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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6,044
추천수 :
261
글자수 :
265,012

작성
22.09.20 19:54
조회
160
추천
2
글자
11쪽

북해빙궁(北海氷宮)(3)

DUMMY

“서봉이 이놈이 도대체 언제부터 안보였던 것이냐?”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녹림의 산적들이 이제야 알게 된 서봉의 부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 아까 야구 수레 끌던··· 응?”


수혁이 서봉의 모습을 머리 속으로 그리다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 보니 우리 수레는?!”


북해에 도착하자마자 설효 무리에 쫓겨 도망 다니다, 빙궁에 끌려오듯 입성해 바로 연회를 대접 받았다.

이후, 만년한철 광산에 오르다 함정에 빠져 바로 감옥에 들어온 이들이었다.

여태 주변을 살필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수레를 끌던 게 마지막이라면···”


-“서···서봉아! 수레 챙겨라!”

-“왜 또 저입니까!”

-“빨리!!!”


척산이 설효 무리에게 도망치기 직전의 상황을 떠올렸다.


“이런!”


이들이 지금 애타게 찾고 있는 서봉.

그 서봉은 지금.


“어머니! 아버지! 으흐흑···”


북해 설산의 중턱, 두 쌍의 거대한 바위가 겹쳐있는 바위틈.

그 바위틈 안에서 서봉이 자꾸만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다.


아우우우우!


설효 무리가 서봉이 숨어있는 바위 주변을 포위하며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이제 좀 가라!! 제발!!”


시간을 거슬러, 수혁의 일행이 설효에 쫓겨 도망칠 때.

서봉은 앞서 도망가는 무인들의 속도를 쫓아가지 못했다.

야구가 가득 실린 수레를 서봉이 끌었기 때문이었다.

그 급박한 상황 속에서 지금 있는 바위틈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마도···.

지금은 늑대밥, 아니 설효밥이 되었을 판이었다.


“제기랄 이게 다 이것 때문에!”


탱!


“아악!”


괜히 가만있는 수레를 찼다가 발을 잡고 땅을 구르는 서봉이었다.


아우우우우!


“형님들! 아우들! 전부 저를 잊으신 겁니까아아아!”


설효의 울음에 녹아 든 서봉의 울부짖음이 설산에 메아리쳤다.


***


한편.


-“앞 전에 말했다시피 우린 벽력탄의 재료를 찾으려 온 것이다. 네가 몰래 일행에서 빠져 나가 빙궁의 동태를 살피고, 주변을 수색해 보거라.”

-“네 형님!”


만년한철의 광산으로 향하기 직전, 도후가 도진에게 당부한 말이었다.

도후가 수색을 도진에게 맡긴 이유는 다른 형제들과 달리 도진은 은신에 특히 뛰어났기 때문이다.

팽가에서 그 특기를 이용해 오호단문도를 훔쳐 배우려다 호되게 당한 적도 있지 않은가?

아무튼, 도후의 명령 덕분인지 일행과 달리 함정에 빠지지 않고, 무사히 빙궁에 숨어든 당도진이었다.


“흠···. 내어준 음식을 먹지 않았다고?”

“예. 주교님.”


빙궁의 가장 꼭대기, 빙궁주의 궁실(宮室).

화려하게 조각된 설효의 얼음조각품 뒤에, 도진이 기척을 지운 채 빙궁주와 시종의 말을 엿듣고 있었다.


‘주교? 빙궁주에게 왜···. 빙궁이 마교의 편에 선 것인가?’


도진이 표정이 심각해졌다.


“역시 이 모습은 영 답답하군.”


빙궁주가 기지개를 피며 말했다.


도진은 지금 자신이 헛것을 보는 줄만 알았다.

가녀린 여인이었던 빙궁주가 눈 깜짝할 사이에 수염 덥수룩한 남자로 변했기 때문이었다.


“허업.”


너무 놀란 나머지 새어 나온 목소리를 도진이 재빨리 손으로 틀어 막았다.


“응?”


분명 방금 전까지 빙궁주의 모습이었던, 임화수가 뒤를 돌아 도진이 숨어있는 얼음조각을 향해 다가왔다.


저벅저벅.


도진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 손을 휘적거리는 임화수.

도진의 머리 위로 임화수의 손이 움직였다.


두근두근.


쿵쾅대는 심장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올 것만 같았다.


“흠···. 내가 예민했나 보군. 아무튼,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사흘을 견디기 힘들 것이야. 당장에 먹지 않더라도 포기할 때까지 거르지 않고, 식사시간이 되면 음식을 넣도록.”

“예! 주교님!”

“노예도 늘었겠다. 나는 잠이나 잘란다.”


시종이 밖으로 나가자, 임화수가 커다란 침대 위에 대자로 뻗어 누웠다.

잠깐의 시간이 흐른 후.


드르렁. 드르렁.


“휴···”


숨도 제대로 못 쉬던 도진이 임화수가 잠든 소리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 순간.


“역시.”

“헉!”


분명 침대에서 자고 있던 임화수가 순식간에 도진의 앞으로 다가왔다.


“어디서 쥐새끼가···”


도진을 잡으려 손을 뻗는 임화수.


퍼엉.


도진이 종이 한 장 차이로 임화수의 손을 피하고, 소매에서 연막탄을 꺼내 터뜨렸다.


‘이럴 때 독무탄(毒霧彈)이었으면···.’


구검대에 들어오면 독을 포기해야 한다.

당문의 무인에게 그 것이 얼마나 큰 결정이었던 것인지 도진은 지금 이 순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이런 제길!”


쨍그랑!


도진이 눈을 질끈 감고 궁실 외벽에 있는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하! 이놈 봐라···”


생각보다 빠른 판단력을 보여준 도진이었기에 임화수도 적잖이 당황했다.


“여봐라!”

“예!”


임화수의 부름에 밖에 대기하던 시종이 잽싸게 들어왔다.


“쥐새끼가 한 마리 남아있었나 보구나···. 당장 추격대를 보내거라!”

“예 주교님!”


***


“헉··· 헉···”


도진이 바위에 기대어 잠시 숨을 골랐다.


“주변을 샅샅이 수색하거라! 멀리 가진 못했을 것이다!”


수십 명의 빙궁 무인들이 도진을 추격하고 있었다.


“헉···헉··· 고작 나 하나 잡겠다고, 도대체 몇 명을 보낸 거야.”


사박. 사박.


중얼거리던 도진의 귀에 눈을 밟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사박. 사박.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

도진이 침을 꿀꺽 삼키고 소매에서 비도를 꺼내 쥐었다.


“후···”


발걸음 소리가 지척까지 다가오자, 몸을 틀어 비도를 발출하려는 도진.


홰액.


비도가 도진의 손을 떠나기 직전, 불쑥 튀어나온 손이 도진을 낚아채 바위틈으로 끌고 들어갔다.


“어떤 놈··· 너···넌···!?”


자신을 끌어당긴 손의 정체를 확인하자 눈이 주먹만해지게 커지는 도진.


“쉬이잇!”


서봉이 검지를 펴서 입술 위에 올리며 귀를 바위틈으로 바짝 붙였다.


사박. 사박.


빙궁의 무인이 방금까지 도진이 숨어있던 곳에 잽싸게 고개를 들이 밀었다.


"산짐승이 였나···?"


빙궁의 무인이 고개를 갸웃하며 그 곳을 지나쳐갔다.

점점 멀어져 가는 발걸음 소리에 서봉이 참았던 숨을 내뱉었다.


“휴···”

“당신은··· 녹림의 책사가 아니오? 왜··· 여기에 있는 것이오?”


얼떨떨해 하는 도진을 서봉이 덥석 끌어안았다.


“절 구하러 오셨군요!”

“예? 구하다니···"


"···저도 쫓기고 있던 중인데요?”

“예···?”


서봉과 도진이 서로가 서로를 멍청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쫓기다니··· 그게 무슨···”

“저 빼고 전부··· 빙궁의 감옥에 잡혀 들어갔습니다.”

“네 빙궁이요?! 갑자기 빙궁의 감옥이라니···. 도대체 제가 없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입니까?”

“말하자면 깁니다. 그것보다··· 왜 여기에 혼자 계셨던 겁니까···?”


도진의 물음에 서봉이 눈짓으로 수레를 가리켰다.


“늑대들에게 잡아 먹힐까··· 여기 숨어있었습니다. 드디어 늑대들이 물러가나 싶었는데··· 갑자기 검을 든 무인들이 이쪽으로 밀어닥치어 나가지 못한 것입니다···”

“아···”


도진이 서봉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도진이 잠시 고심하더니, 이내 마음을 굳혔는지 입을 열었다.


“우리가 모두를 구하러 갑시다.”

“우리 둘이 어찌···”

“저게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도진이 야구가 가득 담긴 수레를 바라봤다.


***


“아니! 비검! 장청! 너네는 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냐? 고작 저 철문 하나 못 잘라?”

“저 만년한철로 만든 두꺼운 문을 어찌 맨손으로 자른단 말이오! 설령 검이 있다 한들 어려울 것이오!”

“그럼 저기 저 창살이라도 잘라봐 좀!”


수혁이 지하감옥에서 유일하게 지상의 빛이 들어오는 쇠창살을 가리켰다.

겨우 세 명 정도의 얼굴이 들어갈 만한 작은 창이었지만, 지하감옥에 갇힌 이들이 시간을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저것도 만년한철이오! 이놈의 감옥은 어떻게 생겨먹은 것인지 그 귀한 만년한철을 쏟아 부어 만든 것 같단 말이오!”

“하아···”


‘이대로면 완전히 나가린데···’


수혁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였다.


쾅!

쾅!

쾅!


지축을 뒤흔드는 소리가 지하감옥에 울려 퍼졌다.


“뭐··· 뭐야!”

“지진인가···?”


감옥의 이들이 우왕좌왕하며 당황해 하던 그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빙궁주! 나와라 이놈!!!”

“어? 당도진 목소리다!”


도진의 목소리에 수혁은 물론이고 소영과 도후도 벌떡 일어났다.

세 남매가 얼굴을 바짝 맞대고 작은 창을 통해 밖을 바라봤다.


“난 대 사천당문의 넷째 당도진이다! 빙궁주는 어서 나와 내 검을 받거라!”


빙궁을 내려다보는 산 위에서 구검을 꺼내며 소리치는 도진의 고함소리에, 빙궁의 무인들이 우르르 튀어나왔다.


“이리 대놓고 쳐들어와서 어찌하려고···”

“쟤가 돌았나···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누님. 저거··· 위험한 거 아닙니까?”


남매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진은 개미집에서 튀어나오는 개미떼처럼 줄지어 나오는 빙궁의 무인들을 가만히 내려다 보고 있었다.


“아직··· 더··· 더···.”


마지막으로 빙궁을 나오는 무인을 끝으로 더 이상 빙궁에서 나오는 사람이 없자, 도진이 야구가 담긴 수레를 번쩍 들어 자신의 앞으로 내려놓았다.


도진이 내력을 잔뜩 끌어올리고, 야구를 하나 둘 하늘로 던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양팔을 풍차를 돌리듯 회전시키며 마구 야구를 하늘로 뿌려대는 도진.

북해의 푸른 하늘에 먹구름이 낀 듯, 수백 개의 야구가 푸른 하늘을 까맣게 물들여갔다.

빙궁의 무인들도 시간이 멈춘 것처럼, 멍하니 고개를 들고 그 광경을 지켜봤다.

이윽고.


“피해!”


얼어버린 시간을 깨는 한 빙궁 무인의 목소리와 함께.


쾅!!

쾅!!

쾅쾅!!!

쾅콰쾅!!


일제히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는 야구.


"끄억!"

"으악! 내 다리!!"


피할 공간도 없이 쏟아져내리는 야구에 빙궁의 무인들이 혼비백산이 되었다.

도진이 산 위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며 광소를 터뜨렸다.


“으하하하하! 이게 바로 당도진식 만천화우(滿天花雨)··· 아니 만천우박(滿天雨雹)이다!! 으하하하! 쿨럭!”


던지는 야구 하나하나에 내력을 불어넣어, 내력을 바닥까지 끌어 쓴 도진이 울컥 핏물을 토해냈다.


“이야··· 저런 방법은··· 나도 상상도 못해봤는데···?”


수혁이 당문의 양자가 된 이후 처음으로, 도진에게 진심으로 감탄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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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요녕과 하북의 경계(2) 22.10.08 86 1 12쪽
53 요녕과 하북의 경계 22.10.06 85 1 11쪽
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5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50 모용세가(2) 22.10.03 128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0 1 11쪽
48 다시 사천으로(2) 22.09.29 114 1 10쪽
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0 2 10쪽
46 북해빙궁(北海氷宮)(8) 22.09.27 137 1 11쪽
45 북해빙궁(北海氷宮)(7) 22.09.26 124 2 12쪽
44 북해빙궁(北海氷宮)(6) 22.09.23 141 2 11쪽
43 북해빙궁(北海氷宮)(5) 22.09.22 172 2 11쪽
42 북해빙궁(北海氷宮)(4) 22.09.21 136 2 10쪽
» 북해빙궁(北海氷宮)(3) 22.09.20 161 2 11쪽
40 북해빙궁(北海氷宮)(2) 22.09.19 147 2 11쪽
39 북해빙궁(北海氷宮) 22.09.16 165 2 11쪽
38 북해로 향하는 길(3) 22.09.15 170 3 11쪽
37 북해로 향하는 길(2) 22.09.14 186 2 11쪽
36 북해로 향하는 길 22.09.13 196 3 12쪽
35 부대 편성(3) 22.09.12 208 4 11쪽
34 부대 편성(2) 22.09.09 224 4 10쪽
33 부대 편성 22.09.08 226 4 11쪽
32 만독신단(萬毒神丹)(2) 22.09.07 226 3 11쪽
31 만독신단(萬毒神丹) 22.09.06 230 3 12쪽
30 분열 22.09.05 229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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