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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리안 님의 서재입니다.

버닝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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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킨사랑
작품등록일 :
2018.06.19 22:37
최근연재일 :
2019.04.23 11:15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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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1,073

작성
19.03.0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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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0. 재민과 유신의 문답.

DUMMY

유신은 일부러 이것저것 구경하며 최대한 천천히 걸었다. 재민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용품점에 들러 해먹을 3개 정도 구매하였다. 앞으로 여행을 할 때 필연적으로 하게 될 야영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왜 3개에요? 아리엘도 우리와 같이 가기로 했던 것 아니었어요?”


재민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이미 그도 유신에게 들어 아리엘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을 알고 있는데 왜 4개가 아닌 3개냐고 묻는 것이었다. 아리엘님이 아닌 아리엘인 것을 보니 아무래도 그 역시 버닝하트처럼 신녀와 친구로 지내기로 합의를 이미 본 모양이었다.


“3개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지는 내가 원하는 마차가 완성되고 나면 알 수 있을 거다.”


유신이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답변했다.


“알겠습니다. 그때를 기대할게요.”


재민이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 유신은 그런 재민의 고분고분한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만약 같은 상황에서 버닝하트였다면 지금 당장 알려달라고 생떼를 놓았을 거로 생각하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보다 이번에는 이곳 로메니아라는 나라의 전체적인 구조와 지형에 대해서 알고 싶구나.”

“그건 조금 대화가 길어질 것 같은데 괜찮으세요?”

“물론이다. 어차피 이곳에 오기 전 승태에게 약속했던 고기도 사야 하고, 겸사겸사 해서 잠깐 찻집에 들러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것이 어떻겠느냐?”

“좋아요.”


유신의 제안에 재민이 기꺼이 동의하였다. 두 사람은 근처에 있던 가게에서 지도를 하나 사 들고 찻집에 들어가 차를 두잔 시켰다. 부드러운 홍차였다.


“먼저 지리적으로 보면요. 로메니아는 카이나르와 천족의 숲의 경계선을 따라 인간의 영토 가장 최남단까지 우리가 살던 지구로 따지면 일종의 칠레처럼 동서로는 좁고 남북으로 길게 쭉 뻗어 있어요.”


재민이 탁자 위에 지도를 펼쳐 보이며 말하였다. 유신이 눈을 들어 그 지도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지도의 나온 대륙은 전체적으로 큰 타원형이었다. 그 타원의 동쪽과 서쪽 끝에 각각 1차 신마 전쟁의 원흉인 천족과 마족이 봉인되어 있다던 천족의 숲과 마족의 숲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대륙을 반으로 갈라 서쪽은 오크의 영토였고, 동쪽은 인간의 영토였다.


그중 인간의 영토 대부분은 카이나르라는 거대국가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들이 이 세계에 오기 전 상헌은 바로 이 나라의 국왕인 영웅왕 에쉴히트가 인간을 대표하여 오크 대족장 두르가 비아스텐스와 맞서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신성국가 로메니아는 재민의 설명 그대로였다.


“과연 그렇구나. 그럼 이제 이 나라에 대한 전체적인 구조에 대해서 듣고 싶은데 그럴 수 있겠느냐?”

“물론이죠. 흠 먼저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체계를 살펴보면요. 자신을 스스로 반천족이라 부르는 일부 귀족들이 평민 대부분을 지배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들 반천족은요. 지구로 따지면 우리 같은 황인종이에요. 우리처럼 황갈색 피부에 검은 머리와 검은 눈을 지니고 있죠. 전체적으로 이목구비와 덩치도 작은 편이고요.

전설에 따르면요. 이들은 1차 신마전쟁 이전의 천족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라고 해요. 그래서 평민들을 지니지 못한 마법의 재능이 있다고 하죠. 반천족들은 이 재능을 지키기 위해 반천족끼리만 혼인을 하고 있어요.”

“일종의 혈통유지라 할 수 있겠구나?”

“네 맞아요. 아무래도 인간과 천족의 혼혈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을 테니 혈통 유지를 위해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거예요. 그것이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일종의 전통이 된 거죠.”


재민이 유신의 말에 가볍게 동의한 후 계속해서 말을 했다.


“어쨌거나 그렇게 태어난 반천족은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는 마법의 재능을 살리기 위해 평민과는 다른 특별한 교육을 받게 돼요. 남자아이는 마법학교로 여자아이는 교회로 보내지게 되죠. 그 후 마법 학교로 간 남자아이들은 50년 가까이 그곳에 머물면서 원소 마법을 연구하고 익히게 되죠.”

“그럼 그 50년 후에는 어떻게 되느냐?”

“그 50년 후에는 공로를 인정받아 원로원이 돼요. 그리고 이들 중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한 사람이 마법사장이 되어 이 나라를 통치하게 되죠. 우리가 사는 지구로 따지면 대통령 같은 존재라고 해야 하나요?"

“혹시 그 마법사장에게 임기가 있느냐?”


유신이 재민의 말을 도중에 끊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재민이 의아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네?”

“네가 이곳에서 마법사장은 대통령 같은 존재라고 하지 않았느냐? 대통령이라면 응당 임기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을 뿐이니 너무 괘념치 마라.”


말은 괘념치 말라고 했지만,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 마치! 마법사장의 임기가 무언가 중요한 단서라도 되는 것 같았다.


“아! 맞아요. 임기가 있어요. 20년이죠. 물론 그 임기 내에 마법사장보다 강한 힘을 지닌 마법사가 나타나면 자리를 내주어야 하지만요.”

“그렇구나. 알겠다. 그런데 혹 20년이 지났는데도 그보다 강한 힘을 지닌 마법사가 나타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 그럴 경우 마법사장 자리를 연임할 수 있느냐?”

“아니요. 불가능해요. 그런데 그건 왜요?”


재민이 왜 자꾸 그것을 캐묻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이것 역시 때가 되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다. 지금은 그래야지만 내가 세운 가설이 들어맞는다는 정도만 알아두어라. 그보다 나는 재민이 너의 얘기가 계속 듣고 싶구나. 그러면 교회로 보내진 여자아이들은 어떻게 되느냐?”


유신이 얼굴 가득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은 채 대답한 후 오히려 재민의 이야기를 재촉하였다. 재민이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그는 유신이 말한 그 가설이 정말 궁금했지만, 때가 되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라는 유신의 말을 믿기로 하였다.


“알겠어요. 그럼 계속 얘기할게요. 교회로 보내진 여자아이들은요. 그곳에서 치료 마법을 익히면서 신녀를 모시는 사제가 돼요. 하지만 이들은 아리엘처럼 환자의 병을 직접 치료하지는 못해요. 오로지 신녀와 그녀를 가르치는 대스승만이 그것은 할 수 있죠. 하지만 대스승도 그것을 가르칠 수는 있지만, 실제로 행하지는 못해요.”

“그건 왜지?”


유신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재민이 그런 유신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금지되어 있거든요. 그건 오로지 신녀만의 권능이기 때문이래요.”

“그것참 비효율적이구나!”


유신이 고개를 갸웃했다. 재민 역시 동조했다.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그건 오랜 세월 지켜져 온 맹약이니까요.”

“그래 네 말이 맞다. 우리는 외부인이다. 물론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것 역시 그들의 전통이니 존중해 줘야하지 않겠느냐? 이제 그 얘기는 그만하고, 하던 얘기를 마저 하자.”

“네 알겠습니다. 흠 사제들은요. 비록 직접적인 치료의 기적을 행할 수는 없지만요. 대신 의사가 수술할 때 옆에서 환자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어요. 즉 지구로 따지자면 수술 전에 환자에게 놓는 마취주사와 같은 개념이라고 해야 하나요?”

“좋은 설명을 해줘서 고맙다. 헌데 나는 신녀가 어찌 결정되는 지에 대해서도 궁금하구나. 대답해줄 수 있겠느냐?”


유신이 갑작스러운 질문을 던졌다. 이에 재민이 시원하게


“물론이죠.”


이렇게 대답한 후 잠시 턱을 괴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질문의 답은 알고 있었지만, 좀 더 적절한 설명을 해주었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재민이 드디어 답을 찾았는지 왼손을 손바닥이 하늘로 보이게 해서 쫙 피고 그 위를 오른손으로 주먹을 말아 쥐어 망치처럼 내려쳤다.


“흠 이것도 지구를 예를 들어 설명해 드릴게요. 일종의 달라이 라마와 비슷해요. 달라이 라마처럼 이 나라 사람들은 신녀가 사망하면 신녀의 영혼이 다른 아이의 몸으로 환생한다고 믿거든요. 그래서 신녀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껴지면 신탁회의를 소집해요. 다음번 자신이 어디에서 환생할지 예언을 하는 거죠.

그 후 신녀가 결국, 죽고 나면 그녀의 신도들이 그녀의 예언을 따라 간단한 심사를 거쳐 새로운 신녀를 찾아요. 주로 신녀 생전에 쓰던 물건을 섞어두고 여러 가지 물건 중에서 그것을 찾아내는 방식을 택한다더군요. 이때 하늘에서 빛이 내려와 이 아이를 밝게 비춘다고 하는데요. 뭐 이걸 눈으로 직접 본 건 그 자리에 있던 신도들 몇 명이 전부이니, 이게 진실인지는 아무도 모르죠.”


재민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말을 이었다.


“이렇게 선출된 신녀는 교회에 맡겨지게 돼요. 거기서 대스승에게 대대로 신녀에게만 전해진다는 신성마법을 배우면서 자라죠. 그 후 세월이 흘러 18살이 되는 해에 드디어 정식으로 즉위하게 돼요. 이 정도면 설명이 되었나요?”

“그래 그 정도면 충분하다. 고맙다. 앞으로도 또 궁금한 것이 생기면 내 너에게 물을 것이니 그때도 오늘처럼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었으면 한다.”


유신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얼마든지요. 형 차 다 마셨죠?”


재민이 얼마 남지 않은 찻잔을 모두 비우고 유신에게 말을 건넸다. 이에 유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찻값을 계산한 후 밖으로 나와 드디어 목적지인 마차가게를 향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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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화 저도 통행증이 필요한가요? 19.04.23 25 0 9쪽
36 36.중요한 건 지금은 그 새장 밖으로 나와 있다는 거야. 19.04.23 22 0 13쪽
35 35.마법의 체계 19.04.04 37 0 8쪽
34 34.멧돼지 소동 19.03.30 17 0 11쪽
33 33. 신녀의 명령을 거역할 생각이십니까? 19.03.21 39 0 13쪽
32 32. 아무래도 재민이 너는 팔굽혀펴기부터 시작해야겠구나. 19.03.08 43 0 8쪽
31 31. 대형4륜마차. 19.03.08 17 0 9쪽
» 30. 재민과 유신의 문답. 19.03.07 37 0 10쪽
29 29. 내 너에게 물을 것이 아직 산더미같이 남았다. 19.03.05 39 0 9쪽
28 28. 으하하! 양변기라니 이거 완전 멋지잖아. 19.02.28 36 0 7쪽
27 27. 소영주 론데모 헤일롯 19.02.28 18 0 14쪽
26 26. 무영 vs 파리온 19.02.26 30 0 12쪽
25 25. 우터와 무영. 19.02.26 39 0 13쪽
24 24.내 말은 나만 들리나? 19.02.24 43 0 7쪽
23 23. 나르실 팔레도. 19.02.22 24 0 14쪽
22 22. 강진우와 한조. 19.02.20 43 0 10쪽
21 21. 유신의 예측 19.02.20 38 0 8쪽
20 20. 신녀 아리엘 크리슈나 19.02.19 43 0 9쪽
19 19. 나는 돈키호테가 싫지 않구나. 19.02.19 24 0 12쪽
18 18. 어이! 거기 오크 아저씨 나랑 한 번 붙자 19.02.19 33 0 12쪽
17 17. 드디어 시작하는 모험. 좋아. 시작해 보자고. 19.02.17 69 0 11쪽
16 16. 불가능을 가능케 하다. 19.02.17 26 0 17쪽
15 15. 사망유희 19.02.17 26 0 17쪽
14 14. 차원과 차원 사이의 거대한 다리 19.02.17 46 0 9쪽
13 13. 프로젝트 레인보우 19.02.14 32 0 13쪽
12 12. 한 단계 진화한 증강현실 그리고 테슬라코일 19.02.14 4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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