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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6,066
추천수 :
261
글자수 :
26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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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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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북해빙궁(北海氷宮)(2)

DUMMY

우적우적.

벌컥벌컥.


“잉렇겡 환댕를해줘서 감상항닝당.”

“정말 맛있소.”

“흐하하! 이 얼마 만에 술이야!”


당문의 아이들과 점창의 제자, 녹림의 산적들이 빙궁에서 준비해준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설효를 피해 얼떨결에 빙궁에 입성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던 도후도, 서서히 경계를 풀기 시작했다.


‘그 뱃사공만 외부인이 북해에 유입된 사람이었던 모양이구나.’


도후의 생각처럼 막상 빙궁 안으로 들어오자, 호위를 서는 무인들과 음식을 나르는 시종들이 전부 북해사람의 용모를 띄고 있었다.

하물며 도후의 어렸을 적 기억과 매우 흡사한 외모의 빙궁주가 이들을 직접 맞이해 주었기에, 도후도 안심할 수 있었다.


“호호호. 입 맛에 맞아 보여 다행입니다.”

“빙궁주님의 환대에 감사드릴 뿐입니다.”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일이 잘 풀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척산의 전음을 듣기 전까진 말이다.


[소가주. 뭔가 이상하오.]


‘전음···?’


전음입밀(傳音入密).

생각을 입으로 내뱉지 않고, 멀리 떨어진 상대에게 몰래 목소리를 전달하는 무공이다.

큰 내공을 필요로 하진 않으나, 배우기가 무척 까다로운 무공으로 알려져 있다.

그랬기에 귀가 아닌 머리로 들려오는 듯한 척산의 목소리에는 도후도 전음을 듣자마자 하마터면 척산 쪽으로 고개를 휙 돌릴 뻔 했다.


[내 쪽을 보지 말고, 듣기만 하시오.]


도후가 살짝 고개를 까딱이며 끄덕였다.


[나도 북해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나···. 나온 음식들이 수상하오.]


음식이 수상하단 말에 도후는 가장 먼저 독을 떠올렸다.

허나, 도후는 즉각 독은 아니란 것을 확신했다.

독을 끼고 사는 당문의 무인이라 자만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저.


‘막내가 멀쩡한 것을 보니 음식에 독을 탄 것은 결코 아니다.’


다름 아닌, 독 자동 판별사가 이 자리에서 같이 식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음식에 독이 있었다면 진작 기절했겠지···.’


도후는 아무리 무색, 무취, 무향 그 어떠한 독을 썼다고 한들, 저 당수혁을 피해갈 순 없는 노릇이라 확신했다.


[음식에 장난을 쳤다는 말이 아니오. 음식들의 종류를 잘 보시오.]


‘종류라니 어떤···’


[음식의 특색이 없소. 우리가 빙궁이 아니라 중원에서 이 음식을 대접 받았어도, 전혀 어색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말이오.]


‘······!’


[북해에서 이렇게 중원과 똑같은 음식을 내놓은 것이 이상하지 않소? 하물며 당문이 있는 사천에만 가도 매운 음식이라는 특색을 가지고 있잖소. 내 북해사람들은 빵을 주식으로 먹는 다는 것도 들은 적이 있소.]


척산의 말대로였다.

중원에서 조차 각 지방마다의 향토음식들이 갖가지 서로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었다.

허나, 이렇게 먼 북해에서 중원의 음식과 차이점을 찾을 수 없는 음식이라니.

도후가 풀려버린 긴장의 끈을 다시 붙잡았다.


‘내가 너무 안일했던 것 같구나.’


자책하던 도후에게 또 다시 척산의 전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내가 예민한 것일 수도 있으나··· 시종들이 왠지 겁을 집어 먹고 있는 것처럼 보이오.]


척산이 예민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오랜 산적생활로 겁을 집어먹은 사람을 수도 없이 봐온 그의 직감이리라.

척산의 말을 듣고 도후가 시종들의 행동을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겁을 먹은 것이라 인지하고 보니, 도후 역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시종들은 각이 잡힌듯 딱딱하게 행동했고,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만년한철이 필요해서 빙궁까지 이리 먼 걸음을 하신 거라고 들었습니다.”

“···예···옙!”


연신 시종들을 살피던 도후가 갑작스런 빙궁주의 말에 놀라 대답했다.


“흠··· 한철을 채광하던 광산에 문제가 생겨 생산이 중단되었으나, 얼마 전 그 문제를 해결해 안 그래도 중원에 다시 한철을 풀 생각이었습니다. 식사가 끝나면 만년한철을 채광하는 광산에 가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직접··· 말입니까?”

“물건을 직접 보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보셨다시피 빙궁엔 무인의 수가 많지 않습니다.”


도후의 눈에도 거대한 빙궁의 규모치곤 무인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게 보였다.


“아 그러니까 부족한 우리 일손 쓰지 말고, 필요하면 너희가 직접 가져가라?”


얼마나 먹었는지 수혁이 볼록 나온 배를 탕탕 치며 말했다.


“기분이 나쁘셨다면···”

“아닙니다 궁주님. 저희가 필요한 만큼 직접 가져오겠습니다.”


도후가 빙궁주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직접 가는 것이 이들의 눈을 피해 벽력탄의 재료를 찾아보기에도 수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빙궁주가 시종을 가리키며 얘기했다.


“호호호. 그럼 식사를 마치면 이 아이에게 연통을 주시지요. 내 길을 안내할 이를 붙여 줄 테니.”


***


“이런 제기랄!”


수혁이 차가운 바닥을 내리쳤다.


“너무 그러지 말거라, 그래도 다행히 도진이를···”

“하필 빼돌린 사람이 그 당도진이니까 문제죠!!”


도후의 말에 수혁이 울분을 토했다.


“하··· 더 의심을 했어야 하는데 이리 쉽게 잡히다니··· 소가주 이제 어쩌면 좋겠소?”

“일단··· 도진이를 믿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도후와 척산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의심을 하고 있었다면서! 왜 그렇게 쉽게 따라온 것이냐고요!”

“···미안하다.”

“에잇!”


수혁이 획하고 돌아앉았다.

수혁이 이토록 화가 난 이유는 이들이 지금 있는 곳이 다름아닌 빙궁의 지하감옥이었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빙궁의 시종을 따라 만년한철의 광산을 순진하게 따라가던 수혁의 일행은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걸어가던 땅이 갑자기 푹 꺼지며 매복해있던 수백명의 빙궁의 무인들이 대장로 황석현을 필두로 그들을 덮쳐왔다.

도후와 척산이 긴장을 늦추진 않았으나,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허무하게 당하고 말았다.

물론, 빙궁에서 철저하게 함정을 준비 한 것도 한 목 했으리라.

이후, 무기를 전부 빼앗기고 이렇게 감옥에 갇힌 신세가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소가주··· 빙궁주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우릴 가둔 것인지 짐작 가는 것이 있소?”

“제 생각엔 빙궁이··· 혈교나 천마신교의 쪽에 붙은 것이 아닌지···”

“지랄하네.”


도후의 말을 자르며 어둠 속에서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욕지거리에, 일행의 시선이 일제히 목소리가 들려온 감옥의 구석으로 향했다.


“나는 그렇게 ‘호호호’라고 병신같이 웃지 않는다.”


눈이 어둠에 적응하자, 점차 사슬에 묶여있는 여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빙궁주님?!”

“아···아니! 빙궁주는 분명···”

“빙궁주가 둘···?”

“쌍둥이였어?”


자신들을 가두며 ‘호호호’하고 웃던 빙궁주의 모습과 똑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는 여인의 모습에, 모든이들의 눈이 댓 발 튀어나왔다.

이들의 얼빠진 모습을 본 여인이 혀를 찼다.


“쯧! 또 상인들이 잡혀온 것인가? 젠장···”

“아닙니다. 저흰 사천당문과 점창의 제자, 그리고 녹림왕과 그 수하들···”

“하! 당문과 점창이 그런 허접스러운 것들한테 잡혔다고? 어찌 이리 멍청한 놈들만 골라 보낸 거야? 하여간 중원 정파놈들! 이름만 거창하게 내세울 줄만 알지. 에휴···”

“머···멍청한···놈들···?”

“아니! 당문과 점창은 그렇다치고 녹림왕? 녹림왕이란 자가 역용술도 모른단 말인가? 지금의 녹림왕이 머저리라더니 헛소문이 아니었군.”

“머···머저···머저리?”


여인이 연이어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

멍청하게 잡힌 것은 부정할 수 없었기에, 일행은 여인의 말에 반박 할 수 없었다.

여인이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후··· 난 북해빙궁의 빙궁주, 한설이다. 너희들이 본 건 내 외모만 흉내 낸 임화수였을 것이고.”

“하오문주···임화수···?!”

“하오문···주? 궁주님,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겁니까!하오문은 정사전쟁에서 흑도의 편에 서서 멸문했습니다! 그 때 하오문주도 죽었습니다!”


한설의 입에서 튀어나온 임화수라는 이름에 척산과 도후가 놀라 소리쳤다.


“야 너··· 네가 하오문주가 죽는 걸 직접봤어?”

“그건 아니지만 분명···”

“그리고 너 모지리 녹림왕··· 그 정도 역용술을 펼칠 수 있는 자는 전 중원에 누구밖에 없지?”

“그거야···”

“하! 이번엔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감옥을 나가나 했더니만! 왜 매번 이렇게 하나같이 멍청한 새끼들만 잡혀오는 것이야! 이런 X발! 개 같은 거! X같은 새끼들! 개XXXXX···”


한설이 욕지거리를 한숨도 쉬지 않고 뱉어댔다.

아름다운 얼굴과는 반대로 입은 상당히 거친 모양이었다.


“허억···허억···”


한 참을 분이 풀리도록 욕을 내뱉은 뒤, 한설이 숨을 골랐다.

도후가 한설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 빙궁주님··· 혹 어찌 빙궁이 이리 되었는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왜 여기 갇혀 계신건지, 우릴 왜 가둬 놓은 것인지, 갑자기 하오문주의 이름은 왜 튀어 나온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 한 두가지 아닙니다···”

“후··· 그 거지 같은 것들이 내 딸을 볼모로 삼아 나를 가둔 뒤, 임화수를 앞장 세워 빙궁을 야금야금 먹어 치워갔다. 그 이후론 니들도 보다시피··· 젠장.”

“그 거지 같은 것들이라 하시면···”

“혈교.”

“혈교···말입니까?”

“그래! 임화수 그 새끼가 분명, 자신은 더 이상 하오문주가 아니라 혈교의 주교이니 하오문주라고 그만 부르라 했었다!”


‘역시··· 빙궁에 뭔가 있다.’


도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긴 그 때였다.


끼익.


감옥 문 밑에 뚤려있는 작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달그락.

달그락.


열린 문을 통해 푸짐한 음식들이 줄을 지어 감옥 안으로 들어왔다.


“허? 밥은 잘주네?”

“이렇게 주저앉아서 궁상만 떨고 있을 순 없지!”

“그래! 먹고 힘내서 어떻게 탈출 할지 생각을 해봅시다!”


수혁과 산적들이 음식들을 집어 먹으려던 그 순간.


“먹지 말거라.”

“예? 왜요?”


한설이 이들을 멈춰 세웠다.


“기다려보거라.”


끼익.

터억.


방금 들어온 푸짐한 음식과는 비교되는 주먹밥 하나가 한설에게 던져졌다.


“왜 빙궁주님껜··· 고작···”

“내가 여기 갇힌 후로 무인, 상인 가릴 것 없이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이 감옥을 거쳐갔다. 나도 정확한 연유는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거세게 반발하던 이들도 감옥의 식사를 한 뒤부터, 그들의 말에 복종하기 시작하더군··· 그래 꼭 노예처럼 말이야···.”


그 말을 들은 이들이 침을 꿀꺽 삼키고 들었던 음식을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그 때.

한 산적이 기겁하며 대뜸 소리를 질렀다.


“녹림왕!”

“왜···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난리냐?”

“그러고 보니 서봉이 녀석이 안보입니다!”

“······응?”


“언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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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요녕과 하북의 경계 22.10.06 85 1 11쪽
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7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50 모용세가(2) 22.10.03 130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1 1 11쪽
48 다시 사천으로(2) 22.09.29 115 1 10쪽
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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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북해빙궁(北海氷宮)(7) 22.09.26 12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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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북해빙궁(北海氷宮)(5) 22.09.22 173 2 11쪽
42 북해빙궁(北海氷宮)(4) 22.09.21 137 2 10쪽
41 북해빙궁(北海氷宮)(3) 22.09.20 161 2 11쪽
» 북해빙궁(北海氷宮)(2) 22.09.19 148 2 11쪽
39 북해빙궁(北海氷宮) 22.09.16 166 2 11쪽
38 북해로 향하는 길(3) 22.09.15 171 3 11쪽
37 북해로 향하는 길(2) 22.09.14 186 2 11쪽
36 북해로 향하는 길 22.09.13 197 3 12쪽
35 부대 편성(3) 22.09.12 208 4 11쪽
34 부대 편성(2) 22.09.09 225 4 10쪽
33 부대 편성 22.09.08 226 4 11쪽
32 만독신단(萬毒神丹)(2) 22.09.07 227 3 11쪽
31 만독신단(萬毒神丹) 22.09.06 231 3 12쪽
30 분열 22.09.05 230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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