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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들개의 머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1.29 23:32
최근연재일 :
2021.11.18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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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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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7쪽

2장 56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3)

DUMMY

치이이익-


메마른 가을날도 아니니 습기에 젖은 풀과 갈대가 타오를 연유도 없었다.


또한 빽빽한 풀들이 자리하고 있으니 그 횃대가 딱히 땅에 닿을 일도 없었다.


그러나 열기와 불이 습기와 물기를 머금은 풀에 닿았고, 이는 희뿌연 백연과 더불어 여전히 어둠을 밝히는 불길을 뿜어냈다.


“운무라니, 그것도 새하얀 운무라니! 이게 정녕 가능하다는 말인가!”


습기와 열기가 만나 피어오르는 새하얀 연기는 마치 지상 위로 강림한 뭉게구름과도 같았다.


아직 서늘한 기세가 남아있던 봄, 그것도 추위가 찾아오는 밤하늘 아래 자리한 그 백연은 낮아진 기온을 견디지 못해 높이 솟아오르지 못했고, 결국 열기가 피어오르는 횃대의 힘을 빌어 안개마냥 주변으로 넓게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제아무리 자신이 천도(天道)에 통달한 도사이자 점쟁이라지만 대저 이런 방식은 처음이었기에 복사는 이에 두 눈을 떼지 못했다.


암만 도력이고 어쩌고 간에 자연현상을 이리 직접 만들어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서 당주 또한 천도를 안다 언급했던 것일까?


하늘의 도리를 깨달아야 자연의 이치를 살피고 이를 여러 방면으로 이용할 수 있다 했다.


치수가 그러했고, 병력의 운용이 그러했으며 병법과 치정이 그러했다.


오랜 세월 사람은 자연을 스승 삼아 자연을 배우고 그로 말미암아 이를 자신들에게 적용시켰으니 말이다.


한데 저들은 사람 목숨을 죽이고자 자연현상을 이용하고 있다. 그것도 제 입맛에 맞게 만들어내고 있다.


자신들이 살육을 벌이는 동안 그 현장을 발견할 목격자를 애초에 차단하기 위해서, 또 격한 저항과 피해를 막기 위해 제가 사냥할 이들의 시야를 가리기 위해서.


그것도 어둠이라는 완벽한 이점이 있음에도 말이다.


“사람 죽이는데 미친놈들......, 어째서 고작 나 따위를 죽이는데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단 말이더냐! 아니, 그보다 나는 이 정도로 죽을죄를 진 일이 없거늘, 왜 내게 이런 일이 벌어지냐는 말이다!”


그 기막힌 광경에 억울함이 솟구친 복사는 고함을 내질렀다.


너무나도 분하고 원통했던 것이다.


제 마음의 미안함을 덜어보고자 마원의를 배웅했던 것이 되려 제 명줄이 끊길 자리가 되어 버렸다.


저러한 자들을 상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저러한 자들을 상대로 도망칠 수 있을까?


차라리 제 몸이라도 온전했다면, 필히 제 체력이라도 온전히 회복되었다면 적어도 희망이라도 품을 수 있었을 것을.


십수 년의 세월을 떠돌이 생활로 버텼고, 지난 양성현의 환난에도 질경이처럼 굳게 살아남았다.


허나 그 모든 것이 결국, 지금에 이르러선 아무 의미 없는 버러지의 몸부림에 불과했다니.


세상살이 처음부터 끝까지 부질없는 것들 투성이라지만, 지금의 자신이야말로 참으로 부질없고 부질없는 생을 살아왔던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리 죽게 될 것을, 이리 허망하게 갈 것을......, 뭘 그리 살고자 했는지 모르겠군, 제기랄!”


금속이 쩔렁이는 소리와 함께 복사의 손에 들린 오구가 바닥으로 내팽겨졌다.


모든 것을 포기한 복사는 그렇게 제가 내던져버린 검처럼 바닥에 제 몸을 기댔다.


제가 죽건 말건 더는 신경 쓰지 않은 채 흉한 꼴로 벌러덩 누워버린 것이다.


푸흡!


한데 그리 모든 것을 체념한 복사의 귀에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것도 명백히 저를 비웃는 것처럼 느껴지는 웃음소리 말이다.


“어떤 자식이야! 어떤 놈이 뒈지고 싶어 이 복사를 비웃는 것이더냐?”


“사람 잘 죽이신다는 분이 어째 사람 하나 죽이지 못한 이 어린놈보다 못해서야 쓰겠습니까?”


“너, 너......!”


“그리 모든 것을 체념할 바에야, 차라리 이 오만에 찌든 어린놈을 믿으시지요.”


“그게 무슨 소리냐?”


“아직 운무가 진하게 퍼지지 않았으니 필히 다들 알아볼 것이니까요.”


뜻도 모를 이상한 소리를 마친 당주는 여전히 멍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 복사를 뒤로한 채 전혀 생각지 못한 기이한 행동을 보였다.


“저 미친놈이........, 뒤질 자리에서 뭣하는 것이지?”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에 제 손을 뻗어낸 당주는 마치 활을 쥔 궁수마냥 빈 공간에 살대를 거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는 그 투명한 살대를 잡아당겨 마치 활을 당기는 듯 힘이 실린 자세를 취해 보였다.


“구름과 안개를 불러내는 술법은 본디 도교에서 가르치는 법. 허나 본교를 비롯해 곡명산의 오두미(五斗米)도 따로 살객을 키우진 않습니다. 그렇기에 여러분들을 붙잡아 그 정체가 무엇인지를 알아봐야겠습니다. 그리고 그 죄를 물어야겠지요. 깨달음 없는 효용으로 사람의 목숨을 거두는 것도 모자라 본교를 적대시하였으니 그 죄가 어찌 작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여, 그대들이 내보인 천도(天道)를 인벌(人罰)로 징치할 것입니다. 허니 살려고 발버둥 치지 마십시오.”


마침표를 찍듯 확언을 내린 당주는 자신의 손을 강하게 잡아당겼고, 당겨진 궁시마냥 뒤로 밀려난 그의 오른손은 진정으로 살을 쥐고 있는 것처럼 부들부들 떨려왔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 당주는 제 오른손의 떨림을 멈추고 굳게 쥐어진 손가락을 펼쳐 제 손에 자리한 그 투명한 시위를 자연스레 놓아버렸다.


피이이잉-


“.......!”


찢겨진 귓전의 옆으로 엄청난 파공음과 함께 공기가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놀란 복사가 제 고개를 뒤로 돌렸을 때 놀란 그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움츠리며 그 몸을 수그릴 수밖에 없었다.


푸푹! 푹! 푹! 푹!


제 귓전을 지난 한 대의 화살, 그리고 그에 뒤이어 저를 향해 쏟아져 내리는 수십 대의 화살.


엄청난 굉음과 함께 날아든 화살은 그렇게 저와 당주를 노리는 살수들의 몸을 꿰뚫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뒤이어 또 다시 십수 대의 화살이 연달아 날아들기 시작했다.


“모두 엎드려!”


사태를 파악한 복사는 바닥에 몸을 움츠린 채 소리를 질렀고, 이에 놀란 황건의 이들 또한 허둥지둥 대며 제각기 풀숲으로 몸을 날렸다.


푸욱! 푹! 푹!


엄청난 굉음과 함께 쏟아져 내린 화살은 또다시 저들의 검은 몸체를 꿰뚫었다.


반항 한 번 해보지 못한 채 안개와 어둠 사이로 스며든 화살은 또 다시 다섯이 넘는 살객들의 목숨을 빼앗았다.


태평교를 죽이기 위해 저들이 펼쳤던 술법이 도리어 자신들의 시야를 가려 쉬이 화살을 쳐낼 수 없도록 만들어 버린 것이다.


- 살을 맞은 이들을 업어라, 그렇지 못한 이들은 화살을 쳐내며 뒤로 물러날 수 있도록.


허나 엄청난 굉음과 함께 날아온 수십 발의 화살에도 불구하고 저들의 피해는 채 스물이 되지 않았다.


날아든 화살에 꿰뚫려 절명한 이들을 방패 삼아 제 등에 짊어지니 이미 죽어버린 시신의 위로 화살 소나기가 쏟아져 내리며 애꿎은 시신만 꿰뚫었던 탓이다.


그 와중에 들려온 묵직한 목소리.


아무래도 저들을 지휘하는 이가 존재하는 것 같았는데, 그 한 번의 목소리와 함께 시신들을 들쳐멘 살수들은 제가 떨어트린 횃불을 쥐고 자신들이 만들어낸 운무 속으로 그 모습을 감춰버렸다.


그것이 채 일각이 지나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었으니 어찌 놀랍다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여전히 백연을 만들어대는 횃대를 이용해 제 뒤안길을 끊이지 않을 안개로 가려버렸다는 점이다.


“천하엔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이 참으로 많은 법이지요. 한데, 저리 귀신같은 이들마저 존재하고 있을 줄이야.”


여전히 가시지 않은 운무 속에 신선마냥 혀를 끌끌 차던 당주는 제 소매를 펄럭이며 매운 백연을 밀어내고자 했다.


허나 이미 주변은 새하얗다 못해 뿌연 안개로 뒤덮여버린 뒤였고, 그 속에 자리한 이들은 여전히 돌아가는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이런, 우선은 이 백연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먼저겠습니다.”


그렇게 당주의 지휘 아래 복사를 비롯한 이들이 뿌연 안개를 빠져나왔다.


제아무리 안개를 닮았다 하나 그 실상은 메케한 연기였던지라 그 속에 편히 숨을 쉬지 못했던 이들은 눈물, 콧물을 다 쏟아내며 제 속을 다독이고 있었다.


콜록콜록-


“후우, 그래도 좀 났군. 한데 대체 어찌된 것이야? 어찌 어둠 속에 살들이 쏟아져 내릴 수가 있어?”


그나마 다른 이들보다 빨리 엎드렸던 탓에 딱히 많은 매연을 들이키지 않았던 복사였다.


뜨겁게 달궈진 연기란 본디 바닥에 가라앉지 않으니 어찌 본다면 운이 매우 좋았달까?


아무튼 그렇게 온전히 정신을 차린 복사는 가장 먼저 제가 궁금했던 것을 캐물었다.


“아, 그것 말입니까?”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품안에서 무언가를 뒤적이던 당주는 작은 나무 호루라기 하나를 꺼내 복사에게 보여주었다.


“이게 뭐야? 호각?”


“불어보시지요 허면 이쪽을 도운 이들의 정체를 알 수 있을 터이니.”


뭔가 미심쩍긴 하였으나 딱히 문제 될 것도 없어 보였다.


이미 제 목숨 또한 건졌고 다른 이들 또한 다친 곳이 없이 무사하니까.


무엇보다 제 능력을 보이겠다던 저 당주가 대차게 상황을 뒤집어버리지 않았던가?


일이 이 정도까지 진행되었는데 그를 믿지 못한다면 정녕 제가 못난 놈일 터.


그리 크게 숨을 들이 킨 복사는 엄청난 압력으로 호각을 불었다.


삐이이이이이-


얼마나 그 소리가 컸던 것인지 푸드덕 이는 소리와 함께 단잠을 자던 새들마저 놀라 밤하늘을 날아오를 지경이었다.


오죽하면 호각을 내어준 당주마저도 눈살을 찌푸리며 제 귀를 다 막았을까?


허나 그만큼 복사는 절실했던 것이다.


대체 이것이 어찌 된 일인지 궁금했고 또 화살을 날려 자신들을 구해준 이들이 궁금했다.


엄밀히 말해 본교에게 있어 동맹이라 할 세력은 단 하나도 없었으니까.


심지어 당주가 언급한 오두미교 또한 자신들과 비슷한 교리를 지녔기에 서로를 알고 있을 뿐, 그 뿌리조차 엄연히 달랐기에 딱히 별다른 교류조차 없었다.


저벅저벅-


“과......., 관병? 이, 이게 대체.......”


필히 흐릿한 안개가 낀 어둠 속이라고는 하나 여전히 자신들에게는 횃불이 있었다.


그리고 그 횃불이 밝혀내는 어둠 속에 저를 향해 다가오는 이들은 분명 도성과 하남윤을 지키던 관병들이 분명했다.


전혀 생각지 못한 이들의 등장에 놀란 것은 복사뿐 아니라 그 옆에 자리한 태평교의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엄밀히 말해 국가의 인정을 받지 못해 이단종교 취급을 받으며 혹세무민이니 어쩌니 핍박을 받았던 자신들이 딱히 관과 친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도리어 원수라면 모를까?


한데 그러한 이들이 자신들의 목숨을 살렸다니,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쉬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설마 황문? 봉서를 비롯한 탁황의 이들이 보낸 것이야? 그런 것이야?”


그나마 제 머리로 떠올릴 수 있던 것이 바로 기존의 마원의를 비롯한 이들이 만들어놓은 결실.


물론 지금 그 결실은 딱히 결실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남아있는 것이 없었으나 딱히 그 외에 다른 세력이 떠오르지 않았으니 복사가 내어놓을 수 있는 답은 거기까지였다.


“제 답은......, 아, 여깁니다.”


“호각 소리가 어째 멀리서 들린다 했더니 거기 있었군.”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는 듯 손을 흔드는 당주의 태도도 잠시 복사는 정녕 제 위에 어둠이 드리운 줄 알았다.


잠시 자신들을 도운 이들에 대해 답을 들으려던 찰나, 탁한 사내의 목소리와 함께 제 주변을 밝히던 횃불이 그 빛을 잃고 사라졌으니까.


하여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목소리와 어둠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던 곽승은 제 위로 드리워진 엄청난 체구의 거한을 보고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그 탁한 목소리가, 제 위로 드리웠던 어둠의 존재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당주가 내놓은 답임을 나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쳤군, 미쳤어. 당주, 네 놈은 진짜로 미친놈이었던 게야. 마 방주의 노력을 알면서도 그런 선택을 하다니......”


시커먼 어둠을 밀어내는 횃불의 빛이 은근히 드러나는 그의 형체를 비추었다.


살집인지 근육일지 모르는 두터운 팔뚝과 그에 걸맞은 비대한 몸집.


허나 그 위로 자리한 갑주는 쉬이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귀해 보이는 전신갑주였고 그 두터운 팔로 쥐고 것은 귀한 은입사가 새겨진 동그란 철구가 기다란 자루에 달려있는 한 자루의 퇴(槌)였다.


“헌데 내 앞에 자리한 이 나자빠진 잡놈은 뭔데 이리 시끄러운가? 정 그 주둥이를 닫을 수 없다면 내 이 운룡퇴로 조용히 잠재워 줄 수도 있는데, 어떠한가? 쓸데없이 살만 날리느라, 내 딱히 피 맛을 보지 못해서 말이야.”


“나자빠진 잡놈이라 칭하기엔 조금 중한 이이니 결례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무엇보다 저 살객들의 칼놀림을 피하다 심한 상처를 입었으니 과한 출혈로 인한 어지럼증에 피로가 더해져 헛것이 보이는 것뿐입니다. 그에 대한 무례는 따로 사죄를 올리겠습니다.”


“헛것이라 하기엔 이 하묘를 똑바로 올려다보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단 말이지.”


“대신에 그 눈동자는 죽어있지 않습니까?”


“그건, 그도 그렇군. 허면 듣지 못할 귀가 있으니 우선적으로 치워줘야지.”


순식간에 복사의 몸이 붕 뜸과 동시에 갈대가 자리한 물가의 언저리로 떨어져 내렸다.


“끄흐윽!”


하묘가 복사의 옷깃을 잡아 제 옆에 자리한 시내 옆의 갈대숲으로 그를 던져버린 탓이다.


“그의 임무는 끝났다. 너희는 지금 당장 그를 데리고 본래의 자리로 복귀하도록 하라. 따로 명이 있기 전까진 그의 치료에 전념하면 될 것이다.”


“다, 당주......, 네 이......, 커허억!”


“사람 하나 죽이지 못한 어린놈이라고는 하나 그 주먹에 딱히 힘이 실리지 않은 것은 아니지요. 자세한 것은 나중에 다 설명 드릴 것이니 지금은 그저 주무시고 정양에 온 힘을 다하시면 될 것입니다.”


- 뭣들 하느냐? 어서 그를 데려가지 못할까!


출혈이 극심한 것으로도 모자라 땅에 떨어지며 큰 충격을 받았다.


뼈마디가 울리는 듯 했고, 등근육이 찢어지는 듯 고통스러웠다.


그럼에도 복사는 아득히 멀어지는 자신의 정신을 부여잡으며 당주가 내린 결정에 대한 반발을 표하고자 하였으나, 정작 제게 다가온 당주가 날린 주먹에 복부를 움켜쥐며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다른 이도 아니고 중상시 곽승과 연이 닿아있는 하남윤과 손을 잡다니. 허면 지금껏 마 방주가 탁황에 쏟아 분 노력은......”


“쯧, 마 방주의 계가 실패를 하였기에 이 당주가 그 실패를 메우려하는 것입니다. 마 방주의 선택이 그른 것이었기에, 그 선택의 여지를 이 당주가 올바른 방향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허긴 그대 같은 북파의 칼잡이가 어찌 대계를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마 방주에 대한 존경은, 마 방주에 대한 이해는 적어도 그대 같은 무지한 이들보다야 내가 백배, 천배 더 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를 대신하여 이 일을 위임받은 것이고, 이 자리에서 그대를 구한 것이며, 이 자리에서 하남윤의 이복동생을 만나는 겁니다.”


“네, 네놈이 뭘 안다고 그리 지껄이느냐?”


“무지하고 난폭하며 제 내제된 불평과 불만으로 말미암아 화풀이와 살육만을 즐기는 그대 같은 이들은 그저 칼로써 교를 위한 소임을 다하면 되는 것이에요. 제아무리 날고 긴다 한들, 칼이 붓이 될 순 없는 법입니다. 십년을 쓰다 버려지고, 백년 안에 녹슬어 없어질 핏물 주제에, 백만의 신도를 움직이고 천년의 세월을 지탱할 교의 먹물인 이 당주를, 우리 남파를 업신여기고 깎아내리려 들다니......, 그래서 내 마 방주에게 그대들, 북파의 광기에 대해 경고한 것이지요.”


“왜, 대체 왜?”


“왜라니요, 그야 빤한 것 아닙니까? 교를 망칠지도 모르는 무지하고도 몽매한 버러지들. 통제가 되기는커녕 제 주변에 자리한 이들조차 모조리 삼키려는 메뚜기 떼 같은 버러지들. 나는 그대들이 교를 삼키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것입니다. 그대들이 난적(亂賊)이 될지언정 교를 살리기 위해 그대들을 모조리 죽음으로 내던질 것입니다. 교를 위해서, 마 방주를 위해서, 또 나를 위해서.”


하묘에게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점점 의식을 잃어가는 복사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은 당주는 이내 기절한 채 수하들에게 업혀 멀어지는 복사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호오, 그대의 주먹 또한 꽤나 매섭구만. 이거 태평교는 교리를 가르치기 이전에 주먹질부터 가르치는 모양이지?”


“농이 과하십니다. 진상을 모르는 이이니 저런 반응이 나올 수 있는 게지요.”


“허긴 나 또한 놀람을 금치 못하였음이야, 다른 이들도 아니고 내 형님께 연수를 청하려 하다니. 다만, 아직은 형님과 만나면 아니 되는 것 알지?”


“어찌 이를 모르겠나이까? 그저 시기가 무르익었을 때 그 연을 맺도록 도와주시면 될 것이옵니다.”


“그래, 미안하긴 하다만 지금은 그저 이 하묘를 비롯한 하씨의 이들과 연이 닿은 것만으로 만족하자고. 나 또한 도와주고 싶은데 지금의 상황이란 것이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니까.”


“그건 무슨 또 말씀이시옵니까?”


때가 무르익지 않아서 혹은 돌아가는 상황이 그렇지 않아서라는 연유라면 이해가 되었다.


한데 스스로 도와주고 싶다는 것을 지금의 상황이라 표현한 것이 당주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의문을 던진 것이다.


“아, 내 정신 좀 보게. 거기, 시신을 가져오도록.”


깜빡했다는 듯 그 두터운 손으로 제 머리를 짚은 하묘는 관병들을 시켜 시신 한 구를 가져오도록 했다.


제아무리 어둠 속이라지만 시커먼 복색에 잘 비려진 칼을 쥐고 죽어있는 시신은 방금 전 저들을 습격하려던 이들을 떠올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용케 시신을 구하셨군요. 제 동료들을 방패삼아 자신들의 피해를 줄인 독한 놈들인데 말입니다.”


“같아 보이지? 헌데 어째서 이자는 가슴에 깊은 검상이 남아있을까?”


“설마? 허면, 또 다른 살수들이라도 존재한다는 겁니까!”


하묘가 가져온 시신의 가슴을 가리키자 놀란 당주는 머리를 굴리며 이를 살폈다.


암만 자신들이 창칼을 지니고 있다지만 정작 살수들을 죽인 것은 활이었으니까.


다만 저들이 가져온 시신이기에 그 일말의 가능성 또한 쉬이 배제할 수 없다.


“혹 본교를 속이려는 것은 아니시겠지요? 제 아무리 하씨라 한들 본교를......!”


펄럭-


“네가 기절시킨 그 놈이 내뱉은 말이 내가 해주고픈 답이다. 미친놈, 이 하묘가 연수를 맺은 세력을 이용해 먹고 버리면 몰라도, 이제 막 연을 트는 이들에게 벌써부터 의심을 싹트게 하는 멍청한 놈으로 보이더냐? 이쪽이 딱히 가짜 살수를 만들어낼 연유도 없으니 시신을 살핌에 가슴에 자리한 검상만 보지 말고 그 복색이나 먼저 살펴라.”


제 말을 끊음과 동시에 하운의 손이 시신을 향했다.


그 끝을 따라 시선을 옮긴 당주는 천천히 시신의 복색을 살폈다.


그리고 그제야 하묘가 언급한 바를 알 수 있었다.


“필히 어슴푸레한 어둠과 안개 속이었으나 심히 다른 복색이긴 합니다.”


“그렇지, 엄밀히 말해 그들은 따로 검은 우위를 걸친 쪽이었고, 이쪽은 그저 활동하기 편한 가벼운 무복과 갑주를 대신할 가죽이 뒤섞인 피복(被服)에 가까웠다. 군(軍)으로 비유한다면 이 시신이 졸(卒), 자네들을 습격한 이들은 장(長). 아마 실력도 마찬가지였을 게다.”


“허면 시간은 얼마나 되었습니까?”


“이 자를 발견한 곳이 이 근방인데 시신의 부패와 혈흔의 굳은 정도를 보아 그리 오래 자리하진 않았어. 몇 날 며칠이 지난 것이 아니라 필시 오늘 죽은 것이란 말이야. 그러니까 자네를 습격한 살수들과 마찬가지로 그대들, 태평교에게 관심을 보이다 살수들에게 발각되어 죽임을 당한 것인지. 아니면 자네를 습격한 살수들을 감시하다 역으로 당한 것인지. 그 두 가지 경우의 수로 나뉜다는 것이지. 우리야 늦게 도착했으니까. 허니 이제는 내 말 알아들을 수 있을 게야. 내가 왜 지금은 아니 된다 했는지.”


당주 또한 그러한 하운의 언사에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좋든 싫든 봉서와 탁황은 이미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그 힘을 쓰지 못했다.


지금만 하더라도 황문감을 비롯한 이들이 뻔질나게 들락거리며 그들을 붙잡아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으니까.


해서 그 사실을 안 자신이 이를 돌파할 돌파구로 하씨란 새로운 세력을 찾은 것인데, 정작 일이 이 지경으로 꼬여버렸다.


벌써 둘, 자신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살수 집단만 둘인 것이다.


이 외에 저와 연수를 맺은 하씨, 그리고 본래의 저들을 알고 있는 황문. 그리고 이제 막 자신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조정 신료들까지 생각한다면 심히 그 머리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딱히 골치 아픈 것은 알겠으나 너무 골 아프게 생각은 말자고. 좋든 싫든 그대와 손을 잡은 이쪽은 그것이 이득이기에 손을 잡은 것이니 따로 그대들의 정체를 외부에 밝히진 않아. 다만 이번 일 같은 경우 당주, 그대가 조금 골머리를 썩겠지. 이쪽에게 부탁했던 그대의 교인들을 납치해가는 이들의 소탕과 그들의 정체를 밝히는데 도움을 달라는 것. 이쪽에도 일이 있어 그 사람 납치하고 죽이는 정체 모를 세력들이 몇 필요한 것은 사실인데 이쪽은 하남윤과 도성에 벌어진 미제(未濟) 아닌 미제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일이고. 그쪽의 경우는 지속적인 보호가 필요한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님은 그대들이 잘 알지 않나? 엄밀히 말해 도성과 하남윤에 자리한 관병들이 일일이 이교도들을 다 지켜줄 순 없는 일이야. 거기다 자네들이 머무는 은거지도 모르는데 어찌 찾아가서 어찌 경호를 하겠나, 그렇지?”


“다만 그들에 대한 추적과 감시는 가능한 일이겠지요? 저들이 본교에만 신경을 쏟지 않으면 되는 것이니 그러한 연유에 부탁을 드린 것 아닙니까?”


“물론, 그거야 가능하지. 올리면 실적이고, 올리지 못해도 공무에 충실하니 문제 될 것은 없어. 거기다 앞에 언급했다시피 도성에서 벌어진 기막힌 사건에 대한 조사도 이쪽은 필요로 하니까.”


“또 하씨 가문이 뒤집어쓴 누명을 벗을 필요성도 있을 것이구요.”


일이 제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투정이었을까? 그도 아님 은근히 발을 빼려는 하묘의 중립적인 태도에 빈정이 상했기 때문일까?


당주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세상이 알면서도 쉬쉬하는 소문을 굳이 하묘의 앞에서 꺼냈다.


“.......그래, 그렇지. 왕미인을 독살했다는 그 밑도 끝도 없는 억울한 누명도 빨리 벗어던져야지. 아닌 말로, 그러한 일이 벌어지면 무조건 적으로 이쪽이 피해를 볼 것이 빤한데도 그러한 일이 벌어지고 나서 본가가 얼마나 더러운 오욕을 뒤집어썼는지는 세상천지 모르는 이가 없으니까.”


“아, 이거 참으로 송구하게 되었습니다. 어찌 입이 방정이라는 것이 제 스스로도 절제를 못하고, 그만.”


하묘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져 버린 것을 마주한 당주는 제가 뱉어놓고도 아차 싶었던지 그에 대한 가벼운 사과를 표했다.


허나 어린 나이에 치기 어린 자존심 때문일지는 몰라도 기왕 이리된 것 그냥 물러나고 싶지도 않았다.


제가 뭐가 꿀릴 것이 있다 하여 저들에게 숙이고 들어가야 하는가?


교의 성세는 자신이 잘 안다.


또한 교는 황문의 제일 큰 파벌이라 할 수 있는 탁황의 이들마저 길들인 바가 있었다.


그것도 그 방향과 방법이 잘못된 마원의가 너무 유해서 끌려다녔던 것이지 저와 같은 이들이 나섰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제아무리 하씨가 대단하다 한들, 중상시들에 비할 바인가?


황후가 문제라 한들, 치기와 질투 속에 후궁을 죽여 민심과 천심을 잃은 이가 어찌 큰 인물이라 할 바인가?


굳이 제가 하씨와 연수를 잡으려는 것은 저 눈앞의 하묘 때문도 아니고 황후의 자리에 앉은 하씨의 여인 때문도 아닌 중상시와 황실 그리고 조정 사이에서 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하남윤 때문이었다.


마당발이나 다름이 없으며 그 어떤 세력과도 연수가 가능하다.


또한 유하고 인품이 선하다는 평이 줄지어 자리하였으며 딱히 권력을 탐하고 전횡을 벌이는 경우도 보이질 않았다.


어쩌면 이미 죽고 없어진 새로운 서봉의 역할을 할 이가 그가 아닐까?


어리숙하면서도 예의와 선을 지키니 그런 그를 밀어주고 주변을 하나둘씩 잠식해 들어간다면 새로운 황문의 끄나풀과 연줄들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그의 의복동생인 저 하묘에게 접근했던 것이다.


”그렇지, 아니시겠지. 실수일 것이고, 이쪽도 뭐 굳이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닐세. 한데 말이야......, 알면서도 세상이 쉬쉬하는 것들은 다 그러한 연유가 있으니까 쉬쉬하는 것 아니겠나? 치세라면 어린아이의 치기에 절로 고개를 끄덕여줄 일이나 난세는 그것이 아니니 적어도 내 형님 앞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할 게야. 이는 이 하 숙달이가 좋은 날 초를 치기 싫어 어린 그대에게 베푸는 아량이기도 하고. 내 말 아시겠는가?”


경고가 서린 언사를 끝으로 하묘는 그 거대한 몸을 돌려 관병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큼지막한 집돼지와도 같은 이의 성정을 건드렸으니 필히 그 뒷감당을 해야만 할 것이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주는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교가 그만큼 강한 것이다. 교세가 인정을 받는 것이야. 채 이립(而立)도 되지 않은 나를, 교의 성세를 등에 업는 나를 저 위험하고 탐욕스러운 가저(家猪)도 건들지 못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이 쉬운 일을, 그저 언제고 수그리기만 했던 마 방주는 알면서도 외면했던 것이야. 본연의 철칙 때문에 교를 우선시하지 않았던 게지. 다스리는 방법도 때에 따라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라 했다. 사람에 성질도 이와 마찬가지라 했지. 지금까지는 마 방주의 그것이 통하였을지는 몰라도 앞으로는 이 당주가 내어놓을 것들이 답이 되는 시대다.”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고 했다.


더는 기대를 할 수 없는 구시대의 물결인 마 방주를 밀어내고 새 시대의 물결인 자신이 교를 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흐르게 해야 한다, 당주는 그 스스로를 굳게 믿고 있었다.


허나 구상유취(口尙乳臭)라, 주변에 적을 만들고 스스로가 교만과 오만으로 가득하게 되면 필히 그 명멸(命滅)이 가까워짐을 알아야 했다.


하긴 이미 광기에 뒤덮인 북파와 일부 신도들을 통제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니 지금도 반쯤은 그 목숨을 내놓고 일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겠으나, 언젠가 제게 다가올 암운만큼은 되도록 빨리 눈치채야 했다.


하지만 사람이란 것이 본디 그렇지 않은가?


특히나 그 연치가 더더욱 어린 이라면 제 주변조차도 쉬이 볼 수 없는 법이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조차 쉽지 않은 나이이자 그 관조의 경험조차 매우 적다 말할 수 있을 테니까.


스스스슥-


그리고 그가 둘러보지 않은 그의 주변에,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두 살수 집단 중 하나가 보다 먼저 그 변화를 인지하고 있음을, 자신들을 비롯해 방금 전까지 대화를 나누던 하씨의 이들을 모조리 살피고 있었음을 그는 전혀 깨닫지 못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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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77 카누푸스
    작성일
    20.07.02 10:03
    No. 1

    먼가 당주는 호위호식의 착각을 한듯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필성필성필
    작성일
    20.07.02 18:16
    No. 2

    그런 게 없지 않아 있습니다. 태평교의 세력을 무시하기가 힘든 것이지 당주 하나 없애는 건 별 거 아니거든요.

    그래도 뭐, 당주 본인은 나름 자신만의 뽕에 취해있습니다. 자신이 장각의 제자라는 프라이드와 이리 도성의 높은 사람들과 엮임에 그들이 자신을 조심스럽게 대한다 여겨 이를 과신하게 된 셈이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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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외전 2장 6화 – 용이 사는 못에 이는 포말(6) 20.07.16 332 8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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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2장 61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에서 시발만이 남았다 20.07.07 462 8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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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2장 58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5) 20.07.03 398 9 30쪽
151 2장 57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4) 20.07.02 399 9 22쪽
» 2장 56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3) +2 20.07.01 425 9 27쪽
149 2장 55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2) 20.06.30 411 8 23쪽
148 2장 54화 - 뒤섞일 인연들의 종착점과 시발점(1) 20.06.29 432 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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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2장 51화 – 각자가 제각기 활을 당긴다(3) +2 20.06.25 408 7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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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2장 48화 – 알력의 예고와 연(3) 20.06.22 413 11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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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2장 42화 – 기승전결은 새로운 기승전결을 부른다(2) 20.06.16 462 9 25쪽
135 2장 41화 – 기승전결은 새로운 기승전결을 부른다(1) 20.06.15 457 1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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