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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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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9
추천수 :
261
글자수 :
26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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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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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요녕과 하북의 경계

DUMMY

“이런 제기랄!”

“수혁! 이건 수혁이 계획했던 것과 완전히 다르지 않소!”


요녕에서 하북으로 넘어가는 경계의 숲.

장청과 수혁이 모용의 무인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이게 내 탓이야? 나도 이럴 줄 몰랐지!”


수혁이 버럭 소리를 지르고 품속에서 야구 하나를 꺼냈다.

휙 뒤 돌아 쫓아오는 무인들을 향해 던지는 수혁.


쇄애앵.

콰앙.


쫓던 무인이 몇 날라갔지만 내달리던 상태에서 뒤를 돌아 던져서 그런지, 평소 수혁이 던지던 파괴적인 힘이 실리지 못했다.


“약쟁이들이니까 뒤도 안 돌아보고, 전부 양귀비를 지키러 갈 줄 알았지!”

“그게 문제가 아니고! 이들은 진작에 매복해 있었던 것 같지 않소!”


본래의 수혁의 계획은 악의 근원인 양귀비 밭을 태우는 것뿐만 아니라, 모용세가의 눈을 그쪽으로 돌려 수월하게 요녕을 빠져 나오는 것까지였다.

허나, 장청의 말처럼 수혁과 장청을 쫓는 이들은 양귀비 밭이 타기 전부터 하북으로 넘어가는 경계를 지키고 있던 자들이었다.


모용의 무인들이 가까워져 오자 다시 품속에 손을 넣는 수혁.


“장청··· 큰일났다. 야구가 하나 밖에 안 남았어···”


춘식의 시신을 수습할 때 거리에서 야구를 잔뜩 품속에 넣어 왔건만, 수레도 없이 품속에 야구를 채워 오는 것엔 한계가 있었다.

어떻게든 하북으로만 넘어가면 방도가 생길 것이라 생각하고, 쫓기는 초반부터 무분별하게 야구를 날려댔던 수혁의 실책이었다.


“그럼, 비도든 독이든 뭐든 던져 보시오!!!”

“야! 비도는 진작에 동났어! 그리고 난 독 못써! 네 검이라도 줘 봐. 그거라도 던지게.”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시오!! 이 검이 어떤 검인데!”


장청은 수혁이 진짜로 검을 뺏어 던지려고 하자 허리춤의 검을 제 품으로 꼭 끌어 안았다.


“야! 당문 대장간에서 하나 만들어주면 될 거 아냐! 좀 줘 봐!”

“아니 되오!! 이게 보통검인 줄 아시오? 이건 장문인께서 직접! 내게 점창의 신검을 하사해 주신거란 말이오!”


그렇게 아직은 여유가 있는 듯 티격태격하며 쫓기는 와중, 그들에게 더 큰 시련이 닥쳐왔다.


“멈춰라 이놈들!”


수혁과 장청의 앞을 또 다른 모용의 무인들이 가로 막은 것이다.


“하··· 이러면 완전히 나가린데···”


사면초가(四面楚歌).

지금 수혁과 장청의 상황과 똑 들어맞는 말이었다.

뒤에선 적이 쫓아오고, 앞엔 검을 든 적이 사방을 가로막고 있다.


스릉.


장청이 검을 뽑아 들었다.


“내가 뚫겠소! 내 뒤에 서서 그대로 달리시오!”


채앵!

채앵!


몇 번의 검이 오가고, 장청이 앞을 가로막은 적을 쓰러트려 길을 열었다.


하지만.


“이놈들! 감히 모용을 공격하고도 요녕을 무사히 빠져나가려고 했느냐!”

“공격은 너희가 먼저 했잖아!!!”


얼마 가지 않아 또 다시 앞을 가로막아 오는 또 다른 모용의 무인들의 등장에 수혁이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장청은 그들을 가로막는 적들을 베어내고 나아가고, 베어내고 나아가고 또 베어내고, 다시 나아갔다.


몇 번을 이 짓거리를 반복했는지 서서히 무뎌갈 때쯤, 장청이 지친 목소리를 내었다.


“헉···헉··· 수혁··· 도대체 하북은 언제 나오는 것이오···”

“거의 다 왔어··· 저 언덕만 넘으면···”

“헉··· 헉··· 그 말이 지금 몇 번 째인 줄 아시오?”

“이번엔 진짜야··· 봐 이제 가로막는 적도 안보이잖아.”


불안한 표정으로 두리번 거리며 주변을 살피던 수혁이 기쁜 목소리로 외쳤다.


“저··· 저기! 내 기억이 맞다면 저기만 넘으면 진짜 하북이다!”


수혁의 눈에도 익숙한 곳이 드디어 나왔기 때문이었다.

허나, 기쁨도 잠시.


“여기까지다! 이놈들!”

“이런 마더 펔.”


저기만 넘으면 하북이라는 수혁의 말이 맞았는지, 이제까지 가로막던 적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의 무인들이 수혁과 장청을 가로막았다.


“헉···헉···”

“장청, 너 괜찮아···?”


이제는 검을 쥐고 있는 것도 힘들어 보이는 장청을 보며 수혁도 걱정스런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장청도 자신도, 무공을 배운 무인이라 하나, 이제 겨우 열다섯 아이의 몸이다.

그 많은 적을 뚫고 여기까지 온 장청이 대단한 것이다.


“그렇게 쥐새끼처럼 잘만 도망치더니 드디어 지쳤구나!”


상황은 최악이었다.


최소한 둘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낼 정도만 베어내고 달려 왔기에, 앞서 쓰러뜨리지 못한 적들까지 점점 쌓여가며 오직 수혁과 장청을 쫓고 있었던 것이다.


수혁이 마지막 남은 야구를 꺼내 들었다.


“후··· 이것까지 실패하면 진짜 끝인데···”


이것은 암기와 독을 쓰는 당문의 무공이 가진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암기와 독을 다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이 남았다면, 거의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게 되는 것이다.


물론, 수혁이 비무대회에서 다급히 사용하려 했던 맨손 무학 삼양수나, 혈도를 찔러 공격하는 파쇄지 같은 무공도 있긴 있다.

허나, 무공을 배우지 않은 세인들이나 본인 보다 몇 수 아래의 무인에게 먹힐 정도지, 무공을 정식으로 배운 무인들을 상대하기에 그 위력은···

대 사천당가의 이름을 내세우기엔 너무나 초라했다.

이 때문에 당문은 예부터 그 약점을 보안하기 위하여 부대를 편성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수혁도 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원래의 당문 암기보다 부피가 큰 야구를 최대한 많이 지니고 다니려 수레도 제작하고, 또 요녕으로 향할 때 짐꾼으로 쓸 척산까지 데려오지 않았는가?

누가 감히 그 녹림왕을 고작 수레를 끌 짐꾼으로 쓸 생각을 했겠냐만은.


수혁은 그런 사람이었다.


“장청, 화산에서··· 기억나지?”

“헉···헉··· 기억나오.”

“내가 이걸 던지면 바로 그 길로 뛰는 거야···”


장청이 거친 숨을 몰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남은 야구를 천천히 가슴팍 위로 올리는 수혁.


‘녹림왕을 날렸을 때처럼만 되면···’


수혁이 화산에서 녹림왕을 날려 버렸을 때 일어났던 소닉붐(Sonic Boom).

그 정도의 위력을 내는 공을 던진다면, 분명 수혁과 장청이 이곳을 빠져나갈 정도의 시간은 벌 수 있을 것이다.


수혁이 호흡을 가다듬고 야구를 던지려던 찰나.


“당수혁!!! 이 미친놈아!!!!!”


너무나 어려운 사람이지만, 또 한편으론 너무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혁이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보랏빛 안개가 수혁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 안개에 닿은 숲의 나무들이 마치 금속이 녹는 것처럼 힘 없이 녹아 내렸다.

마치 보랏빛 구름이 숲의 나무를 싸그리 녹여대며 수혁을 향해 다가오는 것처럼 보였다.


“너는 생각이란 걸 안 하고 사는 것이냐!!!”


범과 같은 목소리가 온 숲을 쩌렁쩌렁 울려댔다.


“수혁··· 누가 오는 것이···오?”

“장청··· 그렇게 멍청하게 있지 말고, 어서 나 좀 부축할 준비해라.”

“수혁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보아··· 아군이 오는 것이 아니오? 헌데, 부축이라니···”

“아군은 맞긴 한데···”


보라빛 안개가 수혁의 코 앞까지 다가왔다.

화가 잔뜩 난 얼굴이 이제 수혁의 눈에도 뚜렷히 보였다.


“당수혁!!!!!!”


원래라면 그 얼굴을 보면 무서워했어야 될 수혁도,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피식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큰 누님이 오셨다.”


남매 중 유일하게 구검대에 들어오지 않은.

이제 당문에선 독왕의 후예라 불리는.


당소유가 천독대(天毒隊)를 이끌고 요녕땅을 밟았다.


“헿!”


물론, 수혁은 누이를 반기지도 못하고 오랜만에 맛보는 독맛에 바로 기절해버렸지만 말이다.


***


“이게··· 오대세가 중 하나인 사천당문···”


장청은 벌린 입을 다물지도 못하고 있었다.

수혁이 소닉붐을 일으켰을 때나, 도진이 만천우박을 보여줬을 때, 수십 명의 적을 난자하는 구검을 처음 봤을 때는 장청도 충분히 놀라웠다.

하지만 그도 잠시였을 뿐, 장청이 여태 보아온 당문의 무인들은···


야구가 다 떨어져 뒤에서 돌멩이를 던져대거나, 암기가 다 떨어져 ‘이런 젠장!’을 습관처럼 뱉어대고 전선 뒤로 물러나거나, 심지어 결국엔 도망치는 모습이 주를 이뤘다.

보통은 장청 자신과 같은 검을 든 무인들이, 당문 아이들의 앞에서 그들을 지켜주며 싸우는 모양새를 이뤘다.

장청도 이제는 그 모습이 익숙해졌다.


허나, 지금 장청의 눈에 펼쳐지는 천독대의 힘은 그 결을 달리했다.

날카로운 독 냄새와 사람의 피부가 타는 메케한 냄새가 장청의 코를 찔러왔다.


천독대(天毒隊)의 이름에 걸맞게 하늘조차 가려버리는 보랏빛 독 안개가 지상에 내려오자, 그 많던 요녕의 무인들이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며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나갔다.


그들은 뒤에서 암기를 던져대는 것이 아니었다.

독이 뚝뚝 떨어지는 단검을 들고 무자비하게 적의 급소를 찌른 뒤, 뒤도 안 돌아보고 다음 적을 향해 달려들었다.

자신의 독에 맞았으면 반드시 죽었을 거라는 듯이.


심지어 선봉에 서있는 나이가 지긋한 당문의 무인들은 전신에서 보랏빛 독기가 안개처럼 피어 올랐다.

그들에게 검을 내려친 적들은 오히려 공격을 행한 자신이 끔찍한 비명을 질러댔다.

그 뿐인가?

이내 검을 쥐고 있던 손을 부둥켜 잡고 땅을 구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정말이지 순식간에, 그토록 장청과 수혁을 괴롭혔던 적들이 우후죽순 죽어나가고 있었다.

장청이 얼빠진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이 무시무시한 부대를 이끌고 온 장본인.

당소유를 바라봤다.


찰싹! 찰싹!


“누님 그게 아니고··· 헿!”


찰싹! 찰싹!


“누님이 오해가 있으셨던 모양··· 헿!”


찰싹! 찰싹!


“누님! 그만! 그만!! 제가 잘 못 했습··· 헿!”



-“일부러 독을 한 가지만 쓰라고 명해 두었다. 멍청하게 쳐다보고 있지만 말고 어서 먹거라. 이 자리에서 죽기 싫다면.”


해독제를 건내며 소유가 장청에게 해준 말이었다.

그 말을 끝으로, 자신의 품에 쓰러져 있던 수혁을 홱 낚아채 가더니, 말 안 듣는 아이에겐 매가 약이라며 한참을 저러고 있는 것이다.

물론, 거대한 전신에서 흘러나오는 독 안개를 거두지도 않고 말이다.


수혁은 소유에게 뺨을 맞고 깬 뒤, 소유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독기에 다시 기절하는 것을 반복했다.

그런 수혁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웠지만.


‘수혁에게 매가 필요한 건 골백번 맞는 말이외다···’


저놈은 저래도 싸다는 생각에 고개를 주억거리는 장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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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7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50 모용세가(2) 22.10.03 130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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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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