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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신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쓰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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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화경신인
작품등록일 :
2021.05.12 16:48
최근연재일 :
2021.07.06 15:04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4,151
추천수 :
328
글자수 :
207,292

작성
21.06.03 15:22
조회
288
추천
5
글자
9쪽

일본출장

DUMMY

“정말입니까?”

“그래 나도 지금 들었다.”

동막해변에서의 전쟁이 끝난 며칠 후 이부장은 나에게 조세혁이 일본으로 도피했다고 알려주었다. 조세혁은 그간의 상황으로 봐서 승기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그날 싸움이 시작되자 10분도 안되어서 그 자리를 떠나 김포공항으로 갔고 거기서 일본으로 출국했다고 했다.

“아는 출입국관리소 직원에게 물어본 결과 그날 일본으로 출국한 게 확인됐네. 회장님께서 조세혁의 제거를 명하셨어. 여권 만들고 출국하게. 그리고 이건 조세혁이 일본에 관계된 내용이 있는 문서이니 참고하시게!”

일본으로 출국하기 위한 모든 절차는 최실장이 알아서 준비해 주었다. 일단 소부하고 둘만 가기로 하였다.

***

“일본 간다고? 언제 돌아오는데?”

다희가 입을 샐쭉하니 내밀며 토라진 듯한 목소리로 말을 한다. 매일 밤마다 곁에서 지켜 주지도 못하는데 이젠 일본으로 간다고 하니 삐쳐도 단단히 삐친 듯 하다.

“글쎄······. 일이 빨리 끝나면 일찍 돌아올 거야 최악의 경우 무비자가 90일이니까 그 전엔 와야지!”

“뭐야! 90일? 지금 장난해?”

다희는 갑자기 주먹을 말아 내 어깨를 때리며 화를 냈다.

“아야야······ 좀 살살해! 나도 뭐 가고 싶어서 가나 회사에서 시키니까 가는 거지······”

그렇게 다희는 내 어깨를 두드리다 그대로 내 품에 쓰러져 울었다.

참! 난감하다. 여자가 울면 도대체 어떡해 해야 하지?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다희의 작은 어깨를 품에 꼭 안아 주었다.

“미안해! 미안해······ 다희야!”

뭐가 미안한지 모르지만 그렇게 말을 해야 할 것 같았다.

한참을 울던 다희가 눈물로 범벅 된 얼굴로 쳐다보며 말을 한다.

“조심해야 해! 왜 가는지는 모르지만 꼭 몸 조심하고 자주 연락해야 해 알았지?”

나는 다희의 입술에 나의 입술을 포개며 고개를 끄덕였다.

***

“아따! 행님 출세했구먼유! 요러코롬 비행기도 다 타보고.. 헤헤”

소부가 난생 처음 타보는 비행기에 살짝 흥분을 한 듯해 보였다. 사실 흥분하긴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처음 타보는 것이니까.

비행기에서 안내 방송이 나오며 약간 매캐한 냄새가 난다. 유도로를 따라 비행기가 움직이고 승무원은 기내 방송에 따라 비상 행동 요령에 대해서 앞에서 시연을 하고 있었다.

“비행기 추락하면 다 뒤지는 것 아녀? 뭐 땀시 이런걸 하는지 몰것네....”

소부는 예쁘장하게 생긴 승무원의 행동을 유심히 바라보며 혼잣말인지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린지 모를 말을 중얼거렸다.

비행기가 잠시 멈추는가 싶었는데 엔진소리가 크게 들리며 갑자기 몸이 뒤로 밀리는 듯 비행기가 앞으로 튀어 나간다. 창 밖의 활주로를 보니 무척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느 순간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나더니 점점 지면하고 멀어지고 있었다. 귀가 먹먹해졌다.

“아따 귀가 왜 이런댜?”

소부도 귀가 먹먹해졌는지 입을 벌리고 턱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침을 한번 삼켜 봐!”

소부는 내 말을 듣고 침을 한번 삼키더니 나를 바라보며 웃는다.

“아따 행님은 어떻게 알았데요? 참 신기허네··· 흐흐”

“최실장이 알려주더라.”

“가시나! 나한텐 일언반구 하나 없더니만 담에 만나 봐라......”

소부는 뭔가 분한느낌인지 그 후로도 한참을 최실장을 씹어대고 있었다.

창 밖을 보니 그렇게 커다랗던 빌딩들이 조그맣게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사라지고 밖은 온통 푸른 숲으로 쌓인 산과 쭉쭉 뻗은 도로만 보였다. 참으로 산이 많은 나라다.

안전벨트 사인 등이 꺼지자 여기 저기에서 담배를 피운다. 나도 조용히 담배를 하나 물고 불을 붙이며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형님! 뭐 드실라우?”

“응? 뭐라고?”

“여긴 밥도 주네요. 샌드위치랑 비빔밥 있다는디요?”

“음.. 비빔밥”

“아따 이거야 원 이렇게 좁아서 우찌 먹노?”

소부는 테이블 위에 식판을 놓고 어찌 할 줄 몰라 짜증을 냈다. 나도 좁은 테이블 때문에 짜증이 나긴 했지만 어찌어찌 밥을 비비고 먹어보니 맛이 괜찮았다.

“어라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디유? 행님 내 입맛엔 맞습니다. 흐흐”

두 시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좁은 공간에 갇혀 있었더니 오금이 저리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 지루해 질만해지자 하네다 공항에 착륙한다는 기내 방송이 나온다.

조금은 긴장한 마음으로 입국심사대에 섰다. 영어도 모르고 일어도 모르니 뭐라고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속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드디어 내 차례······.

여권을 내미니 의자에 앉아 있던 사람이 나를 한번 쓱 쳐다본다. 그리고 모니터를 보고 뭐라고 입력하고 있다. 그 시간이 왜이리 길던지······

아무런 질문도 없이 여권에 도장을 ‘꽝’ 찍더니 준다.

소부랑 짐을 찾아서 출국장으로 나가니 내 이름을 한글로 써서 들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우린 그 사람에게 다가 가서 인사를 했다.

“안녕하쇼? 난 강철민이오. 여기 이 친구는 소부고”

“안뇬아시므니까? 쇼타이므니다. - 안녕하십니까? 쇼타입니다.”

어눌한 발음이지만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어서 다행이었다. 반갑게 악수를 한 후 쇼타를 따라 주차장으로 갔다. 일본어나 영어를 전혀 모르는 우리를 위하여 최실장이 미리 사람을 섭외를 하여 불편을 최소화 해 줬다.

“최실장! 고 가시나가 깍쟁이 같아도 일 하나는 똑 부러지게 잘한다니까······..”

소부는 언제 최실장을 씹었냐는 듯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니뽄에 계시눈 돈안 제가 게소쿠 갓이하므니다. - 일본에 계시는 동안 제가 계속 같이합니다.”

“뭐래?”

소부가 잘 알아듣지 못하자 짜증을 냈다.

“감사합니다. 일본에 있는 동안 잘 부탁 드립니다.”

소부의 말을 무시하고 나는 쇼타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가무사하므니다. 가무사하므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차는 하네다 공항을 출발하여 도쿄로 접어들고 있었다. 차선이 우리나라랑 반대이다 보니 상당히 어색했다.

“요기이므니다. 에야쿠하신 호테루에 도차쿠헷스무니다. - 여깁니다. 예약하신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듯 20여분 정도 달린 것 같은데 벌써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은 긴자 거리에 있었다. 쇼타의 도움으로 체크인을 하고 방을 배정받았다.

고층에 배정 받아 창 밖으로 보는 도시의 풍경이 좋았다. 방은 침대 두 개가 붙은 방으로 일본에 있는 동안 소부와 같이 써야 했다.

아침 비행이라 호텔 배정까지 받았는데 정오가 조금 넘었다.

방에 짐을 대충 풀고 나오니 쇼타가 기다리고 있다.

“조무시무 모쿠우로 가시지요 - 점심 먹으로 가시지요”

우리를 본 쇼타는 반갑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쇼타의 한국말에도 조금 익숙해지는지 의사소통은 크게 문제 없을 듯 했다.

쇼타는 우리를 호텔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안내했다. 일본 전통 가옥 모양의 식당이었는데 별채로 우리를 안내했다. 방안에는 다다미가 깔려 있고 중간에 식탁이 있으며 식탁을 중심으로 홈이 파져 있어 그곳에 앉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注文したのをください(츄몬시다노오구다사이) – 주문한 걸로 주세요”

“はい、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また必要なものはありませんか?(하이,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마타 히쯔요나 모노와 아리마셍까? – 네, 감사합니다. 또 필요하신 건 없습니까?”

쇼타는 무릎걸음으로 걸어온 종업원과 몇 마디 주고 받았다. 종업원이 나가고 잠시 후 음식과 한잔의 술이 일인 식기에 담겨 들어왔다.

“이곤 젠사이라고 하눈 곳이므니다. 조손이 마루로눈 존체이므니다. - 이건 젠사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한국말로는 전채입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예쁜 플레이팅이 식욕을 자극하였다.

“이게 뭐꼬? 이게 다가? 이걸 누구 코에 붙일라꼬?”

소부는 예쁘고 화려하지만 한줌 거리 밖에 안 되는 양에 실망했는지 투덜 거렸다.

“자무시만 기다리시묜 다룬 우무시쿠이 나오므니다. 헷헷 - 잠시만 기다리시면 다른 음식이 나옵니다. 헷헷”

쇼타는 소부의 불평에 얼른 소부의 눈치를 살피며 웃었다. 음식의 양은 적었지만 맛의 조화가 훌륭하였다. 그렇게 한가지씩 음식이 끊임 없이 들어 왔고 우리는 쇼타에게 이 지역 야쿠자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쇼타가 말한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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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뉴욕클럽 습격 +1 21.05.20 379 10 8쪽
6 수유리 만두파 +1 21.05.19 399 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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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다희를 만나다 +1 21.05.17 468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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