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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리안 님의 서재입니다.

버닝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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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킨사랑
작품등록일 :
2018.06.19 22:37
최근연재일 :
2019.04.23 11:15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597
추천수 :
0
글자수 :
191,073

작성
19.02.28 00:15
조회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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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28. 으하하! 양변기라니 이거 완전 멋지잖아.

DUMMY

유신은 아침 일찍 아리엘에게 말을 빌려 바위 숲으로 향하였다. 어제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버려두었던 짐들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짐들은 아직 고스란히 거기 있었다.


유신은 그 짐들을 챙겨 다시 말 위에 올랐다. 아리엘은 버닝하트가 완쾌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신은 차라리 잘 됐다고 여겼다. 이 세계에 대한 정보를 차분하게 조사하고 파악할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마을에 도착한 유신은 말에서 내려 가져온 짐을 들고 버닝하트가 누워 있는 여관 2층 방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바로 그때 그 방에서 갑자기 엄청난 웃음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으하하! 양변기라니 이거 완전 멋지잖아.”


틀림없는 버닝하트의 목소리였다. 유신은 골치가 아픈지 어휴 하고 한숨을 내쉬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버닝하트가 일을 마쳤는지 만족스러운 얼굴로 화장실 문을 열고 나왔다. 그는 아직 몸이 불편한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하루 만에 많이 건강해진 듯 보였다.


“왔어요? 근데 형. 나 여기 와서 화장실에는 처음 가봤는데, 완전 감동이었어요. 아무래도 과학발전수준이라는 게 있는 거니까. 여기 와서는 꼼짝없이 시골에서나 보던 재래식 화장실에서 일을 해결할 수밖에 없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양변기라니 완전 멋지잖아요.”


버닝하트가 유신을 격하게 환영하며 그렇게 소리쳤다.


“양변기와 수도관 그에 따른 하수체계는 기원전 2500년경에도 있었던 것이다. 그게 무에 그리 놀랄 일이라고 그리 호들갑을 떠는 것이냐?”

“우와 정말요?”


버닝하트의 입이 쩍 벌어졌다. 유신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유신의 말처럼 고고학 연구에 따르면 양변기와 수도관 그에 따른 하수체계는 기원전 2500년경에도 인더스 계곡에 살던 사람들에 의해 존재했다. 그들은 집안 바닥 아래에 오물 구덩이를 파고 배수구 시설을 만들어 인더스 강으로 물을 배출시켰다고 한다.


“그래. 우리가 알고 있는 도기로 만들어진 최초의 양변기는 1885년에 도자기 제작자 토머스에 의해 탄생했지만, 이런 초보적인 형태의 양변기는 그때부터 있었다. 그보다 재민이는 어디 있느냐?”


유신이 그렇게 양변기에 대해 짧게 설명한 후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


“재민이는 왜요?”

“내 그 아이에게 특별히 물을 것이 있느니라.”


유신의 대답에 버닝하트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나한테 물으면 안 돼요?”

“오냐. 승태 너는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그렇게 말하니까 더 궁금하잖아요.”


뭔가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은 버닝하트가 볼멘 목소리로 그렇게 투덜거렸다. 유신은 그런 버닝하트를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달래주었다.


“궁금할 것 없다. 나는 재민이에게 이 세계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물을 것이다. 그 질문에 대해서는 너도 나만큼이나 아는 것이 없지 않으냐?”


유신의 차분한 설명에 버닝하트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시장에 갔어요. 살 거 많다고. 치사해, 나도 가고 싶었는데.”


볼멘 목소리로 그렇게 투덜댔다. 유신이 그 말을 듣고


“그것참 잘 되었구나. 내 안 그래도 재민이를 만나면 같이 시장에 가려 했던 참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이렇게 뇌까렸다.


“형도 가려고요? 잘 됐다. 저도 같이 가요.”


버닝하트가 기쁜 마음으로 맞장구쳤다. 안 그래도 재민이가 시장에 간다고 말했을 때, 따라 나서려고 했지만, 그때 옆에 있던 아리엘에게 핀잔을 들어서 뜻을 이룰 수가 없었는데, 다시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유신은 그런 버닝하트의 기대와는 달리 무거운 표정으로 생각도 안 해 보고 바로 고개를 내저었다.


“그럴 순 없다.”

“왜요?”


버닝하트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에 유신이 그런 당연한 것을 왜 질문하는지 모르겠다는 어조로 대답했다.


“승태 너는 환자가 아니냐?”

“저 팔팔하다고요.”


버닝하트가 오른팔에 힘을 잔뜩 주어 근육을 만들어 보이며 항변했다. 하지만 그런 버닝하트의 기대와는 달리 유신은 이번에도 무겁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걸 판단하는 것은 네가 아니라 신녀님이시다. 그분이 괜찮다고 하기 전에는 승태 너는 이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나올 수 없다. 지금 몸이 조금 괜찮아졌다고 해서 경거망동해서는 아니 된다.”

“아 진짜! 정말 괜찮다니까요. 왜 날 못 믿어요? 혹시 이 지팡이 때문에 그러는 겁니까?”


버닝하트가 볼멘 목소리로 이렇게 투덜댔다. 그러고는 자신의 건강을 과시라도 하듯 들고 있던 지팡이이의 손잡이를 호기롭게 놓았다. 하지만 그의 건강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유신의 식견은 정확했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다음 순간 버닝하트가


“어!”


라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쓰러져 버린 것이다.


“내 분명 너에게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이르지 않았느냐? 헌데 승태 너는 어찌하여 행동이 방정맞지 못하고 그리 경솔한 것이냐? 보아라. 얼마 되지도 않아서 이렇게 내 말이 맞았음을, 너 스스로 증명하지 않았느냐?”


유신이 쓰러진 버닝하트를 내려다보며 핀잔했다. 버닝하트도 이 상황이 너무 부끄러웠는지 얼굴이 빨개진 채


“으아!”


이렇게 괴성을 지르며 바닥에서 몸부림쳤다. 유신은 그런 버닝하트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운 후 다시 지팡이를 쥐여 주었다.


“이제 너도 내 뜻을 알았을 거라고 믿는다. 내 다시 한 번만 내게 말하마. 경거망동하지 말고 얌전히 치유에 힘써라. 내 말 명심 또 명심해야 할 것이야.”


유신이 엄한 목소리로 버닝하트를 꾸짖었다. 방금 전 자신이 한 일이 있는지라 버닝하트도 더는 뻗대지 못하였다. 하지만 아직도 미련이 남았는지 얼굴은 여전히 뚱한 표정이었다. 그런 버닝하트를 바라보며 유신이 빙글거리는 얼굴로 조용히 타일렀다.


“그럼 다녀오마. 오는 길에 승태 네가 좋아할 만한 맛있는 것을 잔뜩 사올 터이니, 이 형을 너무 원망하지 말거라.”

“우와 진짜요? 헤헤. 그러면 고기 사줘요, 고기.”


버닝하트가 언제 토라졌는지 모르겠다는 기쁜 얼굴로 그렇게 외쳤다. 그 모습에 유신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이 와중에 고기를 찾는 것을 보니 역시 애는 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알겠다. 걱정 말거라. 내 말대로 이곳에서 자중하고 기다린다면, 내 승태 너를 위해 이 마을에서 가장 맛있고 비싼 고기를 잔뜩 사올 것이야.”


유신은 그렇게 다시 한 번 버닝하트를 달랜 후 서둘러 여관에서 내려와 시장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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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 아무래도 재민이 너는 팔굽혀펴기부터 시작해야겠구나. 19.03.08 43 0 8쪽
31 31. 대형4륜마차. 19.03.08 17 0 9쪽
30 30. 재민과 유신의 문답. 19.03.07 37 0 10쪽
29 29. 내 너에게 물을 것이 아직 산더미같이 남았다. 19.03.05 39 0 9쪽
» 28. 으하하! 양변기라니 이거 완전 멋지잖아. 19.02.28 37 0 7쪽
27 27. 소영주 론데모 헤일롯 19.02.28 18 0 14쪽
26 26. 무영 vs 파리온 19.02.26 30 0 12쪽
25 25. 우터와 무영. 19.02.26 39 0 13쪽
24 24.내 말은 나만 들리나? 19.02.24 43 0 7쪽
23 23. 나르실 팔레도. 19.02.22 24 0 14쪽
22 22. 강진우와 한조. 19.02.20 4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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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 신녀 아리엘 크리슈나 19.02.19 43 0 9쪽
19 19. 나는 돈키호테가 싫지 않구나. 19.02.19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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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프로젝트 레인보우 19.02.14 32 0 13쪽
12 12. 한 단계 진화한 증강현실 그리고 테슬라코일 19.02.14 44 0 10쪽
11 11. 알리바이가 필요하거든요. 19.02.14 34 0 13쪽
10 10. 대망의 결승전 19.02.14 46 0 13쪽
9 기사 vs 무사 18.08.24 51 0 11쪽
8 vs 태권도 18.08.16 4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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