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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신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쓰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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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화경신인
작품등록일 :
2021.05.12 16:48
최근연재일 :
2021.07.06 15:04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4,119
추천수 :
328
글자수 :
207,292

작성
21.05.27 16:54
조회
337
추천
6
글자
9쪽

협상

DUMMY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고, 뉴욕클럽을 접수한지 한 달이 넘었지만 쌕쌕이파는 조용하였다. 마로니에 클럽을 접수할 때도 그랬고, 뉴욕클럽을 접수하고도 조용한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 당시에는 왜 그런지 알 길이 없었다. 나중에 들은 소식이지만 그 당시 쌕쌕이파는 보스자리를 놓고 내부분란으로 복잡한 상황이었다. 쌕쌕이파의 오야붕은 쌕쌕이 조세혁이었는데 그 밑의 이인자들로부터 도전을 많이 받고 있는 상태였고, 만두 또한 그런 상황에서 큰 건 하나 올려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고 한 모양이었다.

새로운 직장에서는 아직까지는 크게 할 일이 없어서 낮에는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다가 저녁에는 지하 숙소로 돌아와 운동하거나 짬을 내서 집에 다녀오곤 하였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내게 삐삐라는 걸 주었고 최실장은 또 열심히 삐삐에 대해서 설명해야 했다. 삐삐라는게 있으니 급한 일이 생기면 바로 확인 할 수 있어서 대처하기가 좋았다. 팀원들에게도 삐삐를 지급하고 우리들만의 암호를 만들어 사용하기로 하였다.

“바로 출동 준비하게!”

이부장이 퇴근 무렵 느닷없이 내게 명령을 내린다.

“전원 출동입니까?”

“음.. 그래야 할 것 같아! 10분후 주차장으로 오게!”

우린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선그라스를 끼고 주차장으로 가니 이미 준비된 차량이 있어 그걸 타고 움직였다. 앞엔 보스와 이부장이 탄 차가 가고 그 뒤에 우리 그리고 우리 뒤에 검은색 승합차 두 대가 움직였다. 차량은 남산 쪽으로 움직이더니 남산3호 터널을 지나 한남대교를 넘어가고 있었다. 차가 멈춘 곳은 어느 한 호텔 주차장이었다.

이부장은 내게 다가오더니 이번 일에 대해서 주의를 당부하였다.

“여기 해결조는 얼굴이 공개되면 안되니까 항상 선그라스 끼고 보스와 보디가드 뒤에서 같이 움직인다”

보디가드 세 명이 앞에서 길을 잡고 보스와 이부장이 그 뒤를 따랐으며 그 뒤를 세 명의 보디가드들과 그 뒤에 우리 그리고 우리 뒤로 대략 20여명 정도의 인원이 움직였다.

우리가 호텔로 들어서자 모든 사람들은 이 낯선 행렬에 놀라 이리저리 길을 비켰다.

어느 연회장에 도착하자 그곳엔 이미 우리보다 먼저 온 손님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하 어서 오시오! 재떨이 형님! 이거 오랜만이 외다!”

“허허 그렇구먼 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쌕쌕이 자넨 여전하네! 잘 지냈나?”

“형님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형님께서는 무엇을 잡수시길래 점점 젊어지시는 것 같습니다. 좋은 것 있으면 동생에게 좀 나눠 주시지요? 하하”

“하하 그래 보이나? 요즘 뭐 좋은 게 있다고 안 사람이 자꾸 먹이더니 그런 모양이야! 하하 내 집사람에게 물어 봐서 자네에게도 알려주지! 하하”

“네, 알겠습니다. 꼭 알려 주십시오. 하하”

“자리를 옮기지 그래? 오늘 할 말이 많을 것 같은데.. 말야? 안 그런가?”

조직의 일부 수뇌부들과 두 명의 보디가드만 대동하고 별실로 이동하였다. 우린 홀에서 쌕쌕이파 조직원들과 일자로 대치하고 있었고 긴장감이 돌았다. 두 시간 정도 지나 얼굴이 굳은 채 보스와 일행이 나왔다. 그리고 우린 그 뒤를 따라 움직였다. 가는 동안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았다.

***

“협상이 결렬됐네!”

우린 조용히 이부장의 말을 듣고 있었다.

“쌕쌕이파가 너무 무리한 조건을 제시해서 우리로서는 그 조건을 수용할 수 없어 결렬 되었어. 그래서 앞으로 쌕쌕이파와 전면전이 펼쳐질 지도 모르게 되었지! 여기 보이는 이 사람은 털보라고 하는데 쌕쌕이파의 이인자지 우린 털보를 먼저 제거해서 경고를 할거야. 그리고 가능하다면 통째로 접수해야지! 그러니 이번 임무가 상당히 중요하네. 이젠 자네들이 나서서 밥벌이를 할 때가 온 거야!”

이부장은 사진 한 장을 보여주며 말을 이어나갔다.

“가능하면 털보를 지상에서 제거하게, 만약 이 일이 탄로가 나면 우린 철저히 그대들을 부인하게 될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가능하면 빠르고 조용하게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하라는 오야붕의 말씀이 있었네. 필요한 경비는 최실장이 알아서 마련해 줄걸세. 그럼 수고들 하시게”

우린 그날부터 털보제거 작전에 돌입하였다.

일단 미리 확보한 털보의 동선을 체크하는 일이었다. 털보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일은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일단 털보가 어느 한곳에 고정적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늘 동에 번쩍 서에 번쩍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조심성이 많아서인지 흔적을 잘 남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것이 몸에 베인 사람인 것 같았다.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 것은 털보가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화양리-후에 화양동으로 바뀜-에 있는 단란주점을 들른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잠깐 1-2시간만 머물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일단 털보의 동선을 알아보도록!”

나는 눈탱이에게 지시를 내렸다.

“네, 이미 애들을 시켜서 동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동선을 자꾸 바꿔서 혼선이 가지만 조만간 보고가 있을 것입니다.”

“소부와 윤발이는 동선이 확보되면 그 후의 일을 알아보도록!”

“네, 형님!”

며칠이 지나자 털보의 동선에 대한 보고가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주로 중계동과 면목동 그리고 성수동 및 화양리를 주무대로 움직였다. 그리고 화양리에 있는 단란주점에는 화요일 저녁 8시경에 들려 저녁 9시에서 10시 사이에 나왔다.

“형님 일단 털보의 동선으로 봐서는 화양리에 있는 단란주점에서 마무리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음.. 계속해 봐!”

“단란주점에 미리 진을 치고 있다가 기회를 봐서 덮치는 거죠!”

“흠······ 어떻게 치겠다는 거냐?”

“에.. 음.. 뭐 그냥 나가는 길이든 화장실 가는 길이든 쑤시는 거죠!”

소부는 나의 질문이 의외라는 듯 제대로 답을 못했다.

“일단 그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거기 단란주점에서 일하는 놈 하나 섭외 해 봐라!”

“네, 알겠습니다. 형님!”

털보의 동선에 대한 파악이 거의 끝나갈 즈음 나는 조원들을 데리고 근처 일식집으로 갔다.

“아따! 행님이 웬일로 다 이런 곳에 오잡니까? 별일이네······ 허허 거참!”

“왜? 나는 이런 곳에 오면 안되냐?”

“하이고! 뭔 소리를 하십니까요~~~ 좋아서 그러는 거재··· 흐흐 맨날 삼겹살만 먹다 보니 입에서 돼지 냄새가 가실 날이 없던 참이었는데 요로코롬 깔끔한 사시미 한사라 먹으니 호강해서 하는 소리재.. 흐흐”

소부는 모처럼의 회에 입이 귀에 걸려 좋아하였다.

오늘 시킨 회는 젓가락으로 들어 올리면 상대방 얼굴이 보일 정도로 얇게 잘 저며낸 복사시미였다. 40년 내공의 주방장이 만들어낸 복사시미는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참말로 회 좋아하는 저지만, 잘못 먹으면 뒈지는 복을 왜 먹는지 몰것네요···”

윤발이는 한점한점 조심스럽게 차가운 돌판에 깔린 회를 집어 간장을 찍어 먹으며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맛을 보듯이 먹고 있었다.

“햐 요넘이 호강했나 보네! 오잉! 이 비싸고 맛있는 사시미를 쳐 먹으면서 하는 소리 봐라! 그리 걱정되면 닌 먹지 마라 내가 다 먹을꺼고만!”

소부는 윤발이에게 한마디를 하며 윤발이의 젓가락을 막았다.

“아따 행님도 내가 언제 안 먹는다고 했는갑요, 조심해서 먹자 뭐 그런 말이재.. 흐흐 근데 정말 맛 하나는 기똥차네요! 흐흐”

윤발이는 소부의 젓가락을 피해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 저나 행님 진짜 이 곳에 온 목적이 뭔지 물어 봐도 될랑가요?”

소부는 궁금한 표정으로 일동을 돌아보고 나를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렸다.

나는 회 한점을 입에 넣고 조용히 눈을 감고 음미하듯 먹었다.

“정말 맛있는 음식은 말야 때론 목숨을 걸어야 하지. 아마도 복어가 맛있는 이유도 목숨을 걸고 먹기 때문일 거야”

눈을 뜨고 소부의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했다.

“아따 행님! 그건 알것는디···.. 그러니까 왜 우리가 여기에 왔냐고요?”

소부는 답답하다는 듯 재차 내게 물었다.

나는 빙긋이 웃으며 소부와 눈탱이 그리고 윤발을 보며 말했다.

“낼 털보 없애러 간다! 가기 전에 잘 먹어 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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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뉴욕클럽 습격 - 2 +1 21.05.21 356 10 8쪽
7 뉴욕클럽 습격 +1 21.05.20 378 10 8쪽
6 수유리 만두파 +1 21.05.19 398 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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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다희를 만나다 +1 21.05.17 467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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