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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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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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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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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95
추천수 :
306
글자수 :
29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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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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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8화

DUMMY

쏴아아아아..


쨍한 색감의 노을빛이 그대로 드러나는 파도가 쉬지 않고 치는 바다.


뿌아아아아아앙-!!!


대기를 진동시키는 요란한 뱃고동이 들려온다.


쩝.. 쩝..


무언가를 먹는 소리 그 자체로 보나, 소리가 나는 간격을 보나, 누가 들어도 공허함이 느껴질 지경이다.


이 소음의 주인은..


“하아..”


한숨을 푹 쉬는 태현이었다.


몰아치는 파도를 멍하니 바라보는 그의 양 손엔 크게 베어 문 씨앗 호떡이 들려있었다.


부산에 도착하고 휴양을 즐긴 날은 제외하고, 그 다음날부터 현장 수사를 개시한지, 오늘로서 6일째.


“어떻.. 어떻게..”


6일의 수사는 답보했다.


현장에서 뛰는 알파팀도, 이들이 수집한 정보등을 조합해 상황을 추측하는 관리국도. 아무런 단서를 잡아내지 못했다.


기껏해야 임무가 시작된 계기인 9일 전에 감지된 영력의 흔적의 조사 결과가 수사 3일째에 나왔다는 것.


하지만, 조사 결과조차 내용은 미미했다.


겨우 그 영력의 흔적이 마신과 천신 중 마신의 것이었다는 것만 알려줄 뿐이었다.


쩝.. 쩝,,


움켜 쥔 씨앗호떡을 전부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태현.


수사를 개시하는 매일 아침마다 파는 곳에 방문하여 항상 간식으로 챙겨 다니던 부산의 명물 고등어 빵도 이젠 물리는 듯한 모양이었다.


터벅.. 터벅..


피곤한 몸을 이끌어 숙소로 향하는 그가 힘없는 발걸음을 옮겨본다.


계약자를 찾는 방법이 감지 장비밖에 없는 알파팀과는 다르게 각성자인 태현은 6번째 감각, 기감을 소유하고 있었다.


혹여, 영력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하루 종일 기감을 넓게 펴놓고서 매일 시내를 활보하는 그는 체력적으로 힘에 겨울 수밖에 없었다.


고등어 빵이나, 씨앗 호떡과 같은 간식을 입에 달고 사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대로는.. 안되는데..”


말은 그렇게 하지만..


수사를 진전시킬 방법은 이들에게 없었다.


마치 입질이 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하는 낚시처럼 계약자가 다시 등장하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띠리링~ 띠리링~


주머니 속 휴대폰이 전화가 왔음을 알린다.


소현으로부터의 발신 전화였다.


“어.”


- “거긴 좀 어때?”


“뭘 어때. 오늘도 허탕이지. 하..”


- “뭐, 그럴 줄은 알고 있었긴 하지만, 너무 조바심 가지지마. 괜히 임무 이름이 장기 탐색 임무겠어? 그리고 원할 때에 딱 딱 맞춰서 나타나주면 그 계약자가 굳이 왜 숨었겠어. 좀 천천히 기다려봐.”


수사 4일째. 슬슬 인내심이 바닥나고 그저 휴양을 즐기기엔 이게 맞나.. 싶은 회의감이 들기도 할 때, 서울의 상황도 물어볼 겸, 안부도 묻기 위해 소현에게 전화를 걸었었는데, 오히려 자신이 위로 아닌 위로를 받는 식으로 오늘까지 이어졌다.


“그래.. 알았어. 거긴 좀 어때?”


- “뭐 오늘도 똑같지. 밀린 수행평가도 많고, 과제도 많고. 요즘 좀 바빠.”


“그렇기야 그렇겠지. 학교를 며칠을 빠졌는데. 그 용병 각성자는 어때? 이름이.. 엘리스라고 했었나..?”


- “엘리사. 엘리사 레오네. 5일 전에 3급 계약자가 출현해서 같이 처리 임무를 나갔는데, 역시 유럽 톱급답게 엄청 강하더라. 싸움이 뭐랄까.. 짜임새가 있달까? 센스 있더라고. 많이 배웠어.”


“오.. 그 정도야? 흠..”


태현은 조금 기대가 되는 반면, 또 불안감이 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소현의 극찬은 매우 드물기에, 실력만큼은 확실히 보장이 되어있다는 것이지만, 그 실력의 주인을 직접 만나보지 못한 태현은 타즈미때와 같은 일이 또 벌어질까 두려웠다.


하지만, 그런 그를 모를 리 없는 소현이 그를 안심시켰다.


- “뭘 걱정하는지는 알겠는데,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들어보니 어머니가 한국인이셔서 혼혈이라고 하네? 그것 때문인지, 한국에 익숙해 보이기도 하고, 뭣보다 엄청 착해. 나이도 우리보다 3살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붙임성이 좋달까? 아무튼 괜찮은 것 같아.”


“아 정말? 그거 다행이네. 그리고 엄청 예쁘다며?”


- “.....”


“여보세요?”


- “... 그건 또 어디서 들었어. 너 본 적도 없잖아.”


“부 팀장님한테. 왜. 아니야?”


- “.....”


잠시 정적이 흘렀다.


“여보세요..?”


점점 어색해지는 3초간의 정적을 깬 것은 태현이었다.


- “... 됐어. 임무 끝나고 올라올 때 그 빵이라도 좀 사와. 나도 먹어보게.”


“알았어. 또 뭐 필요한 거 있어?”


- “음.. 부산은 어묵 유명하잖..”


전화 너머 소현이 말을 하는 그때..


스스스스스..!


“...!!”


순간 자신의 온 몸을 찌릿하게 찌른 무언가를 느낀 태현이 전화에서 귀를 뗐다.


‘뭐야!? 어디지!?’


해질녘의 번화가를 이리 저리 둘러보았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길을 걷는 수많은 행인들뿐이었다.


스스스스스..!!


“!!!”


재차 태현의 기감을 찌르는 방향은..


‘저긴가!’


현재 그의 위치에서 200m 정도 떨어진 어두운 골목길이었다.


- “들었어? 왜 대답이 없어!”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는 그를 전화 너머 소현이 불렀다.


“미안! 지금 급해서. 이따 다시 전화 할게!”


타닷-!


서있는 곳이 대도시의 번화가인 만큼, 능력을 쓸 수 없었기에, 다리에 힘을 준 태현이 곧바로 달리기 시작했다.


뚜.. 뚜..


통화가 끊겼음을 알리는 소리가 소현의 귓가를 스치자..


“우이 씨! 진짜 짜증나게 하네!”


덮고 있던 이불을 마구 걷어차는 소현이었다.


쏴아아아아아-!!


물줄기가 힘차게 치솟는 분수대를 지나서,


슉-! 타다다닷-!


태현이 이리 저리 몸을 날려 인파를 피해 골목길로 달려갔다.


“후욱! 후욱!”


다리의 부상은 심하지 않아 어제 깁스를 풀었지만, 여전히 깁스가 감겨있는 왼팔이 문제였다.


휘저으며 뛰어다니기엔 무게도 있었기 때문에 버거웠지만 태현은 쉬지 않고 빠르게 뛰었다.


탓-!


태현이 골목에 들어서자,


스팟-!!


누군가의 신형이 만화 속 닌자처럼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큭! 사라졌어!?”


태현이 침음했다.


표적이 너무 빠르게 이동해서 원래 이곳에 서있다가 방금 이동한 것인지, 자신의 착각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 중이었다.


스으으으으..


그때, 태현의 기감이 갈피를 잡고 그에게 방향을 알려주었다.


“위인가!”


그의 눈앞에 있는 6층짜리 상가 건물.


그 옥상에서 온 몸을 찌르는 영력이 느껴진다.


화르르륵-!


빠르게 태현의 전신이 점화되었다.


그는 특별히 왼손에 더욱 불꽃을 일으켜 움직임이 불편해지게 만들었던 왼팔의 깁스를 같이 태워버렸다


태현이 애용하는 이동기술, <파이어 블링크>의 묘리였다.


“흐읍-!”


짧은 기합과 함께..


파앗-!!


발을 구르자, 맹렬한 불꽃이 새까만 밤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여기냐!!”


턱-!


옥상의 난간에 발을 딛고 올라선 그의 시야엔..


스멀.. 스멀,.


“저건..?”


옥상 바닥에 검은 영력 덩어리가 꿈틀대는 것이 보였다.


탁-!


전신의 불꽃이 사그라든 그가 난간에서 뛰어내려 곧바로 그림자를 관찰하려던 그때..


스스스스스..!!


둥근 모양을 유지하기 바빴던 그 새까만 영력 덩어리가 기둥을 세우기 시작했다.


“...!!”


수상함을 느낀 그가 거리를 벌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런.. 뭔 놈의 CCTV가 저리 많아!”


옥상의 출입을 담당하는 문부터, 옆 건물의 난간까지. 사방에 CCTV가 있었기에, 태현은 신중했다.


“저건..!?”


슈우우우우우..!!


어느새 솟아오른 새까만 영력 덩어리가 사람의 형태를 취한 것을 본 태현이 놀랐다.


형태가 잡히지 않은 것인지, 단순히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 것인지. 착용하고 있는 복장이나, 얼굴조차 보이지 않았다.


‘칫, 하다못해 머리카락 길이라도 확인하면 계약자가 여잔지 남잔지 알 수 있는 건데.’


역시 21세기 디지털 시대답게 개인 정보(?) 관리가 철저하다고 생각하는 그때,


슈우우우우-!!


검은 영력으로 이루어진 그것이 형체에 익숙해진지, 곧바로 태현에게 달려들었다.


퍼억-!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그것이 날린 일권을 막아내는 소리가 육탄전의 시작을 알렸다.


스윽-!


슉-!


그것의 주먹 한 번 한 번은 무게가 실리고 속도가 빨랐지만..


‘움직임이 직선적이다.’


슈욱-!


회피만을 고집하며, 처음 맞서보는 그것의 움직임을 모두 파악한 태현이 해야 할 것은 단 하나였다.


턱-!


반격.


태현의 미간을 정확히 노리고 날아오는 주먹을 낚아챈 태현이 반대쪽 손으로 총을 연상시키는 모양을 만든 후, 마력을 손가락 끝에 모아 그것의 복부 쪽에 갖다 대는가 싶더니..


타앙-!


이내, 불꽃의 총탄이 태현의 검지 손가락 끝에서 발포되어 새까만 영력으로 이루어진 그것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불 총> 이라는 기술명 만큼이나 단순한 공격이었지만,


타앗-!


미미하나, 그래도 데미지가 있었는지, 그것이 거리를 벌렸다.


“후우. CCTV엔 안 보였겠지..?”


잠시 숨을 고르는 와중에도 그것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는 태현에게..


그어어..! 끼기긱..! 끄으으에..!


기괴한 소리가 들려왔다.


괴물의 울음소리 같기도, 윤활유가 발라지지 않은 자전거로 브레이크 레버를 당기면 나는 소리 같기도, 죽어가는 인간의 비명소리 같기도 한 그것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어째서.. 나.. 를 찾는 것.. 이냐..”


“...!!”


그것의 기괴한 목소리에 적잖이 당황한 태현이었지만, 곧바로 정신을 부여잡고 먼저 말을 건 그것에게 응답했다.


“알고 있었냐?”


“그렇.. 다.. 쭉..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의 움직임은 마치 사람처럼 자연스러운데, 말하는 투는 전혀 달랐다.


말을 잇기 힘겨운 것인지, 듣기 거슬릴 정도로 불쾌하고, 느렸다.


“나를 말이냐?”


“그래.. 너.. 는.. 다른 인간.. 들은 가지고 있.. 지 않은.. 어떠한.. 힘.. 을 가지고.. 있더군..”


쉬이이이이익-!!


태현이 시전한 <불 총> 을 얻어맞은 옆구리에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검은 영력들이 상처를 수복하기 위해 모여들기 시작한다.


‘기감을 펼치고 다니긴 했지만, 마력은 사용한 적이 없는데.. 감각이 뛰어난 것인가.’


지금 이 순간에도 적의 특성을 빠르게 판단하는 태현이었다.


“무엇을.. 목.. 적으로.. 나를.. 찾아 헤.. 메는 것.. 인가.”


“목적? 뭐 단순하지.”


타앗-!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너를 처리하는 것!”


마력을 순환시켜, 다리를 강화한 태현이 빠르게 신형을 날렸다.


당연히 단순한 신체 강화인 만큼 <파이어 블링크> 만한 속도는 나오지 않았지만, 단 3걸음 만에 거리를 좁힌 그가 주먹을 날렸다.


슈욱-!


코나 입은 커녕, 턱선같은 기본적인 형태도 잡히지 않은 그것의 새까만 안면에 빠르게 쇄도하는 태현의 주먹.


하지만..


푸화아아악-!!


태현의 주먹이 그것에 닿는 동시에, 검은 영력이 이룬 형태를 잃고 흩어져버렸다.


“!!!”


슈우우우우..


당황한 태현의 눈앞에서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그것이 아까와는 달리 똑 부러지게 말했다.


“목적이 무엇이든, 이유가 어찌 되었든. 나를 찾지 말아라. 나를 다시 찾아내려는 그 때, 우매한 족속인 너는 내 손에 비참하게 죽게 되리라.”


다시 자신을 찾지 말라는 협박을 마치자, 새까만 먼지들이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가루들이 되어 사라졌다.


휘이이잉-!


스산한 바람이 스쳐오는 옥상에 홀로 멍하니 선 태현은 듣는 이가 아무도 없는 혼잣말을 내뱉었다


“... 놓쳤네.”


작가의말

어느새 10월이 다가오네요.. 9월 마지막 주도 화이팅!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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