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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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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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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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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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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9화

DUMMY

계약자.


천계의 천신이나, 마계의 마신과 모종의 계약을 통해 자신들의 몸과 정신에 그들을 받아들인 인간을 말한다.


보통 그러한 초자연적인 존재들의 목적은 인계, 즉, 인간들의 세상을 지배하기 위함이기에, 계약을 성사시키고, 인간의 몸에 적응하는 나날이 본래의 힘을 되찾아가는 그것들을 가만히 납둘 수 없는 것이 인간들의 입장이다.


- “그게..! 정말입니까!?”


전화 너머의 범도가 놀람을 금치 못하며, 태현에게 되물었다.


“네. 사실입니다.”


계약자를 감지해, 뒤쫓는 과정에서 짧은 공방을 다투고 현장에 남아있는 태현이 꺼낸 휴대폰에는 범도의 부재중이 쌓여 있었다.


현재 시각은 저녁 6시 23분.


지난 6일간, 수사를 진행하는 중, 이변 없이 ‘6시에 수사를 중단하고 임시 본부(호텔)에 집합한다.’ 라는 명령을 거스르지 않았던 태현이 어떠한 언질도 없이 이변을 보이자, 그는 불안감에 휩싸여 곧바로 출동을 준비하려던 중에 전화를 받게 되었다.


- “어디 다친 곳은 없으십니까?”


“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잠시 합을 겨뤘을 뿐이라, 부상은 전혀 없습니다.”


그것의 발신자였던 태현이 집합 명령에 거스른 경위를 상세히 설명했기에,


- “알파팀 지금 당장 출동하겠습니다. 각성자님은 현재 계신 자리를 지켜주세요.”


범도는 올바르고 신속한 판단을 할 수 있었다.




···


“그러니까..”


태현이 있는 현장에 도착한 알파팀은 도착한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상황을 통제했다.


뭐, 상황 통제라고 해봐야 태현이 <파이어 블링크>를 시전한 골목과 계약자와 그가 잠시 합을 나누었던 건물은 물론, 그들이 싸우는 장면이 찍힐만한 구도의 CCTV를 전부 사들인 게 고작이지만, 일 처리 속도가 관건이었다.


정부의 이름을 등에 업고 있는 그들은 CCTV의 주인. 즉, 해당 건물의 주인에게 연락을 취하고, 그것의 소유권을 자신들에게 돌리는 것이 그 누가 하는 것보다도 쉽고, 효율적이었다.


“이것이.. 마주한 계약자란 말씀이십니까..?”


CCTV의 기록을 찾아 모니터링하는 범도와 태현.


범도가 보통의 계약자와는 다른 외관을 가지고 있는 그것을 보고 조심스레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만.. 무언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무엇이 이상하다고 굳이 딱 집어 말하지 않아도..


“... 그렇.. 네요. 뭔가.. 독특하네요.”


그는 척 알아들을 수 있었다.


범도의 특기이자 취미는 태권도이다.


실제로 그는 관리국 소속의 특수부대에 입대하기 위해 훈련을 받기 전, 유년시절부터 쭉 태권도 선수를 해왔다.


범도를 가르치던 사범이 그에게 권했던 국가대표 선수로의 추천이 그의 실력을 입증하는 가장 유력한 증거다.


그런 그가 굳이 유단자의 시선으로 보지 않아도, 새까만 형체의 움직임은 누가 보더라도 부자연스럽게 느낄 정도였다.


“... 대충 느낌만 봐도.. 마신의 계약자라는 사실은 확정됐네요.”


“... 좀 까맣긴 하더라고요.”


요 며칠간, 답보하는 수사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항시 작동시켜둔 영력의 감지 장비와는 달리 전혀 쓰임새가 없던 소형 모니터가 CCTV에 찍힌 태현과 계약자의 싸움을 보여준다.


“근데.. 이게.. 계약자가 맞나.. 요?”


입에 올리는 것도 난해한지, 말을 더듬는 범도.


그야 그럴 것이, 녹화된 영상 속 계약자는 그 부자연스러운 움직임만큼이나 누가 봐도 인간이 아닌 티가 나는 새까만 생명체. 한 술 더 뜨자면 정말 숨을 쉬는 생명체인지, 아닌지도 헷갈릴 지경이다.


보통의 계약자는 계약을 마친 상태의 인간이 육체의 소유권을 포기하고 때문에 정신은 계약 대상인 천신이나 마신의 것이다. ‘보통의 계약자’는 말이다..


“글쎄요.. 저도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영상 속 저것이 인간이 아닌 것은 확실해요. 날린 주먹이 거의 통과하듯이 쑥 빠져버리더라고요.”


사실이었다.


워낙 새까만 탓에 명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그것에 주먹을 날린 태현이 당황하며 뒤로 스텝을 밟는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 흠..”


한숨같은 범도의 비음과 동시에 둘은 턱을 비비기 시작했다.


“제 생각엔 아마 능력의 일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긴 합니다만, 그..”


순간의 정적을 태현이 깼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보려던 그가 갑자기 범도의 얼굴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


태현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던 범도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 자신의 얼굴을 뚫어져라 살펴보던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그.. 리X오브X전드라고.. 혹시 아십니까..?”


범도가 얼떨떨한 표정과 말투로 태현에게 답했다.


“?? 예.. 저도 그 게임 합니다.”


10년이 훨씬 넘는 세월동안 왕위를 유지하고 있는 인기 게임 부동의 1위. 주 고객층은 10대 남성이지만, 남녀노소가 한데 모여 유흥을 즐기는 PC방의 게임 점유율 1위.


범도도 휴가를 받고 시간이 남을 때 친구들과 함께, 혹은 혼자 즐겨하는 게임이다.


“아! 그러십니까?”


잠깐 무언가를 걱정하는 듯하던 태현의 표정이 밝게 화색이 되었다.


“설마.. 제가 그걸 모를 거라고 생각하신 겁니까!? 저는 나름 세대에 잘 따라가고 있다고요!”


올해로 나이가 25세인 범도는 자신이 신세대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세대에 따라간다고 믿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의 노력과 그 믿음은 사실이었다.


그런 자신을 태현은 지레 무시(?)했기에, 그에게 실망감을 느꼈을 때..


“아니.. 그런 게 아니라. 혹시나 해서 물어본 겁니다. 혹시라도 모르시는데 저 혼자 얘기했다면.. 조금 부끄럽지 않았을까 싶어서요. 절대로 무시하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무언가 순간의 불안감을 느낀 태현이 기감을 전개해 범도의 눈빛과 피부의 미세한 떨림을 보고 그의 감정을 유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변명을 해내자 그는 하는 수 없이 받아들였다.


“... 알겠습니다.. 한데, 그건 왜..?”


“혹시, 후드라는 캐릭터.. 아십니까?”


“네. 압니다. 그림자를 다루는 닌자 캐릭터지요?”


지금, 둘의 이야기의 서두에는 한 게임의 캐릭터가 올라있다.


후드라는 이름과는 조금 다르게, 항상 뒤에 빨간 천이 달린 철가면을 쓰고 다니는 그 캐릭터는 닌자라는 컨셉답게, 한 번에 커다란 데미지를 넣어 누군가를 암살하는 암살자 포지션인 반면, 숙련자가 플레이한다면 굉장히 스타일리쉬한 덕에 굉장히 인기가 있는 캐릭터였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 캐릭터가 가진 그만의 특별한 능력은..


“네. 맞습니다. 그림자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을 가지고 있죠. 그렇다면, 그 캐릭터의 스킬을 떠올려보십쇼.”


“... ! 설마..”


게임 속 세계관에서 ‘그림자의 주인’이라는 이명에 어울리게, 그는 그림자로 분신을 만들어내는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까지 떠올려낸 범도가 눈을 크게 뜨고 태현을 바라봤다.


“네. 제가 추측하는 바의 단적인 예입니다. 아까 제가 상대한 것이 계약자의 능력에 의한 것이다.. 뭐 이를테면 방금 이야기했던 그런 능력의 일종일 수도 있겠죠.”


“... 가능성이 없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각성자님의 그 가정을 필두로 두고 다시 수사에 집중해보죠. 우선, 저희 알파팀이 당장 현장 분석에 착수할 것이니, 각성자님은 호텔로 돌아가서 식사하십쇼. 오늘 석식 맛있습니다.”


2분 남짓의 추격전, 3분미만의 짧은 전투였지만, 수사를 진행하던 온 종일 먹은 것이 1시간 전, 너무 지친 탓에 사먹은 씨앗호떡 2장이 전부인 태현은 피곤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범도는 그런 태현의 상태를 눈치 챈 듯했다.


“네. 그러도록 하죠. 그럼, 수고 하십쇼!”




···


계약자를 추적하는 방법은 그 수순부터, 활용 도구, 필요 인원등 각각의 상황마다 다양하다.


그 수많은 방법들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태현과 알파팀이 착수하는 중인 장기 탐색 임무다.


장기 탐색이라는 임무명에서 부터 알 수 있듯이, 긴 시간 동안 펼쳐야 하는 수색을 말한다. 현재, 소현이 진행 중인 임무와는 전혀 접점이 없는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찰리팀 이동 중입니다.”


일전에 임무를 수행하던 중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고로 인해, 베타팀은 현재 괴멸상태이다.


베타팀을 이끌던 최환용 팀장을 제외하면, 전원 무사하긴 했지만, 그들은 불의의 사고로 인한 부상도 있었고, 계약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검증도 거쳐야했기 때문에 현재 베타팀은 정상적인 임무가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소현과 특수부대 찰리팀이 이 임무에 투입된 것이다.


기동 타격 임무.


계약자의 신분, 동선등 정보를 이미 획득한 경우, 그것의 처리만을 위해 실시하는 작전이다.


계약자의 힘. 즉, 등급이 높을 수록 임무의 난이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겠지만, 임무 자체의 요소에 전투뿐이기 때문에 간단하지만 어려운.. 그런 임무였다.


"도착하시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새까만 밤하늘과는 대비되는 빛나는 은발.


달빛에 비춰진 은빛이 더욱 찬연해갈 때, 그녀가 말했다.


이들이 현재, 기동 타격 작전을 벌이는 곳은 경기도 외곽의 폐공장.


인적이 드문 산을 등지고 서있는 그것은 내부의 녹슨 시설, 오래된 건축 방식을 통해 연식이 얼마나 되었는 지조차 알려주는 듯했다.


이러한 폐공장을 이들의 표적, 즉 계약자가 매일 저녁 7시마다 방문한다는 사실을 정보 조사로서 알게 되자, 즉시 처리를 위해 소현과 찰리팀을 출동시킨 것이다.


"찰리팀. 목표지점에 도착했습니다."


작전은 단순했다.


매일 저녁 6시 58분에 폐공장에 도착해 내부로 들어가, 약 3분 동안 시계 방향을 그리며 시설을 둘러본 후, 약 2분 동안 장비들을 이리 저리 만져보는 반복적이고, 습관적인 루틴을 공략하는 것이다.


현재 시각은 7시 4분.


장비들을 한창 만지고 있을 때를 노려, 특수부대원들이 기척을 숨기고 표적을 둘러싸는 진형을 만들 위치를 잡는 동시에, 소현이 표적에게 <마인드 컨트롤링>을 시전. 곧바로 사방에서 튀어나온 찰리팀이 목표를 향해 대 계약자용 총탄을 난사해 처리하려는 작전이었다.


스으윽..


소현이 지그시 눈을 감고 마력을 집중시키더니,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찰리팀 전원에게 <마인드 토킹>을 시전했다.


'제가 신호하면 전부 일어나서 점사하세요! 3! 2!..'


키이이잉-!


그녀의 몸을 숨겨주던 기둥에서 나와 표적을 향해 눈을 부릅 뜬 소현이 힘차게 신호했다.


"1!"


타다다다다다다당-!! 타다당-!! 타다다다당-!!


순식간에 사방에서 날아오는 총탄 세례가 표적, 계약자를 덮쳤다.


띠이이이이-!!


가녀린 손으로 조그마한 귀를 꼬옥 막고 있어도, 피할 수 없는 찡한 이명이 그녀의 귓가를 찔러댔다.


푸쉬이이이..


방금 전까지 불꽃을 내뿜던 총구에서 연기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흥분한 찰리팀의 누군가가..


"죽었나!?"


특히 지금 이 순간같은 경우에 절대 말하면 안 되는 말을 입밖으로 내뱉어 버리고 말았다.


스으으으으..


모두가 그의 말을 듣고 연기가 자욱한 표적이 서있던 자리를 주시하는 그 순간이었다.


슈아아아악-!


피투성이가 된 표적의 손이 연기 속을 뚫고 나오더니..


"하찮은.. 미물 주제에..!"


어떤 족속들이 자주 입에 담는 무시무시한 폭언이 현장 속 스산한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었다.


콰앙-!!


말을 끝마친 계약자가 내민 손이 격파라도 할 기세로 공장의 바닥에 일장을 내지르자..


투쾅-! 투쾅-! 투쾅-!


소현의 찰랑거리는 은발만큼이나 존재감 넘치는 거대한 황금빛 기둥 3개가 앞, 뒤, 옆으로 빠르게 솟구쳤다.


기둥이 솟아오르는 속도 자체는 빨랐지만, 연기 속에서 피투성이의 손이 나왔을 때부터, 그것을 경계하고 있던 소현과 찰리팀은 이미 거리를 벌린 후였기에, 아무런 타격은 없었지만..


"... 어떤 새끼가 방금 그 말했어.."


"....."


보이지는 않지만, 모두의 표정이 굳어졌을 것이 뻔하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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