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실력발휘
공모전 기간동안 올렸던 루팡을 아주 조금 손 봐서 다시 올립니다. 나름 신경을 썼는데 제가 하꼬 작가라 쉽지 않군요. 감사히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꾸벅^^
49-실력발휘
거구의 덩치가 웃으며 나오자
“ 알렉세이! 완전히 박살을 내거라. ”
하고 쿠바린쪽에서 놈들이 응원을 한다.
알렉세이라고 하는 자가 웃통을
벗어 제끼고 역시 온몸에 그려진
문신을 드러내며 앞으로 나오더니
두꺼운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목뼈가 부딪치는 소리를 낸다.
“우드드득! ”
내가 피식하고 웃으며
“병신! 지랄하고 자빠졌네.”
하고 한국말로 말하자 쿠바린이
“무슨 뜻이오?”
하고 나를 보며 영어로 묻는다
“후후! 몸 좋다는 뜻이오”
영어로 말해주고는 정면에 선
덩치를 향해 손으로 먼저 들어오라는 듯
까딱거리자 알렉세이가 얼굴을 굳히며
두 주먹을 가슴 위로 끌어 올리고는
앞으로 조금씩 전진하며
상체를 좌우로 흔드는데 확실히
권투의 위빙 동작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놈이 원 투 스트레이트를
날려오자 머리를 좌우로 가볍게 흔들어
펀치를 피했지만 놈의 빠른 주먹 때문에
내 머리칼이 휙 하고 날린다.
놈이 왼손으로 레프트 훅을 날릴 것처럼
하더니 갑자기 오른발로
내 왼쪽 허벅지를 걷어차 온다.
‘이 새끼가 내 전매특허를’
하고 잽싸게 좌측 발을 들어서
알렉세이의 오른 발을 걷어내자
순간 알렉세이의 주먹이 내 얼굴을
노리고 날카롭게 들어온다.
왼팔을 들어 놈의 팔을 걷어내는데
제법 묵직한 게 힘이 보통이 아니었다.
다시 놈의 왼 주먹이 내 눈을 노리고
송곳 같은 스트레이트를 날려오자
고개를 틀어 놈의 주먹을 귀 옆으로
보내며 놈의 중심이 되는
오른쪽 허벅지를 걷어찼다.
“빡! ”
하는 소리와 동시에
“ 윽! ”
하고 신음을 내뱉은 놈이 비틀거리자
나도 놈처럼 주먹을 뻗을 것처럼 하다가
바로 몸을 날려서 뒤돌려 차기로
놈의 두꺼운 턱을 찍어버렸다.
거구의 덩치가 체육관 바닥에
“꽈당!”
하고 나자빠진다.
이반과 동료들의 얼굴이 굳어져 가자
시가를 태우며 구경하던 쿠바린이
“ 루카스 말이 확실하군.
알레세이를 이 정도 짧은 시간에
박살을 내버렸으니 아마 이반 말고는
상대할 자가 없을 것 같으니 기권할 때까지
라고 말한 내가 병신이 되었군. 후후!
자! 무투술은 이 정도면
더 이상 볼 것도 없으니
다음은 사격 솜씨를 보도록 하지.”
하고 말하더니 구석에 쓰러져 있는
알렉세이를 보고는
“저기 자빠져 있는 알렉세이는
빨리 응급실로 옮겨 의사에게
치료 받도록 하고
이반! 뭐하나? 안내를 해야지.”
굳어진 얼굴을 한 이반이
앞서서 걸어가기 시작한다.
잠시 후 우리가 체육관을 나가서
들어간 곳은 바로 체육관 옆에 붙어있는
건물이었는데 놀랍게도 방음시설이
완벽하게 꾸며져 있는
거대한 사격 연습장이었다.
내가 국정원에서 연습하던 사격장하고는
비교할 수도 없는 최고시설을 갖춘
최신식 사격장이었다.
그냥 10M 나 20M 떨어진 곳에
점수가 새겨진 고정된 과녁을
걸어 놓고 쏘는 게 아니라
실제와 같은 세트장이 만들어져 있어서
사람 모양의 과녁이 엄폐물 속에서
불쑥 나타났다가 몇 초 후에
바로 사라지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사격장이었다.
앞쪽 테이블에 다양한 종류의 권총과
총알 및 부수장치가 놓여져 있었는데
글록, 베레타, 콜트, 리볼버, 발터PPK
뿐만 아니라 부수 장치인
도트사이트, 표적지시기, 라이트까지
모든 게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었다.
“ 어떻소?”
하며 쿠바린이 시가를 문 채
자랑스러운 듯 나를 보고 묻자
나도 모르게 엄지를 치켜 들며
“ 아랍 에미리트에 있는 실내사격장보다
훨씬 더 좋은 것 같소.”
하고 약간 과장된 칭찬을 해주었다.
어차피 체첸 마피아와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 모스크바로 날아가게 되면
그 대가로 돈이라도 왕창 땡겨야
할 것 같았다.
자고로 칭찬은 돈을 불러온다
“ 흐흐 역시 안목이 높군”
하며 쿠바린이 자화자찬을
하는 것 같았다.
“ 사격은 아무래도 드미트리가
나서야겠지.”
하고 말하자 긴 머리에 단단하게 생긴
남자가 내 앞으로 나서더니 나를 보고
고개를 약간 숙인다.
‘이놈은 그래도 쓸만하군.’
하고 속으로 생각하며 나도 인사를 했다.
“ 과녁이 무작위로 열 개가 튀어나올 거요.
심장이나 헤드 샷을 하면 10점이고
나머지는 컴퓨터가 부위별로 알아서
점수를 매겨줍니다. 먼저 쏘겠소?”
하며 나를 보고 묻는다
“ 후후!
주인이 먼저 쏴야 하지 않겠소?”
하고 웃으며 내가 양보를 하자
테이블에 놓인 9밀리 38구경의 글록을
들고는 17발이 들어있는 탄창을
장착하더니 사격장 안으로 들어가는
문을 거침없이 열고
안으로 들어가서 자세를 잡는다.
글록은 오스트리아 글록 사가
최초로 개발한 권총으로 전 세계에서
최초로 실용화된 플라스틱 권총이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물론 총 전체가 플라스틱인 것은 아니고
슬라이드와 그립, 탄창 등 발사와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은 부위에만
플라스틱이 사용되었으며 총열, 공이 등은
모두 금속으로 제작되었다.
비록 투박한 외관과 플라스틱이 약하다는
불신에 의해 초기에는 판매에 고전했지만
기존 권총의 60~70%가량의 무게와
17발이나 탄창에 장전할 수 있다는
특장점으로 인해 현재 세계적으로 성공한
권총의 하나이자 권총 부문에서의 혁신을
이끌어 낸 권총이기도 하다.
쿠바린과 그 일행들이 밖에 있는
관람석에 앉아 대형 유리창을 통해
내부를 보고 있었는데
당연히 방탄일 게 뻔하였다.
어딘가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 레디!”
“ 액션!”
하는 소리가 나자
“ 탕!”
하는 총성이 들리고 전방에 나타났던
표적이 사라지는데 곧바로 다시
“ 탕!”
하는 소리가 나더니 표적이 넘어간다.
내가 드미트리의 사격을 주의 깊게
살피자 전신이 드러나는 표적은
가슴을 쏘고 있었고 상반신만 드러나는
표적은 머리를 쏘고 있었다.
정확히 표적 하나에 한 발만 쏘았고
대부분 심장이나 머리를 관통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표적을 향해
총구를 겨누던 드미트리가 다행스럽게도?
발사를 하지 않는데
표적이 어린아이였다.
‘뭐야? 이거! 어린애도 나오다니’
하고 내가 당황스런 표정을 짓자
여전히 시가를 물고 있던 쿠바린이
“ 아무래도 어린애는 쏘면 안 되겠지.”
하고 웃는다.
드미트리가 정확히 열 발을 쏘고는
사격장 문을 열고 나오더니 점수를
확인하는데 95점이라는 숫자가
점수 판에 깜박거린다.
“ 아쉽게도 한 발이 빗 맞았군. 쯧!”
하고 쿠바린이 혀를 차더니 나를 쳐다본다.
테이블에 놓인 권총들을 잠깐 살피고는
글록이나 베레타를 지나쳐 발터 PPK를
거침없이 집어 들었다.
발터PPK 는 007 제임스 본드가
사랑하는 총으로 한국에서는
김재규가 박정희를 살해할 때
쓰던 총이기도 하다. 혹자는
【맞으면 많이 아프기만 하지
죽기는 어렵다. 여자들이 호신용으로
갖고 다니는 총이다. 】
이런 망언을 퍼붓는데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데는
전혀 지장 없었다.
누구든지 심장이나 대가리에 맞으면
바로 골로 가는데
의심나면 시험해 봐도 좋다?
나는 6발들이 탄창 네 개를 들고는
탄창 하나를 끼우며 사격장으로
들어서는데
“ 아니 여섯 발짜리 PPK를 들고
뭘 하겠다는 거지?”
하고 뒤에서 누군가 수근거린다.
사격장에 들어선 나는 마치 007의
제임스 본드처럼 두 팔을 크로스로 해서
가슴에 얹고는 몸과 마음을 차갑게
가라앉혔다.
장거리 사격은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나
근거리 사격이나 속사를 할 때에는
멘탈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실제 근거리에서 누군가와 교전한다는 것
자체로 인해 온갖 스트레스 반응이
몸에서 터질 수 있다.
심박 수가 오르고 과 호흡이 오며
손이 말을 안 들으면 가까운 표적도
놓치거나 상상할 수 없는
멍청한 행동할 할 가능성이 커진다
“탕! 탕!”
연달아 총성이 두 번 울리고
표적이 넘어간다.
“탕! 탕!”
역시 두 번 연달아 울리고 똑같이
표적이 넘어가자 관람석에 앉아있던
쿠바린이 상체를 앞으로 내밀며
점점 흥미로운 눈빛을 보낸다.
“탕! 탕!”
하고 총성이 울리는 순간
내 총에서 탄창이 빠져나감과 동시에
왼손에 있던 탄창을 번개같이 장착하고
“탕! 탕! 탕!”
이번에는 총성이 연속으로 세 번 울린다.
“헉!
모잠비크 드릴(Mozambique Drill)이다.”
관람석의 누군가 소리치자
“뭐라고?”
쿠바린이 돌아보자 다시
“탕! 탕! 탕!”
하고 세 번 울리는데
벌써 나는 탄창을 갈아치우고 있었다.
다행히 이번 표적은 아이가 등장해서
다시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다.
그사이 관람석에서는
“몸통에 두 발 머리에 한 발 쏘는 걸
모잠비크 드릴이라고 부릅니다.”
하고 쿠바린에게 설명을 하고 있었다.
“탕! 탕!”
소리와 함께 표적이 넘어가자
“역시 더블 탭(Double Tap)이구나!”
하고 누군가 감탄하는 목소리다.
“더블 탭이라니?”
쿠바린이 궁금한 듯 물어보자
“더블 탭은 권총을 두 발 연달아 쏘는 것을
말하는데 천천히 두 발 쏘는 것이 아니라
방아쇠를 격발되기 직전인 트리거 리셋
지점에서 당겨 빠르게 격발하는
기법입니다.
그게 더블 탭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
저 친구에게는 방탄복이
아무 소용없습니다.”
하고 감탄 아닌 감탄을 한다.
“탕! 탕!”
하고 연달아 총소리가 계속 울린다.
“탕! 탕!”
소리와 동시에 탄창을 번개같이 바꾸고
“탕! 탕! 탕!”
이번에는 총성이 세 번 울리기 시작한다.
“탕! 탕! 탕!”
탄창 4개를 다 비운 내가 사격장을
나오는데 점수판에 PERFECT!
라는 글씨가 점멸되고 있었다.
관람석에 있던 체첸 마피아들이
전부 자리에서 일어나서
경이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어느새 시가를 끈 쿠바린이 나를 보고는
“대단하오. 미스터 박!”
하며 이번에는 쿠바린이 엄지를 치켜든다.
드미트리가 나에게 오더니 손을 내밀며
“당신을 보니 일본만화 고르고 13이
생각나는군요.
혹시 저격총도 저렇게 잘 다루십니까?”
하고 묻는다.
“저격총은 제 전공 분야가 아니라서
대신 저격총을 귀신처럼 쏘는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독거미라고...”
하며 웃자
“저격총까지 잘 다룬다면
당신은 사람이 아니요. 하하하!”
하며 크게 웃는다.
쿠바린이 이반을 쳐다보고는
“자! 오늘은 미스터 박을 위해
파티를 열도록 하자.
지금부터 미스터 박은
우리 패밀리의 친구다.
혹시 반대할 놈이 있으면 지금 말해라.
여기서 머리에 그 뭐냐? 그래!
더블 탭으로 구멍을 내주겠다.
크하하하!”
하고 대소를 터트린다.
이들은 강자를 존경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나를 보는 눈길이
호의와 존경심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심지어 이반까지도 어설프게나마
나를 향해 웃는다.
고 주택에 있는 커다란 주방에서
진귀한 음식과 고급 술을 마시며
파티가 시작되었는데 식탁 위에는
처음 보는 음식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세계 삼대 진미라는 트러플(Truffle),
캐비어(Caviar), 푸아그라(Foie gras) 는
알아볼 수 있었다.
언제 불렀는지 하얀 조리사용 모자를 쓴
요리사들이 계속해서 요리를 내왔고
내 옆에 앉은 쿠바린이 음식을 먹으며
술을 계속 권한다.
“이게 푸틴의 술이라는
벨루가(BELUGA)요.”
하며 쿠바린이 내 잔에 가득 따라준다.
그만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쿠바린과 같이 드링킹
문제는 그 술이 러시아의 그 독한
보드카였다.
40도를 넘는 보드카를 물처럼 마시는
놈들을 보니 진짜 인간 같지도 않았다.
잔이나 작으면 말도 안 하겠다.
그냥 맥주잔이었다.
러시아 보드카 중 원탑이
벨루가였는데 정통 보드카답게
무색무취를 자랑한다.
하지만 만만히 봤다가는
한순간에 골로 가 버린다.
술잔을 비운 쿠바린이 금빛 깡통에 든
캐비어를 숟가락에 푹 뜨더니
나에게 내밀고는
“우리 러시아의 자랑
캐비어(Caviar)인데 이건 특별히
알마스(Almas) 캐비어 라오.
흐흐! 돈이 있어도 구할 수가 없소.”
캐비아는 철갑상어의 알을 가공하거나
염장 처리한 것을 말하는데
송로버섯과 마찬가지로 그 희귀함과
풍미 때문에 최고급 식재료로
손꼽히고 바다의 보석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이다.
그중 알마스가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가장 값비싼 캐비어다.
알마스 캐비어는 순금 깡통에
포장되어 나오는데
유럽의 한 경매에서 1.8kg당 약 £25,000
(한화 약 3,300만원)에 팔렸다.
‘이거 한 스푼에 얼마나 하는 거야?’
알마스 캐비어
벨루가 보드카
007로저무어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호! 꾸벅^^
Comment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