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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6,046
추천수 :
261
글자수 :
265,012

작성
22.10.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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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모용세가(2)

DUMMY

“하! 제 손으론 안 먹겠다 이거지? 그럼 내 손수 먹여주지.”


모용필이 실실 웃으며 한선화가 내동댕이 쳤던 숟가락을 집어 들었다.

이윽고, 모용필이 수혁의 볼을 잡고 숟가락을 들이밀며 억지로 입에 넣으려고 했다.


“자 먹자! 먹으라니까? 안 먹어?”


방금 까지만 해도 실실 웃던 모용필은 수혁이 입을 꾹 닫고 있자, 버럭 화를 내기 시작했다.


“입 열어!!! 감히 모용세가의 가주가 손수 먹여주는데 어디 입을 쳐 닫고 있어!”


‘사람 감정기복이 무슨··· 미친 거 아냐?’


수혁의 생각처럼 모용필은 웃다가 화내고, 화내다가 웃고, 시무룩해졌다가 다시 화를 내는, 참으로 기괴한 감정 기복을 보였다.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은 모용필의 모습에 수혁은 당황스러워 저항을 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 손 치우시오!”


장청이 검을 뽑아 들고 모용필의 목에 칼을 들이밀었다.

한선화가 이를 빠득 갈며 읊조렸다.


“음식에 탄 그 가루··· 북해의 무인들에게 먹였던 것과 같은 것 같아.”

“북해? 북해에도 은총이 내렸었나? 허··· 그건 또 처음 듣는 얘기로군.”


모용필이 한선화의 말을 듣고 태연하게 혼잣말을 했다.

결코 목에 칼이 들어온 사람의 태도로 보긴 어려웠다.


“정말 안 먹을 건가?”


모용필이 핏발이 잔뜩 선 눈으로 수혁을 바라봤다.


“에이! 안 먹으면 거 내가 먹지!”


모용필이 냅다 입에 볶음밥을 쑤셔 넣고는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광소를 터트렸다.


“흐흐흐흐. 이 귀한 걸 줘도 못 먹고···”


장청은 모용필에게 묘하게 풍겨오는 섬뜩한 이질감에 쥐고 있는 칼을 더욱 세게 쥐었다.


“모용가주! 도대체 갑자기 왜 그러는 것이오!”


모용필이 자신에게 소리를 질러대는 장청을 향해 씨익 한 번 웃어줬다.


스릉.

채앵!


눈 깜짝할 사이에 장청의 검을 쳐내는 모용필.


“쯧! 계획이 틀어졌다. 그냥··· 다 죽여라!”


모용필의 명이 떨어지자 매복하고 있던 모용세가 무인들이 검을 뽑으며 달려들었다.


“이런 젠장!”


척산이 앞으로 튀어나가며 문을 막아선 무인을 베어내고, 굳게 닫힌 문으로 몸을 내던졌다.


콰앙!


몸으로 문을 부수어 길을 내는 척산.


“다들 이쪽으로!!”

“쫓아라! 절대 요녕을 벗어나게 해선 아니 된다!”


모용세가의 무인들이 도주하는 수혁의 일행을 쫓기 시작했다.


“요녕에 발을 들인 이상 이미 부처님 손바닥 안이거늘··· 쯧쯧.”


모용필이 그 모습을 지켜보며 혀를 찼다.

고개를 숙이고 쏟아져 엉망이 된 음식들을 바라보는 모용필.


“에잇! 아까워라!”


한참을 바라보던 모용필이 음식들을 게걸스럽게 주어 먹기 시작했다.


“흐흐흐흐···”


***


“아까 그 놈 눈깔 봤어? 와···”

“모용의 새로운 가주가 전 가주님의 죽음에 충격으로 미친 것이 분명하오!”

“쉿··· ! 조용히 좀 해 이것들아.”


수혁과 장청의 잡담에 소영이 그들의 어깨를 퍽 퍽 내리쳤다.

수혁의 일행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객잔에, 몸을 바짝 낮추고 숨어있었다.

모용세가로 향하기 전, 야구가 실린 수레를 서봉과 함께 지금 일행이 숨어있는 객잔에 두고 온 것이 참으로 다행이었다.

수혁이 한선화를 바라보며 물었다.


“야 소궁주, 북해의 무인에게 먹였던 가루와 같은 것 같다니··· 자세히 말해 봐.”

“처음엔 확실하지 않았는데··· 모용가주를 보고 확신이 들었어요.”

“모용가주 때문에 확신이 들다니?”

“그러니까···”


한선화가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하자, 모두가 그녀의 말에 집중했다.

북해를 그 지경으로 만든 가루라면 분명 혈교와 연관 된 것이라 추측되었기 때문이었다.


“북해에서도 처음엔 무인들의 음식에 타서 먹였던 것 같아요. 임화수가 상인으로 위장해 들어왔으니··· 식재료에 몰래 넣었을 수도 있고요. 헌데 시간이 지나자 무인들이 자발적으로···”


콰앙!


한선화의 말이 채 끝 맺히기도 전에 문이 부숴 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쪽이다!”


객잔 안으로 우르르 들어오는 모용세가의 무인들.


“이런···!”


수혁의 일행이 동시에 벌떡 일어났다.


“사제! 저쪽도 수가 많지 않다! 우리가 길을 뚫자꾸나!”

“예! 사숙!”


모용의 무인들도 흩어져서 수혁의 일행을 찾고 있었는지, 객잔 안으로 들어오는 무인은 열댓 명 정도 밖에 없었다.

칼을 겨누며 일행을 향해 슬금슬금 다가오는 모용의 무인들을 향해 장청과 백진이 쏜살같이 튀어나갔다.


“끄헉!”

“으악!”


한치의 자비도 없이 적의 심장을 연이어 꿰뚫는 백진과 장청.


“여기도 이제 안전하지 않은 것 같소. 어서 나갑시다.”


백진의 말을 끝으로 수혁의 일행이 객잔을 빠져나갔다.


“으··· 진짜 적응 안되네···”


수혁이 시신들을 밟지 않으려 요리조리 피해가며 일행 중 가장 마지막으로 객잔 밖으로 빠져나갔다.

수혁이 객잔을 완전히 벗어나자, 수혁의 눈에 이미 객잔 밖을 포위하고 있는 모용세가의 무인들이 들어왔다.


“하··· 진짜···”


거리를 양쪽으로 완전히 틀어막고, 지붕 위도 적들로 가득했다.

점점 좁혀오는 포위망에 도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정파라는 모용세가의 무인들이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이오!”


도진의 외침에도 대화할 의사는 전혀 없다는 듯, 모용세가의 무인들은 그저 말 없이 검을 꺼내어 들었다.


“제기랄!”

“진형이 깨지지 않게 어떻게든 막아야 하오!”


검을 든 자들이 당문의 아이들을 지키며, 밀려오는 적들을 베어냈다.

물론 당문의 아이들도 가만히 있지 않고, 수레에 담긴 야구를 던져대며 그들을 엄호했다.


“끄헉!”

“으악!”


모용의 무인들이 계속해서 달려들었지만, 수혁 일행의 진형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오히려 밀리는 쪽은 모용이었다.

그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모용의 무인이 이를 바득 갈곤 소리쳤다.


“고작 여덟이다! 계속 몰아쳐라!”


채앵! 채앵!


적막했던 요녕의 거리가, 쇠가 부딪히는 소리로 채워졌다.


***


“가주님!”


모용세가의 가주실.

의자에 완전히 기대어 축 늘어져 있던 모용필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하··· 아직도 멀었느냐?”

“저··· 말씀드리기 송구하오나, 수세가 밀리고 있습니다.”

“뭐라? 밀려? 그 핏덩이들에게 말이냐?”

“예···”


면목이 없는지 고개를 숙이는 무인의 모습에, 모용필은 어이가 없었다.

녹림왕을 제외하면 고작 약관에도 이르지 못한 젖먹이들에게 밀린다니.


“교도들도 보내거라!”

“교도라면···”

“농부들 말이다!”

“예···옙!”


모용필이 허리를 숙이고 가주실을 빠져나가는 무인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쯧! 반역자들을 괜히 다 죽여버렸나···”


여기서 모용필이 말하는 반역자란.

혈마의 은총을 거부하고, 모용의 명예를 지킨다며 감히 가주에게 칼을 겨눈 자들을 이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용세가의 내부는 전쟁통이나 다름없었다.

혈마를 따르겠다는 모용필의 세력과 헐마에게 모용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세력이 반으로 갈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싸워댔기 때문이었다.

허나, 혈마가 교도들을 이끌고 전투에 직접 개입하자 세력의 양상은 크게 기울기 시작했다.

결국, 승리의 여신은 모용필의 손을 들어주었다.

모용필은 끝까지 저항하는 가문의 장로, 무인, 가솔 가릴 것 없이 모두 손수 저승으로 보내주었다.


요녕에 자리잡은 개방세력을 모용필이 먹어 치웠기 때문에, 중원에 이러한 일들이 알려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랬기에 모용필의 입장에서 수혁의 일행은 반드시 살아서 요녕을 빠져나가게 해선 안됐다.


“교도를 늘리려는 괜한 욕심 때문에 내가 일을 그르쳤군. 단번에 처리할걸 그랬어···”


***


“헉···헉··· 이제 얼마 안 남았소! 모두 힘을 내시오!!”


척산의 말대로, 달려드는 적의 숫자가 확연히 줄었다.

조금만 더 베어내면 요녕을 탈출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으아아아!”

“덤벼 이것들아!!”


다가오는 승리의 기운에 수혁의 일행이 소리를 지르며 기합을 넣었다.


“저··· 저기···”


멍하니 손가락을 들어올리는 소영.


“쟤들은 또 뭐야!!”


소영이 가리키는 거리의 끝.

붉은 글씨로 혈(血)자가 선명히 적힌 복면을 쓴 무리가 수혁의 일행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열댓 명이 보이던 무리가 수십 명, 수백 명으로 늘더니 이제는 거리를 빼곡히 메워오기 시작했다.

그 광경에 수혁이 거친 숨을 내뱉으며 소리를 질렀다.


“헉···헉··· 아주 혈교랑 손을 잡았다고 광고를 해라 광고를!!”


“혈마재림(血魔再臨)!”

“혈영천하(血浧天下)!”


혈교의 교리를 목청 높여 외치며 단검을 꺼내 들고, 수혁의 일행을 향해 달려드는 복면 무리.

다시 한번 지옥 같은 전투가 벌어졌다.


모용세가의 무인들과 싸움에 지칠대로 지친 수혁의 일행이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이젠 후방의 당문의 아이들에게까지 적들의 공격이 들어왔다.

몰아치는 공격에 수혁이 급히 수레에 손을 넣었지만, 잡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고개를 돌려 수레를 보는 수혁.


“이런···!”


사천에서 그렇게 많이 챙겨 왔던 야구가 동나버렸다.

재빨리 등 뒤에 구검을 꺼내 던지려던 수혁이 순간 멈칫했다.


“이건···”


‘너무 애잖아···’


너무나 작은 아이가 자신을 향해 단검을 찔러 대고 있는 것이었다.

아이가 찌르는 단검이 수혁의 뺨을 스쳤다.

새빨간 피가 수혁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수혁이 다시 한 번 들어오는 아이의 단검을 피하려다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죽어!!!”


아이가 그 틈을 노리지 않고, 수혁의 배에 올라타 단검을 내질렀다.


채앵!


수혁이 종이 한 장 차이로 구검을 들어 단검을 막아냈다.

아이가 밀어넣는 단검이 이제는 수혁의 눈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죽어!!! ···어···어···?!”


미친 듯이 수혁을 죽이려 들던 아이의 눈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단검을 쥔 아이의 손의 힘이 점점 빠져 나갔다.

놀란 눈으로 입을 여는 아이.


“왜··· 형이 여기있···”


형이란 말에 수혁의 눈이 주먹만해 졌다.


“자···잠깐···!”


수혁이 말릴 틈도 없이 척산의 검이 아이의 등을 베어내고 말았다.

수혁의 배에 올라타 있던 아이가 힘없이 땅으로 쓰러졌다.

엉금엉금 땅을 기어 아이의 복면을 벗겨 보는 수혁.


“추···춘식아 네···네가 왜···”

“쿨럭! 공자님··· 공격해서 미안해요···”


수혁이 연신 피를 토해내는 춘식을 품에 안자, 춘식의 피가 수혁의 손을 적셨다.


“춘식아 더 이상 말 하지마. 어? 내가··· 내가 어떡해서든···”

“이게··· 다··· 신선화 때문에···”

“말하지 말라고 임마! 춘식아! 정신차려! 여기서 눈 감으면 안돼!”


서서히 눈이 감기는 춘식의 뺨을 치는 수혁.


“형··· 미안해···”

“춘식아! 정신차려! 임마!!!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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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요녕과 하북의 경계(2) 22.10.08 86 1 12쪽
53 요녕과 하북의 경계 22.10.06 85 1 11쪽
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5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 모용세가(2) 22.10.03 129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0 1 11쪽
48 다시 사천으로(2) 22.09.29 114 1 10쪽
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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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북해빙궁(北海氷宮)(7) 22.09.26 12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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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북해빙궁(北海氷宮)(5) 22.09.22 172 2 11쪽
42 북해빙궁(北海氷宮)(4) 22.09.21 136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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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부대 편성(3) 22.09.12 208 4 11쪽
34 부대 편성(2) 22.09.09 224 4 10쪽
33 부대 편성 22.09.08 226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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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만독신단(萬毒神丹) 22.09.06 23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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