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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신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쓰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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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화경신인
작품등록일 :
2021.05.12 16:48
최근연재일 :
2021.07.06 15:04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4,121
추천수 :
328
글자수 :
207,292

작성
21.05.31 15:16
조회
310
추천
6
글자
8쪽

전쟁

DUMMY

털보의 죽음으로 조용하던 쌕쌕이파는 우리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래서 거의 매일 여기저기에서 쌕쌕이파와 충돌이 발생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떨어지는 명령 횟수가 점점 늘었고 우린 눈코 뜰새 없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떨어지는 명령은 대게 쌕쌕이파의 주요 조직원 제거와 고질적인 사채업자들 손 봐주기였다.

명동에서 움직이는 지하경제 규모는 그 크기가 상상을 초월 할 정도로 크기 때문에 다들 조직을 하나씩 끼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채업자들은 우리 밑에 있었지만 간혹 조직을 구성해서 대항하는 곳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곳들을 정리하기 위하여 우리가 출동하기도 했다.

우리는 은밀하고 확실하게 일을 처리했기 때문에 회장으로부터 많은 신임을 받았고, 팀원들도 나의 방식을 진심으로 따랐기 때문에 비교적 어려운 일들도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한 건의 일을 처리할 때마다 회장은 그에 상응하는 금일봉을 내려 주었고, 나는 항상 그것을 조원들 전체를 모아놓고 확인한 후 똑같은 액수로 나누었다. 그 일에 더 많이 참여했거나 중요한 부분을 했거나 그런 것에 관계 없이 나에게 들어온 금일봉은 모두 항상 같은 액수로 나누었기에 조원들의 불만은 없었다.

쌕쌕이파와의 지루한 소모전은 계속되었다. 우리 쪽 피해도 많았지만 그쪽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강북의 거대 두파가 붙었다는 소식에 전국에 퍼져있는 크고 작은 파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서울로 진출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크고 작은 파들은 이 참에 서울에 자신들의 근거지를 만들기 위하여 우리와 쌕쌕이파의 눈치를 살피며 자신들 만의 지역을 구축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오야붕! 정말로 가실 겁니까?”

“쌩쌩이 네 생각은 어떠냐?”

오야붕은 깔치의 물음에 오히려 나를 보며 물었다.

쌕쌕이파가 지루한 소모전 끝에 자신들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을 느꼈는지 우리 보스에게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달 후 강화도에 있는 동막해변에서 두 파가 모여서 다구리하고 승자가 모두 독식하자는 내용이었다. 물론 정식 편지는 정중한 내용이었지만 대충 그런 뜻이었다.

오야붕이 그런 편지를 받고 수뇌부 회의를 열었는데 나도 참석하라는 지시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장소가 맘에 걸립니다. 쌕쌕이파가 장소를 정했다면 아무래도 함정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제 말이 그 말입니다. 오야붕!”

깔치는 내 말에 힘을 실어주며 오야붕의 마음을 돌리려 하였다.

“원래 건달은 치고 박고 험하게 놀지만, 음모 같은 지저분한 것은 없다. 조세혁이 비록 수세에 몰렸다고 해도 그렇게 비겁한 짓거리는 하지 않을 놈이야! 이번 기회에 아주 박살을 내고 우리가 강북 전체를 먹는다! 다들 준비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오야붕!”

아무리 반대를 하여도 오야붕의 결정은 모두 한마음 한 뜻으로 따랐다.

“다들 나가서 일 보고 쌩쌩이는 좀 남아라!”

모두들 나가자 회의실은 조용했다. 긴 침묵이 이어질수록 나의 긴장감도 높아갔다.

“내가 왜 너만 남겨두었는지 아냐?”

긴 침묵을 깨고 오야붕이 물었다.

“모릅니다”

“사실 이번 다구리는 쉽지 않을 것이다. 네 말대로 장소도 그쪽이 정했기에 더욱 그래······.”

“그런데 왜······”

“그래야 그 놈들이 졌을 때 확실하게 우리 껄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장소를 바꾸자고 하면 그 놈들은 그것 때문에 승복을 못할 놈들이지. 건달 놈들이란 게 원래 그렇다. 그래서 아예 그런 빌미를 사전에 차단하려고 그런 거야. 그리고 말야 내게는 네가 있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그 동안 네가 보여준 능력, 이번에도 잘 발휘해 보도록! 필요한 모든 것은 이부장과 최실장이 지원할 게야 그래도 부족하면 내게 직접 말하도록. 이번 자네의 능력에 200여 오모리파의 목숨이 걸린 것을 잊지 말도록!”

보스가 내게 건 기대는 내가 생각하던 것 보다 훨씬 컸다. 그 중압감이 오히려 기분 좋게 다가왔다. 누군가 나를 믿어 준다는 것은 내가 가진 모든 능력을 120% 이상 발휘하게 하는 마법의 묘약 같은 것이다. 다희가 그렇고 보스가 그랬다.

***

“정말 가능할까요? 형님? 너무 위험합니다.”

소부가 나를 보며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이번 다구리에서 우리가 이기려면 놈들의 핵심 전력을 몇몇은 보내야 한다. 우리는 오모리파의 음지다! 이 일을 할 수 있는 자들은 우리 밖에 없다. 자부심을 갖도록!”

나의 계획에 불안한 팀원을 위하여 그렇게 말을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불안해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넷이 스무 명 가까이 있는 놈들의 핵심 전력을 치러가자고 하니 그럴 수 밖에. 그 스무 명은 모르긴 몰라도 개개인의 능력이 우리와 비슷할 것이기 때문에 이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고 무모한 작전이기 때문이었다.

“나를 믿냐?”

“네, 형님!”

그들은 나의 말에 힘차게 대답을 했다.

“그럼 믿고 따라라! 오늘 밤 8시에 출발한다!”

“네, 알겠습니다.”

불안해 보이는 그들이었지만 그 동안 일에서 보여준 나의 실력을 믿는 탓에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

청량리역에 붙어 있는 맘모스빌딩. 기차역과 백화점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저녁시간에도 많은 사람이 바삐 갈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오늘의 목표는 이 건물 7층에 있는 속칭 하우스다. 쌕쌕이파가 운영하는 불법도박장으로 조세혁의 특별관리구역으로 선정된 곳이라 조직내의 주요 인물들이 관리를 하고 있었다.

이미 사전조사를 통해서 7층에 있는 하우스의 구조와 운영방법 및 건물 설계도까지 구해 충분히 숙지하였기 때문에 나는 충분히 자신이 있었다.

하우스는 불시검문에 대비하여 항상 기도를 2중 3중으로 세워서 감시하였고 하나의 출입문과 하우스내에서 유사시 빠져나갈 비상통로를 확보하여 운영하였다.

내가 노리는 곳은 비상통로다. 출입문과 비상통로를 확보하면 하우스는 완전히 독 안에 든 쥐와 같은 신세가 될 것이다.

맡은바 임무를 한번씩 더 확인 한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성공을 기원하는 나지막한 ‘파이팅’을 외쳤다.

나와 윤발이는 비상계단을 통하여 옥상으로 올라갔다. 거기에서 비상통로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소부와 눈탱이는 계단을 통하여 7층까지 가기로 하였다.

윤발이와 나는 옥상으로 올라가 주변을 살펴 보았지만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작업을 하기 시작하였다. 하우스에서 비상문을 열면 건물 밖으로 설치된 난간을 통하여 옥상으로 올라 오고 이곳에서 반대편에 위치한 출입문을 통하여 건물로 들어간 후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통하여 단속을 피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잠겨 있었다.

윤발이와 나는 계단을 통하여 비상문에 도착하여 살펴 보니 문을 안에서 밖으로 여는 방식이고 밖에는 아무런 손잡이도 없었다. 밖에서는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옥상에 굴러다니던 기차침목을 몇 개 가져와 조심스럽게 계단 난간과 출입문 사이에 쌓았다. 침목이 난간 보다 길어서 난간 받침대에 걸쳐 쌓아놓으니 난간 지지대와 맞물려 움직이지 않았다.

윤발이와 같이 7층 복도로 내려가니 양탄자가 깔린 기다란 복도 끝에 소부와 눈탱이가 하우스 기도들과 이야기 중이었다. 밤이 늦어서 그런지 복도에는 다른 사람은 그림자도 비치지 않았다.

“하 씨발! 그 놈의 놈팽이와 마담이 레이스를 하는데 후달리더라고 아마 모르긴 몰러도 판돈이 아마 일억은 됐을껴. 나도 5나 7 한 장만 들어오면 5집이든 7집이든 잡게 되니 히든을 안 볼 수가 있나? 너라면 안 볼껴? 당근 봐야지! 5나 7이 바닥에 하나도 안 깔린 그 놈을 보고 히든까지 간 것 아냐?"

소부는 기도들에게 이야기하며 담배 한 모금을 빨아서 공중에 뿜으며 슬쩍 내가 오고 있음을 보았다.

“그래서? 어찌 됐소~~? 뭐가 떴냐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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