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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오이비눙
작품등록일 :
2020.12.26 11:29
최근연재일 :
2022.10.06 00:54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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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058
추천수 :
2,473
글자수 :
488,032

작성
20.12.2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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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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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글자
10쪽

1939년 9월 폴란드 (1)

DUMMY

"끄아아아악! 살려줘어어!"


"멀리 떨어져! 물리면 너희도 감염이야!"


앞서 나갔던 병사가 시체들 사이에서 튀어나온 감염자에게 목을 물어뜯기며 비명을 지르자 장교는 권총을 뽑으며 오히려 다가가는 병사들을 제지한다.


목이 뜯겨 성대가 튀어나온 병사가 아군들을 향해 울면서도 애원해도 그가 원하는 도움의 손길은 없었다.


그저 돌아오는 것은 감염자를 제거하기 위해 쏘아진 장교의 총탄이었다.


"몰려온다! 사격하라!"


"끄아어어어어!!"


총소리를 들은 감염자들이 몰려왔고 감염된 아군을 처리한 장교는 검을 뽑으며 소리쳤다.


분명 어제만 해도 평소처럼 일상을 보내던 이들이다. 하지만 지금은 단지 피와 살을 탐하는 괴물이 되어 우리를 공격한다.


총탄에 팔다리가 날아가더라도 배가 찢어져 내장이 흘러나오더라도 괴성을 지르며 몰려오는 감염자들의 모습은 지옥의 악귀를 연상케 하여 공포 그 자체였다. 


-타앙! 철컥! 타아앙!!


소총이 불을 뿜을 때 마다 노리쇠를 다시 당겨 장전하는 것이 너무나 어려웠다.


한발을 쏠 때마다 하나의 감염자가 쓰러지더라도 눈앞에 수많은 괴물이 몰려오는 현재는 그 과정이 너무나 버겁고 힘들었다. 공포심에 손이 벌벌 떨려 노리쇠가 잘 당겨지지 않았다. 장교들이 항상 금지하는 총알 낭비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미래에서 항상 똥이라 욕하면서 쐈던 K3도 이것보다는 나을 거다.


-투다다다다!!


"계속 쏴!!"


경기관총 수가 바닥에 엎드린 체 사격하기 시작하자 감염자들이 파도처럼 쓰러지기 시작했다. 비록 탄띠가 아니라 30발들이 탄창이라 몇 초에 한 번씩 탄창을 갈아야 했다더라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사수가 방아쇠를 당기며 좌우로 총구를 돌리며 총탄을 난사할 때마다, 감염자들의 머리가 터지고 다리가 날아가 바닥을 기고 피와 내장을 흩뿌렸다.


"끼아아악!!"


-타아앙!! 철컥!


"백병전을 준비하라!"


감염자들은 바로 앞에서 붉은 눈동자 색이 보일 정도로 가까이 다가왔다. 고작해야 볼트액션 소총이나 경기관총 따위로 막는다는 것은 사실상 자살행위였다.


하필이면 시가지라 포병 지원도 불가능했다. 세상에 어느 미친놈이 시민들을 피난시키는 작전에서 포병 사격을 할까?


-파악!


"끼엑!


개머리판으로 감염자의 앞면을 후려쳤다. 감염자는 순식간에 얼굴이 함몰된 체 뒤로 넘어갔지만, 또다시 다른 감염자가 튀어나와 그 자리를 채웠다. 또 다른 감염자의 얼굴을 개머리판을 휘둘러 후려쳤다. 감염자는 턱이 박살이 난 체 옆으로 넘어갔다. 


이제는 더는 막을 수가 없어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투타타타타!!


"젠장!! 탄약 더 가져와!"


"이게 마지막이야!"


한편 뒤에서 엄호해주던 경기관총 사수는 부족해지는 탄창 때문에 끊어 쏘기 시작했다. 3발씩 끊어 쏘더라도 10초면 탄창 하나를 비웠다.


그리고 옆에서 소총을 쏘다 탄창을 던져주며 한 부사수의 말은 의미심장했다.


"후퇴!! 후퇴!! 뒤로 물러나!!"


장교의 말에 병사들은 하나둘씩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병사들이 물러나기 시작하자 감염자들이 그들의 뒤를 따랐다. 운 없게도 미쳐 자리를 피하지 못하고 감염자들에게 옷 가락이 잡혀 끌려가 사지가 찢어 발겨지는 병사들이 있었다.


이미 붕괴된 부대의 생존자들을 규합해 급조한 부대라도 다들 한 번씩 감염자들과의 전투 경험이 있었기에 각자 총검을 휘두르고 총을 쏘며 뒤로 물러났다.


그런데도 아군들의 수가 하나둘씩 줄어들었다.


-타앙! 철컥! 타앙!


"어떻게든 버텨!!"


계속 총을 쏘고 노리쇠를 당기는 작업을 계속이 반복했다. 7.92mm 탄의 강한 반동이 내 어깨를 때릴 때마다 총탄은 감염자들을 향해 적중했다. 강력한 총탄이라 그런지 한발만으로도 감염자들의 사지가 날려버려 불구로 만들거나 머리를 박살을 내 쓰러뜨렸다.


하지만 발사속도가 너무 느렸다.


-퍼어억!!


"젠장!! 뭐가 이렇게 많아!!"


총을 쏘다가 재장전할 틈도 없이 감염자들이 달려들자 총을 던져 버리고 기병도를 뽑았다. 비록 말이 없는 기병에게 남은 마지막 기병이라는 흔적이지만 지금 이때만큼은 그 무엇보다 맘 편했다.


감염자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찌르고 목을 자르고 배를 가르는 것을 검의 이가 나갈 때까지 무한반복 했다. 아무리 감염자들을 쓰러뜨려도 아군이 감염자들에게 물려 감염되거나 찢어 발겨져 고깃덩어리로 전락하는 모습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참으로 불쾌한 참경이다.


"으아아악!! 수류탄 투척!!"


장교가 자신의 팔을 문 감염자의 머리를 쏘고 허리춤에 달고 있던 수류탄의 핀을 뽑으며 소리쳤다. 그리고 주변에 아직 여유가 있거나 수류탄을 지닌 이들도 그의 말에 따라 수류탄을 투척했다. 개중에서는 감염자들 사이에 둘러싸인 체 수류탄을 품에 안은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피와 기름 범벅이 된 기병도를 손에 쥔 체 급하게 뒤쪽으로 바닥에 몸을 던졌다. 


-콰앙!! 쾅!!


천둥과 같은 굉음과 진동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진동과 굉음에 비해 폭발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몇 번의 섬광이 일어난 후 연기와  수많은 파편들과 내장이 터져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애초에 폭발이 아닌 파편으로 사람을 찢어 죽이는 물건이기에 그럴 수밖에.


감염자들과 그들의 잔해가 폭발에 휘말려 날아갔다. 거리가 한순간에 도축장보다 더한 피바다가 되어 구토를 유발했다. 하지만 그럴 틈도 없이 생존한 병사들이 수류탄을 무차별적으로 던지면서 폭발은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수류탄을 피하겠다고 바닥에 몸을 숙인 것 때문에 감염자들에게 등을 물리게 되는 것이 아니라 수류탄에 맞아 감염자들처럼 산산조각이 날까 걱정될 정도로. 


바닥에 누워있는 중 사지가 날아간 감염자 하나가 흐느적거리면서 기어 오기 시작했다. 내 또래의 아가씨였는데 만약 감염자가 아니었다면 추파를 던졌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하지만 지금은 죽여야 하는 괴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품에서 권총을 뽑아 쏘았다.


불안정한 자세 때문에 초탄으로 죽이지 못해 3발 정도를 낭비한 후에야 그녀는 죽었다.


"끄아아아악!"


"살려줘!"


-탕!


얼마 지나지 않아 폭발은 멎었다.


모든 감염자가 죽어서가 아니라 수류탄을 던질 사람이 더는 남지 않아서이다. 전부 다 감염자들에게 물어뜯기는 중이거나 감염되는 자신을 비관하며 총구를 입에 문체 방아쇠를 당기는 이들뿐이다. 이제 이곳에 남은 병사는 나 하나뿐이다.


말이 없는 기병이 된 지난번처럼 말이다.


"젠장...."


그거 광경에 이를 갈며 서서히 일어나 아무도 없는 거리를 달렸다. 달리는 동안 감염자들의 피와 살점이 묻은 얼굴을 닦아냈다. 여름인데도 감염에 우려해 소매를 내려둔 상태였는지라 손과 팔뚝은 이미 감염자들의 피와 살점이 묻어있었기에 그저 털어냈다.


끼에에에엑!!


"시발···. 시발···. 시발..."


뒤에서 감염자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잘못했다간 잡힐까 메고 있던 군장을 벗어던졌다. 비상식량을 전부 버리더라도 허리춤에 달린 수통 하나만 있어도 3일은 버틸 수 있다. 그러니 목숨보다 물건이 더 값진 게 아닌 한 무게가 나가는 물건은 그냥 버리는 게 나을 거다.


이번에도 동료들을 모두 잃고 달리고 있다니 억울함이 북받치고 눈에서는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21세기에 살다가 군 전역 날 1939년의 폴란드 한복판에 떨어진 것도 억울하고 먹고살 길이 없어 미래를 알면서도 폴란드군에 입대한 것도 억울했다. 그런데 갑자기 좀비 팬더믹이라니?!


이게 대체 무슨 장난 같지도 않은 일이란 말인가?!


3달 전 루마니아에서 일어난 사태가 폴란드까지 번지는데 한 달 이채 걸리지 않았다. 기병들과 구형 경전차들을 앞세운 폴란드군의 방어 정도면 문제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2주 전에 방어군이 괴멸되어 남부가 감염지대가 되었고 지난주에 바르샤바가 함락되어 서부로 수도를 이전해야 했다.


그리고 이제는 독일이나 소련 국경을 넘어 유럽으로 퍼져나가는 상태라 그 낙지 수장 콧수염도 독일군과 폴란드군이 연합해 방어를 고수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유대인들을 포함한 폴란드인들이 나치 독일이나 소련으로 피난을 갈 정도로 사태는 극악으로 치달았다.


세상에 어느 누가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예상할 수 있겠나?


이쯤이 되면 예수가 갑자기 살아 돌아와서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무한 츠쿠요미마냥 바게트 청새치 이도류로 서번트 유다와 함께 좀비 슬레이어가 된다는 것도 믿을 수 있을 거 같다.


-타앙!! 타앙!


거리를 달리는 중 눈앞에 감염자가 나타났기에 권총을 쏘았다. 아무렇지 않게 쏘아서인지 반절은 빗나갔지만 몇 발은 감염자에게 명중해 쓰러뜨리는 데 성공했다. 아무리 감염자를 쓰러뜨리더라도 타고 온 트럭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계속이 달리자 이제는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뒤에서 감염자가 쫓아오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살아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고, 한참을 달리자 타고 온 군용 트럭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에는 감염자는 하나도 없었다.


"시발 키가 어디 있느냐...."


차에 올라타자마자 차 안을 뒤지며 키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겨우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하니 운전병이 나였다는 것이 떠올라 주머니를 뒤져서 키를 찾아 시동을 걸었다. 시동이 걸리자마자 트럭의 페달을 밟았다. 후방 유리를 보니 감염자들이 바로 앞까지 쫓아왔던 것이 보였다. 만약 내가 조금만 늦었다면 트럭 안에 갇힌 체 죽었을 것이다.


정말로 운이 좋았다.


"이런 시발..."


하지만 운은 거기까지였나 보다. 


트럭을 타고 한참을 달려 도시를 빠져나가니 고속도로와 연결된 다리는 이미 공병대에 의해 끊어져 뼈대도 남아있지 않았다. 트럭을 타고 안전한 독일령 동프로이센까지 가려면 숲속 길을 이용해야 할 거 같다.


작가의말

차후 전개에서 프롤로그와 그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풀어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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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전선 오리엔테이션 (6) +16 21.01.21 1,325 46 13쪽
23 전선 오리엔테이션 (5) +6 21.01.20 1,256 45 11쪽
22 전선 오리엔테이션 (4) +6 21.01.19 1,256 46 12쪽
21 전선 오리엔테이션 (3) +6 21.01.18 1,332 44 13쪽
20 전선 오리엔테이션 (2) +4 21.01.16 1,391 42 11쪽
19 전선 오리엔테이션 (1) +17 21.01.15 1,481 38 14쪽
18 병신량 보존의 법칙 (7) +15 21.01.14 1,444 45 13쪽
17 병신량 보존의 법칙 (6) +8 21.01.13 1,394 47 10쪽
16 병신량 보존의 법칙 (5) +10 21.01.12 1,412 44 13쪽
15 병신량 보존의 법칙 (4) +4 21.01.11 1,423 39 10쪽
14 병신량 보존의 법칙 (3) +2 21.01.10 1,403 39 11쪽
13 병신량 보존의 법칙 (2) +2 21.01.09 1,453 43 10쪽
12 병신량 보존의 법칙 (1) +6 21.01.08 1,499 38 11쪽
11 1939년 9월 폴란드 (10) +5 21.01.07 1,483 43 11쪽
10 1939년 9월 폴란드 (9) +6 21.01.06 1,453 46 12쪽
9 1939년 9월 폴란드 (8) +8 21.01.05 1,506 46 11쪽
8 1939년 9월 폴란드 (7) +3 21.01.04 1,558 43 10쪽
7 1939년 9월 폴란드 (6) +2 21.01.03 1,571 39 10쪽
6 1939년 9월 폴란드 (5) +9 21.01.02 1,604 42 12쪽
5 1939년 9월 폴란드 (4) +7 21.01.01 1,688 43 10쪽
4 1939년 9월 폴란드 (3) +6 20.12.31 1,699 42 9쪽
3 1939년 9월 폴란드 (2) +1 20.12.30 1,859 42 10쪽
» 1939년 9월 폴란드 (1) +9 20.12.29 2,437 43 10쪽
1 프롤로그 +7 20.12.28 3,377 5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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