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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신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쓰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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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화경신인
작품등록일 :
2021.05.12 16:48
최근연재일 :
2021.07.06 15:04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4,143
추천수 :
328
글자수 :
207,292

작성
21.05.25 15:37
조회
350
추천
10
글자
8쪽

새로운 직장

DUMMY

나는 단합대회를 마치고 오야붕이 있는 곳으로 차출되었다. 그날 밤 살모사와 있었던 일은 아무도 모를 줄 알았는데 이미 조직의 수뇌부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살모사는 그 독하기가 소문이 났을 정도였고 싸움도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 그가 선빵을 쳤지만 너무나 쉽게 당했다는 것으로 나를 높이 평가하였다. 그것이 오야붕의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그럼 이젠 집에 못 오는 거야?”

다희는 저녁을 먹다 말고 내게 물었다.

“아니, 그렇지는 않을 거야.”

나는 걱정하는 다희를 안심시키며 젓가락으로 밥을 떠서 먹었다.

“보스 밑으로 가면 하루 24시간 상주하는 거라며? 그럼 자긴 자기 시간이 없잖아? 집에 오기도 힘들 테고······.”

다희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 글썽였다.

“어떻게 사람이 24시간 계속 깨어 있겠니?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안 그래? 가보면 시간 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마! 시간 나는 대로 자주 올게”

다희는 그래도 여전히 안심이 안 된다는 듯 걱정 가득한 표정이었다. 그날 저녁을 마치고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갔고 다희도 따라 들어왔다. 내일이면 마치 아주 이별하는 사람처럼 둘은 뜨거운 시간을 가졌다.

여인에 대해서 누가 따로 알려 주는 사람도 없고 경험도 없던 내게 클럽 죽순이는 아주 많은 것을 알려 주었다. 더군다나 성에 개방적이고 적극적이던 그녀는 내게 어떻게 하면 여인을 더욱 즐겁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지 소상히 알려 주었다. 비록 나는 업무적인 만남이었지만 그녀는 적어도 그렇지는 않았기에 속으로 다희에게나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다희는 내게 첫 여인이자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 될 것이라 믿고 있었기에 그녀를 배신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날 밤은 다희도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였고 나는 최선을 다하여 그녀를 사랑해 주었다. 몇 번을 서로에게 사랑을 표현했는지 모를 정도로 뜨겁고 열정적인 밤이었다.

아침이 밝아 눈물짓는 그녀에게 깊은 입맞춤을 하고 나는 새로운 일터로 출근하였다.

***

“여기가 자네 자리일세!”

사십 대는 되어 보이는 앞 이마가 살짝 벗겨진 이부장이라는 사람이 내게 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앉아 있으란 말이오?”

“그렇네, 여기 앉아서 주어진 일을 하다가 회장님이 부르면 가서 일을 처리하면 되는 것일세”

나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오야붕이 부르길래 어떤 일을 하게 될까 하고 속으로 많은 생각을 해 보았지만 사무실에 회사원처럼 앉아 있는 모습은 상상을 해 보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을 하면 되는 거요?”

나는 심통이 나서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건 차차 알게 될 것이야. 일단 며칠은 여기 사업장이 어떻게 굴러 가는지 지켜 보라고! 그러면 자네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알게 될 거야! 그리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최실장에게 말하면 되네”

이부장은 그 말을 끝으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텅 빈 책상과 모니터 그리고 컴퓨터가 있었고 책상 한 구석엔 검은색 전화기가 놓여 있었다. 전화기는 다이얼 대신 숫자 키패드가 있는 고급형이었는데 숫자 말고도 여러 가지 버튼들이 있었다.

나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의자를 뒤로 제쳤다. 여기저기 살짝 살짝 구멍이 뚫린 하얀색 석고보드와 환풍기 그리고 화재 감지기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휴~~~~”

나는 긴 한숨을 쉬었다.

잠시 후 “또각또각”하는 소리가 나더니 30대의 젊은 여성이 파티션 너머로 나를 바라본다.

“반가워요. 최실장입니다.”

그녀는 손을 내밀며 사무적인 말투로 나를 쳐다보며 말한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그녀와 악수하며 말했다.

“강철민이오.”

“필요한 게 있으면 저한테 말씀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여기 사내번호는 209번 이예요. 혹시 필요한 게 있나요?”

“아니오,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 드리겠습니다”

“네, 좋아요. 전화기 사용법은 아시나요?”

“아니오. 이런 전화기는 처음 봅니다.”

“전화가 왔을 때에는 그냥 받으시면 됩니다. 외부로 전화를 할 땐 9번을 먼저 누르시고 ‘띠’하는 소리가 나면 상대방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되요. 전화를 사내의 누군가에게 돌리려면 수화기를 든 상태로 내선 번호를 누르시면 됩니다. 그리고 다른 전화기에서 온 것을 당겨 받으시려면 수화기를 들고 ‘*’ 누르시면 됩니다. 아시겠죠?”

“네, 뭐라고요? 뭔 전화 한번 받는 게 복잡하고 어려워요?”

최실장은 천천히 나에게 다시 한번 전화기 사용법을 알려주고 조그마한 쪽지에 적어 내 전화기 앞에 놓았다. 그리고 사내 내선 번호라고 인쇄된 유인물과 플라스틱 통으로 된 조그마한 박스를 주고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플라스틱 통을 열어보니 거기에는 내 이름이 들어간 명함이 있었다.

㈜신XX통상 대리 강철민

나는 내 명함을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내게도 명함이란 게 생기다니 이 상황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한 시간 정도 지나 이부장이 다시 나를 찾아왔다.

“강대리 잠깐 나랑 같이 갑시다.”

“어디요?”

이부장은 대답대신 앞장서서 나가며 따라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리고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 중 가장 왼쪽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3층으로 내려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이부장과 함께 내렸다. 엘리베이터 문 앞은 커다란 문으로 막혀 있었는데 비밀번호를 눌러야 열릴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이부장은 비밀번호를 누르며 말했다.

“이곳에 오려면 우리가 탔던 엘리베이터만 이곳으로 올 수 있소. 그 엘리베이터는 회장님과 우리 직원 몇 명만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엘리베이터요. 이 문의 비밀번호는 ‘692870’ 앞으로 자주 오게 될 테니 번호를 외어 두는 게 좋을 게요.”

“692870······”

‘띠리릭’ 경쾌한 소리와 함께 무언가 해제되는 소리가 났다. 안으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공간이 넓었다. 들어가면서 오른쪽은 공간은 각종 기구와 샌드백 등 체육시설이 설치 되어 있고 반대편엔 굳게 닫힌 문들이 있었다.

“나와서 인사들 해라!”

이부장은 방문이 있는 곳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자 문이 열리면서 한방에 한 명씩 편한 옷차림으로 나왔다. 총 3명.

“난 소부(小斧))요! 작은도끼라는 뜻이고, 위에 도끼 형님이 있어서 다들 그렇게 부릅디다.”

맨 처음 나온 아주 다부진 체격의 그는 나를 보며 자기 소개를 하였다. 밑엔 편한 츄리닝에 위엔 속옷 차림이었다. 오른쪽 어깨엔 소부라는 한자가, 왼쪽 어깨엔 도끼모양이 크로스 된 모양의 문신이 있었다.

“다들 날 보고 눈탱이라 부릅디다.”

키가 190cm가 넘어 보이며 호리호리한 체격에 하얀 피부를 갖고 있는 그가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불안한 큰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말했다. 그 모습이 우스웠지만 간신히 웃음을 참았다.

“윤발이오! 홍콩영화를 좋아해서 다를 그렇게 부릅디다.”

80년대 말 주윤발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웅본색’ 시리즈 영화는 그 당시 모든 건달 및 사내들에겐 명작으로 통했고 다들 서너 번씩은 보았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아마도 주윤발의 열렬한 팬일 듯싶었다.

“오늘 새로 부임하신 강철민대리이다. 너희 조장이시니 깍듯이 모셔라! 알겠냐?”

이부장이 나를 소개했지만 그들은 대답 없이 멀뚱히 쳐다 보기만 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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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직장 +1 21.05.25 351 10 8쪽
9 단합대회 +1 21.05.24 353 7 8쪽
8 뉴욕클럽 습격 - 2 +1 21.05.21 357 10 8쪽
7 뉴욕클럽 습격 +1 21.05.20 379 10 8쪽
6 수유리 만두파 +1 21.05.19 398 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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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이름은 강철민 +3 21.05.12 958 2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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