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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앵민 서재

소환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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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쑤앵민
작품등록일 :
2018.09.02 04:27
최근연재일 :
2020.12.31 06:00
연재수 :
201 회
조회수 :
203,155
추천수 :
3,753
글자수 :
1,068,567

작성
18.10.09 06:00
조회
1,865
추천
38
글자
8쪽

일상의 행복

DUMMY

오후쯤이 되자 저택에 보냈던 사용인들이 모든 작업을 완료했다는 보고가 들어왔고, 지체 할 이유도 없기에 바로 가겠다고 했다. 걷거나 하는 움직임에 전혀 지장이 없지만 막내 엘프씨는 부축을 하겠다며 거의 팔짱을 끼는 수준으로 옆에서 나의 팔을 잡는다.


괜찮다고 사양을 하였지만 끈질기게 밀어 붙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언니 엘프씨와 오빠 엘프씨는 진즉 업무로 복귀하였기에 다른 사람의 언질도 없었다. 자꾸 이러면 정말 착각 하게 되는데 말이다.


‘진정이 되질 않아...’


팔에 닿는 부드러움과 살짝 옆을 보면 바로 옆에 보이는 예쁜 얼굴 그리고 코를 통해 전해지는 좋은 향기 때문에 두근거리면서 길을 어떻게 걸었는지 모를 정도였다. 속으로 진정을 하기 위해 애국가를 10번 정도 불렀었고 깨닫고 보니 저택에 도착했다.


저택의 외관은 원래 멀쩡했었지만 조금 더 수선을 한 모양인지 번쩍 번쩍 빛이 날 정도였다. 둘러 쌓여있던 숲은 우리가 도망갔던 경로, 강가 까지 쭉 뚫려 있었으며,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나무가 부러지고 땅이 파이고 엉망이었으며 어떻게 치워야 할지 벌써 막막했다.


“이렇게 좋은 집이 생기다니 감회가 새롭네요.”


아무런 대답이 없기에 옆을 보자 귀까지 새빨개진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아마 처음엔 도우려는 마음에 달라붙었지만 걷다보니 정신을 차리고 부끄러워진 모양이다.


“저기... 도착 했으니 이제 부축을 그만 하셔도 되지 않을까요?”


“녯?! 아, 네! 그렇죠!”


당황 한 모양인지 나의 팔을 놓고 펄쩍 뛰어서 뒤로 물러난다. 고개를 숙여 얼굴을 보이지 않았지만 새빨개진 귀가 아래로 쳐져 있는 것이 상당히 귀엽다.


“그럼 들어가죠.”


문을 열려고 손을 대자 살짝 아픔이 있지만 문제없이 열수 있었다. 휑하던 저택의 내부는 깔끔하게 청소되어있었고 테이블 소파 등 가구들이 예쁘게 잘 배치되어 있었다.


“가구들도 좋아 보이는 것이 고맙게도 신경을 엄청 써주셨네요.”


“고마움의 표시라고 오빠가 소홀하게 하면 예의가 아니라며 기합을 넣었다고 했어요.”


진정을 했는지 차분하게 얘기를 한다. 오빠 엘프에게 새삼 너무 고맙다. 선물이라도 보내야 하려나? 거실이라고 하기보단 응접실 같은 곳을 뒤로하고 4개의 방을 둘러본다. 두 개의 방엔 침대와 책걸상 책장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고 나머지 방인 두 곳은 가구는 없었고 한곳엔 슬라임 구슬이 잔뜩 있었다.


“구슬은 오래 두면 문제가 있나요?”


“딱히 문제가 되었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네요.”


놔두면 다시 몬스터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에 물어보았지만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러면 놔두었다가 나중에 처리하는 것으로 하고 2층으로 발을 옮긴다. 2층은 청소만 깔끔하게 되어있고 텅 비어있었다.


“여긴 뭐 어떻게 쓸지 짐작도 가질 않네요.”


“음... 보통 파티장이나 연회장같이 호화롭게 꾸며서 쓸 텐데 다니엘님의 취향을 모르겠으니 가만 놔뒀을 거에요.”


파티나 연회라 인맥은... 숙소의 아저씨와 딸, 용사 커플, 전사 파티 그리고 엘프 남매... 이곳에 온지 한 달도 채 안되었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라곤 이정도 뿐이었다. 돌아다니다 보니 배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가 울려온다. 점심에는 빵과 뭔가 맛있는 과일들로 배를 채웠기 때문에 고기가 먹고 싶다.


“배가 고프네요. 저녁을 먹도록 하죠. 혹시 가리시는 음식은 있나요?”


“아뇨. 딱히 가리는 음식은 없어요.”


“점심에 빵과 과일뿐이었기에 육식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아, 엘프는 소식을 하기 때문에 육류보다는 과일이나 빵 같은 가벼운 음식을 주로 먹거든요. 다니엘님을 미처 생각 못하고 점심을 엘프식으로 먹어 버렸네요...”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맛있었어요! 혹시 원하는 음식이 있을까요?”


그녀가 이야기를 하다가 시무룩해 졌기에 괜찮다고 하면서 빠르게 화제를 바꾼다.


“다니엘님이 요리를 하시려고요? 안돼요! 환자시니까 충분히 휴식을 하셔야죠! 요리는 제가 할게요!”


내가 다친 것에 상당한 책임을 느끼는 모양인지 요리도 자신이 하겠다고 한다. 겪어본 바로는 상당히 고집이 있는 성격이어서 내가 한다고 해도 말을 들을 것 같진 않다. 그렇기에 그저 옆에서 보조하겠다고 하고서 주방으로 간다. 주방엔 요리도구들과 다양한 요리재료들이 준비가 되어있었다.


“재료들의 보관은 어떻게 하는 거죠?”


“보통은 보존 마법을 사용해서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도록 해요.”


재료들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하루 안으로 먹기엔 너무 많아보여서 물어보자 보존마법이 걸려있다고 한다. 역시 마법은 만능인 모양이다. 내가 신기해하며 재료들을 구경하고 있자 그녀는 머리를 뒤로 묶으면서 준비를 한다. 새하얀 목선이 시선을 엄청나게 끌어당긴다.


“혹시 원하시는 요리가 있나요? 요리는 잘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할 테니까요!”


“가능하면 고기가 먹고 싶어요. 고기가 아니어도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거면 뭐든 좋아요.”


그녀는 알겠다며 재료를 훑어보고 이것저것 챙긴다. 큰 냄비를 화덕에 올려두고 물을 담고서 불을 지핀다. 재료를 도마에 올려두고 식칼로 통통 썰어간다. 요리를 잘하지 않는다는 소리를 한 것 같지만 도와줄 것은 없나보다. 그냥 썰고 볶고 끓이는 것이지만 미인이라서 그런지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녀를 계속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자 살짝 얼굴이 붉어진다.


“그... 계속 쳐다보시면... 부끄러워서...”


너무 계속 쳐다봤나보다 미안하다고 시선을 재빠르게 돌렸지만 어느새 눈을 계속 그녀를 보고 있다. 본능인가! 본능이겠지? 본능인거야! 계속 보고 있자 익숙해 졌는지 아니면 마음을 다잡았는지 요리를 계속 하는 그녀. 시간이 얼마나 간지 몰랐지만 어느덧 요리가 완성되었다.


“그럼 식당으로 가죠.”


손에 두꺼운 벙어리장갑을 끼고 커다란 냄비를 번쩍 들어 올리며 그녀가 말했다. 정신을 차리고 식당으로 향한다. 식탁 중앙에 큰 냄비를 두고 식기를 꺼내어 냄비 안의 요리를 담아준다.


“입맛에 맞으면 좋을 텐데요...”


살짝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본다. 요리의 종류는 고기와 채소가 듬뿍 담긴 스튜였다. 그녀가 먼저 먹으려고 하지 않기에 내가 먼저 한입을 먹는다. 종류는 모르겠지만 채소의 풍부한 맛과 담백한 소스의 맛 고기엔 육즙이 가득하여 베어 물면 행복감이 느껴진다.


“맛있네요!”


그녀를 칭찬하고 우걱우걱 먹는다. 그녀는 기쁜 듯 표정이 밝아졌고 길쭉한 귀가 위 아래로 조금씩 움직인다. 한동안 내가 먹는 것을 지켜보다가 그녀도 먹기 시작한다. 그녀가 1그릇을 먹는 동안 나는 3그릇을 먹었다.


“후아, 엄청 맛있었어요! 감사해요!”


“입맛에 맞아서 다행이에요! 맛있게 드셔주셔서 감사해요!”


계속 봐서 어느 정도 면역이 생긴 줄 알았지만 저렇게 기쁘게 웃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그...그럼 정리를 하도록 하죠!”


괜찮다고 자기가 하겠다는 그녀를 너무 안 움직이면 오히려 좋지 않다는 이유로 말리고서 식기를 주방으로 가져와 창고에 넣어 두었던 식기들까지 꺼내어 설거지를 한다. 역시 돕겠다면서 그녀가 절반정도를 해버렸지만 말이다. 설거지를 끝내고 거실의 큰 테이블에 앉아서 그녀가 끓여준 차를 마신다.


“행복하네요.”


몸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에 그렇게 중얼거리자 그녀가 고개를 갸웃한다.


“평범하지 않나요?”


물론 평범한 일상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집이 있고 따뜻한 음식과 여유가 있고 무엇보다 어어어어어어엄처어어어어어어엉 예쁜 여성이 한 공간에 있다. 더 바랄 것이 무어가 있을 건가!


“죽을 뻔 했었으니까요. 둘 다 살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러네요. 정말 다행이에요...”


문득 그 긴박했던 순간이 생각난다. 그녀도 마음이 통했는지 살짝 굳은 얼굴이었지만 나를 보자 살포시 웃어준다. 언제나 이런 평온한 일상이 가득하길 바라면서 나 역시 마음속부터 우러나오는 미소로 답을 해준다.


작가의말

평범한 일상은 그 일상이 깨지고 나서야 알게 되는 엄청난 행복입니다.

또 다시 어물쩡 넘어갔지만 다음화엔 엘프의 이름이...! 아마도...?

저도 언제 나올지 모르겠네요. 참 마음대로 잘 써지지 않아요.

이번화에 스킬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레벨을 얼마나 할지 고민중이거든요.

20으로 할지 아니면 30을 찍고 다음 직업으로 넘겨야할지... 쓰다 보면 어떻게 되겠죠.


오타 오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댓글 추천 선호작 등록 등 관심은 작가의 힘이 됩니다.

한글날입니다. 글을 쓰며 외래어 참 많이 쓰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오늘 하루 한글만 사용해 보는 것을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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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의뢰 +5 18.10.04 1,867 3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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