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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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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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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91
추천수 :
306
글자수 :
29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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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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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5화

DUMMY

슈우우우우우우우..!!


아까까지의 것과는 수준이 달라 보이는 그림자들이 점점 형체를 갖춰, 죽은 자를 다루는 마법사들을 칭하는 네크로맨서가 부린 좀비 떼가 땅을 찢고 일어나듯, 전진하며 모든 것을 삼키며, 점점 짙어져가는 어둠 속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가가가가각-!! 콰아아아앙-!!


그녀의 매정한 발걸음이 또각 또각 걸어가는 매 순간마다 펼쳐지는 어둠이 주변의 가로등과 커다란 컨테이너등을 삼키고 부순다.


휘이이이이..


“끄으으으윽..”


“흐아..! 끄아아아아아아!!”


쓰러진 알파팀 팀원들의 신음과 비명이 스산한 바닷바람을 타고 커다란 컨테이너 3개가 쌓인 곳의 맨 윗 컨테이너에 올라선 태현의 귓가를 스친다.


“지금이.. 기회다..!”


이들을 모두 지켜보고 있던 태현의 혼잣말이었다.


‘정말 그것이 사실이라면.. 설사 사실이 아니더라도. 지금이 기회인 것은 확실하다..’


충격적인 상태의 전황을 지켜보고 있는 태현은 조금 전, 찬영과의 대화를 재차 상기했다.


- “저희 임시 본부가 조사로 잡아낸 후, 토의 끝에 확실시한 계약자가 가진 능력의 결점은.. 바로 ‘그림자의 숫자, 지닌 전투력이 커질수록, 그림자의 주인인 계약자, 본인이 지닌 힘은 저하된다는 것’ 입니다.”


“!!!”


자신의 전투를 꼼꼼히 조사한 임시 현장 본부가 알아낸 후, 토의 끝에 도달했으며, 찬영이 전한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게.. 사실입니까!?”


그 사실을 접한 태현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호출기 너머의 찬영에게 되물었다.


- “예! 그림자의 양과 질이 늘어날수록 계약자 본인에게서 감지되는 영력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 아..!”


베면 벨수록 늘어나는 그림자의 수와, 찌르면 찌를수록 강해지는 그림자의 힘 때문에 기감을 펼쳐 계약자가 풍기는 영력을 느낄 겨를이 없었던 그였기에, 태현은 전혀 상상치도 못한 사실이었다.


- “그리고 각성자님이 전투 중에 알아내신 계약자가 가진 능력에 대한 또 다른 결점이 방금 사실로 판명이 났습니다.”


또 하나의 반가운 사실이었지만, 찬영의 뒷말은 태현의 귓가를 스치지도 못했다.


‘...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리 내에서 그림자를 통제만 하고 있던 그 계약자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기감을 그저 날아오는 칼, 창, 화살을 피하는 데만 사용했으니 그럴 수밖에..’


태현은 금방 전, 자신의 실수와 잘못한 것에 대해 피드백을 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수학하고, 성장하는 중에 있다.


이러한 그의 성격과 습관이 끊임없이 그를 한계 없이 성장하게 만드는 중인 것이다.


기술의 다양성이나, 기감의 확장, 마력을 다루는 힘과 같은 능력적인 부분의 부족함을 제외한다면, 전투를 거듭할수록 쌓여가는 태현의 경험은 전 세계의 톱급 각성자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전투력을 제공할 것이다.


- “각성자님?”


사색에 빠져 물음에 답하지 않는 그를 찬영이 불렀다.


“네. 듣고 있습니다.”


혼자만의 생각을 멈추고, 찬영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그가 말했다.


- “네. 그래서 전달 드리려 한 것은 이것이 전부입니다. 설령, 진실이 아니었더라도 각성자님이 이야기하신 ‘개체 수가 많을수록 전투력이 분산된다.’ 라는 확정된 결점이 있기에, 어떻게 되었든, 계약자가 다루는 그림자의 수를 늘리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포인트라고 생각됩니다.”


쏴아아아아.. 철썩-!


저 멀리서 찬연한 달빛이 비치는 파도가 치는 것을 지켜보고 있자니 시원한 바다냄새가 코를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철컥-!


엄지손가락으로 칼받이를 밀치자 검집에서 예리한 칼날이 1cm 정도 빠져나와 곳곳의 조명을 받아 밝게 빛을 낸다.


생각을 모두 정리한 그가 눈빛을 매섭게 치켜뜨고 불과 40m 안에서 펼쳐진 처참한 광경을 눈에 담았다.


“후우.. 가볼까..!”


타앗-!


3개 높이의 컨테이너 위에 서있던 태현이 공중에 몸을 던졌다.


휘오오오오오오오-!!


빠르게 낙하하는 그를 거세게 스치는 밤바람이 그랬듯, 주변의 모든 것을 잠식하며, 쓰러져있는 알파팀 동료들의 코앞까지 다가와 삼키려는 어둠도 태현을 막지는 못하리라.




···


빠드드득!


“크으윽!”


이빨이 거세게 갈리는 소리와 함께 범도의 분노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침음 소리가 들려온다.


“끄으으..”


“으으으윽..”


곳곳에는 공격을 받아 쓰러져있는 알파팀의 동료들이 있었고,


쉬아아아아아악-!!


몰려오는 새까만 구름 떼가 그들을 덮치려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왔다.


‘큭..! 끝인가.. 내 그릇된 명령으로.. 모두를 죽음으로 몰아넣었구나..’


“으아아아아아악!!”


그림자가 휘두른 검에 다리가 크게 베여, 움직이지 못하는 팀원 중 하나가 다가온 어둠이 그 다리를 집어삼키자 비명을 내질렀다.


“X발..! 현성아!!!”


뒤늦게 소총을 들어보지만.. 이 총탄이 과연 저 어둠을 몰아내고 동료를 구할 수 있을까.


1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온갖 잡다한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그 순간..


“크아아아아아아아악!!”


이번엔 좌측 후방에서 어둠에 좀 먹히는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진우야..!!! 크으으윽!!”


타다다다다다당-!!


총탄이 매서운 기세로 목표를 향해 날아갔지만..


퓨.. 퓨.. 피유..


새까만 구름 떼는 이를 통과라도 시키는 듯, 아무런 이변이 없었다.


“이런 X발!!!”


타악-! 턱..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표출하듯, 냅다 던져버린 소총이 바닥을 굴렀다.


“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악!!!”


애초에 부상이 있던 다리를 어둠이 짓누르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알파팀 팀원 현성과 어둠에 팔이 집어삼켜진 이하동문의 진우.


이들은 범도가 무지 아끼는 후임들로, 나이는 2, 3살밖에 차이는 나지 않지만, 친구이자, 아들과도 같았고 함께 목숨을 걸고 임무를 완수 했던 전우이기도 했다.


콰아아아앙-!


“크으으으으윽!!”


그들의 죽음을 눈 뜨고 지켜볼 수 없는 범도가 끓어오르는 분노와 서러움에 못 이겨 철판으로 된 바닥을 내리치며 또 다시 침음하자,


“크크크큭..! 미개한 벌레같은 것들이 정신 사납게 비명을 지르는구나..! 너희 같은 것들을 나의 어둠 속으로 거둬들이니..! 영광으로 여기며 죽어라..!!”


이제까지와는 또 다르게, 정교한 형태의 갑주와 각자의 무기를 무장한 그림자 4체가 4방향으로 시커먼 구름 떼를 몰며, 번지르르한 입을 놀리는 계약자가 그 중간에 서서 또각 또각, 발걸음을 놀려 전진했다.


“X가리 닥쳐!!!”


철컥-! 타다다다다다당-!!


아무리 악을 써도, 총을 쏴도, 아무리 발악을 해도. 눈앞의 계약자에겐 전혀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의 얼굴을 타고 흐르는 한 방울의 뜨거운 눈물처럼 그는 멈출 수 없었다.


하지만..


스파앗-!


계약자가 전진하는 방향, 범도가 총을 쏜 방향. 그 앞에 서있는 그림자는 시꺼멓지만 않다면, 멋들어진 외관의 태도를 들고 있었고, 눈에 보이지도 않을 속도로 허공을 가르자,


째앵-!!! 콰아아아아아아앙-!!


그것의 일검은 날아오는 총탄은 물론이고, 곳곳에 서있는 가로등, 검로에 닿는 거대한 컨테이너들까지 모조리 베어내, 예리한 검흔을 남겼다.


직감적으로 자세를 낮춰, 검격을 피하려 시도한 범도였지만, 그의 회피는 완벽하지 못했다.


촤악-! 주르륵-


“아아아아아악!!”


그의 왼쪽 볼, 광대뼈가 있는 곳부터, 귀까지 쭉 이어지는 상처가 꽤나 깊었기에, 흐르는 피가 그가 착용하고 있는 대원복을 적셨다.


“크크크크.. 크하하하하하!! 더 춤을 춰 보거라. 인간!! 그것이야말로 죽음을 목전에 둔 인간만이 출 수 있는 필멸의 춤이로구나! 과연 흥미로웠다! 아직 내 무료함은 채우지 못했지만, 그것은 쓰러져 있는 너의 동료들로 달래도록 하마. 이만 죽어라..!!”


이를 지켜보고 있던 계약자가 호탕하게 비웃으며 범도의 앞에 서서 태도를 쥔 그림자를 향해 손짓을 하려는 그 순간,


“그건 안 되겠는데!!!”


그들의 머리 위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퍼어어어어어어엉-!!


이내, 커다란 불기둥이 허공을 울리는 폭음과 함께 솟구쳐 내려와, 계약자와, 그녀의 그림자 4체, 그리고 그것들이 모는 새까만 구름 떼를 모두 덮쳤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화마가 전진하던 어둠처럼. 아니, 그보다 빠르게 범도의 시야에 비치는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눈앞에서 순식간에 일어난 거대한 폭발에 불어오는 뜨거운 열풍을 팔을 들어 올려 막아서는 계약자와 범도가 입을 열었다.


“이건..!”


“이것은..!!”


그 순간, 취한 행동과 내뱉은 말, 그 시간조차 한 토시도 다르지 않고 같았지만, 둘의 표정은 한 조각의 감정조차 공유하지 않음을 나타내듯, 정반대였다.


그 때,


피유우우우웅-!!


날카롭게 귀를 찌르는 폭죽을 쏠 때와 같은 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초승달 형태의 예리한 불꽃이 상처 입은 왼쪽 다리가 어둠에 잡아먹힌 현성을 향해 쇄도했다.


화르르르르륵-!


태현이 쏜 검기가 현성의 근처에서 일렁이는 검은 구름에 적중하자, 그것에 옮겨 붙은 불꽃이 기세 좋게 그것을 태워나갔다.


푸화아아아아아악-!!


그리고 그의 뒤에서, 점점 커지는 불꽃이 허공을 태우더니, 곧바로 태현을 뱉어냈다.


“끄으으으으윽..”


신음소리를 내는 것조차 힘겨워 보이는 현성을 부축하는 태현의 눈에 보인 것은.. 그의 잘린 오른쪽 다리가 바닥에 피를 흩뿌리는 것이었다.


“으으윽.. 허억.. 감사합니다.. 각성자님..”


“.....”


그의 힘겨운 감사인사에 말 한 마디조차 하지 못한 태현이 할 수 있던 것은.. 그저 묵묵히 그를 부축해, <파이어 블링크>를 사용해,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주는 것밖에 없었다.


푸화아아아아아악-!!


이번엔, 왼팔이 어둠에 먹힌 진우의 앞으로 순간이동한 후,


화륵-! 파아아아아아악-!!


검에 불을 일으켜, 검은 구름에 참격을 가해, 어둠이 타오르게 하고, 왼팔이 잘린 진우를 현성의 곁으로 보낸 그의 심장을 또 한 번 세게 후려치는 말 한마디가 들려왔다.


“...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각성자님..”


“.....”


가슴이 아려오는 태현은 그들의 눈도 쳐다보지 못하고, 다시 불꽃에 휩싸일 뿐이었다


푸화아아아아아악-!!


그는 순식간에, 현성과 진우를 눕힌 곳에, 볼부터 귓바퀴를 포함한, 왼쪽 귀를 깊게 베인 범도까지 데려다 놓았다.


“임시 본부에서 임시 의무반이 곧 도착할 겁니다. 자리를 지켜주십쇼. 계약자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각성자님..”


범도에게 당부한 태현이 시선을 다시 계약자를 향해 돌리려 하자, 범도가 그를 불러 세웠다


“혼자서.. 괜찮으시겠습니까?”


“.....”


태현은 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입술이 부르르 떨리고, 그의 눈시울이 붉어지며 이내, 그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그나마 다행이었을까. 그를 비추는 가로등의 후광 때문이었는지, 범도를 포함해, 쓰러져있는 이들은 이를 보지 못했다.


“... 정말.. 죄송합니다.. 여러분들의 부상에 대한 책임은.. 저 계약자를 처리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화르르르르르르르륵-!!!


그가 말을 끝마치자, 그의 신체 곳곳에서 피어오른 불꽃이 이내 형체를 갖춰, 태현을 삼켰다.


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이제 항구의 3분의 1을 집어삼킨 계약자의 어둠이 전진하는 그 앞에 타오르는 불꽃이 텅 빈 허공을 태우기 시작했다.


화르르륵.. 저벅..! 저벅!


작열하는 불이 거둬지고, 불꽃의 주인이 발걸음을 내딛자,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크크크..! 다시 돌아왔구나. 인간. 다른 인간들을 데리고 사라지기에 그 덧없는 삶을 구차하게 연명하려 도망을 선택한 줄 알고 너에게 실망하려던 찰나였다!”


“.....”


쉬이이이이이익..!


<파이어 블링크>의 묘리에 의해 타오르지만 않았다면, 지금쯤 차갑게 식었을 그의 눈물 대신, 몰려오는 새까만 어둠의 군세들을 말없이 쳐다보는 태현의 시선은 그를 대신하듯,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다시 한 번 그 불꽃의 춤을 추어 내 무료함을 달래라! 너의 춤을 내 뇌리에 새겨 영원히 기억하리라! 영광으로 알아라!!”


그녀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태현의 앞에서 진군을 책임지던 검은 태도를 쥔 그림자에게 흉흉한 살기가 피어오름이 그의 전신을 푹푹 찌르는 기감을 통해 느껴진다.


“지금부터..”


태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지금부터 나의 불꽃의 춤사위에 진심을..”


화르르르르르르르르륵-!!!


각성자가 되어서부터 방금 전까지의 것과는 전혀 격이 다른 기세의 맹렬한 불꽃이 순식간에 태현을 뒤덮었다.


“담아본다.”


작가의말

새삼스럽지만,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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