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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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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1
추천수 :
261
글자수 :
26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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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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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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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북해로 향하는 길(3)

DUMMY

“아우! 추워어어어어!”

“아우야, 벌써 춥다고 하면 어떡하냐. 북해는 아직 도착도 안 했다.”

“오라버니, 모래랑 잡초만 듬성듬성 나 있잖아요··· 북해엔 분명 하얀 눈이 있다고 했는데요?”


소영이 중원의 지도를 보고 있는 도후에게 물었다.


“저 언덕만 넘으면 얼어있는 강이 보일 것이다.”

“강이요? 북해(北海)라면서요.”

“바다처럼 큰 강이라 옛사람들이 그리 불렀던 것이 오늘날까지 전해진 것이라 한다.”

“아하.”


수혁의 일행. 즉, 당문의 아이들과 점창의 두 제자, 오십 여명의 산적들이 흙 바닥을 걷고 있었다.

산적들 때문에 마을을 피해 사람이 없는 한적한 길로 돌아와 예상한 시간보다 더 긴 여정이 되었지만, 과연 살아남은 녹림의 정예들이라 그런지 긴 여정에도 불평하는 자는 없었다.

수혁의 일행이 도후가 가리켰던 언덕 위로 올라서자 거대한 강이 보였다.

하늘엔 눈이 소복소복 내렸고, 얼어버린 강 위로 안개가 자욱하게 껴있었다.

언덕 위에서 경치를 내려다 보면 퍽 아름다웠다.


“우와··· 바다라 착각할 만도 했네···.”

“거참···. 절경이로소.”


수혁과 장청이 순순히 감탄했다.

북해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탄하기도 잠시.

살을 에는 칼바람이 이들을 반겼다.


“으어어!! 녹림왕! 빨리 수레!!”

“으에취! 서봉아 뭐하느냐! 빨리 수레를 끌고 오라지 않느냐!”


수혁이 바들바들 떨며 척산을 닦달했고, 척산이 아직도 언덕아래에서 수레를 끌고 올라오는 서봉을 닦달했다.


“저 둘··· 뭔가 느낌이 비슷하지 않아요 누님?”

“음···. 저기에 팽가주님까지 끼면 삼부자지간이라고 해도 믿겠어.”


어느새 친해진 듯한 둘의 모습에 소영과 도진이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언덕 아래.


“나도 나름 책사인데··· 나까지 왜··· 하···.”


녹림의 책사, 서봉이 수레를 끌며 한숨을 쉬었다.

녹림의 산적들은 차례를 돌아가며 짐수레를 끌고 왔다.

이제 서봉의 차례였을 뿐, 산적 치곤 꽤나 공평하게 일을 분담했다.

서봉이 언덕위로 올라오자, 수혁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사천에서 챙겨온 털 옷을 챙겨 입었다.

도후와 도진, 소영, 백진, 장청까지 모두 털옷을 챙겨 입자 수레엔 달랑 여섯 벌의 털옷이 남아있었다.


“어우! 이래도 추워.”

“저··· 당소협. 우리는···.”


척산이 한참은 부족한 털옷의 개수에 조심스레 수혁에게 물었다.


“우리도 여분은 하나씩 밖에 안 챙겼어. 그거라도 돌아가면서 입어.”

“그럼 애초에 마을을 지나칠 때 상단에 들려···”

“뭐?! 아니 이게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까지 내놓으라고 하네? 내가 분명 북해로 간다고 했잖아! 니들이 알아서 준비했어야지!”


척산도 듣고 보니 수혁의 말이 영 틀린 소린 아니었다.

자신의 부탁으로 합류한 것이고, 북해로 간다는 소리도 분명 들었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 되지 않겠는가?

단지, 척산은 짐수레 위에 털옷이 가득해, 그 짐이 전부 털옷일 것이라 생각했을 뿐이었다.


“왜 죄다 철 덩어리들 뿐인 것이야! 뭔 놈의 옷이 이렇게 무겁나 했네.”


서봉이 짐수레를 뒤적이며 탄식했다.


“형님 그럼 저··· 저리 큰 빙판을 가로질러 걸어가야 한다는 것입니까?”


도진이 도후에게 물었다.


“아니다. 여기 보면 얼지 않은 곳이 있다. 빙궁에서 주기적으로 얼음을 깨 그 곳만 뱃길을 낸다고 하는 구나. 그 쪽으로 이동해서 배를 타고 이동한다. 녹림의 산적들이 모두 얼어 죽기 전에 어서 이동하자꾸나.”


도후의 말을 끝으로 일행이 언덕을 내려왔다.

살을 에려 오는 칼바람과 풍설(風雪)속을 뚫고 한 참을 걸은 뒤 드디어.

얼지 않은 강, 북해의 뱃길을 찾았다.

양 옆으로 꽝꽝 얼은 북해 사이로, 배 하나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뱃길이 나있었다.

뱃길로 다가가자, 곰 가죽을 뒤집어 쓴 뱃사공이 도후에게 다가와 물었다.


“빙궁으로 가려는 분들입니까?”


“네! 저흰 빙···읍!”

“아닙니다. 저 언덕에서 보니 북해의 경치가 너무 좋아보여 잠시 내려온 것뿐입니다. 다시 돌아갈 것입니다.”


그 추위 속에서 사공을 찾아 신나서 앞으로 나와 말하는 수혁의 입을 도후가 틀어막은 뒤 말했다.


“그렇군요··· 북해에선 내리는 눈 때문에 길을 잃기 쉬우니 조심하시길.”


사공이 도후의 뒤에 있는 수 많은 인원을 보고는 도후의 얼굴에 바짝 붙어 속삭였다.


“행여나 얼어 죽는 자가 생겨도 찾지 마시길. 그 시신을 찾는 시간보다 눈이 쌓이는 속도가 빠르니··· 시신을 찾다가 모두 송장이 되면 아니 되지 않소?”

“조언, 감사 드립니다.”


그렇게 사공을 지나쳐 몇 걸음을 더 가서야 도후가 수혁의 막은 입을 풀어주었다.


“허억···! 형님! 숨막혀 죽는 줄 알았잖아요! 배를 타고 간다면서 왜 지나치는 거에요!”

“저 사공···. 가주님이 말해주셨던 북해의 사람들의 용모가 아니었다.”

“예?”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저 자의 시야에서 벗어난 후, 강을 걸어서 이동하자꾸나.”


도후가 뒤를 돌아보자, 사공은 아직도 도후의 일행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북해의 초입부터 수상한 자가 자리잡고 있다니···.’


이번 북해 여정이 생각처럼 수월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는 도후였다.

자욱한 안개를 뚫고, 일행은 북해의 강변을 따라 한 참을 걸었다.

점처럼 보였던 사공의 신형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제서야, 일행이 얼어있는 북해를 건너기 시작했다.


“이야··· 엄청 두껍게 얼었나 봐.”

“그러게 말이오. 이 무거운 짐수레를 버틸 정도니···.”

“흠···”

“뭘 그렇게 빤히 쳐다보시오?”

“보기완 다르게 힘으로 찍어 누르는 사람은 아닌가 봐?”


수혁이 짐수레를 끌며 북해를 건너는 척산에게 물었다.


“처음부터 돌아가며 수레를 끌자 정했지 않소. 녹림은 모든 일을 공평하게 하오.”

“왜? 이름도 녹림'왕'이면서?"

“하하하하! 녹림이 이 지경이 되기 전에 몇 명이나 있었는 줄 아시오? 그 많은 사람들을 전부 힘으로 찍어누르는게 가능할 것 같소? 일을 분배해 성과를 많이낸 자에겐 후하게 재물도 내어주오."

“산적이 성과라고 해 봤자, 힘 없는 사람들 더 많이 수탈하는 거잖아.”


수혁이 정곡을 찌르자, 척산이 헛기침을 했다.


“크흠···! 당소협. 이제 녹림은 산적 질을 더 이상 안 한다고 하지 않았소! 거 매번 가슴 좀 그만 후벼 파시구려.”

“크크크크. 회계하려면 자신의 잘못을 매번 상기시켜야지!”


수혁과 척산처럼 일행이 서로서로 이런저런 농담을 하며 강을 건넜다.

척산은 혹여나 추위로 쓰러지는 자가 나올까봐, 자꾸만 뒤를 확인하며 걸었다.

다행히 거친 삶을 살아온 녹림의 산적들답게, 두꺼운 털옷도 입지 않은 채 잘 견디며 북해를 걸었다.

아니 견뎠었다.


“으에취!”

“어···어··· 어머니··· 아들이 갑니다···”

“딱.딱.딱. 녹림왕. 그 동안 감사했소. 딱.딱.”


콧물에, 환영에, 온 몸을 덜덜 떨며 이빨까지 딱딱거리는 녹림의 산적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이놈들! 녹림이 이정도 추위에 약한 소리하면 쓰겠느냐! 견디거라!”


척산이 강하게 말했지만, 사실 그도 이젠 걱정이 되었다.

강을 건너는 초입에선, 북해라 칭한다 한들 그래 봤자 강인데 크면 얼마나 크겠냐고 생각했었다.

허나, 몇 시진이 지나도 보이는 것이라곤 꽝꽝 언 빙판과 시야를 가리는 자욱한 안개뿐이었다.


“형님. 쟤들 이러다 빙궁은 구경도 못하고 죽겠는데요?”

“···나도 북해가 이렇게까지 거대할 것이라곤 예상 못했다.”


수혁이 산적들을 바라보며 말했고, 도후도 걱정스레 그 모습을 바라봤다.

산적들이라곤 하지만, 옆에서 사람이 얼어 죽는 꼴을 보고만 있을 순 없었다.


“허··· 이럴 때 스케이트라도 있으면···”

“···스케이트? 야! 그걸 왜 이제 말해!”

“아! 왜 때리고 그러시오!”


장청의 혼잣말을 들은 수혁이 장청의 어깨를 연신 가격하곤 남매들을 향해 소리쳤다.


“형님! 누님! 당도진! 암기 챙겼죠! 다 꺼내 봐요!”

“전부 다 말이냐?”

“그래요! 전부 다!”


영문은 알 수 없었지만, 기발한 물건을 잘도 만들어 냈던 수혁이었기 때문에 도후와 소영, 도진까지 군말 없이 온 몸에서 암기를 바닥으로 토해냈다.


촤르르륵.

촤르르륵.

촤르르륵.


당문의 세 무인이 암기를 전부 꺼내자, 빙판 위에 작은 철탑이 생긴 듯한 모양새가 되었다.


“저··· 저 많은 걸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수레 좀 끈다고 불평할게 아니였구먼···.”

“당문에 원한을 살 일은 절 때 만들지 말라더니···.”

"순식간에 골로 가겠구만···."


사실 남의 짐수레를 끌고 오고, 한참은 어린 놈이 자신들의 수장에게 함부로 대하고, 이 추운 북해까지 데려온 것에 이만저만 불만이 쌓여갔던 녹림의 산적들이었다.

허나, 쏟아져 내리는 암기들을 보곤 목구멍까지 차 올랐던 불만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이거랑··· 이거··· 어! 이것도···”


수혁이 쌓여있는 암기들 중, 단도와 단검처럼 날이 있는 암기만을 골라냈다.


“당도진! 이리 앉아봐!”

“형이라고 하라니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수혁의 말은 참 잘 듣는 도진이었다.

도진이 자리에 털썩 앉자 수혁이 단도의 날과 단도의 손잡이 부분을 툭 하고 분리했다.


“야! 손잡이를 빼면 어떻게 해!”

“조용! 자 다들 모여봐!”


수혁의 부름에 당문, 점창, 녹림의 무인들이 모두 빙 둘러 수혁과 도진을 바라봤다.


“자! 일단 이걸 잘라.”


수혁이 손잡이를 반으로 갈랐다.


“그리고 손잡이에 칼집을 얕게 내, 그리고 이걸 신발에 묶어.”


신발에 밧줄로 칼집이 난 손잡이를 묶는 수혁.

이후 수혁은 칼집에 단도의 날을 박아 넣었다.

반대 발도 동일하게 만들어준 후 수혁이 두 손을 올렸다.


“끝! 완성! 당수혁표 스케이트!”

“스···스케이트? 그게 뭔데···”

“일어서봐.”


콰당!


도진이 일어서다 중심을 못 잡고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아야야···.”


엉덩이를 매만지는 도진을 한심하게 쳐다보는 수혁.


“에휴···.”


수혁이 한 숨을 푹 내쉬고는, 자신의 스케이트를 만들어, 모두의 앞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시범을 보였다.


“자! 발을 이런식으로 쭉쭉 밀란 말이야!”


역시나 전생에 타 본적이 있던 장청은 단번에 빙판을 갈랐고, 처음엔 어색해 하던 다른 이들도, 평소에 몸을 단련했던 무인이었기 때문에 금새 타는 법을 익혔다.

오십 여명의 무인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북해를 건너는 장관이 이어졌다.

그렇게 북해를 가르며 이동하는 일행의 선두에서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저···저기!! 뭍이 보입니다.”


중원과 빙궁을 갈라놓는 북해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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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요녕과 하북의 경계 22.10.06 85 1 11쪽
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7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50 모용세가(2) 22.10.03 130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1 1 11쪽
48 다시 사천으로(2) 22.09.29 115 1 10쪽
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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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북해빙궁(北海氷宮)(5) 22.09.22 173 2 11쪽
42 북해빙궁(北海氷宮)(4) 22.09.21 137 2 10쪽
41 북해빙궁(北海氷宮)(3) 22.09.20 161 2 11쪽
40 북해빙궁(北海氷宮)(2) 22.09.19 147 2 11쪽
39 북해빙궁(北海氷宮) 22.09.16 165 2 11쪽
» 북해로 향하는 길(3) 22.09.15 171 3 11쪽
37 북해로 향하는 길(2) 22.09.14 186 2 11쪽
36 북해로 향하는 길 22.09.13 196 3 12쪽
35 부대 편성(3) 22.09.12 208 4 11쪽
34 부대 편성(2) 22.09.09 225 4 10쪽
33 부대 편성 22.09.08 226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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