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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신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쓰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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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화경신인
작품등록일 :
2021.05.12 16:48
최근연재일 :
2021.07.06 15:04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4,128
추천수 :
328
글자수 :
207,292

작성
21.05.14 15:39
조회
513
추천
10
글자
8쪽

습격

DUMMY

검은색 승용차 두 대와 승합차 두 대가 클럽을 출발한 시간은 정확히 밤 9시였다.

차는 시청을 지나 경북궁 앞에서 우회전을 하고 이화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혜화동 로터리를 지나 골목길로 접어 들었다.

“오늘 갈 곳은 마로니에 디스코 클럽이다. 들어가면 손님이고 뭐고 무조건 패 버려라. 가급적이면 여자 애들은 건들지 말고 놈들은 한번 이상 먹이지 말아라. 가능하면 썰어 버리고! 알았냐?”

“네, 형님!”

“그리고 마지막으로 형광리본 잘 달려 있나 확인해라. 괜히 같은 놈 뒤통수 치지 말고! 알았냐?”

“네, 알겠습니다. 형님!”

모두들 힘차게 대답했다.

“뭘 먹이지 말라는 거야?”

쫄보가 궁금한 듯 달구지를 향해 속삭이듯 물었다.

“큭큭.. 새끼.. 칼로 한번 이상 찌르지 말라는 거여··· 잘못 찌르면 애가 뒤지니까··· 애 새끼가 뒤지면 좀 골치 아프거든··· 그러니까 뒤지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말이여 그니까 한번 찌른 놈은 또 찌르지 말고 썰어! 에 그러니까 뭐냐.. 확 그서 버리라고 알것냐? 큭큭”


문 앞에 양복을 빼어 입은 덩치 좋은 기도 둘이 폼 잡고 있다가 우리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랄 때 어느 새 도끼의 손은 기도 둘을 때려 눕히고 있었다.

마로니에 클럽은 지하에 있었다.

“너희 두 놈은 여기 지키고 있다가 들어가는 놈 막고 나오는 놈 처리해라!”

“네, 형님”

깔치가 지목한 두 놈이 기도를 대신 보고, 우리는 계단으로 내려갔다. 심장을 울리는 커다란 베이스 소리에 몸이 같이 움직인다.

드디어 클럽의 문이 열리자 막혔던 소리가 터져 나오며 몸이 움찔거렸다. 깜깜한 내부에 번쩍이는 빛들 그리고 옆 사람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큰 음악소리에 모든 것이 묻혀버렸다.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닥치는 대로 눈에 보이는 대로 야구방망이나 각목으로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우리가 움직일 때 마다 어깨에 붙어 있는 형광 색 리본이 춤을 추듯 선명한 선을 그리며 움직였다. 그들의 신음 소리는 커다란 음악 소리에 묻혀 우리의 방문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였다. 쌕쌕이파가 이상을 감지한 건 우리가 홀 중간까지 밀고 들어왔을 때였다. 하지만 너무 늦어 버렸다. 이번 기습은 완전한 성공이었다.

홀은 난리가 났다. 사람들이 우리가 휘두르는 몽둥이를 피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몰리다가 몇몇은 넘어져 사람들에게 짓밟히기도 했다.

사람들의 고통에 찬 신음 소리와 고함소리 그리고 그것들보다 더 큰 비트 빠른 신나는 음악 소리 거기에 더해 화려한 싸이키 조명이 홀을 이리저리 번쩍번쩍 비추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몽둥이를 휘두르는 우리들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정지한 듯 움직이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음악이 끊기고 홀이 환해졌다. 홀은 난장판 이었다. 여기저기 술병들이 깨지고 탁자는 뒤집어지고 사람들은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다. 홀은 완전히 우리가 장악하고 있었다.

“야 여기 중앙 홀 좀 치워라!”

깔치가 말하자 순식간에 중앙 홀의 탁자가 치워지고 공간이 생겼다.

“다 여기에 끓어 앉아!”

몽키가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말하자 한쪽 구석에 쪼구려 있던 사람들이 중앙 홀에 자리 맞춰 앉는다. 대부분이 앉자 몽키가 이어 말한다.

“클럽과 관계 없는 손님은 일어나 보슈!”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용히 일어났다. 몇몇은 어디에 맞았는지 피가 보이기도 했지만 큰 부상은 아닌 듯 했다.

“이거 본의 아니게 미안하게 됐소이다. 뭐 어디 많이 다친 사람은 내일 클럽으로 손해배상 청구하시오!”

몽키는 일어난 사람들에게 적당히 사과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며 말했다.

“달구야 이 사람들 확인해서 내 보내라”

“네, 형님!”

달구는 옆에 있던 동료들과 함께 그 사람들을 일일이 검사해서 밖으로 내보냈다. 일반인이 다 나가자 한쪽의자에 발을 걸친 채 담배를 피우던 깔치가 서서히 일어나 홀 중앙으로 나왔다.

“느그들이 우리 클럽을 쑥대밭 만들고 괜찮을 줄 알았냐?”

깔치의 낮은 억양의 말은 음산하게 홀 전체를 흔들었다.

“여기 책임자가 누구냐? 언능 인나봐라!”

깔치의 말에 중간쯤에 있던 머리가 반쯤 벗겨진 체격 좋은 한 사람이 한 손으로 가슴을 부여 잡은 채 일어나고 있었다.

“어이! 이게 누구야.. 털랭이 아니신가? 그 동안 어디 있나 했더니 여기에 짱 박혀 있었구먼. 자리가 안 좋아도 이렇게 만나니 반갑구먼!”

깔치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듯 반가운 사람을 맞이하듯 인사를 건낸다.

하지만 털랭이는 앞으로 자신에게 닥칠 일을 알고 있다는 듯 얼굴은 굳어 있었다.

“깔치형님 그쪽 클럽 일은 미안하게 됐수! 치기 어린 놈들이 공명심에 그랬다고 들었수. 내 대신 사과하리다.”

“우하하하! 사과라? 언제부터 우리 같은 건달이 사과를 했나? 일 저지르고 잘되면 내 탓이요. 안되면 책임지면 그뿐인걸 안 그런가, 털랭이?”

“···”

털랭이는 말이 없었다. 어떤 말을 해도 통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깔치의 선처만 바랄 뿐이었다.

깔치는 새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천천히 라이터를 켜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후’하고 털랭이 앞으로 담배연기를 뿜었다.

“여기 있는 놈들 중 그날 우리 클럽에 온 놈 나와!”

하지만 담배가 반 이상 탈 때까지 아무도 일어나거나 움직이지 않았다.

“어라! 한 놈도 없단 말이지? 그럼 우리가 번지수를 잘못 짚었네? 괜히 엄한 놈을 팬 거야! 그렇지? 우리도 사과해야겠구먼!”

“아! 아니오 깔치형님! 오늘 그냥 가시면 우리도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털랭이는 마치 한 가닥 희망을 잡은 듯이 얼굴에 미소를 띄며 말했다.

“어! 그래? 애덜이 많이 다친 듯 한데 그래도 괜찮겠어? 뭐 손해배상이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응?”

“아! 아! 아니오. 형님 정말 아무것도 바라지 않소”

털랭이는 필사적으로 손 사례를 쳐가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제스처를 보였다.

“털랭이! 가기 전에 한가지만 묻자! 그날 우리 클럽에 온 애들이 누구냐?”

“그..그건 나도 잘 모르오!”

“오! 그래? 아까는 좀 아는 것 같더니.. 말이 잘 안 통하네···응?”

“나도 얼핏 들은 거라 자세한 내막은 잘 모르오. 정말이오!”

“휴.. 이거 참 곤란하네.. 이대로 돌아가면 말야··· 밑에 애들이 뭐라 하겠어.. 안 그런가 털랭이?”

털랭이는 침을 꿀꺽 삼키며 긴장한 눈빛으로 깔치의 눈치만 살폈다.

“우리가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런 소득도 없이 물러난다면 말야.. 우리 오야붕도 그렇고 또 여기 모인 우리 애들도 그렇고.. 영 내 면이 안슨다 말야.. 어디 한 놈 썰어놔야 말이 통할까···?”

깔치는 음침한 눈 빛으로 털랭이를 보며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말에 몸을 한번 부르르 떠는 털랭이를 보니 겁을 제대로 먹은 듯 했다. 하지만 그의 입은 여전히 꾹 닫혀있었다.

“도끼야! 이놈 한번 썰자!”

“네, 형님”

도끼는 대답과 동시에 날이 시퍼렇게 선 그의 손도끼를 들고 털랭이 쪽으로 걸어갔다. 어느새 두 명의 덩치 좋은 친구들이 털랭이 팔을 양쪽에서 잡고 있었고 어느 틈엔가 탁자가 놓여졌다.

“어디를 썰까요? 형님?”

“왼쪽 손가락부터 시작해라! 하나씩 천천히 해 보자고!”

왼손을 붙잡고 있던 친구가 털랭이의 손을 쭉 밀어 탁자 위에 올려 놓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작은 월요일에 올리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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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뉴욕클럽 습격 +1 21.05.20 378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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