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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2,392
추천수 :
306
글자수 :
291,439

작성
21.09.11 21:00
조회
102
추천
2
글자
9쪽

31화

DUMMY

“똑바로 설명해.”


주아의 차가운 말투가 태현의 귓가를 스친다.


태현은 주아의 말투보다 훨씬 차가울 것 같다고 짐작되는 그녀의 눈은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침묵을 유지했다.


“.....”


주아의 분위기는 얼음처럼 차가운 반면..


“쟤 말 안 들려? 더 맞아서 아예 드러눕고 싶어?”


현우는 갈 곳 잃은 태현의 눈동자를 직시한 채 대놓고 무력을 앞세워 협박하는 극히 공격적이고 사나운 면모를 보였다.


“... 그게..”


태현은 온도가 전혀 다른 둘의 협공에 못 버티고 꽉 다문 입을 열었다.


태현이 이렇게 안절부절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18시간 전..


“얘 어디 갔어?”


“몰라. 아까 화장실 갔다 온다고 한 것 같은데..”


모처럼 주어진 널널한 여가시간에 주아와 현우와 함께 영화관에 온 태현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자리에 돌아오지 않았다.


“근데 안 와?”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는 썰렁한 상영관에 아직도 남아 음료수를 쪽 빨며 현우에게 묻는 주아.


“그러게나 말이다.. 하여간에 진짜 맘에 안 들어.”


그런 현우는 짜증이 난듯 신경질적으로 태현의 전화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누른 후였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현우의 귓가에 하염없이 울리는 전화기의 송신을 알리는 소리.


그 시각 전화의 주인이자 이 소동의 주인공인 태현은..


화르르륵! 펑-!


깜깜한 밤하늘을 빠르게 활공하는 중이었다.


“안 받아..”


“이 새끼 여자 만나러 간 거 아니야?”


이후로 한, 두 시간이 더 지나도 태현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자, 주아와 현우는 너무 늦은 시간에 하는 수 없이 귀가했다.


그러나 다음날 학교에 등교한 주아와 현우 앞엔..


“아.. 안녕..?”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태현이 있었다.


그것도 어제만 해도 한쪽 팔의 깁스만 있었지만 지금은 얼굴의 짜잘한 상처는 물론이고 오른쪽 다리에도 어느새 깁스를 하고 있는 태현.


걸음을 절며 등교한 주아와 현우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인사했다.


“???”


“???”


둘의 표정은 보지 않아도 뻔했다.


그리고 현재..


“아니.. 길 가다가 시비가 걸려서.. 한 판 붙었지..”


너무 급하게 생각했는지 되도 않는 변명을 해버린 태현.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그걸 믿을 거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거냐?”

헛웃음을 터트리는 시늉을 하며 비아냥대는 현우.


태현과 3년 동안 가장 친구들로 지낸 둘은 태현의 성격은 물론, 친구 관계, 집안 사정 등 모르는 것이 없었다.


“그래. 니가 시비 건다고 싸워줄 사람도 아니고.. 어디 가서 맞고 다닐 사람은 더더욱 아니고..”


주아도 현우의 말을 거들었다.


“... 미안. 말 못할 사정이 좀 있어. 다음엔 안 그럴게..”


잘 하지도 못하는 변명이 통하지도 않자 답이 없다고 느낀 태현이 늦지 않은 사과를 건넸다.


그냥 한 마디로 김태현이라는 사람 자체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둘이었다.


“으이구.. 답지 않게 어디서 맞고나 오고.. 자랑이다. 김태현.”


배려심 깊은 주아는 차가웠던 태도를 거두고 태현에게 한 마디를 툭 던진 후 다시 교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래 임마. 너 말 못하는 사정 있는 거. 우리가 모를 것 같냐. 처음부터 그렇게 나와야지!”


퍽-!


현우도 태현의 엉덩이를 쎄게 걷어차고 주아의 뒤를 따라갔다.


‘휴.. 잘 넘어가서 다행이지.. 좀 그럴듯한 변명을 미리 생각해 놔야겠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얻어맞은 엉덩이를 슬쩍 만져보는 태현도 그들을 뒤따랐다.


“방금.. 뭔가 되게 느낌이 이상했는데..”


“뭐가?”


어리둥절한 표정의 현우에게 주아가 물었다.


“아니.. 아니야.”


‘운동이라도 한 건가.. 엄청 단단하네?’


현우가 각성자가 된 태현의 초인적인 신체능력을 처음 체감한 순간이었지만, 정작 본인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


“하아-아암!”


수업은 늘 그렇듯 항상 지겹다.


그래서 더욱 소현이 부러운 태현이다.


어제 태현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영리하고 경험이 많은 소현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전투에 임한 덕분에, 결국엔 태현과 우주가 계약자를 처리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여파로 커다란 외상은 없었지만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마력과 체력을 소모한 소현은 병원에 몸져 누워있기 때문에 오늘 등교 하지 못한 그녀였다.


‘사실 괜찮은데 학교 오기 싫어서 일부러 꾀병부리는 것일 수도 있어.. 이따 가서 제대로 확인해봐야겠어..’


그리고 질투심 아닌 질투심을 강하게 느끼며 애꿎은 소현을 의심부터 하는 태현.


딱딱하고 답답한 깁스를 차고 있는 자신의 한쪽 다리와 팔을 쳐다보며 왠지 모를 억울함을 느끼는 태현이었다.


‘그나저나 지겨워 죽겠네.. 연일 몸 쓰다가 가만히 앉아있어서 그런가..’


“악..!”


따분한 수업에 자신이 어떤 부상을 입은 지도 기억하지 못하고 몰려오는 졸음에 맞서려 기지개를 펴다가 온 몸에 찌릿한 고통을 느낀 태현.


“끄으으으..! 이렇게 혼자 죽을 수 없다..!”


대상도 명확하지 않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끼는 와중, 같은 반 학우들에게 이상한 아이로 낙인찍히지 않기 위해 아무도 들리지 않도록 목소리를 낮추고 비장한 혼잣말을 한 태현.


‘왜 저래.. 저 새끼 머리도 다친 건가..’


아까 전 부터 태현을 유심히 관찰하던 현우가 그의 비장한 혼잣말을 듣고 걱정 아닌 걱정을 하는 중이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사생활은 지켜주자’ 라는 생각을 가진 현우였지만 아무래도 태현의 말 못할 사정에 대한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


“너 솔직히 말해.”


“... 어?”


하교를 마친 후, 소현이 입원한 병원을 찾은 태현.


다짜고짜 병실로 들어가 상부에 제출할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던 소현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너.. 안 아픈데 꾀병 부리는 거지?”


소현이 맞고 있는 링거는 거들떠도 보지 않은 채 할 말만 이어가는 그를 어이없게 쳐다보던 소현이 입을 열었다.


“... 이거 안 보이냐?”


소현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가리킨 링거액을 이제야 발견한 태현의 입이 다물어졌다.


“안 그래도 골 아파 죽겠는데.. 혼자 학교 갔다 왔다고 억울하다 이거야? 초딩이냐?”


소현이 두 눈을 질끈 감고 이마를 짚으며 쏘아붙이자 태현은 더더욱 할 말이 없어졌다.


“아오.. 어제 계약자 처리만 못했어도 넌 방금 내 옆에 눕게 될 거였어.”


소현이 감은 눈을 뜨며 이야기하자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린 태현이 머쓱해하며 입을 열었다.


“미안..”


“됐고, 너도 보고서나 빨리 준비해. 나보다 써야 될 내용 훨씬 더 많을 거 아냐.”


소현이 자신의 찰랑거리는 은발을 쳐다보던 태현에게 말했다.


“아.. 맞다.”


전 세계의 전투를 마치고 살아남은 각성자는 UNAS의 연구팀의 새로운 연구 자료를 위해 항상 보고서를 써서 제출해야 한다.


태현의 경우 대영의 배려로 제출 기한이 늘어났지만 어제 소현보다 겪은 일이 훨씬 많았기에 써야할 내용도 덩달아 많아진 상황이었다.


“내가 글 솜씨가 좋지 않은데..”


“생각 읽어서 내가 대신 써주고 싶은데, 아쉽게 지금 내가 이런 꼴이라. 그것보단 어제 그 얘기나 좀 해봐.”


소현이 태현의 눈을 직시하며 물었다.


“뭐.. 뭘?”


냉 미녀의 노골적인 시선에 부담을 느끼자 말을 더듬는 태현.


그런 그를 아랑곳하지 않고 소현이 입을 열었다.


“그 천신의 계약자 얘기라던가, 싱크홀 얘기라던가, 그 바닥에서 벌어진 일이라던가?”


'저렇게 듣고 보니 참 다사다난했네.. 아..!'


짤막한 한숨을 내쉬려다 갑작스레 무언가를 떠올린 태현.


태현이 떠올린 것은 검은 구체 속에서 보았던 환상 속 바나로브의 셀 수 없이 많은 말들이었다.


대부분이 태현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듣기 거북한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그 혐오스러운 목소리를 다시 떠올려야 할 만큼 중요한 말들도 있었다.


그 중 태현이 떠올린 것들은..


'... 수십년 전, 황우주라는 이름의 인간과 거래 끝에 육신을 얻..'


'... 아마.. 대강 20년이 조금 넘었을..'


모든 말들이 어렴풋하게 맥락만 기억났지만 바나로브의 의미심장한 마지막 한 마디는 이것들과는 달리 유난히 또렷하게 태현의 머릿 속을 후볐다.


'그리고 그가 황우주라는 인간의 육신에 강림하는 순간.. 폭주하고말았지.'


"왜 그래?"


갑자기 썩어들어가는 태현의 표정을 본 소현이 태현에게 물었다.


"... 너.. 지금 능력 쓸 수 있어?"


소현에게 마력의 사용 가능 여부를 묻는 태현의 목소리는 이미 굳어 있었다.


"... 아직 힘들 것 같은데.. 왜?"


"X발.. X됐네.."


오늘도 어김없이 태현의 입에선 육두문자가 튀어나와버렸다.


"뭔데.. 무슨 일인데 그래?"


그의 창백해진 얼굴과 굳어버린 목소리를 듣고 있던 소현이 무언가 수상함을 직감했다.


"지금 당장 네 능력 쓸 수 있게 만드는 방법 없을까?"


마음만은 당장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처럼 조급하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이야기하는 태현.


"방법이 없진 않아."


그리고 그런 태현의 부족한 부분까지 채워줄 수 있는 든든한 파트너가 바로 소현이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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