낭패다. 


감염자들이 몰려온다. 마을 중심의 교회에 모여있던 감염자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골목 사이사이에서 나오려 한다. 감염자들이 넘어지고 엉키면서까지 몰려오는 모습은 경악스러웠다. 거기다 총성까지 들리니 건물 속에 있던 감염자들까지도 유리창을 깨고 나온다. 총성을 듣고 뛰쳐나오는 것 같다.


대체 이 마을에 감염자가 얼마나 있었던 거야?! 이런 염병할 거.


무엇보다 저렇게 감염자들이 빨랐던가? 뭐가 저들을 저런 괴물로 만든 걸까?


-아아아아아아아아!!


감염자들의 괴성 사이에서 또 다른 괴성이 들려온다.


말발굽 소리만이 주변에 가득 차 있음에도 똑똑히 들려온다. 그 소리는 나만 들은 것이 아니다. 다들 그 소리를 들었는지 바로 뒤를 돌아보았다. 감염자들은 썩어가는 성대와 달리 들려오는 비명. 처음 듣는 소리다.


분명 또 다른 변종이 있는 것이다.


"야 너희들 봤어?!"


"뭐가 말입니까?!"


다만 골목 사이에서 새하얀 무언가가 보인다. 마치 다리 같은 일부분이지만, 수십 미터는 떨어진 곳임에도 눈에 띌 정도로 새하얀 거한의 무언가다. 또 다른 변종인 건가?


"저기 저 하얀 거!"


"거 눈도 좋습니다! 그걸 저희가 어떻게 봅니까?!"


하지만 다른 이들은 보지 못했나 보다.


그래 감염자들한테 쫓기는데 그런 걸 본 겨를이 어디에 있겠나. 만약 내가 잘못 본 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괴상하고 공포스런 비명에 가까운 괴성에 골목 사이를 지나친 새하얀 것. 


단순히 넘어가기엔 꺼림칙하다.


"정지! 정지! 후방 사격 준비!"


어느 정도 마을에서 벗어나니 쫓아오는 감염자들의 수는 줄어들었다.


10명 남짓. 내 명령에 병사들은 말을 정지시키고 들고 있는 총을 들고 조준했다. 그리고 오토바이는 유턴해 사이드카의 중기관총을 조준했다. 중기관총은 360도 회전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정면을 향해 설계되어 있기에 오토바이를 돌리는 게 더 빠르다.


감염자들이 총을 쏠 리 없기에, 엄폐하려 말을 옮기고 몸을 숨을 필요 없는 것만은 편하다.


"발사!!"


-투타타타타타!!!


명령과 동시에 중기관총이 불을 뿜는다. 경쾌한 발사음과 함께 토해지는 탄환들. 주변의 병사들도 각자 소총이나 기관단총 따위를 쥔 체 사격한다. 달려오는 감염자들에게 적중하는 총탄. 총에 맞은 감염자들은 쓰러지거나 총탄을 무시한 채 달려온다.


이것만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타타타타탕!


"사격 중지."


마지막 남은 감염자가 쓰러지고 나서야 방아쇠를 당기던 오른쪽 손을 들며 사격 중지를 명했다.


더는 감염자들이. 오지 않는다. 쫓아온 감염자들의 쓰러진 몸은 더이상 일어나려 하지 않는다. 전부 죽었다. 거친 말의 숨결이 들리자 목덜미와 머리를 쓰다듬었다. 갑자기 달려서 지친 데다 감염자들 때문에 겁먹었나 보다.


잘했어. 굿 보이.


"무전병 무전기 내놔."


"옙."


그 뒤 무전병을 부르니 그는 자신의 말을 몰며 바로 옆까지 다가왔다.


그의 등에 메인 무전기의 수화기를 뽑아 교신했다. 진공관이나 쓰는 무전기지만, 이 당시에는 비싸서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파견된 정찰병에게만큼은 무전기를 분대당 하나씩을 주는 것만큼은 폴란드가 구국의 결단은 내린 것 같다.


치직 거리는 소리가 한참 들리다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당소 바이퍼3. 바이퍼3. 포즈난 컨트롤 들리나? 이상."


[당소 포즈난컨트롤. 귀소의 음성 확인. 이상.]


"당소 바이퍼3. 피위시카 정찰 중 모종의 사유로 중앙에 격리 상태였던 감염자 2백 가량이 풀려남. 추가로 변종 발견. 새로운 변종이라 판단됨. 이상."


[당소 포즈난컨트롤. 귀소 측 보고 확인. 즉시 다시 확인하라. 우선 지원 소대에 전달하겠음.. 이상.]


"당소 바이퍼3. 귀소 측 전문확인. 이상."


시발. 괜히 새로운 변종 이야기했다.


그냥 감염자 수백 명 풀려났다고 했으면, 그냥 마을 버리거나 중대급 병력이 와서 쓸어버렸을 텐데. 괜히 새로운 변종 이야기해서 우리가 남아야 하잖아. 아씨 이건 진짜 아니잖아.


이게 다 신병 때문이야. 아씨 그 시발 거 진짜 이럴 거면 위생병이라고 괜히 받았어.


"분대장님. 상부에서 뭐라고 합니까?"


"일단 대기하란다. 그리고 지원소대 오면 다시 들어가서 확인하라고. 이런 시발. 괜히 새로운 변종 같은 게 보인다고 했어."


"그래도 같은 보고라도 용맹 십자 장 수여자가 보내면 다를 테니깐요."


"그러게 말이다."


내 말에 병사들은 전부 한숨을 쉬었다.


대량의 감염자들이 풀려나는 걸 겨우 살아나왔으나, 갑자기 나타난 신형 변종 때문에 발이 묶이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총 쏜 거 때문에 마을 안에 있는 감염자들의 주의를 끈 신병에 대한 분노는 조금이나마 사그라진듯했다. 단지 그뿐이다. 


내가 봤다던 새로운 변종 때문에 철수가 아니라 대기해서 지원 소대와 함께 다시 저 마을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으니깐. 만약 내가 본 하얀 것이 새로운 변종이 아니라면 내가 신병 대신 야밤에 집단구타 당할 거 같다.


시발. 




##

warsaw-poland-may-27th-2018-re-enactors-recreate-a-battle-between-polish-and-german-troops-during-the-1939-defensive-war-the-german-invasion-of-poland-began-at-445-am-on-september-1-1939-more-than.jpg

2차대전 당시 폴란드군의 오토바이입니다.


당시 폴란드군의 기병은 우리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기마보병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했으며, 총칼로 무장한것이 아닌 대전차포, 오토바이 그리고 장갑차등으로 무장한 기동보병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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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전선 오리엔테이션 (5) +6 21.01.20 1,261 45 11쪽
22 전선 오리엔테이션 (4) +6 21.01.19 1,260 46 12쪽
21 전선 오리엔테이션 (3) +6 21.01.18 1,338 44 13쪽
20 전선 오리엔테이션 (2) +4 21.01.16 1,394 42 11쪽
19 전선 오리엔테이션 (1) +17 21.01.15 1,484 38 14쪽
18 병신량 보존의 법칙 (7) +15 21.01.14 1,450 45 13쪽
17 병신량 보존의 법칙 (6) +8 21.01.13 1,397 47 10쪽
16 병신량 보존의 법칙 (5) +10 21.01.12 1,418 44 13쪽
» 병신량 보존의 법칙 (4) +4 21.01.11 1,426 39 10쪽
14 병신량 보존의 법칙 (3) +2 21.01.10 1,408 39 11쪽
13 병신량 보존의 법칙 (2) +2 21.01.09 1,456 4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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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939년 9월 폴란드 (9) +6 21.01.06 1,457 46 12쪽
9 1939년 9월 폴란드 (8) +8 21.01.05 1,509 46 11쪽
8 1939년 9월 폴란드 (7) +3 21.01.04 1,562 43 10쪽
7 1939년 9월 폴란드 (6) +2 21.01.03 1,574 39 10쪽
6 1939년 9월 폴란드 (5) +9 21.01.02 1,608 42 12쪽
5 1939년 9월 폴란드 (4) +7 21.01.01 1,693 43 10쪽
4 1939년 9월 폴란드 (3) +6 20.12.31 1,704 42 9쪽
3 1939년 9월 폴란드 (2) +1 20.12.30 1,863 42 10쪽
2 1939년 9월 폴란드 (1) +9 20.12.29 2,442 4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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