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보리스를 저격하다.
공모전 기간동안 올렸던 루팡을 아주 조금 손 봐서 다시 올립니다. 나름 신경을 썼는데 제가 하꼬 작가라 쉽지 않군요. 감사히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꾸벅^^
69-보리스를 저격하다.
미하일로프의 대저택에서 저녁만찬을 마치자
대부님이 나를 서재로 끌고 간다.
고급스런 케이스에서 두툼한 시가를 꺼내더니
코로 향을 음미한 후 금으로 된 시가 나이프로
커팅을 한다.
“미스터 박!
상황상 내가 임시로 조직을 맡고 있지만
쿠바린이 퇴원하면 나는 바로 미국으로
날아 갈 거야.”
“대부님이 계셔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후후! 내가 없어도 노바크와 이반 그리고
맥심이 잘할 수 있었을 거야.
이보게 미스터 박!
알다시피 나는 자네를 우리 형제로 여기네.”
“고맙습니다. 대부님”
‘이 영감탱이가 무슨 꿍꿍이지?
러스킨을 말하려는 것 같은데’
“내가 말한대로 야코브가 체첸, 아제르바이젠,
레드마피아 수장들의 회동을 주선했네. ”
“계획대로 진행이 되겠군요.”
“시간은 내일 오후 6시고 장소는 붉은 광장에서
모스크바강을 건너면 나오는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이네.”
“미술관요?”
“그렇네. 야코브놈이 고상한 척을 하는데
아마 6시 이후로 미술관이 문을 닫으니
경호하기가 좋아서 미술관을 택한 것 같더군.
참가인원은 세 명으로 제한을 두어서
나는 노바크하고 이반을 데리고 갈건데
자네는 미술관 건너편에 있는 Dom Pisateley
아파트단지 부근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일이 잘되든 못되든 그를 싣고 가면 되네.
당연히 미술관 주변 경호는 KGB에서 전담을
할 거고 레드와 아제르바이젠도 분명히
자신들의 부하들을 미술관 밖 어딘가에
숨겨두겠지.”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겠는데요”
미하일로프가 시가에 불을 붙이더니
연기를 내뿜으며 빨아대기 시작한다.
“그래. 쉽지 않을 거야.
러스킨이 저격하는 순간 KGB 뿐만 아니라
아제르바이젠 놈들이 눈에 불을 켜고 찾을 거니
탈출하는 게 만만치 않겠지.”
“대부님! 러스킨은?”
“러스킨은 미술관이 잘 보이는
돔 피사텔리(Dom Pisateley )아파트에
이미 들어가 있네.”
“그렇군요.
대부님 저희가 탈출할 때 혹시 쿠바린님의
전용기를 쓸 수 있습니까?”
“자네. 쿠바린의 저택으로 가려고 그러나?”
“가능하면 그게 제일 좋은데 내일 현장 상황을
봐야겠죠.
“일단 쿠바린의 비행기는 대기시켜 놓겠네.
참고로 KGB 야코브가 분명히 모스크바의
주요 도로를 통제할 거니 참고로 하게나.”
“음! 보리스가 저격을 당하면 회담을 주선한
야코브의 얼굴에 똥물을 끼얹은 거니
분명히 씩씩거리며 날뛰겠죠?
그런데 레드마피아의 수장은 누구입니까?”
“그게 아직까지 밝혀진 게 없네.
들리는 소문으로는 푸틴이 청소한 과두재벌
놈들이 유대놈을 끌어들여서 레드의
수장으로 만들었다는데 내일 보면 알겠지.”
‘여기도 유대인이군’
하고 내가 인상을 쓰자
“만약에 러스킨이 저격을 실패하면
자네는 반드시 그 자리서 러스킨을
없애야 하네.
문제는 놈이 쥐고있는 칸고의 비자금
열쇠인데 자네가 잘 알아서 하게.
무슨 뜻인지 알지?
다시 말하지만 놈이 살아서 잡히면
우리 조직에 막대한 피해가 올 거야.
탈출에 실패하면 반드시 놈을
먼저 죽여야 하네.”
미하일로프의 말이
마치 너도 잡히면 죽는 게 좋을 거다
로 들려왔다.
“알겠습니다. 대부님”
일단 러스킨이 저격을 성공하면
그를 데리고 모스크바를 벗어날
생각이었는데 칸고의 비자금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졌다.
미하일로프와 대화를 마친 후 나는
독거미에게 가서 내일 회담과 러스킨의
상황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 했다.
“독거미 너는 내일 안 껴도 된다.”
“무슨 소립니까? 팀장님
저도 내일 작전에 따라갈 겁니다.
제가 있어야 러시아에 여행 온 관광객이나
신혼여행 온 신혼부부로
위장하기가 좋습니다.”
“굳이 그렇게 하겠다면 알겠다.
대신 나중에 선물을 주도록 하마.”
“선물요?”
“일당이라 생각해라.
나중에 두고 보면 안다.”
나는 노빠꾸에게 저격총과 권총 그리고 탄창을
부탁했고 가능하면 철갑탄과 연막탄도
구해달라고 했다.
늦은 밤 독거미와 모스크바 지도를 펴 놓고
작전을 구상하고 있자 노빠꾸가 부탁한
무기들을 가지고 온다.
저격총은 드라구노프였는데 4배율 적외선
탐지기능이 있는 조준경이 장착되어 있어서
그런지 간지가 철철 넘쳐 흘렀다.
독거미도 눈에서 하트를 뿜뿜 내뿜으며
드라구노프를 들고 한참동안 작동을
시켜보더니 분해를 해서 청소하기 시작한다.
나는 글록 두 정과 탄창 다섯 개 그리고
군용 대검과 연막탄을 조용히 챙긴 후
글록을 분해해서 청소를 시작했다.
드라구노프 청소를 마친 독거미가
7.62×54mmR 일반탄을 탄창에 넣기
시작하자 노바크가 독거미를 보고
“말씀하신 철갑탄인데 많이는 못 구했소.”
하며 탄창을 하나 준다.
“이 정도면 됩니다.
뭐 전쟁 나가는 것도 아닌데...”
“혹시 시험사격이 필요하면
저택 뒤에 사격할 만한 곳이 있으니
따라오시오.”
독거미가 노바크를 따라나가자
나는 글록의 청소를 마치고 탄창을 확인 후
탁자에 다리를 뻗고 담배를 물었다.
‘내일 작전이 생각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는데 나야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면
알라의 은총으로 30분전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독거미는 죽으면 그냥 끝이다.
계획을 빈틈없이 짜야 무사히 모스크바를
탈출할 수 있는데....
젠장 이번 임무를 괜히 맡았나?’
나는 탁자 위에 펴 놓은 모스크바 지도를
보며 다양한 탈주 시뮬레이션을 시도했다.
“투둥! 투둥!”
하는 저격총 소리가 저택을 울리는데 다시
“투둥! 투둥!”
하고 묵직한 드라구노프 소리가
모스크바의 밤하늘에 울려 퍼진다.
다음날 나와 독거미는 일찌감치 러스킨이
잠복해 있는 돔 피사텔리(Dom Pisateley )
아파트로 가서 구석구석을 정찰한 후에
러스킨을 만났다.
러스킨은 나와 독거미를 보고
놀란 표정이었는데
“당신들이 탈주를 도와줄 사람들이오?”
“그렇소.
러스킨 저격을 하고 난 후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면 너무 정문 쪽이라 시간이 지체되니
복도 끝에 있는 유리창에 줄을 매어놓을 테니
그걸 잡고 신속하게 내려오시오.
그 밑에 우리가 기다리고 있을 거요.”
“여기가 7층인데 줄을 잡고 일 층까지
내려가란 말이오?”
“러스킨! 살아서 여기를 벗어나려면
내 말대로 하시오.
혹시 군에서 레펠 같은 거 안 해봤소?”
“형님 때문에 군에 안 가도 되었소.”
“음! 살려면 알아서 내려오시오.”
돔 피사텔리(Dom Pisateley )아파트에서
봤을 때 미술관이 10시 방향이어서
나름 저격하기 괜찮은 데다 수백 세대가
머무르는 아파트다 보니
놈들이 여기를 일일이 뒤지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저격을 끝낸 러스킨을 데리고
아파트 후방에 있는 군사박물관을 통해
나가서 대로를 타고 볼쇼이 다리
(Bolshoy Moskvoretsky Bridge)를
건너기만 하면 그럭저럭 성공한 거였다.
문제는 시간 내에 볼쇼이 다리를 건널 수
있냐는 건데 KGB에서 몇 군데 다리를
봉쇄하면 상황이 아주 심각해진다.
지역이 모스크바 강을 끼고 주머니형태로
되어있어서 다리만 봉쇄하고 입구를
틀어막으면 그야말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린다.
나와 독거미는 가지고 온 도구로
아파트에서 간단히 변장을 했는데
특히 나는 KGB와 같이 작전을 한 적이 있어서
변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머리에 가발을 쓴 후 선글라스를 쓰고
콧수염을 붙이자 미국남자가 되어있었는데
선글라스만 쓴 독거미가 변장한 나를 보고
묘한 표정을 짓는다.
“뭐야?”
“잘 어울려서요. 호호!”
“너는 지금 웃음이 나오냐?
시간 내에 다리를 못 건너면 죽을 수도 있어!”
하고 독거미를 노려보자
“잘 될 겁니다. 팀장님
만약에 놈들이 덮치면 제가 드라구노프로
놈들의 머리를 다 날려 버리겠습니다.”
하고 도리어 큰소리치며 나를 위로한다.
‘저년이 간뎅이가 부었네.
아니면 총을 잡으면 무슨 가학성
변태 기질이 있나?’
하고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드디어 6시가 되어가자 미술관을 구경하던
관광객들이 썰물 빠지듯 나오고
미술관의 육중한 문을 닫기 시작한다.
독거미는 뒤에 대기중인 차에 있었고
나는 아파트 일 층에 있는 상가 커피숖에서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을 지켜보고 있었다.
KGB 요원으로 보이는 남자들이
미술관 주변을 감시하며 다니기 시작하더니
미술관 앞에 야코브가 나타나자
그 앞에 벤츠같은 고급 외제차들이
잇달아 서기 시작한다.
‘러스킨 이놈이 지금 쏠 건지 아니면 회담을
마치고 나올 때 노릴 것인지를 모르니
답답하구나.’
하고 앞에 놓인 물만 벌컥벌컥 마셨다.
미하일로프가 이반과 노바크를 대동하고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 옆에는 처음보는 얼굴의 남자가
두 남자의 경호를 받으며 벤츠 뒤에서
내리더니 미하일로프를 보고
고개를 조금 숙인다.
‘저놈이 레드마피아의 수장인가?’
그 뒤의 차에서는 보리스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차에서 내리는 게 보인다.
‘보리스! 네놈은 오늘 끝이다.’
그런데 보리스와 같이 온 수하 두 놈과
KGB 요원들이 아파트와 보리스 사이를
막아서 러스킨이 사격하기 애매 할 것
같았는데 갑자기 보리스가 미하일로프에게
다가가더니 손을 내밀고 악수를 한다.
분명히 미하일로프가 보리스를 불러서
러스킨에게 틈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러스킨! 지금이다.’
‘러스킨!’
미하일로프와 악수를 한 보리스가 야코브를
향해 손을 드는 순간
“투캉!”
하는 총소리와 함께 보리스의 뒤통수가
박살나며 그대로 앞으로 쓰러진다.
KGB 요원들이 총을 꺼내 들고 사방을
경계하는 동안 미하일로프와 레드마피아의
수장이 다시 차 안으로 황급히 들어간다.
야코브가 소리를 지르며 부하들에게
지시 내리는 것을 보고 나는 상가 커피숖을
빠져 나와 아파트 뒤로 빠르게 걸어갔다.
7층에 매어놓은 줄이 흔들리는 게
위에서 러스킨이 내려오는 것 같았다.
“빨리! 빨리!”
하고 나도 모르게 외치지만 내려오는 게
군인들처럼 신속하지 않고 버벅거리며
내려오는 게 속에서 천불이 날 지경이었다.
“삐익! 삑!”
아파트 앞쪽에서 호루라기 소리와
고함소리가 난무하더니 저격 방향을
잡았는지 아파트 안으로
KGB요원들이 들이닥친다.
드디어 러스킨이 지면에 이르자 내가 놈을
붙잡고 차를 향해 달렸다.
“러스킨! 바로 운전대를 잡고
볼쇼이 다리로 달려라.
십 분 내에 다리를 통과해야 한다.”
러스킨이 숨 돌릴 틈도 없이 운전대를
잡더니 차를 몰기 시작한다.
“밟아! 더”
“부아아앙!”
하는 가속 소리가 울리며 차가 볼쇼이다리를
향해 쏜살같이 나아가는데 얼마 후
“아니! 다리 앞에 차가 밀리잖아?
어떻게 할 거요? ”
전방을 주시한 나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여기서 차를 돌리면 더 골치 아파진다.
러스킨! 우리는 미국 관광객이고
너는 가이드다.
알겠나? 일단 부딪혀 보자.
만약에 차에서 내리라고 하면
그냥 뚫고 나간다.
무조건 밟아라. 방향은 북서쪽이다.”
“젠장! 이러다 총 맞는 거 아니오?”
“닥치고! 독거미 내가 신호하면 쏴라!”
“예 팀장님”
차가 다리를 천천히 통과하는데
뒤에서 경찰차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지만
밀리는 차로 인해 경찰차도 더이상 앞으로
나오지 못한다.
경찰차에서 내린 경찰들과 KGB 요원들이
앞에 있는 차들을 하나씩 살피면서 앞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이러다가는 검문을 당할 것
같은데 무슨 방법이 없소?”
“러스킨! 떨지 마라.
아까 말한대로 너는 가이드고 우리는
관광객이다.”
드디어 러시아 경찰이 우리차에 와서
노크를 한다.
러스킨이 러시아말로
“뭐 때문에 이렇게 시끄럽습니까?”
하고 차분하게 묻자
“알 필요 없고 지금 어디서 오는 길이오?”
“저는 가이드인데 뒤에 있는 관광객을
안내하는 중이오.”
러시아 경찰이 바로 나를 보더니
“CAN YOU SPEAK RUSSIA?”
“NO! I AM AMERICAN. ENGLISH”
하고 내가 말하자
“IDENTIFICATION?(신분증)”
하며 엉성한 발음으로 신분증을
보자고 한다.
내가 제이슨박으로 되어있는 여권을
보여주자 나하고 사진을 비교하더니
“YOUR HAIR?”
하며 내 머리를 가리킨다.
“A HA! DYEING! (염색)
BLONDE HAIR! (금발) ”
나를 한참동안 보던 러시아 경찰이
여권을 돌려주며 그냥 가자
러스킨이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젠장! 심장이 멎는 줄 알았네.”
하고 궁시렁거리는 데 일단 운이 좋았다.
만약에 독거미의 여권을 검사했다면
여자는 한국 여권이고 남자는 미국 여권이니
러시아 경찰이 의심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러스킨! 다리 입구쪽에서도 검문을
하는 것 같은데 아까처럼만 하면 된다.”
잠시 후 차가 다리 입구에 도착하자
역시 검문을 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경찰이
아니라 KGB 요원들 같았다.
나는 일단 부딪혀 보기로 하고
“러스킨! 여차하면 붉은광장을 통해
북서 방향으로 달린다. 알았나?”
“알겠소.”
“독거미 준비해라.”
검은 가죽잠바를 입은 KGB 요원이
빨간 신호봉으로 우리 차를 세우더니
러스킨과 뒷좌석에 있는 나와 독거미를
살피더니 바로 신호봉으로 차를 옆으로
대라고 지시를 한다.
나는 창밖으로 KGB요원의 다리를 향해
글록을 쏘며
“탕!”
“지금이다.”
하고 소리를 지르자 다리에 총을 맞은 요원이
“블럇! (시발, блять!)”
하며 비틀거리더니 쓰러진다. 그 순간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하고 나와 독거미가 쏘는 총소리가
연속으로 들리며 주변에 대기중이던
KGB요원들의 차와 경찰차의 타이어가
터져 나가고 총을 들고 있던 KGB요원들이
바닥에 쓰러진다.
사방이 어수선해지자
“부아아앙!”
하고 가속 폐달을 밟은 차가 붉은 광장을
질주해 나가는데 뒤에서
“탕! 탕! 타당! 탕!”
하고 놈들이 쏘는 총소리가 연속해서 들리고
“ 고개 숙여!”
하고 내가 외치자마자
“팅! 티팅! 퍽!”
하며 차 뒤의 유리창이 깨져 나간다.
“ Quo Vadis, Domine!”
(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고개를 숙이며 악착같이 운전을 하는
러스킨이 주를 찾는다.
잠시 후 싸이렌을 울리며 경찰차와
시꺼먼 차들이 우리를 뒤쫓기 시작하지만
타이어 펑크로 인해 얼마 못 가서
옆으로 멈춰선다.
그나마 멀쩡한 두 대가 쏜살같이 추격해오며
어딘가로 무전을 날린다.
“놈들이 탄 차가 붉은 광장을 통과했다.”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호!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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