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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들개의 머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1.29 23:32
최근연재일 :
2021.11.18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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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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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8쪽

2장 59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6)

DUMMY

변수마저도 제 손아귀에 안에 놓고 싶어 하는 그 집착은 하운뿐만이 아니었다.


장양이 그러했고, 눈앞에 자리한 저 신임 시어사 또한 그러했다.


딱 보아도 전장을 휩쓸 맹장이라 불릴법한 큼지막한 체구에 살집이 없이 형형한 얼굴.


딱히 위엄은 갖추지 못하였으나 그 날카로움과 겁 없는 면모는 같은 사내로서 부럽기도 하고 또 탐이 나는 부분이기도 했다.


교에 자리한 이들 중에서도 저러한 면면을 온전히 갖춘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으니까.


“뭘 그리 쳐다보는지 모르겠군.”


“아, 그저 생각난 것이 있어서, 그것도 여러 가지로.”


도성으로 올라오면서, 널찍한 관도에 몰려드는 백성들과 그 사이에 자리한 채 포승줄에 엮인 자신들을 향해 눈을 빛내는 교인들을 바라보면서 당주는 꽤나 깊은 생각에 잠겼었다.


허나 무엇보다도 제 뇌리를 집어삼킨 생각은 그가 환관을 보고서도 딱히 겁을 먹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위 청류라는 이들조차 쉽사리 겁을 집어먹고 꼬리를 말기 마련이거늘, 대저 그런 기색하나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꽤나 능력이 있는 이를 뒷배로 두고 대척점에 최전방에 서 있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 누구보다도 전장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그런 생각 말이다.


생각해보면 수십에 달하는 부위의 관병들은 저 신임 시어사가 이끄는 관병들에 의해 지난날의 교인들 마냥 모조리 제압을 당했고, 저자의 겁박에 부위와 환관들이 제 입 한 번 제대로 놀리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 아니던가?


거기다 일군도 되지 않을 소수의 관병들을 마치 전장의 한 가운데로 불러들이듯 사기를 고양시킨 것 또한 저자의 능력이었다.


뭐, 붓을 쥐고 민사를 돌봐야 할 관리가 기다란 피를 쥐고 다니는 것부터가 요상하긴 했지만.


“한 가지 묻도록 하지. 대저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수들과는 왜 척을 지고 있는 것이냐?”


“낸들 어찌 알겠습니까. 우리야 워낙에 적이 많으니.”


“적만 많으면 차라리 다행이지. 하 숙질과도 연이 있는 것으로 보아 관까지 구어 삶은 모양인데 어째, 하남윤의 그늘에 숨어 살길이라도 획책하고자 한 것이더냐?”


“그걸 아는 어린 양반이 예서 이러고 있어도 되는지 모르겠군요.”


“뭐, 나야 내려진 명과 직분에 충실할 따름이지. 일이 어찌 틀어지건 그 전까지는 그저 맡은 바를 처리하면 그뿐이다. 그나저나 네놈이 누구인가 했더니 당주라, 수하들 말로는 머리가 좋은 이라던데? 뭐, 교주의 제자니 어쩌니 교내에서 교육도 받았다고 하고.”


“딱히 나쁜 편은 아니긴 합니다. 한데 왜 그런 것을 다 물어보시는지요. 혹, 다른 이의 지모라도 빌릴 일이라도 생기신 것입니까?”

“아, 그런 셈이다.”


“허어, 제게 추포한 이에게까지 지모를 빌린다는 것은 관리로써 꽤나 수치스러운 일인데 어쩌다 그런 상황에 처하셨는지 원. 이거 듣는 귀가 다 딱하게 느껴집니다그려. 그래도 내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드려야지 그도 아니면 이로 말미암아 주고받을 것이 생긴다던가......”


“되었다. 괜한 것을, 딱히 네가 아니어도 답을 구할 이는 있을 터이니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내 더는 묻지 않으마.”


“하하하하! 의외로 그 속마저 좁을 전혀 몰랐습니다. 허면 당장 이 포승부터 풀어주시지요. 할 말도 없겠다, 죄인을 불러놓고 심문도 아니 하고, 그렇다고 대질을 시키는 것도 아니고 대체 언제까지 주구장창 이러고 있어야 되는 것입니까? 증거가 없으면 풀어주면 될 것이고, 증좌가 있으면 말 그대로 수사를 하면 될 것이지. 이건 이 나름대로 너무하단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이미 다른 이들을 불러 수사를 하고 있지 않으냐? 네 이름과 너에 대한 정보 또한 수사를 거치고 나서 알게 된 것이니라, 당주야.”


“그리 친근히 부르지 마시지요. 내 생에 그 어떤 연관도 없던 양반이 그러니 몸서리를 칠 정도로 전신이 근질근질 합니다. 차라리 풀어주고 몸이라도 긁던가 해야지, 하여튼.”


“어차피 하남윤이든 그 전에 자리한 환관의 이들이 되었건 네놈들이 줄을 댄 이들이 있을 것 아니냐? 그놈들 아가리에 여럿 쑤셔 넣었으면 이제와 그 밥값부터 하라고 전하면 될 것을. 왜? 저들과 연수를 맺은 것이 들통날까 봐 그도 못 하겠더냐?”


“사실 여부가 무에 중요합니까. 그대를 잘난 관료들의 몇 마디면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을. 자, 죽일 터면 죽이시고 마음대로 하십시오. 어차피 이리된 마당에 다 내려놓으렵니다.”


“재미없는 놈, 끝까지 알면서도 모른 체는......”


“알면서도 저만 깨끗한 체하는 누구보다야 낫지 않겠습니까?”


“그래, 너 혼자 많이 모른 체 하거라. 나는 가서 차나 한잔 마시고 올 터이니.”


끼이이익-


평온한 기색을 유지하고 있는 당주였으나 그 속내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어찌된 것인지 도발에도 쉬이 움직일 생각을 앉으며 간간이 반응을 보인다 한들, 저를 두들겨 패거나 고신하는 것도 아니었다.


필히 제게 바라는 것이 있어 그러는 것 같은데 대체 그것이 뭔지 알 수가 없으니 어찌 찝찝하지 않겠는가?


보기에는 그저 그런 충신인데 또 드러난 언행은 충신의 그것과는 조금 달랐다.


은근슬쩍 떠봐도 별다른 반응도 없고, 도리어 턱하니 제 제안을 거절하기까지 한다.


애초에 잡아들였으면 이를 이용해 누명을 덧씌우든 진정 조사를 하든 일을 벌여도 한참 전에 벌여야 했다.


사실의 여부가 뭐가 중하겠는가? 대저 힘 있는 자들이 뭐가 되었든 우선 가져다 씌우면 그것으로 그만인 것을.


사실 이리 잡혀 오면서도 반 정도는 죽음에 대한 다짐을 적잖이 했던 자신인데, 도리어 이리 잡혀 오고 나서 아무것도 하지를 않으니 지금에 이르러서는 살길을 도모하는 쪽으로 제 마음마저 뒤바뀌어 버렸다.


그런데 제가 자리한 옥사의 문을 닫고 나간 저 이가 별다른 반응이 없으니 당주는 그것이 심히 답답했다.


“교의 성세를 탐하는 것도 아니고, 교를 빌미로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것도 아니고, 교를 이용해 정적을 쳐내려는 것도 아니다? 딱히 누군가의 수족인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상희판 위에 버려지는 졸이라기엔 그 능력과 드러난 면모가 너무 아까운 이인데......, 대충이나마 이쪽 사정을 꿰고 있으면서도 저리 나온다? 뭐지, 대체?”


그렇게 옥사 안에 자리한 당주는 한숨과 함께 제 머리를 부여잡았다.


허나 이와 마찬가지로 옥사를 나온 야견 또한 제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역사를 알아도 이를 방치할 수밖에 없는 것이 문제다......, 골 아프네, 이거.”


“무슨 신경 쓰이는 일이라도 있으셨습니까?”


“아니다. 한데 내가 말했던 놈은 찾았더냐?”


“그 복사인가 하는 놈 말인데, 아무래도 다른 지방으로 내려간 것 같습니다.”


“내려가?”


“교인들을 겁박하여 물어보니 정체를 알 수 없는 살객들의 습격을 받았다 합니다. 뭐, 난전 속에 살아남았으니 칼깨나 쓰는 자인 것 같은데 부상이 심해 당주라는 자의 명에 의해 치료를 받게 되었다 하더군요. 그러면서 예주나 연주 쪽으로 물러나 몸을 정양할 모양입니다.”


“보고와도 일치하는 사안이긴 하다만 늙은이도 아니고 부상치료에 요양이라? 좋지. 거, 운 하나는 기막힐 정도로 좋은 놈이군.”


사실 제가 급히 태평교의 이들을 습격했던 연유 중 하나가 바로 양겸의 복수를 위해서였다.


사연이 어찌 되었든 양겸의 칼을 차고 있는 놈이니 그놈을 붙잡아야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가 있는데 이리 놓쳐버렸으니 어찌 답답하지 않을 수 있으랴?


저들을 심문하여 알아낸 것이라곤 복사라는 그 이름 두 글자를 비롯해 기존에 제가 알던 정보와 겹치는 것들이 다였다.


“생각보다 저들이 아는 것이 몇 없었습니다. 거기다 몇몇은 아예 글을 몰라......”


저 또한 그런 황충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대다수는 글조차 모른다.


서찰이 어떻고 뇌물 공여를 기록한 장부는 또 어떻고 따위를 아예 구분하지 못한다는 소리다.


“과연, 과연 민초들의 종교라더니......”


은근히 돌려 까는 반어법 같은데 사실 반어법이 맞다.


살다 살다 별에 별꼴을 다 본다지만 구전(口傳)으로 운용되는 조직은 전생과 이생을 통틀어 처음이었으니까.


대체 어찌 조직이 운영되는지조차 의심스럽지 않은가?


작금이 제아무리 옛 시대라 한들, 글이 없는 선사 시대는 아니란 말이다.


오죽하면 저택을 습격했을 당시 건져낸 서한도 없다.


죽간이라 해봐야 기도문 그리고 백성들이 바친 물품을 적어놓은 장부다 다수다. 그도 아니면 사나흘에 한 번씩 교인들을 모여들게 하여 설교를 벌이는 일정 정도만 기록한 계획표 정도랄까?


현대의 작은 종교적 소모임과 다를 바 없는 느낌이었으니 이 또한 중히 쓰일 증좌는 아니었던 셈이다.


“문맹의 시대라.......”


온갖 글이 넘쳐나는 시대와는 달리 글조차 귀해 오가지 못하는 시대.


딱히 글을 배울 생각조차도 하지 않는 시대.


그 이질감을 처음 접한 야견이었으니 당연 이에 적응하는데 있어 그 머리가 아파올 수밖에 없다.


“허유와 과희는?”


“손님맞이 준비에 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오게 될까? 하남윤 아님 하묘? 환관을 빼고 논할 수도 없으니 장양을 비롯한 중도의 이들 또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지.”


“저 하온데, 이리 저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날뛰어도 되는 것이옵니까?”


“일단은 칼춤을 춰야 시선이 쏠리지 않겠나? 하여 저들의 힘에 의해 밀려나거나 저들의 용인 속에 들어서면 그로 말미암아 이 야견은 자유를 얻게 되겠지.”


“모함을 받고, 밀고를 당하고 제 자리를 빼앗기며 누군가는 돈이나 맥으로 또 그 자리를 사고. 그렇게 모인 이들끼리 충돌하며 서로가 서로를 노리지요. 그러니 다들 누군가의 비호 속에 들어서려는 것 아니겠습니다? 한데 주공께선 그런 이들과는 정반대이십니다.”


“농부가 재산과 자유를 바쳐가며 농노가 된 것은 그만큼 세상이 험했기 때문이지. 허나 그건 힘없는 농노일 때의 이야기고. 도리어 힘이 있는 이들은 그 힘으로 말미암아 제 자유를 원하는 법이야. 이는 나도 마찬가지고.”


“농......, 노?”


“그런 것이 있다.”


로마가 무너진 암흑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에 탄생한 농노가 뭐라고 설명을 안 해주냐 할 테지만, 굳이 바쁜 와중에 딴 길로 새는 것조차 허락지 않을 정도로 날이 서 있는 지금이다.


“어차피 내 이리 등청(登廳)했다는 사실을 알면 애가 탈 것이니 앞으로 이레 안에는 필히 나를 찾아올 것이야. 허니 너는 관사 주변을 염탐하거나 괜시리 어슬렁대는 놈들이 있거들랑 검계수들을 풀어 그 뒤를 쫓도록 하여라.”


“예.”


조등의 조언이 그러했고 제가 곽승을 움직여 벌인 일이 그러했다.


태후와 황제.


소위 말하는 해와 달의 충돌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았고, 표면적으로 움직이는 저들은 거진 황문이라는 한 몸으로 보이는 와중이니 어차피 빠져나가려면 지금이 적기일 터.


“아, 그리고 그 탁황의 이들에 대해선 별다른 연락이 없나?”


“왕위의 보고로는 집금오가 머무는 관사에 수백에 달하는 관병들이 모여 있으나 딱히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합니다. 다만 황문감을 비롯해 하운이라는 중상시가 꽤나 자주 저들과 접촉을 했던 모양인지 최근 들어 그들의 흔적에 중상시 곽승이 민감히 반응한다고 하니, 아무래도 직접적인 축출에 대비해 주변을 살피는 것 아니겠습니까?”


역시, 태후는 노골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중상시들의 수족인 건석 또한 그 직책 때문에라도 알아서 움직여야 되었을 것이고.


“허면 남은 것이라고는 그저 기다리는 일 뿐이로군.”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나 그 기나긴 이레는 야견이 심간이 쫄깃해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하루하루 자신을 향해 다가올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도 일이었고, 제 수하들과 함께 상대가 던질 노림수를 예상하며 치열한 의논을 벌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노력이 헛되진 않았을까?


졸지에 수십에 달하는 제 선진 시어사들의 보좌를 받으며 묵직한 발걸음으로 저를 향해 다가오는 이를 확인하고 난 야견은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의외로 제가 마주하게 된 이는 초면이 아닌 구면인 인사였고, 약점까진 아니라 한들 그가 껄끄러워하는 무언가를 제가 직접 내보인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네놈은......!”


“그 위명이 드높으신 하 상시 어른께 어사의 직을 받은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은 신관이 이리 인사를 올리게 참으로 영광이라 생각하나이다. 부족한 것들 투성인 보잘 것 없는 관사라고는 하나 그래도 상시어른을 위한 조촐한 다과상을 마련해 놓았으니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채 하운의 입에서 뒷말이 튀어나오기 전에 갖은 예란 예는 모조리 갖추어 인사를 올린 야견이었다.


이에 주변에 자리한 제 선진들 또한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함박웃음을 지었는데 면신례서부터 사고를 쳤던 신입이 의외로 예에 어긋나지 않을 극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재수 없이 튀는 불똥만큼 억울하고 위험한 것은 없지 않은가?


헌데 이제는 다들 한 시름을 놓게 되었으니 심간에 자리한 체증 하나가 그렇게 매끄러이 녹아내린 것이다.


웅성웅성-


“바깥이 시끄럽군. 저것들은 아직도 가지 않고 뭘 하고 있는 게야.”


웃는 낯짝에 침 못 뱉는다고 뒤에서, 또 앞에서 극진히 예를 다하며 제게 알랑방귀를 끼니 어쩔 수 없이 전각의 안으로 들어선 하운이었다.


허나 때아닌 중상시에 방문에 흥분한 이들은 제가 자리한 전각의 주변을 둘러싼 채 그 귀를 기울이며 저들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아무래도 딱히 시어사들이 자리한 곳에 높으신 분이 오시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조금만 참아주십시오, 수하를 시켜 저들을 해산시키겠나이다.”


“신임이라는 어린 것이 조가의 뒷배가 있다고 벌써부터 제 위를 우습게 아는 게로구나. 쟁송에서도 그렇고 아주 주제를 몰라.”


“상시 어른의 눈에 차지 않은 모습이었다면 정녕 그러한 것이겠지요. 그때의 일은 참으로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성의가 없구나.”


“두 무릎이라도 꿇어드리오리까?”


“그래, 그것도 좋겠지.”


거절하리라 생각하고 던진 것을 진정 당연하게 받아들일 줄 몰랐기에 야견은 저도 모르게 멈칫한 채로 그를 쳐다보았다.


힘 있는 자가 염치까지 없을 줄은 또 몰랐는데 이리 노골적인 굴종을 당연하다는 듯 바라고 있다.


“왜 그러는가? 그저 막연히 던진 말이면 내 실없는 것이라 생각해 거절했을까봐? 내 언제 등 어르신을 모시는 이에게 예를 받아보겠나? 그것도 수하된 이로써의 예를 받는다면 그 나름대로 느껴지는 것이 많을 것이야.”


“수하된 이라니요?”


“허면 죄인마냥 내 직접 두 무릎을 꿀릴까? 제 상전이 있으면 돗자리에 두 무릎을 깔고 앉는 것은 당연할진대 자네는 대체 뭘 생각한 것인지 모르겠군.”


저도 모르게 멍하니 있다 그제야 무릎을 꿇어앉은 야견은 시대적 풍토를 생각지 못한 자신을 한심스럽게 생각했다.


사실, 작금의 시대에서는 무릎을 꿇는다는 것 자체가 딱히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황제든 군웅이든 대다수의 상좌에 자리한 이들의 수하들은 좌우로 길게 늘어앉는데 이때에 돗자리를 깐 자리 위로 두 무릎을 꿇고 앉는다.


그런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제가 벌이는 일이 딱히 굴욕적인 것도 아니었다.


또 수하된 이로써 예를 받는다 하니 그로 말미암아 그만의 오만이 어디서 발산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를 조등의 수하로 생각했으니 저 또한 그런 조등과 같은 위치에서 예를 받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기분이 풀렸구나. 되었다, 잠시나마 좋은 꿈을 꿨으니 이제는 본론으로 넘어가야지.”


뭐랄까? 곽승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달랐다.


충성과 섬김을 요구하는 것은 비슷한데 내면적인 충성을 바라는 곽승과는 달리 이 하운이란 환관은 그걸 겉으로 드러낼수록 본인이 만족을 느끼는 이라고나 할까?


알면서도 추켜 세워주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꽤 많다 말할 수 있으나 그 시간이 짧은 것으로 보아 제가 원하는 것을 빼먹는데 능한 성정인 것 같았다.


권위를 좋아하면서도 그 권위에 취하진 않는 이.


그것이 하운이라는 사람에 대한 야견의 인식이었다.


쪼르르륵-


“황명을 들먹일 정도로 베짱이 좋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말이야. 어째 지난날의 곽승이 다 떠오르는 행동이기에 대단하다 생각했지. 부위라는 관직마저도 내리깔 베짱이라니, 그런 이를 태상께서 보내신 연유가 대체 뭘까 고심했는데 그 신임 시어사라는 자가 조가의 영패를 가지고 맹덕에 옆에 붙어있다면 그 답이야 빤한 것 아니겠나?”


하운은 아예 제가 조가의 사람인 것을 그것도 조등과 아주 가까운 사이인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물론, 제가 조가의 수족인 것은 아니나 뭐, 거진 반 정도는 조가의 수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관계를 가지고 있기는 하니 이를 딱히 틀린 말이라고도 할 순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는 실질적으로 제가 노렸던 부분이기도 하기에 하운이 저런 태도를 보인다는 것 자체가 저를 기쁘게 만들었다.


곽승이라는 직접적인 연줄은 아예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태상 어르신께서 머리는 잘 쓰셨지. 딱히 조가의 부흥을 노리셨던 것은 아니나 그저 먼 곳에 자리한 제 어린 손주를 지킬 이를 관직에 둠으로써 은연중에 조가의 영향력이 여실히 남아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 수족은 첫째로 맹덕을 지키고 둘째로 조가의 입지를 내비칠 것이며 그로 말미암아 드러난 무례는 이제는 원가를 빼고 논하기 힘든 잊혀진 명가의 반열에 다시금 조가가 끼게 됨을 노려볼 수도 있겠지. 허나 이미 원가는 너무 커져버렸고 두씨나 양씨 등은 그 짐을 나누기에 부족할 정도로 추락해버렸어. 고작 홀로 남은 조가가 대체 뭘 할 수 있겠는가? 어차피 태상께서도 알고 계실 게야. 헌데도 이리 나오신다는 것은 되도록 제 손주를비롯한 친족들이나 혈족들을 건들지 말아달라는 뜻이겠지.”


본론으로 넘어갔다고 하기엔 하운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 많았다.


굳이 이를 각인시키려는 것인지 그도 아님 애초에 조가의 수하인 자신을 은연중에 누르고 가기 위한 협박인지는 몰라도, 그 여유와 말솜씨만큼은 가히 세상 두려울 것 없다는 중상시의 명성 그대로였다.


“하여 무엇을 바라시나이까?”


“그전에, 그쪽의 조건 먼저.”


“예?”


“내 굳이 맹덕을 찾지 않고 자네에게 온 것은 맹덕보다 중한 태상의 의중이 자네에게 있음을 알기 때문이야. 제 아무리 맹덕 그 놈이 난리를 피워 명성을 얻고 지방관직을 잘 수행해 그 능력이 있음을 알았다한들, 태상께서 살피시는 안목과 태상께서 원하시는 풍광만 하겠는가? 무엇보다 맹덕은 그 상에 귀함이 없어, 천격(賤格)은 귀격(貴格)과는 쉬이 섞이질 않네. 도리어 둘이 붙어있다 보면 말썽만 끊이지 않을 뿐이지.”


“상을 보실 줄 아십니까?”


“깊이는 없으니, 그저 헛똑똑이라고 봐야지. 다만, 이 자리까지 오르고 나면 유달리 집착하게 되는 것이 사람이야. 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이런저런 잡학에 온 힘을 쏟곤 했지. 사실 태상께서 우리들을 가르치실 적에도 상의 중요성에 대해 크나큰 강조를 하시기도 했고.”


딱히 몇 사람만 그런 줄 알았더니 그도 아니었던 모양이다.


뭐, 과학이나 기술은 물론 학문적 분야가 발전이 덜했기에 그러한 부분에서 사람을 구분하려고 함은 쉬이 이해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사실 전생에 기억을 돌이켜봐도 이름난 기업가들은 역술가, 작명가, 관상가, 거기에 심리학자나 면접관 등을 수행원으로 데리고 다니는 일이 빈번하지 않았던가?


결국 그들에게도 중한 것은 사람이었고 해서 사람을 알고 구분 짓기 위해 그러한 노력을 보였던 것이다.


“하오나 이런 말씀을 굳이 제게 하셔도 되는 것이온지, 그것이 조금 걱정이옵니다.”


“왜? 내 태상이라는 선진 앞에서 겁이라도 집어먹을까봐? 그도 아님 제 손주를 욕보여 그 진노를 감당치 못해 벌벌 떨기라도 할까봐?”


“그건 아닙니다. 다만......”


“나는 본래 이런 사람이야. 그 누가되었건 내 성정을 바꾸진 못해. 모시는 주인이나 가문을 욕되게 만드는 것 같아 정 불만이라면 가서 지금 보고 들었던 모든 언행을 태상을 찾아가 모조리 고하게. 태상이라, 태상. 그렇지, 무서운 분이시지. 허나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 하운은 언제고 내 뜻 때로, 내 멋대로 살아야 살 수가 있어.”


거칠 것 없는 사내. 위압적인 느낌과 함께 별다른 두려움이 보이지 않는 저 당당함.


지난날 쟁송에서도 느꼈던 것이나 가히 이번에도 비슷하게 느껴지는 그 모습은 그라는 사람의 속이 수 차례 단련된 강철과 같음을 여실히 느끼게 해주었다.


또한 제가 활용하려 했던 조등이라는 패가 생각보다 그리 유력한 패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으니, 지금껏 제가 예측해왔던 것들 중 몇 가지 가정은 이미 버려두고 시작할 수밖에 없음을 알았다.


‘그래도 헛된 준비는 아니었지.’


사실, 손님맞이를 준비하며 저는 제 수하들에게 제가 아는 수많은 정보와 지난 일들을 언급해두었다.


조가에 자리한 조등이나 여러 이들을 비롯해 곽승과 나누었던 이야기들 등 모든 가정을 논할 수 있는 조건들을 풀어놓았다고 보는 것이 맞을 터이다.


하여 격정적인 논의 끝에 두 사내의 이름이 가장 높이 올랐는데 그 두 사내는 제각각 허유와 과희가 뽑은 인물들이었다.


해서 첫째로, 허유는 하 숙질. 그러니까 하묘를 경계했다.


엄밀히 말해, 하남윤은 대외적인 모습 때문에 움직일 수 없다며 세간에 드러나지 않을 움직임을 하묘가 맡지 않았을까에 대한 추론을 가장 중히 여겼다.


또한 지난날 원소가 하남윤을 평했던 것도 그러하고 탁황이 무너진 지금, 태평교가 새로운 맥을 트는데 하남윤만한 이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주장이었다.


위로는 권세를 쥔 이들을 섬기며 아래로는 소외된 이들을 챙긴다.


그 묘한 방식에 하남윤은 성상의 총애를 벗어난 지금까지도 흔들림 없이 제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다며 목소리를 높이는데, 이는 저 또한 동의를 표하며 고개를 끄덕일 만큼 합당한 주장이었다.


그리고 둘째로, 과희는 하운을 최우선적인 손님으로 꼽았다.


장양의 밑에 들어섰다고는 하나 사실 애초부터 하나였던 중도의 이였기에, 허울뿐인 서열을 내주고 모든 황문이 벌이는 일을 총괄한다는 명분과 내실을 챙겼다는 주장이었다.


거기다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천하를 떠돌던 삶과 현위로 근무하던 시절의 경험이 더해져 민초들이 움직이는 힘에 대해 강하게 주장했는데 태평도가 아래를 쥐고 있으니 필요한 것은 위로 오를 수 있도록 하늘이 문을 여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이를 도와주기에 합당한 것은 하운이라는 중상시었고, 그 배경에는 제가 언급해주었던 하 태후를 꼽았다.


그 연유를 물으니 하 태후는 다른 태후들과는 달리 궁 밖에서 살아온 세월이 짧지 않기에 궁인들이 느끼지 못했던 부분에 민감할 수 있다 말했다.


거기다 상가(商家)나 다름이 없는 집안에 이였기에 권력과도 같은 보이지 않는 무형의 득보다 눈에 보이는 유형에 득에 더 집착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한 마디로 태평교의 어마어마한 신도들의 수와 그들이 내어놓을 수 있는 재물, 민초를 선동할 수 있는 그들의 규모에 주목했다는 주장이다.


저 또한 간접적으로 기억하는 역사를 알기에 이 주장에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는데 결국, 상반된 주장의 승자는 허유가 아닌 과희가 되어버렸다.


물론, 허유의 주장이 옳은 결정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허나 최근 들어, 하남윤의 주변에 꼬이는 청류의 이들을 품는 것만 해도 제 웃전인 황실과 황문의 눈치를 보며 행하는 일이니 아직 태평교의 이들을 받아들이기에는 버거운 환경일 수도 있다.


한데 그보다 더 나아가 국가에서 적대시하는 이들까지 포용하려 한다?


재수가 없으면 역적질이나 역모의 누명을 뒤집어쓰고 형을 선고받게 될지도 모르는 일인데 제가 생각하기에도 하남윤이 그 정도 위험을 감수할 것 같진 않았다.


뭐, 그러한 연유가 아니더라도 사실, 다른 가정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날 저들의 근거지를 습격할 당시 하남윤 휘하 관병들이 움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저들이 아직은 이리 태평도의 이들이 잡혀온 사실을 모른다던가, 그도 아님 알고 있어도 딱히 이들이 본단의 이들이 아니니 중히 여기지 않는다던가 하는 경우의 수 말이다.


뭐, 아무튼 이리 눈앞에 하운이 있으니 이는 보다 나중에 생각해도 될 일이다.


지금은 그저 예측대로 돌아선 하운을 어찌 움직이느냐에 온 신경을 쏟아야 할 뿐.


그러고 보면 묘하게 비슷하지 않은가?


지난날의 조조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제 입장을 대변해 주었듯 저 또한 거진 그러한 꼴이 되어 작금의 협상에 조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었다.


한 가지 유일한 다른 점이 있다면 맹덕은 역사를 모르고 저는 역사를 알고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은 그 역사 때문에라도 훗날을 위한 포석을 둘 생각이었다.


“첫째, 조가는 딱히 중앙에 큰 영향을 발휘하고픈 생각이 없습니다. 그저 지금의 숭 어르신과 의랑에 자리한 가손(家孫)을 비롯해 조가의 비호를 받는 몇 되는 이의 관직 생활만 지속된다면 그뿐입니다. 다만 중앙에서 조가의 영향을 완전히 없애려 하셔서도 아니 될 것입니다.”


“그거야 납득할만한 일이지.”


“또한 가손의 경우 직접적으로 상시 어른들에게 칼을 디밀지 않았으니 그가 이름값이 높아지고 청류적 행동을 벌인다한들 크게는 신경을 쓰지 마시길 바랍니다.”


“허어, 그건 어째서?”


“시대가 달라지면 사람도 변합니다. 가손께서 지금은 청류를 지향하는 분이라 하나 아시다시피 본가가 탁류의 영수임은 모르는 이가 없지요. 훗날 주고받을 것이 있을지도 모르니 너무 그 관계를 탐탁지 않게 비틀어놓지는 말자는 뜻입니다.”


“딱히 적아를 두지 않는 그 탕정(蕩定)은 여전하신 게로구만. 자의든 타의는 가손이 변할 변수마저도 두시고, 역시 태상이시군그래. 좋아, 거기에 동의토록 하지.”


“하고 곽승에 대한 과한 견제를 접어주셨으면 합니다. 그래도 유일하다시피 이쪽을 향해 여러 가지 이문을 쥐게 해주는 이들인데 지금까지 그가 당했던 견제를 생각해본다면 과하다시피 행동한 점이 있으니 말입니다. 또한 형주 출신에 대한 차별 또한 줄여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실, 지난날 황문이 갈라진 연유 또한 그러한 배경 때문 아니었겠습니까?”


“그거야......, 그래 뭐. 어차피 형주가 극심한 변방도 아니고 중원에 한 발 걸쳐져있으니 일리는 있어. 맞는 말이지. 다만 곽승의 일은 내 영향을 벗어나 장양이나 조충을 비롯한 늙은이들의 동의가 필요해. 엄밀히 말해 동씨 못지않은 하씨들의 득세와 변 황자까지 끼고 있는 것을 모르는 이가 누가 있겠는가? 허나 권세를 쥐고 시대를 맞아들이는 것도 때가 있는 법이야. 여러 선진들 동의도 없이 날름 형북의 중심인 남양을 쥐었어. 그가 받은 탄압이나 지탄은 그 무례에 대한 대가이자 주변의 반발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 어쩌면 형주 출신에 대한 탄압이 극심해진 것도 곽승이 급작스레 날뛴 탓이 아니겠나?”


“그 말씀은?”


“그 부분은 온전히 들어주기 힘들다는 말이지. 다만 노력은 해볼 수 있고. 이 정도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지?”


그래도 옛 주인이자 제가 활용할 패라고 미리 몇 가지를 선점해두려 했던 것인데 하운의 발언을 듣고 나니 그도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밀히 말해 저도 중상시라는 사람이 그리 뜬금없이 남양으로 내려올 준 꿈에도 생각을 못했으니까.


“노력을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좋아, 다음은?”


“다음은 보다 심도 깊은 것인데.......”


드러난 성의는 이 정도로 족했다.


조가도 또 곽승도 또 조조도 신경써줄 이들은 모조리 신경을 써준 셈이니까.


다만 앞으로 남은 선점적인 포석이 문제였으니 이를 행하기에 앞서 절로 심간에 긴장이 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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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외전 2장 7화 – 미꾸라지도 큰물에서 자라면 메기가 된다(1) 20.07.17 337 10 17쪽
162 외전 2장 6화 – 용이 사는 못에 이는 포말(6) 20.07.16 335 8 18쪽
161 외전 2장 5화 – 용이 사는 못에 이는 포말(5) 20.07.15 321 9 19쪽
160 외전 2장 4화 – 용이 사는 못에 이는 포말(4) 20.07.14 354 9 16쪽
159 외전 2장 3화 – 용이 사는 못에 이는 포말(3) 20.07.13 342 6 17쪽
158 외전 2장 2화 – 용이 사는 못에 이는 포말(2) 20.07.10 373 12 22쪽
157 외전 2장 1화 – 용이 사는 못에 이는 포말(1) 20.07.09 380 8 18쪽
156 외전 2장의 서 – 동 태후 20.07.08 419 8 21쪽
155 2장 61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에서 시발만이 남았다 20.07.07 464 8 23쪽
154 2장 60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7) 20.07.06 410 7 28쪽
» 2장 59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6) 20.07.04 430 9 28쪽
152 2장 58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5) 20.07.03 400 9 30쪽
151 2장 57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4) 20.07.02 400 9 22쪽
150 2장 56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3) +2 20.07.01 427 9 27쪽
149 2장 55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2) 20.06.30 412 8 23쪽
148 2장 54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1) 20.06.29 434 9 17쪽
147 2장 53화 – 각자가 제각기 활을 당긴다(5) 20.06.27 432 7 17쪽
146 2장 52화 – 각자가 제각기 활을 당긴다(4) 20.06.26 427 8 28쪽
145 2장 51화 – 각자가 제각기 활을 당긴다(3) +2 20.06.25 409 7 23쪽
144 2장 50화 – 각자가 제각기 활을 당긴다(2) 20.06.24 418 9 16쪽
143 2장 49화 – 각자가 제각기 활을 당긴다(1) +2 20.06.23 456 12 18쪽
142 2장 48화 – 알력의 예고와 연(3) 20.06.22 415 11 25쪽
141 2장 47화 – 알력의 예고와 연(2) 20.06.21 416 9 25쪽
140 2장 46화 – 알력의 예고와 연(1) 20.06.20 434 12 21쪽
139 2장 45화 – 기승전결은 새로운 기승전결을 부른다(5) 20.06.19 444 8 20쪽
138 2장 44화 – 기승전결은 새로운 기승전결을 부른다(4) 20.06.18 428 12 17쪽
137 2장 43화 – 기승전결은 새로운 기승전결을 부른다(3) 20.06.17 429 12 25쪽
136 2장 42화 – 기승전결은 새로운 기승전결을 부른다(2) 20.06.16 463 9 25쪽
135 2장 41화 – 기승전결은 새로운 기승전결을 부른다(1) 20.06.15 458 11 17쪽
134 2장 40화 – 위에 있는 사람의 마음은 그 누구도 쉬이 알지 못한다(4) 20.06.14 459 9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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