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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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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최근연재일 :
2021.11.30 21:0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2,394
추천수 :
306
글자수 :
291,439

작성
21.09.08 21:00
조회
99
추천
3
글자
10쪽

30화

DUMMY

“하아..!”


길었던 전투가 막을 내리자 바닥에 주저앉은 태현은 이젠 한숨을 쉬는 것도 힘이 부칠 지경이었다.


척-!


본래처럼 어두컴컴했던 싱크홀 밑바닥이라면 태현이 이리 저리 둘러보고 있는 은빛 검신이 청아한 빛을 내지 않았겠지만, 준명이 챙겨와 설치한 조명덕분이었다.


“이야..”


상황이 상황이었던 만큼 짧게나마 익숙하게 다뤘던 자신의 무기를 이제서야 제대로 구경해보며 감탄을 자아내는 태현이었다.


‘퀄리티 봐라..’


날과 칼등의 간격이 약 7cm정도 인 만큼, 세로로는 얇지만 가로롤는 넓고, 디자인이 어찌 되었던 휘두를 때는 전혀 문제가 없게 설계된 전체적인 균형.


자신이 원했기 때문에 직접 무기 지급 신청서 설명 란에 적었던 모든 특징이 반영되어있는 검이었다.


“허..”


태현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무리도 아니었다. 불과 3주 전, 일반적인 대한민국의 고등학생보다 조금 잘생기고 키가 큰 것이 전부였던 자신이..


홱-! 홰액-!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흉기라고도 볼 수 있는 날이 선 검을 지금처럼 마음대로 휘두르는 것도 모자라 합법적으로 취급할 수 있다는 것부터가 태현이 새삼스럽게 ‘현실적이지 못하다.’ 라고 느끼는 것들 중 하나였다.


‘그건 그렇고, 참 맘에 드네. 딱 내가 생각했던 대로 뽑혔어.’


푸화아아악-!!


이곳저곳 유심히도 둘러보던 은빛 검신에 불꽃이 빠르게 점화되었다.


‘내 마력의 성질이 곧잘 드러나며, 소량만 투입해도 이 정도의 화력이라..’


흘려보낸 마력의 양의 거의 2배 정도의 화력이 나오는 것 같이 체감 되는 수준이었다.


‘거의 그때 그 일본도 급인데?’


태현이 직접적인 체감을 위해 비교 대상으로서 생각해낸 무기는 타즈미의 검이었다.


통상적인 검으로서의 형태나 균형, 예리함 등도 마찬가지였지만 UNAS 연구팀원이 아시아의 톱급 각성자였던 타즈미의 검을 ‘세상에 둘도 없는 검’ 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범접할 수 없는 마력 감응도를 자랑하는 각성자의 무기였다.


화르르르르륵!!


물론 그저 태현의 주관적인 평가와 느낌이었지만, 마력의 공급을 잠시 멈춘 지금도 여전히 거센 불꽃을 내뿜는 것을 증거로 타즈미의 검과 비견될만한 마력 전도율과 증폭률을 가진 것이 틀림없었다.


“와..”


이 광경을 보고 감탄을 터트리는 것은 비견 태현만이 아니었다.


“어..”


떡 벌어진 자신의 입을 틀어막으며 이미 밖으로 내뱉어버린 순수하고도 천진난만한 자신의 감탄을 잠시 후회하는 준명이었다.


나이를 서른하고도 둘이나 먹은 아저씨도 어린 시절 만화 속 뻔한 무기지만 항상 새롭고 멋있었던 ‘불타는 검’을 직접 목격하고는 온 몸의 전율이 오르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각성자님..”


“네?”


“그..”


“...?”


입을 틀어막던 손을 치우고 수줍게 태현을 부른 준명이 말의 뜸을 들였다.


“그.. 한 번 휘둘러.. 주실 수 있나요?”


“???”


뜬금없는 준명의 요청에 2초 정도 멍해진 태현이 자신이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뻘쭘해질 당사자를 생각해 얼른 검에 마력을 흘려보낸 후 살짝 휘둘렀다.


화악-!! 화르르륵-!!


조명 덕분에 조금이나마 환해진 밑바닥이었지만 여전히 어두운 허공을 검신의 불꽃이 내는 빛이 그리는 호선을 따라붙는 불꽃이 메웠다.


“와아..”


준명이 또 한 번 순수한 아기 같은 감탄을 터트렸지만 이번엔 자신의 입을 틀어막을 새도 없이 눈을 굴리기 바빴다.


“어..?”


반면, 태현은 불타는 검 끝에서 직선으로 뻗어나간 조그마한 불똥에 초점을 두었다.


‘이거.. 설마..?’


화르르르륵!! 화악-!!


태현이 힘을 잃고 시들시들 거리는 불꽃을 다시 지펴 검날에 집중한 후 검의 경로를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준명을 빗겨 설정한 후 힘껏 휘둘렀다.


그러자..


파악-!! 퓽-!!


작열하는 검날이 그린 호선의 가운데에서 초승달 형태의 예리한 불꽃이 빚어져 재빠른 파공성을 내며 허공을 가르고 날아갔다.


퍼어어엉-!!


준명이 바닥에 설치해둔 조명 중 하나가 불꽃의 검기에 직격하는 동시에 코를 찌르는 연기와 함께 폭발해버렸다.


“와!! 그건 또 어떻게 하신 겁니까!?”


또 무언가를 보여주려나 싶어 태현을 유심히 쳐다보던 준명이 아예 환호성을 지르는 경지까지 올랐다.


‘참 리액션이 좋아..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인데 말이야..’


태현에게 준명은 참 투명도가 높은 사람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글쎄요.. 저도 제가 뭘 할 수 있는지 아직도 모르는 모양이네요.”




···


“안 됩니다..! 무전이 잡히지 않습니다..!”


기행부대의 통신팀 팀장이 여러 번 무전을 통해 준명을 불러봤지만 아무 대답도 없었다.


“X발..! 일 났네 이거..”


위쪽의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현장에 파견된 인원인 태현과 준명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다.


둘의 무전기가 격렬한 전투로 인해 이미 박살나버린 것을 그들은 당연히 알지 못했다.


모두가 패닉 상태에 빠져있었다.


설명이 필요 없는 자국의 힘 그 자체인 각성자와 현장 책임자이자 한국의 각성자 관리국 소속 특수부대의 톱에 서있는 A(알파)팀의 팀장.


그들을 잃는 것은 실상을 아는 그 누구나가 두려워했다.


현재 그들에겐 오류일지도 모르지만 그나마 잡히기라도 하는 태현의 마력 신호와 정기 연락 시간이 지나 혹시나 해서 끌어올린 싱크홀 내부 진입용 11m 특수 와이어의 버클이 위안이었다.


“와이어의 버클이 아무 탈 없이 멀쩡하다는 건.. 무사히 바닥으로 도착했다는 것인데..”


현재 현장 책임자인 범도를 포함해 기행부대 각 팀의 팀장들이 절망적인 상황을 타개할 방도를 찾기 위해 함께 머리를 굴리고 있는 그때..


푸화아아아악-!!


그들의 뒤, 싱크홀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오더니..


“끄아아아아아!!”


머리 위에서 누군가의 힘겨운 신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건..!”


현장의 모두가 갑작스레 나타난 검은 물체를 목격하고 있는 와중, 그것의 정체를 짐작한 범도의 입에서 슬쩍 미소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악-!!”


잠시나마 공중을 날며 포물선을 그리고 빠르게 추락하는 검은 물체가 비명소리를 사방에 내질렀다.


콰아아앙-!!


그리고는 땅에 곤두박질 친 그것에 범도와 대영을 포함한 모두의 시선이 꽂혔다.


“엄청 무겁네요. 유 팀장님..”


어색한 찰나의 정적을 깬 것은 검은 물체가 추락한 곳에서 들려오는 태현의 목소리였다.


“죄송합니다..”


뿌연 먼지 속에서 태현과 준명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범도를 포함한 기행부대의 전 팀원들과 대영을 포함한 UNAS 소속원들이 그들에게 다가갔다.


“팀장님!!”


범도의 고양된 목소리가 들려오자..


와아아아아아아-!!!


모두의 환호성이 현장을 메웠다.




···


“우선..”


“.....”


둘의 복귀에 환호하던 모두와 잠시의 회포를 나눈 뒤 태현과 준명은 대영의 앞에 나란히 섰다.


“정말.. 감사합니다.”


흙과 피가 뒤섞인 태현의 손을 따뜻한 자신의 두 손으로 맞잡으며 감사의 뜻을 전하는 대영.


“... 저에게 무엇이 감사하십니까?”


맥락을 잡지 못하고 겉도는 태현이 대영에게 질문했다.


“책임을 지니시고 계약자를 처리해주신 것, 기행부대의 후속작업에 협조해 주신 것들도 마찬가지이지만.. 무사히 귀환해주신 것이 제일 감사합니다.”


“.....”


말문이 막히는 태현이었다.


대영의 따뜻한 손과 마찬가지로 그의 말투와 그 내용은 18세 청소년인 태현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아닙니다. 마땅히 제 의무를 다 한 것일 텐데요.”


애써 자신의 감정을 감추며 대영에게 답하는 태현.


“우선, 전혀 몸이 성해보이지 않으시니, 병원으로 모시겠습니다. 저와의 회포는 치료 후에 푸시도록 하시죠.”


그리고 그런 그를 꿰뚫어 보고 있다는 듯 태현에게 민망한 상황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대영.


“유 팀장도 마찬가지다. 정말 수고 많았고 우선 부상부터 치료받도록.”


태현에게서 시선을 돌린 대영의 말투가 곧바로 바뀌었지만 따뜻한 억양이 느껴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예! 알겠습니다.”


준명이 경례만큼 힘찬 답을 대영에게 건네자, 그는 태현에게 인자한 눈인사와 함께 타고 온 차량으로 돌아가는 도중..


“김태현 각성자님, 유 팀장.”


무언가가 생각났다는 듯 뒤를 돌아 둘을 부른 대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자세한 임무, 상황보고는 치료 후에 차차 진행해도 좋습니다.”


“네.”


“예!”


대영의 말을 들은 둘이 그에게..


“알겠습니다.”


태현은 고개를 숙여 간단한 인사를, 준명은 힘찬 경례를.


취한 동작은 달랐지만 동시에 같은 대답을 대영에게 건넨 둘이었다.


부아아아앙-!


대영이 올라 탄 차가 출발하자 곧바로 태현과 준명에게 다가오는 범도.


“A(알파)팀 부 팀장 최범도입니다. 곧바로 병원으로 모시겠습니다. 각성자님.”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


범도가 간단한 소개와 함께 또 다른 용건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저희 팀장님 사지 멀쩡하게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이 새끼가..”


멋쩍게 웃으며 또 다른 의미가 담긴 감사인사를 태현에게 전하는 범도에게 장난으로 주먹질 시늉을 하는 준명이었다.


“오히려 유 팀장님 덕분에 제가 살았습니다.”


범도에게 미소 지어준 태현이 한 말을 들은 준명이 그를 쳐다보았다.


“아닙니다. 각성자님. 어떤 배은망덕한 새끼가 와이어를 가져가버려서 꼼짝없이 갇혀버릴 뻔했는데, 각성자님 덕분에 무사히 올라올 수 있었는데요.”


알게 모르게 옆에서 자신을 놀려먹는 범도에게 한 방을 먹이며 감사인사를 전하는 준명.


“크흠..! 그럼, 곧바로 이동하실까요?”


그리고 그것이 먹힌 것인지 범도는 헛기침과 함께 말을 돌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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