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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6,063
추천수 :
261
글자수 :
265,012

작성
22.10.1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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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변화(1부 完)

DUMMY

요녕과 하북의 경계의 숲에 숨막히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남궁평이 철현과 지후를 번갈아 보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 오늘은 이만 물러가지.”


남궁평의 건방진 언사에 철현이 크게 호통쳤다.


“제왕검! 누가 그냥 보내 준다고 했나?”

“내 암존과 도제를 동시에 상대하기 버거운 건 사실이나···”


남궁평이 철현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읊조렸다.


“···잔챙이 몇 명 정도는 길동무로 데려갈 정도의 실력은 되오.”


남궁평이 철현의 뒤에 있는 수혁에게 시선을 돌렸다.

지후가 철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팽가주. 내 생각에도 오늘은 이만 하는 게 좋을 듯 하오.”


마교에 붙어먹은 남궁평을 제거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허나, 철현의 뒤에는 수혁과 장청, 소유와 천독대의 부상자들이 있었다.

철현이 이를 바득 갈며 도를 집어넣었다.


“썩 내 눈앞에서 꺼지시오!”


“···다음에 우리가 마주한다면 이리 곱게 보내주진 않을 것이오.”

“내 명심하지.”


남궁평이 비릿하게 웃고는 검을 집어 넣고 돌아섰다.

돌아서는 남궁평을 모용필이 얼굴을 붉히며 막아 섰다.


“주교님!! 이대로 가면 안됩니다!!! 저놈만은 죽여야 합니다!”


수혁을 가리키며 노발대발 하는 모용필.


“저··· 저놈이!! 신선화를···”


서걱.


남궁평이 가차없이 모용필의 목을 베어버렸다.

눈도 감지 못한 모용필의 얼굴이 허망하게 땅으로 툭 떨어졌다.


“어디 건방지게 쯧···”


모용필이 혈교에 붙어먹어 가문을 차지했다고는 하나, 그래도 명색에 오대세가 중 하나인 모용세가의 가주였다.

그런 모용필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베어버리는 남궁평의 모습에 모두가 할말을 잃고 말았다.

남궁평이 얼어버린 모용의 무인들을 향해 말했다.


“내 남궁의 소가주와 무인들을 요녕으로 보낼 터이니, 하루 빨리 신선화 제배를 속행할 수 있도록.”

“···알겠습니다.”


남궁평이 검을 가볍게 휘둘러 검에 뭍은 피를 털어내며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잠···잠깐!”


그런 남궁평을 불러 세우는 수혁.


“내게 할 말이 남았는가?”

“남궁도··· 양귀비 아니, 신선화에 중독되어···”

“뭐라? 하하하··· 크하하하하하하!”


남궁평이 수혁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짓다가 이내 광소를 터뜨렸다.

남궁평은 뭐가 그렇게 웃긴 것인지 배를 잡고 웃어댔다.


“하하하. 아 얼마 만에 이리 웃는 건지...”


한참을 웃던 남궁평이 소매로 눈물을 닦아내며 수혁을 바라봤다.


“남궁은 그 잡초 쪼가리에 넘어가지 않았다.”


잠시 뜸을 들이던 남궁평이 다시 입을 열었다.


“허허··· 지금은 우리 남궁을 걱정해 줄 것이 아니라··· 당문을 걱정해야 할 것 같소만 당소협?”


당문을 걱정해야 한다는 남궁평의 뜬금없는 말에 지후가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제왕검··· 그게 무슨 소린가?”

“암존··· 자네가 사천을 비웠지 않은가?”


남궁평이 지후에게 조소를 날리고는 휙 돌아섰다.


“우린 이만 가지! 도제와 암존께서 자비를 베풀어 주셨으니 말이야. 하하하하하하!”


남궁평이 크게 웃어대며 모용의 무인들을 이끌고 자리를 벗어났다.


“이런···”


심각한 표정의 지후에게 다가오는 철현.


“암존··· 당문이 위험하다니··· 그 무슨소리요?”

“가주가 소유와 천독대를 요녕에 보낸 뒤, 곤륜에서 연통이 하나 왔소.”

“연통?”

“모용이 혈교에 손에 들어갔다는 내용의 연통이었소. 해서··· 천독대만으로는 불안해 하는 가주의 모습에 내가 요녕으로 온 것이오.”

“헌데 어찌 그 먼 청해의 곤륜파가 모용의 소식을 전했단 말이오. 설마···”

“···곤륜도 마교에 붙어 먹은 것 같소.”

“허면···”

“부디 내 예상이 틀리길 바랄 뿐이지만··· 당문이 위험한 것 같소.”


***


수혁의 일행은 하북에 들러 하북팽가에 머무르던 일행과 재회하고 곧바로 함께 사천으로 향했다.

그들은 단 한마디의 말도 없이 하루도 쉬지 않고 달리고 또 달렸다.


모두가 지후의 예상이 틀리길 바랬건만, 안타깝게도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당문으로 들어서자 마자 그들의 눈에 참혹한 현장이 펼쳐졌다.

활활 타고 있는 당문의 대문.

문지방과 바닥에 흩뿌려져 있는 핏자국.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부상자를 의원실에 나르는 당문의 무인들.

아이의 울음소리.


명백히 전투가 벌어졌던 흔적이었다.

지후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의원실로 걸음을 재촉하자, 모두가 지후를 따라 나섰다.


벌컥.


“가주···”


의원실에 들어서자 의원실을 빽빽이 채운 부상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땀을 뻘뻘 흘리며 지혈을 하던 지헌이 지후의 목소리에 천천히 일어났다.


“태상장로님···”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치료를 다 끝낸 후에··· 해가 지면 가주실에 모여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지헌이 지후의 뒤에 있는 아이들을 바라봤다.


“···너희들도 다 모이거라.”


그 말을 끝으로 지헌은 다시 부상자의 치료에 전념했다.


***


해가 완전히 져물고 어둠이 내린 밤.

당문의 가주실.

지헌을 중심으로 지후, 철현, 척산, 백진, 장청, 선화, 수혁을 포함한 당문의 아이들까지 모두 모여있었다.


지후가 사천을 벗어나자 마자 곤륜과 천마신교가 당문으로 쳐들어왔다.

지후와 천독대의 정예들이 부재중이었기 때문에 당문도 큰 피해를 입었다.

일행이 사천에 도착하기 반나절 전, 적들도 그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인지 전부 퇴각해버렸다.

부상자와 사상자가 많아 퇴각하는 적들을 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까지가 지헌이 설명한 당문에서 벌어진 일들이었다.


“곤륜파가 천마신교와 함께 당문을 치다니 그게 무슨···”

“천마신교의 본거지인 신강과 가장 가까운 곤륜에··· 중원이 도움을 줄 것 같지 않으니 되려 적의 손을 잡은 것 같군···”


철현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읊조렸고, 지후는 인상을 구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모용세가, 남궁세가 거기다 곤륜까지···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중 벌써 셋이 마교에 붙어먹었단 말인가···”

“남궁이라니···? 팽가주님 그건 또 무슨 소리입니까?”


철현의 혼잣말에 아직 모용에서 있었던 일들을 듣지 못한 지헌이 되물었다.


“수혁아 네가 말해 주거라.”


지후가 수혁에게 말을 권했지만, 웬일인지 수혁은 입을 꾹 닫고만 있었다.


“당수혁!”

“제··· 제가 요녕에서 있었던 일들을 말해드리겠습니다.”


수혁의 옆에서 눈치를 살피던 장청이 지후의 호통에 번쩍 손을 들었다.

그렇게 장청이 요녕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찬찬히 얘기하기 시작했다.


“남궁가주가···?”


척산의 입이 벌어졌다.

척산은 하북팽가로 먼저 피신해 있었던 일행 중 하나였기에, 그 이후의 이야기는 처음 듣는 것이었다.


“···이후 이렇게 당문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장청의 말이 다 끝나자, 당문의 가주실엔 적막이 감돌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지헌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까운 청춘들이 너무나 많이 죽었습니다. 이제 우리도··· 저들을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습니다.”


“당문은 원한을 절대 잊지 않는다는 것을··· 저들의 머리 속에 다시 한 번 똑똑히 새겨야될듯 합니다.”


***


가주실에서의 긴 회의가 끝나고, 다들 각자의 침실로 향했다.

수혁의 뒤에서 걷고 있던 장청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수혁! 왜 입을 다물고만 있던 겁니까?”


하지만 수혁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수혁!”


장청이 수혁의 어깨를 잡고 돌려 세웠다.


“뭐라고 말이라도 좀···”


수혁을 돌려세워 수혁의 얼굴을 본 장청이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이 붉게 물든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다··· 내 탓이야···”


자신의 탓이라는 말을 남기고는 어디론가 뛰어가기 시작하는 수혁.


“수혁!! 이 밤에 어딜 가는 것이오! 수혁!!


장청이 멀어져 가는 수혁을 붙잡지 않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 자신을 키워준 유모가 화를 당했으니···”


가주실의 회의가 있기 전.

수혁은 유모인 정희가 전장에 휩쓸려 죽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항상 밝은 얼굴로 자신을 맞아주던 가솔들과 무인들이 크게 다치거나,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모두 본인이 제멋대로 요녕으로 향한 일로 시작된 일이었다.

수혁은 이대로는 밀려드는 자괴감을 견딜 수 없었다.


벌컥.


“이 밤에··· 네가 날 다 찾아오고··· 무슨 일이더냐?”

“태상장로님.”


수혁이 지후의 침실로 찾아와 덜컥 무릎을 꿇었다.


털썩.


“태상장로님이··· 당문에서 가장 강한 무인이라 들었습니다.”

“······”

“무공을 가르쳐주십시오.”

“무공은··· 네가 어릴 적부터 내 직접 가르쳐 주지 않았더냐? 암기술도 비암당주 당기철 장로에게···”

“태상장로님께 직접 제대로 배우고 싶습니다.”

“제대로 무공을 배우고 싶다니···? 흠··· 갑자기 그런 마음이 생긴 연유가 무엇이더냐?”

“강해지고 싶습니다. 아니, 강해져야 합니다.”


‘허··· 저 능구렁이 아이가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었다니···’


항상 장난기로 가득찼던 수혁의 눈이었다.

허나, 지금 지후가 바라보는 수혁의 눈은 죽음을 각오한 무인의 것이었다.


‘지금 이대로는 안돼··· 누군가를 지키기에 나는··· 너무나도 약하다.’


당문의 가솔들과 무인들이 죽었고, 요녕에선 춘식이 죽었다.

철현과 지후가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남궁평이 장청을 베었을 것이다.

아니, 철현과 지후가 요녕으로 오지 않았다면 자신을 구해준 당문의 천독대는 남궁평의 손에 몰살당했을 것이다.

그 광경을 지켜보다 자신도 결국 죽었을 것이고.


요녕의 일로 수혁은, 자신의 부족함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수혁은 이러한 자괴감을 떨쳐내는 방법으로 자신이 강해지는 것을 택했다.

얼마나 쌔게 이를 물고 있었는지, 수혁의 입술 사이로 피가 새어 나왔다.


‘다시는 내 사람들을 잃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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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1부 完) 22.10.10 85 1 10쪽
54 요녕과 하북의 경계(2) 22.10.08 86 1 12쪽
53 요녕과 하북의 경계 22.10.06 85 1 11쪽
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7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50 모용세가(2) 22.10.03 130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1 1 11쪽
48 다시 사천으로(2) 22.09.29 115 1 10쪽
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1 2 10쪽
46 북해빙궁(北海氷宮)(8) 22.09.27 137 1 11쪽
45 북해빙궁(北海氷宮)(7) 22.09.26 124 2 12쪽
44 북해빙궁(北海氷宮)(6) 22.09.23 142 2 11쪽
43 북해빙궁(北海氷宮)(5) 22.09.22 173 2 11쪽
42 북해빙궁(北海氷宮)(4) 22.09.21 137 2 10쪽
41 북해빙궁(北海氷宮)(3) 22.09.20 161 2 11쪽
40 북해빙궁(北海氷宮)(2) 22.09.19 147 2 11쪽
39 북해빙궁(北海氷宮) 22.09.16 165 2 11쪽
38 북해로 향하는 길(3) 22.09.15 171 3 11쪽
37 북해로 향하는 길(2) 22.09.14 186 2 11쪽
36 북해로 향하는 길 22.09.13 196 3 12쪽
35 부대 편성(3) 22.09.12 208 4 11쪽
34 부대 편성(2) 22.09.09 225 4 10쪽
33 부대 편성 22.09.08 226 4 11쪽
32 만독신단(萬毒神丹)(2) 22.09.07 227 3 11쪽
31 만독신단(萬毒神丹) 22.09.06 231 3 12쪽
30 분열 22.09.05 230 4 11쪽
29 마(魔) 22.09.02 261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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