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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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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2,619
추천수 :
311
글자수 :
291,439

작성
21.11.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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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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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0쪽

56화

DUMMY

엘리사의 눈동자가 뿌옇고 하얗게 변해있었다.


마치 새벽의 물안개를 표현하는 것 같기도, 지금 태현의 불꽃 덕분에 증발하는 물이 내뿜는 증기를 표현하는 것 같기도 했다.


쉬아아아아아아아-!!


이내, 그녀의 동공의 뿌연 증기가 걷히고 맑고 푸른빛을 점멸한 순간,


“...!!”


이를 지켜보고 있는 감독팀 전원이 자신들이 감탄하다 못해 입을 쩍 벌리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 채일 정도로 그녀의 분위기는 싸늘하게 변했고,


슈화아아아아아-!!


태현의 경탄을 자아내는 한편, 그의 온 몸에 소름이 끼치게 할 만큼의 마력이 공중에 진동했다. 흘러나오는 마력의 농도가 워낙 진해, 그녀의 전신에서 은은한 푸른빛이 맴돌 수준이었다.


“후우.. 태현. 이제부터 정말 긴장해야 할 거야..!”


부릅뜬 눈에 힘을 풀고 숨을 고른 엘리사가 태현에게 경고를 건넸다. 그리고는 양 손을 천천히, 고아하게 들어 올리자,


촤아아아아아아..


곧바로 푸른빛이 맴도는 전신이 얇고 작은 파도에 휩싸였고, 이내 그녀의 발은 땅에서 떨어져 부유하기 시작했다.


‘... 아직 능력으로서 발현은 되지 않았지만, 주변에 마력이 요동친다.. 섣불리 움직이면 위험해.’


태현이 엉거주춤하며 엘리사의 수를 읽고 있을 때, 그녀는 고아한 손동작에는 마력이 실려 있었다.


“인비저블 미스트.”


그녀가 기술명을 속삭임과 동시에, 증기와는 확연히 다른 안개가 그녀의 신형을 덮쳐, 그 누구의 시야에도 비춰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 사라졌어?”


당연히 태현의 눈도 마찬가지였다. 황급히 기감을 펼쳐 그녀를 감지해보려 했지만, 눈앞의 안개는 모습뿐만이 아닌 기척마저 지워주는 듯했다.


“칫.. 흐아아압!”


화르르르르륵!!


그는 곧바로 힘찬 기합과 함께 불꽃을 발산해보았지만,


“소용없어.”


소용없었다.


“<인비저블 미스트>에 소모되는 마력은 그렇게 크지 않아. 내 안개를 너의 불꽃으로 소멸시켜도 내가 계속 만들어내는 데엔 전혀 지장이 없다는 얘기야.”


모습이 보이지 않는 엘리사의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와 태현의 귓전에 속삭여진다.


“아쿠아 레이.”


“!!!”


또 어디선가 들려온 나지막한 그녀의 고혹적인 목소리는 기술명을 입밖으로 내뱉었다.


당연히 긴장상태였던 태현은 까무러치게 놀라는 수밖에 없었지만,


“...?”


태현은 이때까지 엘리사가 사용했던 기술의 다양성에 감탄하며, 모두 눈에 담았다. <아쿠아 레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분명 날쌘 고압의 물줄기가 자신을 향해 솟구쳐야 했을 터였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그는 표정을 감출 수 없이 당황하는 중이었다.


그 때, 시원한 수압음이 순간의 정적을 깼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마치 지금. 태현의 긴장이 잠시 깨졌을 때를 노렸다는 듯이, 그를 기준으로 우측 후방에서 <아쿠아 레이> 한 줄기가 쇄도했다.


“!!.. 크아아악!!”


뒤늦게 공격을 인지하고 몸을 날려봤지만, 어깻죽지를 노리고 날아오던 물기둥이 오른팔 정중앙에 직격하게 만드는 성과밖에 내지 못했다.


“어때? 바보가 된 소감은?”


또 어디선가 들려온 그녀의 목소리가 팔을 부여잡고 힘겹게 다시 일어나는 태현에게 도발의 뜻이 담긴 말을 건넸다.


“시야는 물론, 기감을 펼쳐도 내 위치를 특정하지 못하니, 시간차 공격이라고 보기도 힘든 이런 단순한 속임수에도 속는 거야.”


엘리사의 조언 아닌 조언은 태현의 표정을 곧바로 일그러뜨렸다.


‘큭..! 가지고 놀고 있어..!’


이를 빠득빠득 갈며 분을 표출하는 태현이었지만,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아쿠아 레이>에 강타당한 오른팔에 커다란 멍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거.. X나 아파.. 속도도 상당해서 방금처럼 후방에서 쏴대면 피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무언가 결단을 내린 듯한 태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자세를 꼿꼿이 세우고, 전신에 순환해둔 마력을 순식간에 폭사시켜 불꽃을 발생시켰다.


‘또 어떤.. 무슨 힘으로 나를 놀라게 하려나? 각성한지 2달도 안 된 각성자에게 이만큼의 기대를 하게 될 줄은..!’


안개 속 어딘가에 몸을 숨겨 태현을 관찰하고 있는 엘리사는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엘리사 본인은 유럽톱급의 각성자로서 대 계약자 전투는 물론, 타 각성자와의 전투까지 섭렵했다. 그렇기에, 더 이상의 대련 전투는 새로운 정보를 받기만할 뿐 더 이상의 경험은 쌓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태현과의 대련 전투는 예외였다.


“타즈미요? 일본소속 바람의 각성자 하세가와 타즈미? 아시아 톱급 각성자 하세가와 타즈미?”


“네. 형식상 기밀사항이지만, 이미 전 세계에 소식이 날아갔습니다. 타즈미가 김태현 각성자님께 패배하고 UNAS 본부로 이송되어 현재는 구금 중인 상태입니다.”


물론 타즈미는 진심으로 전투에 임하지 않았고 약간의 과장도 있었지만, 요행이건 운이건, 그에게서 승리를 거둔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엘리사는 기대감을 품고 대련을 청했고, 역시나 태현은 전투를 이어가는 지금까지 천재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에 따라 크기를 키워가던 그녀의 기대감을 태현은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었다.


‘정말 과장이 아니야. 고유의 능력과 기술이 정제 되면 정말 그를 이길 수 있는 인재가 될 거야.’


그녀가 사색에 빠져 있는 사이, 태현의 전신에서 작열하고 있는 불꽃은 꽤나 규모가 커져 있었다.


“하아아아압!!”


그가 힘차게 넣은 기합이 전신에서 타오르는 불꽃을 더욱 강렬하게 작열시켰다.


‘기세가 제법이다. 무시하지 못할 정도야. 뭘 하려는 건진 모르겠지만..’


그녀가 늦지 않게 사색을 거두고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녀가 펼친 손바닥이 아슬아슬하게 태현의 몸을 전부 가렸다.


“준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촤아아아아아악-!


그녀의 펼친 손에 공중의 수분이 물줄기들로 모여들었고, 응집해 타원형을 이루었다.


타원은 곧바로 펼쳐져 가는 선으로 변했다. 여기까지 이루어지자, 그녀가 그것을 향해 일장을 내질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시원하다 못해 귀가 멀 정도로 큰 낙수음과 가는 선에서 뿜어져 나오는 커다란 폭포가 전장을 뒤엎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케터랙트>. 폭포수를 내뿜어 주변을 물로 뒤덮는 <케스케이드>의 진화형이다. 크기와 폭포를 이루는 물의 양이 케스케이드의 2배 정도.. 이걸로 끝이다..!’


엘리사는 자신의 마력 총량 중 30% 정도가 소모되는 <케터랙트>를 마지막 수로 여겼다.


태현을 상대로 예상보다 고전한 탓에 현재, 마력이 절반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큰 코스트를 감수하고 일으킨 폭포가 태현과 그의 불꽃 전부를 쓸어내릴 것이라, 결착을 짓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예측, 믿음, 바램과 실제 결과는 전혀 달랐다.


화아아아아아아아악-!!


기합과 동시에 기세를 얻어 거세게 타오르던 화염이 순식간에 고요하고 고아하게 작열하기 시작했다.


“??.. 저건.. 뭐지?”


엘리사는 지금 자신이 목격하고 있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급격하게 소모된 마력에 느끼고 있는 미미한 현기증 때문에 헛것을 보고 있다고 하기에는 자신의 눈에 비춰지는 화염이 너무나 또렷했다.


‘저 불꽃.. 아까까지와는 확연히 달라.. 능력의 2차 각성인가?’

뒤늦게 태현의 이변을 눈치챈 그녀였지만, 그의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폭포는 엘리사의 통제를 벗어난 상태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고막을 때리다 싶이 들려오는 낙수음 전장을 전부 메울만한 너비의 고압의 수류가 태현의 신형을 먹어 치운 그 때.


“하아아아압!!”


그의 힘찬 기합이 낙수음을 뚫고 울려 퍼지고, 곧이어 뿌연 증기 속가 내뿜어졌다. 중앙에 선 태현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떠오르는 9개의 거대한 불덩어리들이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케터랙트>의 증발이 눈에 띄게 가속화되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 모습과 뒤따라 들려오는 폭음으로 보았을 때, <브루탈 플레어>의 전조가 틀림없었다.


취아아아아아아아악!!!


최신 압력밥솥의 취사음에 10배 정도는 되는 소음과 함께 뿌연 증기가 순식간에 전장을 메웠다.


그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서있는 태현이 전신의 테두리에 넓게 압축시켜둔 높은 밀도의 마력을 한번에 폭사시키며 소리쳤다.


“오버 히트!!”


그와 동시에 태현의 몸엔 너무 진해 빨간 색깔로 변색되어 보일 정도인 주홍 빛깔의 마력이 은은하게 빛났다. 마치 생각보다 벨런스와 비율이 좋은 태현의 몸을 강조시켜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태현이 <오버 히트>가 단순히 '간지' 용도로 만들어져 사용한 기술이 아니다 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그의 전신에서 발산된 후끈하다 못해 뜨거운 열기가 일대를 뒤덮었다.


치이이이이이이익-!!


열기는 순식간에 더욱 기세를 얻어, 결국엔 엘리사가 펼친 <인비저블 미스트>의 안개마저 증발시키는 수준이 되었다.


그리고 공중에 부유해 모습을 숨기고 있던 엘리사의 신형이 고스란히 드러나자, 태현은 기다렸다는 듯 손을 뻗어 큼직한 손바닥으로 엘리사를 가렸다.


“!!!.."


벌어진 상황을 이론적으로만 이해했지, 상상도 못했다는 듯, 역동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의 귓전에 태현이 나지막이 읊는 기술명이 쎄려 박혔다.


"브루탈 플레어."


작가의말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인 와중에 분량이 적어 죄송합니다.. 다시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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