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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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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2,403
추천수 :
306
글자수 :
291,439

작성
21.11.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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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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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51화

DUMMY

“하아아..”


유리문 너머 한창 시끌벅적한 응급실의 소식을 기다리는 태현이 안절부절 못하며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절단 부위의 지혈이 되어있는 상태여서 출혈이 심하진 않았습니다. 두 분 다 다행히도 생명엔 지장 없습니다.”


문을 열고 나온 의사가 안색이 좋지 않은 태현에게 희소식을 전했다.


“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태현의 걱정 가득한 한숨은 그 의미가 변질되어 안도의 한숨으로 바뀔 수 있었다.


오른팔을 잃은 현성과 왼쪽 다리를 잃은 진우.


관리국 관할 아래에 있는 특수 병원에 실려 오기 전까지 출혈이 심해 목숨이 위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범도의 올바른 응급처치와 찬영의 발 빠른 조치가 빛을 발해 그들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다행이다.. 정말.. 정말 다행이야.’


이제 그들은 관리국 소속 특수부대 알파팀이라는 본래의 직장을 잃었을 뿐더러, 더 이상 일상적인 생활도, 정상적인 삶도 살기 어려우리라.


그 사실을 알고 있는 태현은 당연히 죄책감을 짊어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내가 이들의 몫까지 책임진다. 내가 책임지고.. 한 놈이라도 더.. 잡아서 소멸시킨다..!’


그리고 그 오갈 데 없던 막대한 죄책감은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되어 태현의 활동에 대한 확실한 동기가 될 것이다.


“각성자님!”


기쁨에 가득 차 속으로 환호성을 지르는 태현의 이름이 누군가의 입에 담겼다.


“각성자님. 방금 도착한 급보입니다..!”


그는 무언가 중요한 듯한 속보를 들고 온 찬영이었다.


“아! 팀원 분들이요? 생명엔 지장이 없답니다. 정말 다행이에요..”


“... 아..! 그건 참 좋은 소식이네요. 하지만 제가 전하려던 소식은 그게 아닙니다.”


어딘가 평소답지 않게 진중한 찬영은 단호하게 태현의 말에 응수했다.


“그럼.. 어떤..?”


자신의 진지한 태도를 보고 영문 모를 표정을 짓는 그에게 찬영이 말했다.


“지금 차소현 각성자가 청와대 지하 감옥에 수감된 천신의 계약자 황우주와 접촉했다고 합니다..!”


“!!!.. 그게 사실입니까?”


찬영이 전한 속보를 들은 태현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고, 곧바로 그가 되물었다.


그가 되물어도 찬영의 답은 같았다. 아니, 오히려 자세한 정보가 더 추가된 정도였다.


“예..! 어떤 이유에선지 관리국 국장님.. 그러니까, 유대영 청와대 비서실장님이 허가하셨답니다. 저희 알파팀 유준명 팀장님이 동행하셨고, 위층엔 혹시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용병 각성자인 엘리사가 대기 중이라고..”


“유 실장님이 허가를.. 유 팀장님이 동행을..? 대체 왜..”


태현으로서는 벌어진 일을 당최 이해할 수 없었다.


‘<마인드 리딩>으로 기억을 읽으려 하는 건가..? 혼자 마주했다가 또 정신 줄 놓을라고? 대체 어쩌려고 혼자.. 하아..’


지난 청와대 습격(?)때의 소현은 <마인드 리딩>을 시전해 우주의 기억을 읽으려고 시도하다가 당시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탓인지, 마력의 부족으로 인한 것인지, 우주의 능력으로 인한 것인지.. 정신을 잃고 쓰러졌었다.


‘그랬던 이유는.. 아마도.. 그 힘 때문이겠지..’


아직도 태현의 뇌리 속에 박혀 생생히 기억난다.


천계의 지배자의 편린을 이어받은 새로운 왕과, 그의 힘.


그 순간을 목격한 태현을 전율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고, 그 어떤 천신의 것보다 찬란하고 황홀하게 반짝였지만.. 한편, 섬뜩할 정도로 끔찍한 힘이었다.


그리고..


키이이이잉-!!


그것과 단 한 순간도 다르지 않았던 계약자, 우주의 눈빛.


“... 이런.. 차소현이 위험해요..! 저희도 지금 바로 이동을..”


그 눈빛을 떠올린 태현은 다급해졌다.


그런데도, 그의 다급한 말을 멈추게 만든 것은..


‘... 가만.. 거긴 서울 한복판이고.. 여긴 부산 끝자락인데..’


현재 위치와 목적지 사이의 거리였다.


차도로 족히 380km가 넘는 말도 안 되는 거리. 태현이 이번 계약자 처리 임무 발령으로 인해 부산을 향할 때도 알파팀 전용 헬기를 이용했었다.


‘아오 X발.. 헬기로 오는 데도 2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언제 또 거기까지 가냐.. 미칠 노릇이네.. 급한데 말이야.’


그의 이런 걱정이 무색하지만, 다행히도 태현의 급한 심정을 아는 듯한 찬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찬영은 알파팀의 막내로 흔히들 말하는 ‘짬밥’이 부족하다. 하지만, 알파팀뿐만이 아닌, 관리국 소속 특수부대 전체가 그를 귀중한 인재로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어떤 걱정하고 계신지 알것 같네요. '아.. 부산에서 서울까지 거리가 3백 몇 십 킬로미터인데.. 언제 거기까지 가냐..' 그런 걱정하고 계시죠?”


“...?”


그의 단점.. 이라고 말하기는 뭐하기도 하고 단점을 찾아볼 수 없지만, 굳이 이야기하자면, 그는 말이 많다. 수다스럽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단점 아닌 단점을 커버하는 그의 장점이자 강점.


“바로 공항으로 이동하시죠. 부산 공항에 알파팀 전용기를 이륙 준비 시켜놨습니다. 마침 날씨도 좋아 40분 정도면 도착한다고 하네요.”


그의 일처리는 항상 확실하고 정확할 뿐더러, 신속하다는 것이다.




···


단 한 순간도 빠짐없이 은빛의 강철이 시야에 걸리는 청와대 지하의 감옥.


빛이라고는 3개도 안 되는 전구가 백열하는 빛만을 남겨둔 채, 사람 한 명도 없는 그곳에 혼자 2주 동안 수감된다면, 어디 사는 누구든지 간에 정신이 피폐하게 변하리라.


고오오오..


아무 소리조차 들려오지 않자 불어오지도 않는 바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


그리고 전신을 사슬에 묶여 있는 채지만, 한숨조차 내쉬지 않고 있는 이가 있었다.


그의 눈빛은, 그의 시선에 담아지는 거울처럼 깨끗한 철창처럼 아무 것도 없이.. 공허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눈에 비춰지는 은색의 찰랑한 긴 생머리. 주변 환경을 이루는 강철들과 같은 색이지만, 찰랑 찰랑거리기에 더 눈에 띄는 머리칼. 그리고 그 허리까지 오는 머리칼에 어울릴 만한 아름다운 외모의 한 소녀가 철창 너머에 서있었다.


“뭘 그리 생각하고 있어?”


소현이 우주의 공허한 눈빛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 너는..”


그의 말라비틀어진 목소리가 이미 깨진 적막이 당분간은 다시 찾아오지 않게 만들었고, 그 틈을 타 기억을 더듬어 눈앞의 소현을 떠올렸다.


“... 그 때의 소녀구나.. 이름이.. 차.. 소현이라고 했었던가..?”


우주가 말한 ‘그 때’. ‘그 때의 소현’ 이란 둘이었다.


처음 태현을 만났었던 날, 바나로브에게 죽을 위기에 처해 있었던 피투성이의 은발 소녀. 그리고 열흘 전에 이곳, 인간들의 지하 감옥에 침입했었던 태현의 동행자.


“그래. 맞아. 기억해주다니 영광이네? 무려 천신의 왕? 께서 말이야.”


소현은 청와대 습격(?)때 모종의 이유로 정신을 잃었기에, 우주의 기억을 읽는 것에 실패했다. 하지만, 태현은 바나로브로 인해 진실인지, 아닌지 확실치는 않지만 알고 있는 정보가 많았다.


그리고 부산에서의 계약자 탐색/수사 임무를 진행했던 8일은 그 정보를 전부 소현에게 공유하고도 남을 정도로 널널한 시간이었다.


“.....”


그녀의 말을 들은 우주는 눈빛을 깔고 침묵했고, 그녀의 뒤에 서있는 준명은 눈치가 있었다. 진지한 둘의 분위기를 초치지 않기 위해 덩달아 침묵했지만,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 것은 사실이었다.


‘저 자가 천신의 왕..? 차소현 각성자님 무슨 말씀이시지..?’


어딘가 굉장히 익숙한 그림이다. 배경도 같았고, 상황도 같았고,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들이 하는 생각도 같았다.


다만, 소현이 서있는 위치와, 본래 그녀의 위치에 서있는 사람이 준명이라는 것만이 유일한 차이점이었다.


“... 그대. 전부.. 나에 관한 것을 전부.. 알고 있나?”


우주가 깔았던 눈빛을 소현에게로 맞추고 조심스레 물었다.


“그래. 들었어. 그게 사실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주변엔 온통 백열전구의 새하얀 빛만이 존재했던 감옥 내부에 다른 색깔의 빛이 점멸하는 순간이었다.


키이이잉-!!


“그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 건 내 몫이겠지.”


소현의 예쁜 갈색 눈동자가 연분홍빛으로 일렁이며, 이내 빛을 발했다.


“큭..”


자신의 기억이 읽히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세상에 없다. 당연한 것이다. ‘프라이버시’라고 하는 개인의 사생활이 낱낱이 밝혀지는 것을 그 누가 좋아하겠나.


그것은 우주도 마찬가지였다.


하물며, 그는 온전히 자신의 기억뿐만이 아닌 지배자의 기억의 파편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저 침음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전신을 속박하는 사슬이 영력을 제한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가진 막대한 힘을 상대로 사슬은 전혀 효능이 없을 테지만, 우주가 침음했을 뿐, 그 어떤 움직임도 취하지 않았던 이유는,


‘신뢰..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인간들에게서.’


신뢰를 얻기 위해서이다.


‘신뢰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야. 그것을 얻는 여정.. 걸음을 헛딛을 때마다 쌓아온 신뢰를 잃기 십상이지. 매 걸음마다 신중해야 한다.. 힘을 발휘하면, 탈출은 인간이 누워서 떡을 먹는 것보다 쉬울 테지만, 신뢰를 잃는다..’


신뢰에 대해서, 신뢰를 얻기 위해서,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을 모를 리 없는 우주는 현재 처한 상황에서 소현에게 저항할 만큼 멍청하지 않았다.


“하아..”


옅게 한숨을 내쉬며 눈을 질끈 감고, 마음의 준비를 하던 우주의 귓가에 소현의 목소리가 스쳤다.


“시작하기 전에, 물어볼 게 있어.”


“...?”


우주가 감았던 눈을 뜨자, 아직 연분홍빛 눈동자를 번뜩이는 소현이 보였다.


“그 때. 네 기억을 읽으려고 하자마자, 순식간에 내가 정신을 잃었지.”


“.....”


소현은 좋지 않았던 지난번의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내 능력은 정신에 관련해 있어. 네 기억을 읽으려면 네 정신에부터 접근해야 하지. 하지만, 그 때, 네 정신에 내 정신이 접근한 순간.. 어떤.. 강대한 압박이 내 정신에 가해졌어. 그로 인해서 내가 쓰러졌던 거고.”


“.....”


우주는 조용히 소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그거.. 네가.. 네 짓이었어? 네가 의도하고 날 그렇게 만든 거였냐고.”


소현은 애써 흥분을 가라앉히며 우주에게 질문했다.


작가의말

주말 잘 보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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