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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신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쓰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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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화경신인
작품등록일 :
2021.05.12 16:48
최근연재일 :
2021.07.06 15:04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4,122
추천수 :
328
글자수 :
207,292

작성
21.05.24 15:11
조회
352
추천
7
글자
8쪽

단합대회

DUMMY

뉴욕 클럽 습격이 있은 지 며칠 후 오야붕이 단합대회를 한다는 연락이 왔다. 오야붕의 단합대회는 모든 조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로 극히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다들 관리하는 지역이 있는데 관리하는 곳을 벗어나야 하기 때문에 극도로 위험한 일이므로 웬만하면 전체 단합대회는 개최를 하지 않는데 의외였다.

삼청동 뒤쪽에 위치한 요정집은 국내에 유명한 고위급 인사들이나 정관계자 및 재계의 큰 손들이 찾는 유명한 곳이었다. 부지도 대단히 넓어서 구역별로 나누어 관리를 한다고 들었다.

입구부터 어느 산사에 들어가는 듯한 고풍스러운 양식에 길 옆으로 단아하게 꾸민 정원이 있고 군데 군데 고급스러운 석등이 자리잡고 있었다. 중간 중간 구역을 나누는 곳은 담장이 쳐져 있고 커다란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와~~~ 씨발 좃나게 좋네!”

쫄보는 연신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입으로는 연신 “씨발”을 연발하며 구경하느라 바빴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예쁜 아가씨들이 우리를 안내하고 있었다. 도끼와 쫄보 그리고 나와 도끼 밑의 애들까지 8명은 한복을 입은 아가씨의 뒤를 따라가며 그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인테리어에 연신 감탄하였다.

“여깁니다. 이미 도착하신 일행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연분홍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쪽진 머리를 한 아름다운 아가씨는 자신의 일을 마치고 다시 입구로 가고 있었다.

3단으로 된 디딤돌에서 신발을 벗자 다른 아가씨들이 나와서 신발을 정리하였다. 방으로 들어서니 이미 많은 수의 조직원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우리는 상석에 깔치가 앉아 있는 곳을 보고 그 줄의 끝에 자리잡고 앉았다.

우리 앞에는 예쁘고 단아하게 담긴 안주들과 고급스런 자기로 만든 주전자와 술잔이 놓여 있었지만 아무도 손을 안대고 있었다.

우리 뒤로도 몇 팀이 들어왔다.

그 방엔 모인 전체 인원은 약 200명 정도 되어 보였지만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숨이 턱 막힐 것 같은 긴장이 흘렀다. 그렇게 말 많던 쫄보나 달구지도 분위기를 파악했는지 긴장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일각이 여삼추 같은 시간이 흐른 후 열려 있던 뒷문이 닫히고 앞문이 열리며 건강한 체구의 중년 남성을 필두로 좌우로 3명씩 총 7명이 들어왔다.

그러자 일동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소리친다.

“형님 오셨습니까?”

중년남성은 천천히 가운데로 오더니 쓱 전체를 훑어 보았다.

“그래 오느라 수고들 했다. 자리에 앉자!”

중년남성의 말이 떨어지자 모두들 조용히 착석했고 다시 장내는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근래 우리 조직에 큰일이 있었다. 알고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동숭동의 마로니에 클럽과 수유리에 있는 뉴욕 클럽을 접수했다. 물론 쌕쌕이파의 도발로 시작되었지만 아주 멋지게 일을 처리하였다. 이 일로 우리의 위엄이 한층 강화되었고 다른 놈들이 섣불리 넘보지 못하게 되었다. 그런 좋은 소식과 아울러 새로 입단한 신입과 인사 이동이 있기에 겸사 겸사해서 모두를 불렀다.”

중년남성은 우리 조직의 오야붕인 문용필이고 별명은 재떨이였다. 그렇게 오야붕의 말이 이어지고 있었다. 오야붕은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비교적 자세하게 말을 했고 모두들 부동자세로 경청하고 있었다.

“이번 일의 선도적 역할을 한 깔치 앞으로 나와라!”

오야붕은 깔치를 지목하며 앞으로 불렀다. 깔치는 벌떡 일어나 오야붕 앞으로 나갔다.

“마로니에 클럽과 뉴욕 클럽을 접수한 걸 축하하며 오늘 부로 조직의 제 2인자임을 선포한다. 다들 그리 알고 깔치를 따르라! 알겠냐?”

“네, 형님! 축하 드립니다. 깔치 형님!”

이백여 명이 한 목소리로 축하를 전하니 지붕이 흔들리는 듯 했다.

“고맙습니다.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깔치는 감격에 겨워 목소리가 살짝 떨렸지만 큰 목소리로 외쳤다.

잠깐 소란했던 장내는 오야붕이 손을 올리자 다시금 정적에 빠졌다.

오야붕은 장내가 조용해지자 다시 한번 장내를 천천히 훑어 보았다.

“우리 조직이 생긴 이후에 이런 일이 없었는데······.”

오야붕의 말에 모두 의아한 모습이 어렸다.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러지?”하는 표정들이었다.

“강철민! 쌩쌩이 나와라!”

나는 깜짝 놀랐다. 나뿐만이 아니라 쫄보도 깜짝 놀라 나를 쳐다 보았다.

“넵”

나는 크게 대답한 후 앞으로 걸아 나갔다.

오야붕은 나를 천천히 살펴 보며 말했다.

“이 젊은 친구가 우리 식구가 된지 채 6개월이 되지 않았어······. 깔치가 클럽 습격 받던 날 맘에 들어 우리 식구로 받아 들였는데······”

오야붕은 나에 대해서 비교적 소상하게 알고 있었고 그것을 조직원들에게 알려 주었다.

“그래서 파격적으로 6개월도 안된 신참에게 새끼보스를 주고자 한다.”

오야붕의 말이 떨어지자 금방 주변이 술렁이었다. 오야붕의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파격적인 것이었다. 여태껏 그렇게 빨리 새끼보스로 올라간 사람도 없거니와 있다고 해도 나이나 경력이 너무 딸렸기 때문이었다. 새끼보스면 이제 도끼와 같은 급인 것이다. 그러니 동요할 수 밖에······

오야붕은 다시 한번 손을 들었다. 그러자 장내는 다시 조용해졌다.

“우리도 변해야 한다. 능력 있고 재주 있는 사람은 빨리 성장해야 하는 법이다. 요즘 회사들도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우리도 이렇게······.”

오야붕은 한참을 성장과 발전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였다. 오야붕의 연설이 끝나자 막 가입한 신출내기들은 은근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들어내놓고 좋아하지는 못해 억지로 틀어막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오야붕은 마지막으로 조직의 대소사를 알리며 인사를 마쳤다.

여러 사람의 축하주로 인해 정신이 몽롱해 마당으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 여기가 서울 하늘인가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이다. 소나무 위로 떠오른 보름달이 환하게 느껴지며 담배를 물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호주머니로 손을 넣는 순간 ‘팟’하고 불이 켜졌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누군가 확인하니 쌍권총 밑에 있는 새끼보스 중 하나인 살모사였다. 눈매가 옆으로 길게 찢어진데다가 눈 옆의 흉터가 길게 관자 놀이까지 연결되어 더욱 사납게 보였다.

“고맙소! 강철민! 쌩쌩이라 하오!”

“후후 반갑군 난 살모사라고 하지··· 새끼보스가 되었다고 다 같은 새끼보스가 아니야! 앞으로 말꼬리를 좀 늘려야겠어! 말이 너무 짧게 끝나잖아?”

갑자기 술이 확 깬다. 이건 분명 시비를 걸려고 찾아 온 것일 터이다. 어린 나이에 새끼보스로 승진하자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없을 리 없었다. 담배 한 모금을 깊이 마셨다가 허공으로 뿜으며 살모사를 쳐다 보았다. 살모사는 빙긋빙긋 비웃음을 띠며 쳐다 보았다.

“무슨 말을 하고픈 게요?”

“후배면 후배답게 선배에게 깍듯이 대하란 말이다. 당장 말투도 바꾸고. 알겠냐 이 새꺄?”

살모사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의 안면을 향하여 뺨을 후려치려고 팔을 후리고 있었다. 술이 좀 취하긴 했지만 준비를 하고 있던 나는 가볍게 왼 손을 들어 그의 팔목을 쳤다. 그리고 나의 오른손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그의 명치를 치고 있었다.

“윽······”

살모사는 땅바닥에 고꾸라지며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알아 보려고 했지만 왜 자신이 땅에 쓰러져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까 오야붕 말씀 들었지? 이제부터는 주먹 쌘 놈이 선배다. 알겠냐?”

땅바닥에 널 부러진 살모사는 숨을 쉬려고 애쓰며 눈을 부라려 나를 쳐다 보았지만 나는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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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뉴욕클럽 습격 +1 21.05.20 378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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