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차르다시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로 간 선비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차르다시
작품등록일 :
2021.07.26 01:46
최근연재일 :
2022.05.16 16:05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9,876
추천수 :
58
글자수 :
236,499

작성
22.04.08 15:41
조회
132
추천
0
글자
16쪽

36. 조니

DUMMY

“···조니”


안색이 변한 말리아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말리아, 내가 얼마나 찾았는 줄 알아?”


조니라 불린 사내가 말리아를 아는 채 했다. 가까이서 보니 그의 얼굴에서 소년의 티가 났다. 녀석은 반가운 기색이었으나 말리아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아, 여행자분들이신가요? 저는 말리아의 동료 조니입니다. 말리아처럼 외지인들에게 마을 안내를 해드리죠.”


달갑지 않은 분위기 느꼈는지 조니가 일행들을 향해 급하게 말을 이었다. 개똥이 연신 뼈다귀를 오도독거리며 그런 조니를 노려봤다.


“내가 얼마나 찾았는 줄 알아? 너하고 앤디, 갑자기 사라져 버려서 얼마나 걱정했다고.”


앤디는 말리아의 오빠다.


“그래도 정말 다행이다. 이렇게 돌아왔으니.”

“우리는 식사가 끝나서. 그만 일어나야겠군.”


프레이드가 무미건조하게 입을 열었다.


“아, 예. 말리아 집에서 기다릴게.”


말리아는 녀석이 떠날 때까지 별다를 말을 하지 않았고 자리로 돌아간 녀석은 우리 쪽을 한번씩 흘끔거렸다.


“말리아, 저 놈은 누구야? 누군데 그래.”

“그냥, 동료였어요.”


말리아는 짧게 말을 아꼈다.


“우선 일어나지, 방은 딴 데서 잡는 게 좋겠어.”


우리는 점원을 불러 계산을 하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마리아는 우리를 곧바로 새로운 여관으로 데려갔다. 방금 전 식사한 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큰길과 조금 떨어진 곳에 3층짜리 여관인데 인적이 드물고 주변이 조용했다. 안으로 들어가 2층 침대가 2개 놓인 방을 하나 잡았다.


“저, 잠깐 다녀와야겠어요.”


방을 배정받고 계단을 올라가려는 데 말리아가 입을 열었다.


“어딜? 아까 그 녀석을 만나러 가려고?”

“예. 할 얘기가 있어요.”

“그럼 우리랑 같이 가자.”

“그래, 혼자 돌아다니긴 시간이 늦었어.”


말리아가 고개를 저었다.


“금방 다녀올게요.”


더 붙잡을 새도 없이 여관 입구로 다가선 말리아가 출입문을 열어젖혔다. 우리는 곧바로 말리아를 따라 여관 밖으로 나왔다. 금세 맞은편 건물까지 달려간 말리아가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가 자취를 감췄다. 뒤늦게 골목으로 뒤따라 갔지만 말리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내가 찾아볼 테니 여관에서 기다리고 있거라.”


나는 일행을 두고 허공으로 몸을 띄웠다. 하늘로 날아오르자 구불구불하게 얽힌 골목이 한눈에 보였다. 그리고 작은 그림자가 하나가 골목 모퉁이를 돌아가는 것이 보였다. 나는 거리를 두고 그림자를 뒤따라 갔다. 그림자가 담벼락을 넘고 조금만 개구멍 같은 것을 지나 어느 무너진 폐건물로 들어갔다. 나는 폐건물 한 바퀴 돌아보고 허물어진 벽으로 내려가 안쪽을 들여다봤다. 군데군데 구멍 난 지붕 탓에 내부는 그리 어둡지 않았다. 다만 온기가 느껴지지 않아 꽤나 적막하게 보였다.


“말리아, 살아 있었다니 정말 다행이야. 소식이 없어서 죽은 줄 알았어”


식당에서 봤던 조니라는 녀석이 보였다. 그는 구석에 쌓여 있는 나무상자 위에 걸터앉아 두루마기 같은 겉옷을 벗었다.


“조니, 다른 아이들에게 들었어.”


말리아의 가라앉은 목소리가 적막함을 더했다.


“뭘?”


“니가 다른 애들에게 영주의 대열을 따라가면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며.”

“누군가는 가야 했어. 가겠다는 아이들이 없으면 우리가 잡혀갈 수도 있었어.”


조니가 차갑게 응수했다.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다른 아이들도 오빠도 모두 죽을 뻔했다고!”

“앤디를 보내려던 건 아니야. 나도 말렸어지만 앤디가 가고 싶어 했어. 너도 알잖아. 그때 우린 며칠째 쓰레기통을 뒤졌어.”


차가웠던 조니의 목소리가 묵직한 것을 삼킨 듯 조였다.


“영문도 모르고 따라갔던 애들이 죽었어. 모두에게 알렸어 야지. 도망이라도 칠 수 있게!”

“됐어.”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던 조니가 구멍 뚫린 지붕을 올려다봤다.


“뭐?”

“됐다고. 앤디도 살아있단 거잖아. 너도 살았고. 그럼 됐어. 우리 전처럼 다시 살면 돼.”

“···.”

“아이들이 줄어서 마을에서 일을 구하기가 쉬워졌어. 이것 봐 내가 번 돈을 보라고.”


조니가 몸 곳곳에 숨겨놓았던 주머니를 꺼내 상자 위로 던졌다. 주머니들이 찰랑이는 소리를 내며 상자 위에 쌓였다.


“이 돈이면 맘껏 먹을 수 있어. 눈치 보면서 음식을 나눌 필요도 없어.”


조니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주머니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조니,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 앤디오빠, 나, 다른 친구들까지 다 같이 있어.”


조니는 알아들을 수 없다는 듯 말리아를 쳐다봤다.


“같이 가자. 가서 친구들한테 사과하고 함께 사는 거야.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다들 이해하고 용서해 줄 거야.”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말리아!”


조니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상자에서 일어섰다.


“우리가 언제부터 그 녀석들하고 친구였다고! 살기 위해서 물리쳐야 하는 경쟁자였을 뿐이라고! 더 많은 손님을 차지하려고 싸우고, 욕하고, 작은 심부름을 두고도 서로 죽일 것처럼 달려들었던 거 잊었어? 우리 셋이서 녀석들과 싸웠잖아!”


말리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폭포수처럼 분을 쏟아낸 조니는 아직 감정이 풀리지 않는지 주먹을 쥐었다 피며 제자리를 빙빙 돌았다.


“알고 있어. 그러니까 그만해. 다 지난 일이야. 더 이상 싸울 필요 없어. 먹을 것도 있고 따뜻한 잠자리도 있으니까. 같이 가자. 정말 좋은 어른들을 만났어. 대가 없이 우리를 보살펴 줘. 가자 너도 받아 주실 거야.”


말이아의 말에 조니가 허탈하게 웃었다.


“세상이 갑자기 뒤집어지기라도 했나? 대가도 없이 먹여주고 재워준다고? 싸우지 않아도 된다고?”

“그래, 더 이상 이런 생활하지 않아도 돼. 나랑 같이 가자.”

“헛소리 집어치워! 너흰 속고 있는 거야. 그런 곳이 있을 리가 없잖아!”


돌아선 조니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


“피트, 조에, 타니, 자일, 그리고··· 에이디. 넌 잊었는지 모르지만 난 똑똑히 기억해. 살아남지 못하면 죽는 거야. 그게 세상이라고.”


조니가 이름을 하나하나 나열하자, 말리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넘쳤다. 그 이름들은 마치 마법처럼 마리아의 눈에서 눈물을 뽑아냈다. 말리아는 소매로 눈을 훔치며 몇 번이고 침을 삼켰다.


“내일이면 여길 떠날 거야. 정오까지 버려진 성전으로 와. 기다릴 게.”


조니는 돌아서서 말리아가 떠나는데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나는 한동안 혼자 남겨진 조니를 지켜봤다. 멍하게 서있던 조니가 속삭이듯 혼잣말을 했다. 그는 이름을 외고 있었다. 썰렁한 건물 안에 이름을 차곡차곡 쌓고 있었다.


뒤늦게 건물을 나와 말리아를 쫓아갔다. 말리아는 늪에서 한동안 허우적거린 사람처럼 힘없이 골목을 걷고 있었다. 나는 말리아가 여관에 다다를 때까지 거리를 벌리고 뒤따라갔다. 골목을 빠져나오자 여관 근처를 서성이는 개똥과 프레이드의 모습이 보였다.


놈들은 또 무슨 시비가 붙었는지 말리아가 다가오는데도 알아채지 못하고 서로를 노려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말리아가 그 모습을 보고 한결 표정이 밝아졌다.


“말리아, 왔구나! 별일 없었어?”

“얘기는 다 끝났나?”

“예, 끝났어요.”

“눈이 뻘건 게 졸린가 보다 들어가자.”


개똥이 늘어지게 하품을 하더니 말리아를 여관으로 떠밀었다.


“그런데 김신은?”

“길이 엇갈렸나 봐. 오시겠지.”


개똥이 가볍게 대꾸하고는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끼우며 잽싸게 여관으로 들어갔다. 프레이드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더니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조금 시간을 두었다가 여관으로 들어갔다. 일행이 있는 방으로 올라가자 개똥이 벌써 입을 벌린 채 기절해 있었다. 이층 침대 위에 말리아도 피곤했는지 쌔근거리며 잠들어 있었다.


“늦었군. 무슨 일 있었나?”


아직 잠이 들지 않은 프레이드가 침대에 누워 물었다.


“아무 일도 아니야.”

“아무 일도?”

“그렇지.”


나는 조용히 빈 침대로 기어 들어갔다. 그리고 ‘다 지난 일이지’라고 혼잣말을 하며 눈을 감았다.


다음날, 나는 평소보다 조금 늦게까지 잠들었다. 그럼에도 눈을 떴을 때 아직 창밖이 어두웠다. 모두들 아직 단잠에 빠져있었다. 조용히 침대 끝에 앉자 습관처럼 마나를 끌어모았다. 산에서 와는 다른 질감의 마나들이 몸 안에 빨려 들어 감각 하나하나를 깨웠다. 눈을 감으니 머물고 있는 여관과 주위에 늘어선 건물들의 모습이 그림처럼 머릿속에 맴돌았다. 나는 범위를 넓혀가며 마을의 큰 그림이 대강 머릿속으로 새겨 두고 눈을 떴다.


어느새 일어났는지 프레이드가 문근처에 서서 차고 있던 검을 손질하고 있었다. 서서히 동이 트자 창밖에 어둠이 흩어졌다. 개똥과 말리아를 깨워 일층으로 내려가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했다. 물론 개똥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아침부터 서너 가지 요리를 시켜 속을 달랬다.


“간밤에 혼자 야습이라도 당했냐?”


프레이드가 개똥의 길어지는 식사를 비꼬았으나 개똥은 못 들은 건지 무시하는 건지 먹는데 집중했다. 겨우 식사가 끝나고 여관을 나와 정해진 대로 마을을 둘러봤다. 정오에는 체우스로 돌아갈 생각이었기에 서둘러 움직였다. 주로 확인해야 할 것은 마을 안에 있는 시장과 거래하는 물건, 사람들이 붐비는 여관과 기타 마을의 주요 시설 등 이였다.


흩어져서 빨리 일을 처리하고 싶었지만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해 우리는 말리아를 중심으로 잘 붙어 다녔다. 가장 먼저 마을 밖으로 이어지는 샛길을 몇 군대 둘러보고 경비대의 위치와 초소를 종이에 그려 넣었다. 다음으로 마을 곳곳에 있는 시장을 둘러봤다. 여태까지 계속 하품만 해오던 개똥이 그제야 눈이 초롱초롱 해졌다.


각종 식재료와 잡화들이 하울드나 카왈드에서는 구경해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생소한고 희귀한 물건뿐 아니라 같은 물건도 가격차이가 상당했다.


“와 이것 봐. 이건 산에 널려 있는 풀인데”


개똥이 눈에 익은 약초를 발견하고 가격을 확인하더니 입이 벌어졌다. 반면에 말리아가 말했던 트롤의 가죽은 눈에 띄게 가격이 저렴했다. 그 밖에도 눈길을 끄는 물건이 가득했다. 하나하나 살피며 장사가 될 만한 것들을 재빨리 종이에 옮겼다. 정신없이 물건을 들여다보는 사이 시간은 어느새 정오에 가까워졌다.


“도련님, 이제 돌아가요.”


개똥은 보따리 두 개를 양손에 든 것도 모자라 커다란 짐을 머리에 이고 있었다. 시장에 들어설 때부터 이것저것 손에 잡히는 대로 사더니 짐이 상당했다. 개똥은 견본을 구입한다 했으나 아무래도 과했다.


“그래, 그만 돌아가자.”


마지막으로 점심을 대신할 간단한 먹거리를 구입해 시장을 빠져나왔다. 주위를 둘러보던 개똥이 보는 눈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백호를 불러냈다. 그리곤 시장에서 구입한 커다란 두루마기 같은 옷을 입혀 몸을 가려주고 짐을 들게 했다. 우뚝 솟은 키가 눈에 조금 띄긴 했으나 보자기를 들고 있으니 타지에서 넘어온 상인처럼 보였다.


사람들을 마주치긴 했지만 별다른 의심 없이 외각으로 빠져나왔다. 말리아는 우리를 새로운 길로 안내했다. 아무래도 낮에는 성곽을 넘는 것이 어렵다 보니 샛길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전에 넘어왔던 성곽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비어 있는 민가들이 늘어선 구역으로 들어서자 성곽과 가까운 곳에 옆으로 길쭉하고 그리 높지 않은 네모난 건물이 보였다.


“저기 건물 아래에 밖으로 연결된 통로가 있어요.”

“무슨 종교시설처럼 보이는군.”

“예.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예전에는 그렇게 쓰였어요.”


건물에 가까워 오자 말리아가 누군가를 찾는 듯 주위를 살폈다.


“음, 잠겨 있는데.”


그사이 먼저 달려나간 개똥이 문고리 돌리며 문을 두어 번 쿵쿵 밀쳐봤다. 옆에 있는 작은 창도 흔들어 봤으나 마찬가지였고 안은 커튼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열쇠가 있어요.”


말리아가 건물을 둘러싼 민가를 둘러보더니 그중 한 군데로 걸어갔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동전을 하나 꺼내 민가 문 밑으로 밀어 넣었다. 그러자 ‘쓱’ 하고 열쇠 하나가 문 밑으로 나왔다. 깨진 창이며 군데군데 무너진 벽은 생활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는데 누군가 있는 모양이었다.


열쇠를 집어 든 말리아가 잠겨진 문으로 다가왔다. 열쇠를 들고 문을 따려 하더니 다시 주위를 둘러봤다.


“왜? 뭐 문제 있어?”

“뭘 찾는 거야?”

“사실은 식당에서 봤던 친구를 정오에 여기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함께 체우스마을로 가고 싶었거든요.”

“그 조니인가 하는 녀석? 친한 사이였어? 그래 보이진 않던데.”

“팔레라에서 쭉 같이 지냈어요.”


말리아의 쓸쓸한 표정에 개똥이 주위를 둘러봤지만 사람 그림자도 하나 보이지 않았다.


“정오라면 그리 많이 지난 건 아니니 잠깐 기다려 보지.”


나는 머리 위로 떠오른 해를 올려다보며 대략적인 시간을 가늠했다. 그리고 정오라는 시간을 조금 관대하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말리아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아무래도 안 오려나 봐요.”


건물 벽에 기댄 말리아가 발끝으로 땅을 비벼 대며 말했다.


“괜찮아. 또 올 테니까. 곧 다시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을 거다.”


풀이 죽어 있던 말리아가 고개를 끄덕이고 잠겨진 문으로 다가섰다. 문고리에 열쇠를 꽂아 넣자 ‘척’하고 문이 안쪽으로 열렸다. 빛이 차단된 탓이 건물 안이 캄캄했다. 빨려 들어가듯 일행을 따라 들어간 내가 광체를 만들어 내려던 찰나, 어둠인 줄만 알아 던 곳에서 희미한 그림자들이 빠져나왔다.


척-


갑옷의 이음새가 마찰하는 소리와 함께 번들거리는 것이 주위를 애워샀다.


촥-


누군가 커튼을 걷자 먼저 주위를 둘러싼 병사들이 보였다. 팔레라의 병사들로 보이는 자들이 무기를 겨누고 우리를 둥글게 포위하고 있었다. 그 수가 십여 명이 넘었다.


“마을 사람은 아닌 것 같군. 신분증을 보여봐.”


내게 검을 겨눈 병사가 입을 열었다. 고개를 조금 돌려 주변을 돌아보자, 주위를 둘러싼 검이 목 밑까지 다가왔다.


“허튼짓 말고 시키는 것만 해.”


곁눈질로 들어온 입구를 살피자 문 앞도 틀어막은 병사 둘이 보였다.


“저 아이는 팔레아 사람이에요. 말리아, 밖으로 나와.”


입구들 막아선 병사들 뒤에서 조니가 모습을 들어냈다. 말리아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한 채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말리아를 밖으로 내보낼 생각으로 앞서 있는 그의 옷깃을 슬쩍 뒤로 당겼다. 말리아가 혼란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자 나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병사들을 노려보며 다시 옷깃을 당겼다.


“말리아, 어서 그자들과 떨어져.”


말리아가 조심스럽게 돌아서더니 일행들과 거리를 벌리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 다행히 포위하고 있던 병사들이 말리아를 막아서지 않았다. 말리아가 문밖을 나서려는 찰나 입구를 있던 병사 하나가 말리아의 팔을 붙잡았다.


“아무래도 이 아이도 조사가 필요할 것 같아.”

“무슨 소리야. 내가 말했잖아. 그 아이는 마을 사람이라고!”


조니가 소리치며 병사에게 달려들자, 입구를 막은 또 다른 병사가 조니를 잡아 바닥에 팽개쳤다.


“이제 넌 이제 신경 꺼.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안돼, 말리아를 놔줘!”


조니가 계속 달려들자 병사가 인상을 쓰며 그를 밀치고 문을 닫아버렸다.


쾅-

쿵쿵쿵-


조니가 문을 들이받으며 열어보려 안간힘을 썼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때 건물 안에서 말리아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세계로 간 선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0 40. 다시 과거 (완) 22.05.16 130 0 21쪽
39 39. 라미어 22.05.04 128 0 15쪽
38 38. 뒤풀이는 없다. 22.04.26 131 0 16쪽
37 37.숙박업이 흥한다. 22.04.16 125 0 16쪽
» 36. 조니 22.04.08 133 0 16쪽
35 35. 내꿈은 건물주. 22.03.31 135 0 17쪽
34 34.어둠속으로. 22.03.20 145 0 16쪽
33 33. 가자니까... 22.03.02 151 0 13쪽
32 32. 잘먹을거면서 22.02.09 155 0 14쪽
31 31.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21.12.29 170 0 13쪽
30 30. 연결 21.12.20 172 0 12쪽
29 29. 미끼 21.12.14 211 0 13쪽
28 28.너도 당해봐. 21.12.09 200 0 12쪽
27 27. 개똥이 쏘아 올린... 21.12.06 184 0 12쪽
26 26. 내가 언제... 21.12.01 192 0 12쪽
25 25. 체우스마을 21.11.28 197 0 12쪽
24 24. 사투(2) 21.11.24 189 0 12쪽
23 23. 사투(1) 21.11.21 203 0 12쪽
22 22. 재회 21.11.15 203 0 11쪽
21 21. 지원군. 21.11.08 221 0 12쪽
20 20. 11만 3천번. 21.11.03 216 0 12쪽
19 19. 왜케 비싸;; 21.10.27 215 0 12쪽
18 18. 잠이와? 21.10.20 219 1 12쪽
17 17.게판 21.10.14 228 1 13쪽
16 16. 다음 거래는? 21.10.11 229 2 13쪽
15 15. 하울드의 수호자. 21.10.05 249 3 13쪽
14 14.게살 21.09.30 258 2 13쪽
13 13.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2 21.09.20 259 2 12쪽
12 12.악몽 21.09.15 250 3 12쪽
11 11.겁쟁이는 아니야. 21.09.10 264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