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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신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쓰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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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화경신인
작품등록일 :
2021.05.12 16:48
최근연재일 :
2021.07.06 15:04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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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72
추천수 :
328
글자수 :
207,292

작성
21.06.0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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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일본출장 - 4

DUMMY

다음날 쇼타가 찾아 왔을 때 나는 쇼타에게 전자제품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안내 해달라고 했다. 쇼타는 갑자기 전자제품을 찾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 보더니 다시 물어 보았다.

“혹시 도청기 구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는데···.”

“아! 하이! 가눈하므니다. 아키하바라에 가묜 잇스므니다 – 아! 네! 가능합니다. 아키하바라에 가면 있습니다.”

아키하바라는 긴자 거리에 있는 우리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고 약 3.5km 정도 북쪽에 있다고 했다. 쇼타와 함께 전철을 타고 아키하바라에 도착하였다. 도쿄에는 전철노선이 복잡하였다. 아마도 혼자라면 절대로 전철을 타지 못했을 것이다.

쇼타는 아키하바라에 도착한 후 커다란 건물 뒤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서 한참을 직진하였다. 휘황찬란한 각종 최신 전자제품들을 뒤로한 채 우리는 약간은 음습하고 더러운 골목길을 걸었다. 한참을 걷던 쇼타가 바로 옆에 있는 조그마한 빌딩으로 들어섰다.

그곳은 각종 전자부품들을 파는 곳인지 완제품 보다는 이상한 기판이나 부품들이 형광등을 밝힌 유리박스 안에 진열이 되어 있었다. 그런 곳을 지나 이층 계단을 오르고 3층 계단에 다다랐을 때 앞에 명패도 없는 ‘307’호라고만 써져 있는 곳의 문을 두드렸다.

문을 두드린 지 10여초가 지났지만 반응이 없었다.

“에잇!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문안연거 아냐? 쓰벌!”

소부가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투덜 될 때 조심스럽게 문이 열리며 중년의 사람이 말을 했다.

“다레데스카? – 누구요?-”

“콘니지와 쇼타데스 – 안녕하세요? 쇼탑니다.-”

중년의 남자는 의심스럽게 문의 걸쇠를 걸어 놓은 채 조금 열린 문 사이로 쇼타를 확인하고 문을 열어 주었다.

“코레가 사이코오다요 – 이게 최고야!”

쇼타의 말을 듣고 중년의 남자는 서랍 깊숙한 곳에서 하나의 물건을 꺼내 주면서 설명을 했다.

쇼타의 말에 의하면 송신부가 아주 작고 건전지가 오래가서 10일 정도는 도청이 가능하다고 했다. 수신부와의 거리는 도심에서는 70-80미터 정도 시골 같은 곳은 2-300미터도 가능하다고 했다.

쇼타는 물건을 이리저리 확인하며 이게 좋겠다고 했다.

“행님! 이걸 도대체 어디에다 쓰시려고···..?”

“후훗 보면 알게 될거야!”

그날 저녁 우리는 다시 나나가 있는 클럽을 찾았고 나나를 불렀다. 이미 예약이 된 관계로 나나가 아주 반가운 모습으로 우릴 반겼고 한 시간 후 다시 레이가 들어왔으며 나는 나나의 방으로 갔다.

나나가 샤워를 하러 간 사이 나는 송신기를 침대 옆 몇 가지 잡지와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아한 라탄 조명 스탠드가 놓인 협탁 밑에 단단히 고정시켰다. 협탁은 다리 사이로 길이 10cm 정도되는 판자로 막혀 있어 협탁을 뒤집어 보지 않는 이상 발각될 리 없었다.

송신기를 설치하고 나서 다시 나나와 뜨거운 시간을 갖은 후 그곳을 나왔다.

“쇼타 도청기 틀어 봐!”

우린 클럽을 나와서 승용차 안에서 도청기의 수신기를 켰다.

“지지직······..”

약간의 잡음만 나올 뿐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뭐야? 이거 도청 안 되는 거 아냐?”

소부는 눈을 부라리며 쇼타를 바라보았다.

“잠시만 기다려 봐!”

쇼타는 수신기의 주파수를 이리저리 맞추니 녹색등이 점멸되었다. 그리고 수신기에서는 여자의 낮은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들렸다. 분명 나나의 목소리였다.

“됐다! 이제 애들을 시켜서 감시만 하면 되겠다!”

그제서야 쇼타의 얼굴이 활짝 폈다. 그리고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며 자리를 비웠다.

“행님 근데 이걸로 되겠습니꺼? 행님의 생각을 도통 모르니 답답합니데이”

“일단 시케루가 오면 분명 나나한테 갈거야. 우린 시케루가 왔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고 두 번째로 도청으로 그럴만한 정보를 얻지 못하면 시케루를 잡아서 족쳐 봐야겠지. 분명 놈은 조세혁을 알고 있을 확률이 높다.”

나는 소부에게 이번 작전에 대해서 설명을 하였고 소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이번 작전에 대해서 설명을 마칠 무렵 쇼타가 돌아왔다.

“자무시만 기다리시묜 에두루이 오루고무니다. 구테 교체하므니다 – 잠시만 기다리면 애들이 올 겁니다. 그때 교체하겠습니다.”

30여분이 지난 후 두 명의 청년이 나타났고 우리와 자리를 교대하였다.

다음날부터 스미요시카이가 운영하는 클럽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나의 방을 도청하였다.

쇼타는 다음날 허리에 커다란 무전기 같은 것을 차고 다녔다.

“아따 요것이 뭣이당가?”

소부는 쇼타의 허리에 있는 무전기 같은 것을 보며 물었다.

“존화기이므니다. – 전화기입니다.”

“뭐라? 전화기라고?”

소부는 깜짝 놀라 쇼타의 허리에서 무전기 같은 것을 뺏어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짧고 뭉툭한 안테나와 조그마한 직사각형의 창이 있고 그 밑으로는 전화기와 비슷하게 숫자판이 있었다.

쇼타는 빙긋이 웃으며 무선전화기에 대해서 짧게 설명해 주었다. 이 전화기만 있으면 도심 어디에 있든지 이 전화번호로 전화를 받을 수도 있고 걸 수도 있다고 했다.

회장님 차에 설치된 카폰은 봤었지만 사람이 들고 다니는 것을 처음 본 우리는 사실 조금 놀랬다.

어찌됐든 쇼타로서는 도청 중 바로 연락 받을 일이 있을 때 필요할 것이라 생각해서 조직에 있던 것을 가지고 왔다고 했다.

“조직에 있다고? 어떤 조직인데?”

그 동안 쇼타에 대해서 너무 몰랐다. 그냥 우리를 안내해주는 역할만 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조직에 속해 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동했다.

“하하 쿤 조지쿠운 아니므니다 – 하하 큰 조직은 아닙니다..”

쇼타는 한국의 문회장 –오모리파 보스-이 도쿄에서 활동하고 있는 ‘도쿄닌교’라는 아주 작은 조직에 후원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고 했다. 한때 정보의 중요성이 인식되지 않았던 때에는 조직의 수입이 없어 거의 와해되기 직전이었는데 자신들의 중요성을 간파한 문회장의 후원으로 버틸 수 있었고 현재는 그럭저럭 수입이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문회장을 도쿄닌교의 정신적 지주로 모두들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했다.

도쿄닌교는 주로 야쿠자의 정보를 수집하여 필요한 곳에 판매하여 조직을 운용하고 있다고 했다. 일종의 정보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도쿄에 산재하고 있는 수많은 조직들을 분석하고 그들의 관계를 세밀히 관찰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나는 그제서야 왜 쇼타가 이쪽 일에 대하여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는지 이해가 되었다. 또한 자기가 현재 우리를 도와주는 이유는 문회장의 도움에 대한 일말의 보답과 그와 더불어 이 건으로 상당한 수익과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찌됐든 나나 방의 감청은 쇼타의 꼬봉들로 배치를 하고 우리는 빠징꼬와 카페등을 다니며 조세혁을 찾았다.

하지만 일주일이 다 지나가고 있는 데에도 별반 소식은 없었다.

그날도 낮에 근처 공원과 가게 등을 샅샅이 뒤졌지만 조세혁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쇼타의 전화기에 벨이 울렸다.

“모시모시 – 여보세요?”

“······”

“이마 이쿠카라 로쿠온시테 – 지금 갈 테니 녹음 해!”

“두디어 시케루가 왔다무니다. 노쿠우무하라 이루돗스므니다 – 드디어 사케루가 왔답니다. 녹음하라고 일러뒀습니다.”

우리는 서둘러 클럽 앞으로 갔지만 시간이 많이 지난 후였다.

“지구무운 사케루가 토나고 오푸다무니다 – 지금은 사케루가 떠나고 없답니다.”

우린 차 안에서 녹음된 소리를 들었고 중요한 말은 쇼타가 통역을 해 줬다. 하지만 남녀의 적나라한 소리에 무안하기도 했다.

“지랄! 아따 그 새끼 정력도 좋네!! 몇 번을 하는 겨?”

무안해진 소부는 괜히 심통을 부렸다.

두 사람의 격렬한 행위가 끝났는지 남녀 모두 거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잠시 후 나나가 시케루에게 무언가를 따지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단신 구돈안 오디에 갓옷기에 욘락쿠 한본 오푸옷조? 네가 보고 싯지도 안앗나요? – 당신 그 동안 어디에 갔어기에 연락 한 번 없었나요? 내가 보고 싶지도 않았나요?”

쇼타는 통역을 하고 있었다.

“조손에소 기한 손니무이 오쇼소 구돈안 갓이 잇누라 욘라쿠못헷다. – 서울에서 귀한 손님이 오셔서 그 동안 같이 있느라 연락 못했다.”

쇼타는 녹음기를 들고 집중해서 듣다가 뒤로 감았다를 반복하며 통역을 해 줬다.

한 시간 가량이 지났지만 그다지 쓸만한 정보는 아직 없었다. 녹음테이프가 거의 끝나갈 무렵 그토록 원하던 정보가 나오기 시작했다.

“온제 다시 오시나요? – 언제 다시 오시나요?”

“단분간 요코하마에 잇눈 고가네초에 잇우루고야 – 당분간 요코하마네 있는 고가네초에 있을 거야”

“거긴 사찬가 아냐? 웨 고기에? – 거긴 사창가 아냐? 왜 거기에?”

“조손에서 온 손니무이 단분간 고기에 모무루루 에존이라 구레 조지쿠에소 구분우루 보호헤야 헤 – 한국에서 온 손님이 당분간 거기에 머물 예정이라 그래 조직에서 그분을 보호해야 해”

쇼타는 녹음된 테이프를 다 듣고 나서 부연설명을 했다.

요코하마는 도쿄에서 남쪽으로 차로 한 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항구도시이다. 도쿄의 외항으로 그곳에는 예로부터 중국계, 한국계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구역을 만들기 위하여 조직을 구성하고 활동을 하던 곳이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이나가와카이라는 야쿠자 조직이 결성되고 많은 군소조직을 흡수하였다고 했다. 현재 이나가와카이는 몇 개의 파벌로 조직이 분열되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어 많은 다른 조직들이 요코하마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는 추세라 했다. 특히 전 일본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사창가는 규모도 크지만 아직 그곳을 자신들의 지역으로 온전히 만든 조직이 없기 때문에 다른 조직들이 특히 더 관심을 갖고 있었다.

요코하마 고가네초는 현재 일본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불법 성매매 지역으로 주로 동남아시아, 중국 및 남미에서 온 여성들이 출퇴근하는 형태로 성매매를 하고 있다고 했고 요즘은 한국에서 온 여성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관할 경찰서인 가나가와현에서는 불법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지만 불법 성매매 업주와 경찰의 유착 관계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아마도 조세혁이 거기에 있다면 요즘 부상하는 한국 여성의 관리 때문이거나 고가네초 전체 집창촌에 대한 접수 때문일 것이라 예측했다.

요코하마는 전혀 예상 밖의 지역이라 그 동안 조세혁을 찾을 수 없었던 이유가 납득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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