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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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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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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04
추천수 :
306
글자수 :
29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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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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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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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34화

DUMMY

삐이잉-! 삐이잉-!


여전히 좁고 밀폐된 공간을 시끄럽게 울리는 경보가 태현의 전반적인 시야를 붉게 물들이고 있을 때,


“칫!”


슈우우우우..


그녀의 능력이 발현 중에 있음을 알리는 동공의 연분홍빛이 옅어져 간다.


태현과 자신이 처한 지금, 이 순간이 후에 어떤 막중한 책임을 물어올지 걱정될 뿐더러, 상황 자체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아 보이는 소현이 혀를 찼다.


"네 멋대로 해라.. 난 이제 모르겠다.."


전혀 내키지는 않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소현이기에, 될 대로 되라 라는 식으로 태현이 그 자신의 뜻대로 하도록 체념해버린 후였다.


한편, 시끄럽게 울리는 경보도, 마주하기만 해도 후환이 두려워질 듯한 소현의 차갑게 식은 분위기도 전혀 느끼지 못한 채 온 신경을 우주의 눈빛, 행동, 말투에만 집중하고 있는 태현.


그런 그의 머릿속은 혼란스럽지만 천천히 정리가 되어가는 중이었다.


‘저 자가 계승한.. 힘뿐만이 아닌, 왕의 기억, 사상등이..’


‘힘을 사용할수록 왕의 기억을 보.. 그때마다 갑작스러운 폭주를..’


‘인계의 시간으로 수십년 전, 황우주라는 이름의 인간과 거래..’


‘황우주라는 인간의 육신에 강림하는 순간.. 폭주..’


여전히 난잡한 그의 머릿속이지만, 뇌리에 강렬하게 남는 말들을 상기, 조합하여 맥락을 찾고 있는 그 때,


“... 알았다.”


태현이 대강 질문의 틀을 잡아가는 와중, 타이밍 좋게 체념한 우주가 힘없이 답했다.


“좋아. 일단, 내가 묻는 것은 바나로브의 기억 속에서 내가 목격했던 것들을 근본으로 한 것이란 걸 알아둬. 언제든지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다면 얘기하라는 뜻이야.”


철그럭..


태현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뜻으로 우주가 사슬이 묶인 고개를 끄덕이자 난 소리였다.


“우선, 넌 천계의 지배자에게서 유산을 계승했다고 하던데.. 사실이야?”


바나로브의 기억 속에서 목격했던 막 유산을 물려받았을 때의 우주가 보여준 한계가 보이지 않는, 무한대의 전투력을 상기한 태현의 몸엔 소름이 올랐다.


물론 그와 비할 데는 전혀 되지 못하지만, 현재, 인간의 몸을 지배한 ‘계약자’라는 틀에 씌인 그도 2급짜리라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는 저력을 지니고 있었다.


'지배자.. 유산..?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한편, 전혀 이야기의 맥락을 잡지 못하는 소현은 영문 모를 표정으로 우주를 빤히 쳐다볼 뿐이었다.


“... 큭.. 바나로브 놈.. 정말 쓸 데 없는 것까지 다 불었군..”


우주가 조용히 원망 섞인 혼잣말을 내뱉더니, 늦지 않게 다시 입을 열었다.


“... 하아.. 그래. 내가 바로 우리의 주군에게서 유산을 물려받은 계승자다.”


깊은 한숨과 함께 태현의 질문에 대답한 그의 시선은 여전히 울려대는 경보덕분에 빨갛게 점멸하는 차가운 강철 바닥을 주시하는 중이었다.


“무슨 소린데..? 나만 모르는 거야?”


눈을 이리 저리 굴리며 둘의 대화의 맥락을 파악하던 소현이, 이번엔 태현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그를 추궁했다.


“... 그렇다면.. 그 유산이란.. 무엇을 말하는 거야?”


시간의 촉박함을 떠올리고, 소현을 무시한 채, 약간의 뜸을 들이다가 우주에게 질문한 태현. 그의 귓가에 유창한 흐름의 대답이 들려온다.


“글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주군의 일부라고 해야 할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계승한 것은 강대한 힘뿐만이 아닌 주군의 옛 기억과 사상.. 이더군. 모두 온전하지 않은.. 단순한 조각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시선을 옮겨 허공을 쳐다보고 아련하게 말을 끝맺은 우주.


그런 우주의 눈빛을 보고 있던 태현이 어렴풋이 동정심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띠이이-----!


쉬지 않고 시끄럽게 울리며 감옥 곳곳에 빨간 빛을 점멸하던 벙커 내 비상경보가 멈추자, 고막이 공허해지지 않도록, 경보음 대신 이명이 귓 속을 채웠다.


“...!”


울리기 시작할 당시엔 굉장히 듣기 거슬렸지만 5분 동안 익숙해져버린 시끄러운 소음과 어둡고 차가운 느낌의 감옥을 빨갛게 물들이던 경보의 조명이 사라지자 놀람과 동시에 어색함을 느끼는 소현이었다.


“... 아니, 그 단순한 조각을 물려받은 네가 어떤 수준의 힘을 사용하는지.. 난 봤어.”


태현은 경보가 울리던 안 울리던, 개의치 않고 다시 우주를 향해 입을 열었다.


“칫.. 역겨운 마신 놈.. 대체 어디까지 보여..”


“그리고.. 그 유산이 가져오는 부작용도 말이야..”


태현이 혀를 차는 우주의 혼잣말을 끊고 자신의 말을 이었다.


“.....”


우주의 침묵이 이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감옥내에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던 순간의 정적을 가져왔다.


‘유산? 왕? 힘?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아무것도 못 알아듣겠네.. 곧 있으면 부대가 들이닥칠 텐데..’


태현이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방향을 이끌어가던 반면, 소현은 대화에 낄 수도 없을 뿐더러, 애초에 이해조차 할 수 없었다.


‘하.. 진짜 짜증나네.. 마력이 부족해서 생각도 마음대로 읽어볼 수도 없고..’


소현은 상황을 지금 이 상태까지 이끌어 온 태현도 원망스럽지만, 이젠 마력이 부족해서 <마인드 리딩>을 사용하는 것에 있어서 신중해야 하는.. 평소답지 않은 자신의 무력함에 화가 나는 중이었다.


“그 부작용은..”


적막한 정적을 깬 것은 조심스레 입을 연 태현의 말이었다.


“폭주.. 라고 얘기할 수 있겠지?”


“... 큭..”


태현의 말을 듣는 이들의 표정이 일그러짐과 동시에 우주의 침음이 그의 귓가를 스쳤다.


‘폭주..? 더 안 들어봐도 벌써 불안해지는 단어인데..?’


반면, 소현이 머릿속에 쏙 쏙 박히는 태현의 ‘폭주’라는 단어 선택에 몰려오는 불안감을 느끼자, 그녀의 조막만한 얼굴에 미간이 찌푸려진 그 때, 태현이 말을 이어갔다.


“난.. 그 기억 속에서 봤던 폭주한 너를 잊을 수 없어. 아마 살아가는 동안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끔찍한 장관이겠지.”


“... 그것은..”


철그럭-!


우주가 움직임을 취할 때마다 그의 사지를 속박하는 사슬이 철그렁거렸다.


태현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태현이 폭주를 언급할 때마다 미세하게 몸을 비틀거나 사지를 움직이는 우주의 습관을 미루어 보았을 때..


‘트라우마로 남았나보군..’


무리도 아니다.


태현이 목격했던 우주가 첫 번째로 폭주를 했을 때만 해도 천신이고, 마신이고 구분을 짓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날려버린 거대한 여러 차례의 검격.


그에 뒤따라, 거대하고 찬란한 검광에 얻어맞은 이들의 소멸을 뜻하는 어둡거나, 밝은 연기의 기둥을 곳곳에서 솟구쳐, 이루는 장관도 태현의 기억 속에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 상황 속에서 우주의 아군이라고 볼 수 있는 자는 그 누구도 없었지만, 정작 끔찍한 학살의 현장에서 제정신을 차린 본인은 자신이 물려받은 유산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뼈저리게 느꼈을 터였다.


“네가 사용한 폭주라는 단어 그 자체의 의미로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자의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라는 것을.. 하지만..”


“그게 더 문제라는 거야.”


우주가 내뱉는 말을 잘라버리고, 태현이 덧붙였다.


“인계의.. 인간들은.. 천계나 마계의 주민들이 모두 지니고 있는 영력은커녕..”


화르륵-!


태현이 들어 올린 오른손이 손목까지 점화되었다.


“이런 마력이라는 하위 호환성의 힘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


우주는 침묵했다.


전혀 흠잡을 곳도, 반박할 곳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우주를 보고 있던 태현은 잠시, 이야기의 서두를 돌렸다.


“잠깐 이야기 밖으로 나와서, 2급이라고 추정됬던, 바나로브만한 스케일의 계약자가 만약 나랑 얘같은 번번한 각성자 하나가 없는 나라에 등장한다면 어떻게 될 것 같냐?”


“3시간 안에 건물들이 쓰러지고, 3일 안에 도시가, 3달 안에 나라가 멸망하겠지. 전혀 과장 없이 말이야.”


침묵을 유지하는 우주를 대신하듯, 현재 이야기의 주제는 이해를 넘어서, 통달하고 있는 비중이 없던 소현이 철창 너머 우주를 쳐다보며 태현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래. 하물며 2급짜리 계약자가 저런데, 무려 천신들의 왕인 너는 어떻겠냐? 뭐 네 말과 행동을 봐서 일반 계약자와는 다르게 인간을 해치진 않을 것 같다만, 폭주는 얘기가 다르지. 이성도 유지하지 못한 채 폭주하는 너를 과연 인계의 어느 누가 막을 수 있을까?”


죽이 척척 맞다 못해, 맞물려 떨어지는 눈앞의 남녀의 이야기에, 쭉 침묵을 유지하고 있던 우주가 태현에게 처참하게 잘려, 목구멍 속으로 집어 삼켜졌던 말을 재차, 내뱉었다.


“... 전혀 틀린 점이 없다만.. 현재의 나로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주군의 파편은 물론이고, 인간의 육체에도 적응을 마친 나는.. 적정선을 넘는 힘을 이끌어내기 전까지는, 나, 자신 자체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참고해둬라.”


입증할 순 없지만, 우주의 눈빛은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 명확하고 또렷했다. 하지만..


그런 우주의 말을 기다렸다는 듯, 태현이 다시 한 번 진지한 말투로 그의 말에 태클을 걸었다.


“... 그 적응의 과정 속에서.. 얼마나 많은 생명체가 희생되었지..?”


“...!!”


명확하게 대상을 바라보던 우주의 동공이 지진이 난 건물처럼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 뭐..? 희생이라고..?”


소현은 듣지 못할 것이라도 들었다는 듯이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대답..”


“.....”


다급히 시선을 돌린 우주는 태현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지 못했다.


“대답해..”


태현이 우주를 향해 힘없이 말을 건넨 그 순간..


콰앙-!!


감옥의 입구를 지키던 철문이 크기만큼이나 거대한 소리를 내며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


동시에 놀란 태현과 소현은 지금 이 순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슈우우우우..


소현은 빠르게 눈을 감아 다시금 마력의 운용을 꾀했다.


“대답해!!”


콰아앙-!!


회피의 방법으로 다시 침묵을 택한 우주와 자신 사이의 철창을 강하게 내려치는 소리와 커다란 철문이 또 한 번 토하는 비명이 겹쳐져 감옥 안을 메아리 쳤다.


키이이잉-!!


그 순간, 부릅 뜬 소현의 두 눈동자는 이미 연분홍빛으로 물든 후였다.


때가 많이 늦었지만 결국에는 사용하게 된 <마인드 리딩>을 사용한 소현의 반면,


“대답하라고!!”


태현은 높아진 언성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는 우주를 추궁하기 바빴다.


“.....”


이 소란의 장본인인 우주는 전혀 입을 열지 않았다.


콰아아앙-!!


굳셌던 철문이 다시 한 번 비명을 토해 냈을 때, 커다랗고 둥그런 자국이 남겨진 상태였고, 철문을 이어주는 틈새는 이미 벌어져있었다.


그것의 상태를 봤을 때, 아마 바로 다음에 또 커다란 소음을 냈을 때는 지금처럼 굳건하게 버티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을 태현은 직감할 수 있었다.


“대답 안 해!!”


무너져가는 철문을 보고 다급함을 느낀 태현이 악을 내지르자, 그것에 반응하듯 우주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태현을 바라보았다.


슈아아아악-!!


그리고 우주의 두 눈은 바나로브의 기억 속에서 목격했던 그. 왕의 후계자가 힘을 사용할 때처럼 황홀한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너..! 무슨 짓을 하려고..!”


그 장면이 강하고, 빠르게 그의 뇌리를 스치자, 태현은 본능적으로 우주로부터 거리를 벌려 뒤로 물러난 순간..


“꺄아아아악-!!”


그의 등 뒤의 소현이 돌연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졌다.


“차소현!!! 너.. 이 새끼가-!!”


빠르게 달려가 쓰러지는 소현을 부축해 눕혀둔 후 철창 너머의 우주를 노려보며..


화르르륵-!!


주먹을 꽉 쥔 태현의 손이 맹렬한 불꽃으로 점화된 그때..


콰아아아앙-!! 터어엉-!!


굳세게 버티던 철문이 힘없이 무너지며 바닥을 강타했다. 그리고..


척-! 척-! 척-! 척-! 척-!


“꼼짝마!!”


완전 무장한 특수부대원 30명이 각자의 총을 치켜든 채 일촉즉발의 상황속에 놓여있는 감옥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편안한 주말 되십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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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화 21.10.16 5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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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화 21.09.12 93 3 10쪽
31 31화 21.09.11 103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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