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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리안 님의 서재입니다.

버닝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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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킨사랑
작품등록일 :
2018.06.19 22:37
최근연재일 :
2019.04.23 11:1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588
추천수 :
0
글자수 :
191,073

작성
19.02.1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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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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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7. 드디어 시작하는 모험. 좋아. 시작해 보자고.

DUMMY

그들은 상헌의 안내에 따라 각자 자신에게 할당된 원통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안에는 갑옷과 무기들이 놓여 있었다. 그들이 지금껏 게임에서 사용하던 갑옷과 무기와 생긴 모습이 같았다. 그때 원통 밖에서 상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에 있는 그 무기들은 이제부터 여러분이 실제 전장에서 사용하게 될 장비들입니다. 휘두르면 사람을 벨 수 있고, 전장에서 여러분의 생명을 보호해줄 진짜 무기 말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가검과 진검의 차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승태는 서둘러 입고 있던 보호 장비들을 벗어 던지고, 몸통 갑옷을 입었다. 순간 묵직함이 느껴졌다. 역시 느낌이 다르구나. 이어서 허벅지와 장딴지, 무릎에 보호대를 차고 가죽끈으로 보호대를 잡아맸다. 그런 다음 팔에도 같은 작업을 했다.


그렇게 갑옷을 모두 입고 난 뒤 바스타드 소드를 집어 들었다. 역시 묵직했다. 이것이 진검이라 생각하니 왠지 가슴이 서늘해졌다.


“선반 위를 보세요.”


상헌의 목소리였다. 아까는 눈치를 채지 못했는데 얘기를 듣고 보니, 선반 위에 이것저것 넣어둔 갈색 보따리 가방이 보였다. 가방을 열어보니 여러 종류의 건조 식량 한 꾸러미와 전기면도기가 보였다.


“참고로 그 면도기는 태양열 충전 방식이니,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준비한 마지막 선물이죠.”


검을 검집에 넣고, 그 검집을 허리춤에 둘러맨 후 밖으로 나갔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도 정비가 끝난 듯 보였다. 고개를 들어 상헌을 바라보니 상헌의 옆에 아주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바로 그의 친구 김재민이었다.


“하하 승태야 안녕.”


재민이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그러고 보니 재민 역시 복장이 조금 달라져 있었다. 작은 덩치에 비해 매우 커 보이는 후드 달린 로브를 입고 있고, 오른손에는 커다란 보석 달린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마치 아빠 옷 입고 나온 어린 애 같은 느낌이라 해야 하나?


“소개하죠. 여러모로 부족한 제 아들놈입니다. 참고로 이 친구가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안전에 대한 증거이자, 여러분이 그 세계에서 이곳으로 무사히 다시 돌아오게 해 줄 방법입니다. 그나저나 아들 인사해야지?”


상헌이 재민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리며 그를 모두에게 소개했다. 소개받은 재민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재민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모두 반갑게 그 인사를 받아주었다. 특히 재민의 손에 의해 이 자리에 스카우트된 유신과 강진우가 더욱 반가워했다. 그런 그들을 보며 상헌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무영이 아주 조심스럽게 나서서 물었다.


“그 말씀은 결국, 사장님께선 우리와 같이 가지 않겠다는 뜻이겠군요.”

“네. 저는 이곳에 남아야 합니다. 저는 제 아들에게 제가 알고 있던 그 세계에 대한 지식과 제가 아는 마법들, 그리고 저를 이곳으로 오게 해 준 마법진에 대해서 가르쳤어요. 그곳에서 여러분을 다시 이곳으로 안내하는 것은 제 아들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서 이제 해야 할 일들은 제가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앞서 말한 여러분의 공백기를 효과적으로 포장하기 위해서도 회사의 대표인 저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무영이 상헌의 말을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방방 뛰며 재민과 악수하고 있던 승태가 앞으로 나섰다.


“굉장히 똑똑한 친구예요. 우리 학교에서 전교 1등이고, 이번에 수능 점수도 만점에 가깝게 받았다고요. 아저씨가 가지 않는 것은 아쉽지만 재민이라면 분명 아저씨 이상으로 우리 일에 도움이 될 겁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던가? 상헌도 어쩔 수 없는 아버지였다. 상헌의 입장에선 이렇게 적극 나서서 아들을 칭찬해 주는 승태가 내심 고마웠다.


“그렇게 말해준다니 아저씨가 참으로 고맙구나. 이 아이의 말처럼, 제 아들은 분명히 여러분에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러니 믿어주시길 바랍니다. 게다가 이 아이는 여기서 저를 제외하고는 그쪽 세계의 글씨를 실제로 쓸 수 있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물론 제가 여러분 짐에 넣어둔 특별한 안경을 사용한다면 문자를 읽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뿐입니다. 안경이 글씨를 대신 써주지는 않으니 여러분은 글을 쓸 수 없어요. 그런 면에서라도 이 아이는 여러분에게 많이 도움이 될 겁니다.”


재민은 연속되는 칭찬에 부끄러운지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 모습을 보고 진우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선생께서는 아직 저희에게 증좌를 보여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때 유신이 다시 나서서 말했다.


“네. 안 그래도 지금부터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여기 있는 제 아들놈을 제외하고 모두 잠깐 뒤로 물러나 주시겠습니까?”


상헌이 그들에게 모두 물러나라고 손짓했다. 그들은 상헌이 갑자기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는 가지 않았지만, 일단 따르기로 했다.


상헌은 그들이 모두 어느 정도 사정거리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의 컴퓨터로 터벅터벅 걸어가서 버튼을 하나 눌렀다. 그러자 바닥에서 테슬라코일을 중심으로 지름 3m의 원형 강화 유리 보호막이 올라왔다.


상헌의 지시에 따라 계속해서 테슬라 코일 근처에 있던 재민은 그 유리 보호막 안에 있었고, 다른 이들은 유리 보호막 밖에서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 보호막은 계속해서 천장까지 올라갔다. 보호막 안에 있던 재민은 이제 완전히 밀실에 갇히게 되었다.


“자, 이제 시작합니다.”


이 상황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들을 보며 상헌이 다음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찢어지는 듯한 엄청난 소음과 함께 테슬라 코일이 작동을 시작했다. 모두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한조도 그 순간만큼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당신 뭐야. 저기 아직 당신 아들이 남아 있다고.”


진우가 상헌에게 달려들어 그의 멱살을 잡았다.


“쿨럭 쿨럭. 자···잠시만 기다리세요.”


상헌이 숨이 막힌 듯 캑캑거리며 사정했다. 테슬라코일의 토로이드에서 엄청난 양의 전류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전류들이 하나로 뭉쳐 그대로 재민을 강타했다.


“기다리라는 게 이런 거였나? 당신이 말한 증거라는 게 겨우 이런 거였어?


화가 난 진우가 상헌에게 주먹을 날리려고 하였다. 그때 우터가 나서서 그의 주먹을 낚아채듯 움켜쥐었다.


“뭐야 당신?”

“진정하고, 저기를 보게나.”


우터가 진우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타이르듯 말하며 재민이 있던 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곳에는 멀쩡하게 살아 있는 재민이 쑥스러운 듯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게. 어···어떻게 된 일이지?”


진우가 멱살을 풀고 넋 나간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좀 더 자세히 보니 투명한 원형막이 그의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상헌이 숨을 고르고 옷매무새를 다시 만지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게 바로 제가 말한 증거입니다. 저 보호막은 여러분의 장비에도 내장되어 있습니다. 그 보호막이 여러분을 블랙홀의 기조력에서 보호해줄 것입니다.

유신 군의 말대로 여러분에게 직접적인 증거를 보여 드리기 위해 제가 기꺼이 윌리엄 텔이 된 것입니다. 세상의 어느 아버지가 아무런 확신 없이 자식을 사지를 내몰겠습니까?”


광화 유리 보호막이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승태가 총알 같이 튀어 나가 재민을 부둥켜 않았다.


“어때요. 이정도면 증거가 충분하십니까?”


상헌이 유신을 바라보며 물었다.


“네. 충분합니다. 이제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했던 말을 지키겠습니다. 내 이 손으로 전쟁을 종식시킬 것입니다. 내 반드시 그리할 것입니다.”


유신이 상헌의 두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 상헌의 입가에서 만족스러운 미소가 피어났다.


“그렇다면 이제 정말 모든 준비가 끝이 났군요. 그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상헌이 그렇게 말하며 다시 한 번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중앙에 있는 테슬라 코일 왼쪽으로 10m정도 떨어진 장소에서, 요란한 기계음이 울리며 거대한 문이 하나 솟아올랐다.


그 문은 쇠로 만들어진 아치형의 형태였는데, 지름과 높이가 어림잡아 3m 정도 되어 보였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특히 문의 윗부분에는 공들여 만든 여러 가지 장식들이 붙어 있었고, 그 장식들 사이에 주먹만 한 크기의 커다란 원형 피뢰침이 자리했다.


“예쁘지 않나요? 참고로 제가 직접 도안을 맡았습니다.”


상헌이 그 말을 하며 눈을 찡긋거렸다. 먼 길 떠나는 그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나름 농을 던진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웃지 않았다. 특히 강진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마치 매직아이를 보듯 그를 바라보았다.


“뭐, 어쨌거나 다들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문이 열리는 모습이 꽤 장관이거든요.”


상헌이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서둘러 화제를 전환했다. 테슬라코일의 토로이드에서 다시 엄청난 양의 전류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 전류들이 하나로 뭉쳐 번개의 형태를 이루더니 이어서 문 위쪽에 원형 피뢰침을 강타했다. 그 순간 닫힌 문틈 사이에서 하얗게 빛나는 눈부신 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자 준비하세요. 이제부터 문을 열겠습니다.”


천천히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빛이 쏟아져 나왔다. 승태는 눈을 가늘게 뜨고, 오른손을 눈썹 바로 위에 얹어서 빛을 막았다. 뒤에서 상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그러고 보니 중요한 얘기를 안 드렸네요. 저는 여러분을 제가 살던 세계로 보내드릴 수는 있지만, 그 세계의 어느 곳으로 떨어질지는 저 역시 모릅니다.”

“피곤하네. 그런 중요한 건 진작 좀 알려주지, 그래?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저쪽으로 가자마자 전장의 한복판으로 뚝 하니 떨어져서 그대로 요단강 건널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안 좋아.”


진우가 투덜거렸다. 상헌이 부드러운 어조로 그런 진우를 점잖게 타일렀다.


“하지만 저는 예언을 믿고 있습니다. 분명히 이 문은 여러분을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곳으로 여러분을 안내할 겁니다. 저를 믿으세요.”

“뭐. 좋습니다. 사나이, 강진우. 한 입 갔다 두말 안 합니다. 어차피 여기까지 와서 모양 안 나게 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까짓것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뭐.”


빛은 점점 더 강렬해졌다. 언뜻 보니 빛이 시계방향으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윙하는 소리가 귀에 들렸다. 심호흡한 승태와 일행들이 문 안쪽으로 발을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디뎠다.


“좋아, 시작해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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