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오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오이비눙
작품등록일 :
2020.12.26 11:29
최근연재일 :
2022.10.06 00:54
연재수 :
87 회
조회수 :
79,357
추천수 :
2,473
글자수 :
488,032

작성
21.01.02 17:16
조회
1,607
추천
42
글자
12쪽

1939년 9월 폴란드 (5)

DUMMY

"그건 그렇고 자네는 몇개 국어를 사용하는가? 못해도 3개 국어는 사용할수 있을꺼 같은데? 일본어, 폴란드어 그리고 독일어 말이지."


"제 나라는 일본이 아니라 일본의 식민지 상태인 조선이라서 말이죠. 조선어, 독일어, 폴란드어 그리고 영어가 전부입니다."


란다 대령의 질문은 조금 불쾌했다. 


일본어라니. 21세기 한국인에게 일본어라니. 이것은 20세기 기준에서도 이 남자가 어느정도의 예의를 차려주는것인데도 불쾌하다.


"이런 미안하구만."


"뭐 아닙니다. 따로 말하지 않은 제 잘못이지요. 아 감사합니다."


그말과 함께 대령은 내게 궐련을 한대 건냈다.


마침 2달가량 강제 금연중이었는지라 건내기가 무섭게 받았다. 대령이 건낸 성냥으로 피워 오랜만에 빨고나니 정신이 맑아지는듯했다.


시발 최소한 이 남자 앞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았는데...


"젊은 나이에 비해 사용 가능한 국어가 아주 많구만? 나는 독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영어 그리고 폴란드어를 쓸수 있지. 그리고 아시아쪽 언어도 하나 공부하고 있네."


"원래 아는것이 많아서 손해볼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그저 이민족 고아가 이런 험난한 곳에서 살아가려면 일단 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피가 토하도록 공부했거든요."


"고아라...뭐 그래 자네의 말이 틀리지 않아. 많이 알고 그걸 써먹을수만 있다면 손해볼일은 없지."


내말에 대령은 동의했다.


하지만 과연 그가 내말에 동의하는지 아니면 내가 숨기고 있다는것을 취조하는지 잘 모르겠다.


대체 그는 왜 날 이곳에 부른것일까?


"긴장할 필요는 없다니깐. 그저 남부군인 자네가 어째서 북부까지 왔는지 상황을 설명하면 되. 지금 이 구역의 폴란드군에는 군수사관이 없어서 내가 대신 진행하는거니깐."


"...그렇군요."


"자 그럼 자네는 우선 7월 1일 루마니아 수도인 부쿠레슈티의 방역이 뚫려 붕괴된 날 출동했던것이겠지?"


"맞습니다. 그때 급히 출동해 다른 보병부대들과 함께 출동해 방어선을 구축했습니다."


대령의 말에 나는 그날 있었던 일을 다시 기억해냈다.


그저 신종 바이러스와 대규모 시민 폭동이라고 언론 플레이하던 루마니아의 수도가 갑자기 붕괴되고, 수도에 설치된 대사관들이 수도 함락 직전에야 재대로 된 정보들을 보냈으니....급히 출동했던것이 맞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저 좀비나 광견병이라 생각했지만....


그건 절대로 얕볼게 아니었다. 그중에서는 단순한 감염자만 있는게 아니었으니.


"그리고 7일간 방어하다가 부대가 괴멸직전까지 몰려 후퇴를 하려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감염자들이 대규모 공격을 해왔고, 결국에는..."


"부대가 전멸되었다는건가?"


"그렇습니다. 그때 저는 감염자들에게 둘러싸여 물어뜯기는 동료들을 버리고 뒤를 향해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탈진한 말을 버리고 숲을 통해서라도 계속 도망쳤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후퇴하는 부대를 만나 운좋게 합류해, 크라쿠프 북쪽의 작은 도시까지 갈수 있었죠."


"그리고 거기서도 부대가 괴멸되니 후퇴한것이고?"


"그렇습니다. 그곳에서는 다른 아군들과 탈출해 바르샤바 인근까지 갔으니깐요."


솔찍히 도망친 나를 누구나 욕할수 있을것이다. 혼자 살아돌아온 겁쟁이라고.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항상 변명할수 있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그것이 전부였다고.


변종이 튀어나와 기병과 기마를 녹이고, 수많은 감염자들의 괴성과 동료들의 비명만이 들려오는곳에서 무엇을 하라는건가?


그냥 다 같이 죽어?


그건 절대로 아니다.


최소한 동료들이 어떻게 죽었고 어떤 적인지 알려야 할 사람은 존재해야한다. 그리고 난 그걸 어떻게든 수행했다. 단지 그것이 변명이라 하더라도.


"그리고 자네는 바르샤바 방어전에 투입되었겠군."


"맞습니다. 간단한 취조를 하고 난후에야 풀려났죠. 그리고 그당시 있었던 일들을 모두 불어 감염자들에 대한 정보까지 상신하려 했지만..."


"감염자들의 공격에 바르샤바의 방어선이 뚫린건가?"


"아뇨. 뒤에서 뚫렸습니다. 바르샤바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피난민들은 감당할수 없을정도로 몰려있었고, 그것이 독이 되어 피난민들중 숨어 있는 감염자들로 인해 감염폭발이 일어나, 한순간에 무너져내렸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보급창과 지휘체계를 잃은 방어선도 곧바로 붕괴되었습니다."


"그렇군...그래."


내말을 듣고있던 란다 대령은 서류를 작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 시선을 읽었는지 그는 이곳에 모인 폴란드군들중에서는 남부와 중부에서 벌어진 일을 아는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바르샤바 인근에 있는 이들은 거의 모두가 죽었다면서.


시발 괜히 들었다.


"그대로 자네는 후퇴의 후퇴를 거듭해 이곳까지 왔다는건가?"


"....그렇습니다."


그때 있었던 일들에 대해 말하는 동안 내게는 공포심이 감돌았다.


그때 있었던 일들을 억지로 잊으려고 하는데도, 너무나 끔찍해서 바르샤바에서 어떤 변종이 튀어나왔는지 차마 말할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자네 생각에는 이 식인병을 이기려면 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그저 화력입니다. 더 강한 화력이요. 지금 보병들이 쓰는 볼트액션 소총이 아니라 자동소총이든 반자동 소총...아니 못해도 싸구려 파이프로 기관단총을 만들더라도, 지금보다 더 많은 자동화기와 대전차 화기를 전선에 배치해야할겁니다. 오직 그것 뿐입니다. 이것만해도 반은 갑니다."


"그렇구만. 아 이건 아직 우리 독일군이 감염자들과 싸우기 시작하지 얼마되지 않아서 정보가 부족해서 그런거니 이해해주게. 원래 전쟁에는 끝없이 많은 정보가 필요한데, 이 전쟁은 정보를 모으기가 힘들지 않나?"


담배를 쥔체 떠는 내 손을 본 란다 대령은 별거 아니라했다.


하지만 신뢰가 되지 않는다. 앞에 있는 남자가 독일국방군이 아니라 SS의 정보요원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듯했다. 그저 그의 앞에서 거짓을 이야기하려 하기가 힘들었다.


그는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진실인지 이미 알고 온 듯 했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으로 물어보겠네."


"답할수 있는 한에서는 얼마든지 대답하겠습니다."


"현재 SS친위대의 지도자인 하인리히 힘러 SS국가지도자께서는 이 살인병에 깊은 관심을 보이시네."


이런 또 그새끼인가?


'하인리히 힘러' SS 친위대의 책임자이며 나치당에서 헤스와 함께 오컬트에 환장하는 미친새끼. 게르만족의 고대 문명에 너무나 심취해 중동에 탐사대를 꾸리고, 인종실험이나 온갖 유사과학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인 에넨에르베를 설립한 진정한 광신도. 


아마 이 남자가 아돌프 히틀러와 함께 서프라이즈에서 독일비중의 80%는 가지고 있을거다.


그래 그 남자가 이 살인병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리가 없지.


"하아...진짜. 혹시 살인병을 무기로 쓰거나 조종하겠다고 하는것만 아니길 바랍니다."


"만약 그렇다면?"


"저건 인간이 조종할수 있는 그런게 아닙니다."


끊임없이 불어나고 돌연변이가 튀어나오걸, 고작 해야 유사과학이나 하는 새끼가 조종한다? 


그건 말이 안된다. 


분명 힘러 그새끼라면 제단에 처녀 묶어놓고 제물 불태우며 게르만 신화의 신한테 제사 지낼 새끼다. 차라리 요제프 멩겔레가 감염자 해부해서 실험하는게 차라리 더 신뢰성 있을거다.


그딴것에 심취한 SS의 또라이들을 생각하자니 웃음이 새어나왔다.


"흐흐흐흐...생각해보십쇼. 인간만큼 빠른 속도로 달리고 전염성을 빠르며 수없이 많은 돌연변이를 만드는 놈들입니다. 폴란드도. 헝가리도, 루마니아도 무너뜨린 병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걸 조종한다는겁니까? 탱켓정도는 그냥 으깨버리는 놈들도 있는데. 그건 그냥 죽여서 없애는게 옳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가? 우리 독일의 기술력이 뛰어난것은 자네도 알 텐데?"


"그 기술력이라는 것도 그 변종들에는 먹히지 않을 거라 장담합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현재 인류의 기술력으로는 그 식인 병을 통제하는 건 불가능이나 다름없습니다. 설령 거대한 방벽을 세워 감염자들을 가둬두는 격리 구역을 만들어두고 감시하더라도 지금의 기술로는 3년도 못 갈 겁니다."


"감염자들을 고평가하는군."


란다 대령은 얼굴에 웃음을 지운 체, 인상을 지으며 쳐다보았다. 아마 그의 심기를 건드렸나 보다.


하지만 뭐 어쩌란 말인가? 애초에 저쪽에서 식인병을 조종할 수 있는지에 관해 물어본 거다. 그리고 내 대답을 참고하든 말든 저 독일의 선택이다.


그렇기에  전선 군인으로서 내 생각을 말할 뿐이다. 거기다 독일군의 군인인 그가 폴란드의 군인인 날 처벌할 권리는 없다.


"저는 감염자들 모두를 고평가하는 게 아닙니다. 어차피 일반 감염자들은 총을 든 군인이면 무리 없이 해치웁니다. 하지만 제가 우려하는 건 감염자들의 돌연변이지요. 그래 변종이라 하죠. 그것들이 식인 병의 제일 무서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 변종은 어떤 것들이 있지?"


"글쎄요. 일단 많이 보진 않았습니다."


그는 궐련을 피며 흥미진진하다는 양 물었다.


원래 말하고 싶진 않지만, 애초에 현재 폴란드는 독일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고, 저 정보요원 앞에서는 말하는 게 신변에 좋을 거 같기에 간략하게나마 말했다.


애초에 변종은 3가지만 본데다가, 바로 눈앞에서 본 것은 2가지 밖에 없었고, 나머지 하나는 멀리서 본 것이 전부다. 일단 아는 데로 전부 말했음에도 란다 대령은 어이없다는 양 되물었다.


"이해가 잘 안 되는군. 너무 허무맹랑해서 믿기지 않는군."


"그건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차째로 박살 나면서 죽어가는 동료들의 비명을 듣기 전까지는요. 앞서 말한 데로 탱켓정도는 사람째로 박살을 내는 놈도 있는 만큼. 전차들도 우리 폴란드의 7TP이나 독일 측의 3호 전차 정도는 되야 변종들을 상대로 유리하게 전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최소한 20mm 기관포를 달아도 되겠지요."


"그렇구먼."


그 말과 동시에 대령은 서류에 뭔가를 작성했다.


그래 감염자들에 대한 정보를 빼가는 거면 얼마든지 빼가라. 다만 그 보수적인 독일 장군들이 인지할지가 의문이지만 말이야. 아냐 그래도 이미 2호 전차는 구형이 돼서 3호 전차를 새로운 주력 전차로서 생산중이니 조금이나마 참고는 하겠지.


"뭐 알겠네. 조사는 이쯤에서 하겠네. 아 그리고 이건 담배와 성냥이네. 그냥 주는거니 부담스러워 할 이유없네."


"가...감사합니다."


대령은 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조사를 중단시키며,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내 손에 성냥과 담배를 쥐어주었다. 왜 주는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런것을 가릴 처지가 아닌지라 멋쩍게 받아 주머니에 우겨넣었다.


아마 한번더 부를지도 모르겠다.


"그럼 다음에 보도록 하지. '킴현일' 일병."


"!!!"


서류를 모두 챙긴 대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나며 내가 인사를 했다.


하지만 내 이름을 부르는 어조는 어눌하긴하나 한국어에 가까웠다. 단순히 기분탓이라 넘어갈수 있겠으나 뒤가 더러운 이 찝찝함 이것만큼은 뿌리칠수가 없었다.



"허...시바."


그가 떠난후 홀로 남게되고, 입이 근질거려 그가 건내준 담배를 피우려했다. 하지만 담배곽 속 담배사이에는 무언가가 끼워져있었다. 익숙한 문자로 써진 패치다.


'김현일. (KIM)'


내가 1939년에 떨어져서 돈이 필요해서, 어느 중고매장하는 독일인 상인한테 군복과 군장을 판적이 있다. 그저 독특한 위장복이라 넘어갈줄 알았지만 이렇게 돌아올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떻게 돌고 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게로 이 이름패치가 돌아온것을 보면 결국에는 저들의 손으로 들어간것이 분명할것이다.


저새끼 분명 알고 찾아온거다.


시발.


작가의말

농-----락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 도시(였던것) (4) +15 21.01.31 1,145 43 12쪽
27 도시(였던것) (3) +14 21.01.28 1,215 42 13쪽
26 도시(였던것) (2) +12 21.01.26 1,246 38 13쪽
25 도시(였던것) (1) +17 21.01.24 1,310 46 12쪽
24 전선 오리엔테이션 (6) +16 21.01.21 1,329 46 13쪽
23 전선 오리엔테이션 (5) +6 21.01.20 1,261 45 11쪽
22 전선 오리엔테이션 (4) +6 21.01.19 1,260 46 12쪽
21 전선 오리엔테이션 (3) +6 21.01.18 1,338 44 13쪽
20 전선 오리엔테이션 (2) +4 21.01.16 1,394 42 11쪽
19 전선 오리엔테이션 (1) +17 21.01.15 1,484 38 14쪽
18 병신량 보존의 법칙 (7) +15 21.01.14 1,449 45 13쪽
17 병신량 보존의 법칙 (6) +8 21.01.13 1,397 47 10쪽
16 병신량 보존의 법칙 (5) +10 21.01.12 1,418 44 13쪽
15 병신량 보존의 법칙 (4) +4 21.01.11 1,425 39 10쪽
14 병신량 보존의 법칙 (3) +2 21.01.10 1,407 39 11쪽
13 병신량 보존의 법칙 (2) +2 21.01.09 1,456 43 10쪽
12 병신량 보존의 법칙 (1) +6 21.01.08 1,503 38 11쪽
11 1939년 9월 폴란드 (10) +5 21.01.07 1,485 43 11쪽
10 1939년 9월 폴란드 (9) +6 21.01.06 1,456 46 12쪽
9 1939년 9월 폴란드 (8) +8 21.01.05 1,509 46 11쪽
8 1939년 9월 폴란드 (7) +3 21.01.04 1,561 43 10쪽
7 1939년 9월 폴란드 (6) +2 21.01.03 1,574 39 10쪽
» 1939년 9월 폴란드 (5) +9 21.01.02 1,608 42 12쪽
5 1939년 9월 폴란드 (4) +7 21.01.01 1,693 43 10쪽
4 1939년 9월 폴란드 (3) +6 20.12.31 1,704 42 9쪽
3 1939년 9월 폴란드 (2) +1 20.12.30 1,863 42 10쪽
2 1939년 9월 폴란드 (1) +9 20.12.29 2,442 43 10쪽
1 프롤로그 +7 20.12.28 3,385 51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