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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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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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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3
추천수 :
261
글자수 :
26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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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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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요녕과 하북의 경계(2)

DUMMY

당문의 천독대는 전혀 피해를 입지 않고, 단시간 만에 모용의 무인들을 전부 정리했다.

더 이상 적이 보이지 않자, 천독대가 전신에서 흘러나오던 독무(毒霧)를 거뒀다.


“아이 아파라···”


독무를 거둔 덕분에 드디어 정신을 차린 수혁이 자신의 뺨을 매만졌다.


“가주님께서 얼마나 걱정하신 줄 아느냐!!”

“···죄송합니다. 누님.”


수혁도 이렇게나 화가 난 소유의 모습은 처음 봤기에 얼른 자세를 낮췄다.


“···그 아이는 잘 보고 왔느냐?”

“······”

“왜 말이 없느냐? 그 개방의 아이를 보기 위해 요녕까지 온 것이 아니었더냐?”

“···죽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수혁의 대답에 순간 소유의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요녕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도진이와 소영인 왜 안 보이는 것이고···”


수혁은 요녕에서 겪었던 일들을 소유에게 차근차근 설명해주었었고, 소유는 표정의 변화 없이 고개만 끄덕거리며 수혁의 말을 경청해주었다.

수혁이 말을 끝마치자 소유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신선화라는 꽃··· 내 생각이 맞다면 양귀비 같구나···”

“······!”

“왜 그리 놀라느냐?”

“누님! 양귀비를 이미 알고 계셨습니까?”

“응? 양귀비는 당문의 독에도 사용되는 꽃이지 않느냐. 너도 그 꽃의 효능을 알고 밭을 태운 것이 아니더냐?”

“아···”


왜 당연한 걸 묻느냐는 소유의 표정에 수혁이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누굴 탓하겠는가?

어릴 적부터 독공수업을 할 때면 졸았던 수혁 본인의 탓이었다.


“중독성이 심각해 잘 사용하지 않지만 말이다.”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는 수혁에게 소유가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때였다.

숲에서 울부짖는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이 개 같은 놈들!!!”


모용필이 모용의 무인들을 이끌고 숲을 헤치며 수혁의 일행을 향해 다가왔다.

꼴사납게 재가 묻어 얼굴이 새까맣게 된 모용필이 괴성을 질러댔다.


“감히··· 감히··· 신의 은총인 신선화를··· 감히!!!”

“모용가주··· 아니지 아니지··· 약쟁이? 혈마의 개?”

“네 이놈!!!”


채앵!


자신을 놀려대는 수혁에게 달려드는 모용필을 단검을 들어 막아서는 소유.

모용필은 도저히 분이 안 풀리는 듯, 침까지 질질 흘려대며 소유의 뒤에 서있는 수혁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하지만.


“메롱!”


모용의 무인들이 일행을 포위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혁은 태연스레 혓바닥을 내밀었다.

그만큼 당소유와 천독대의 힘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으아아아!!!”


소유가 소리를 지르는 짐승같은 모용필의 모습에 표정을 구겼다.


“천독대···”


소유가 나지막이 천독대를 불렀다.

소유의 명이 떨어지기만 하면 다시 한번 하늘을 뒤덮는 독무(毒霧)가 펼쳐질 것이다.

허나.


“거기까지 하지···”


어둠 속에서 한 남성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주··· 주교님···”


이성을 주체하지 못하고 짐승처럼 달려들던 모용필이, 남성의 등장에 순식간에 순한 어린양으로 돌변했다.

모용필은 수혁에게 겨눴던 검을 무르고 뒤로 물러난 뒤, 어둠 속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어찌 직접 이곳으로··· 가문의 저택에 계시면 제가···”

“신선화 밭이 죄다 타버렸더군···”

“···죄송합니다.”


‘대체 누구길래···’


그 약쟁이 모용필이 안절부절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에 수혁이 고개를 갸웃했다.

허나, 달빛을 받아 다가오는 남성의 얼굴이 들어나자, 수혁을 포함한 모두의 얼굴이 순식간에 잿빛으로 물들었다.


“제왕검···”


제왕검(帝王劍).

남궁가주 남궁평이 일행을 향해 천천히 걸어 나왔다.


“분명 모용의 가주가 남궁가주께 주교라 하지 않았나···?”

“말도 안돼···”

“그 콧대 높은 남궁세가까지 마교의 손아귀에 들어간 것인가···?”


천독대의 무인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모용필과 모용의 무인들이 등장했을 때까지만 해도 여유가 넘쳤던 천독대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막 가주가 된 모용필과 백 명조차 되지 않는 모용의 무인들이 천독대, 그것도 정예를 이루어 파견된 천독대의 상대가 될 리 만무했다.

허나, 제왕검의 등장은 그 결을 달리했다.


“흠··· 당문이 왜 가만히 있는 모용을 친 것인가?”

“우리가 먼저 공격했다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쇄애애액.

퍼억!


남궁평의 말에 발끈하며 소리치던 수혁이,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다가온 남궁평의 검집에 맞고 무릎을 꿇었다.


“쿨럭!”


울컥 올라오는 핏물을 토해내는 수혁.


“쯧 애송이가··· 낄 때 안 낄 때 구분은 하도록.”

“주교님!! 저··· 저 새끼가 신선화 밭을 태운 겁니다! 당장 저놈의 목을 쳐야합니다!”


모용필이 수혁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

차가운 눈빛으로 수혁을 바라보는 남궁평.


“이게 무슨 짓입니까?!!!”

“천독대!!!”


장청과 소유가 수혁의 앞을 막아 섰다.

남궁평의 등장으로 얼어버린 천독대의 무인들도 소유의 외침에 번뜩 정신을 차리고 일제히 소매에 손을 넣었다.


“호오··· 날 알아보고도··· 해보겠다는 것이냐?”


스릉.


남궁평이 비릿하게 웃으며 기운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남궁평의 검에 거대한 푸른빛 검강(劍罡)이 둘러졌다.

푸른빛 검강은 멈출 줄 모르고 자신의 몸집을 불려나갔다.


제왕검형(帝王劍形).

거대한 검강을 두른 검이 가로로 그어졌다.

단 한 번의 단순한 횡베기였다.

허나, 그 단순한 베기의 여파는 전혀 단순하지 않았다.


투두둑.

투두둑.


“쿨럭!”

“쿨럭!”


미처 검기를 막아내지 못한 자들은 목이 허망하게 땅으로 떨어졌고, 암기를 들어 겨우 검기를 막아낸 자들 조차 내상을 입고 피를 토해냈다.


‘이자는 여태까지 싸웠던 적과 차원이 다르다··· 빙궁주··· 아니면 그 이상이다···”


식은땀을 비오듯 흘리는 수혁에게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는 남궁평.

남궁평이 쪼그려 앉아 수혁과 눈높이를 맞추며 물었다.

남궁평이 수혁을 쳐다 보는 것만으로 죽음의 공포가 엄습해왔다.

마치 사신이 수혁의 목에 검을 겨누고 있는 것만 같았다.


“네가··· 밭을 태운 것이냐?”

“······”


수혁이 대답 없이 남궁평을 노려봤다.


“참으로 건방진 눈빛이구나.”


남궁평이 천천히 일어섰다.


“혈마가 공들인 곳을 그리 만들었으니, 그 죄값은 네놈 목숨으로 받겠다.”


차디찬 검날이 수혁의 목으로 떨어졌다.


채앵!


“장청···”


사시나무 떨 듯 몸을 떨며 장청이 남궁평의 검을 막아냈다.


“호오···”


남궁평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장청을 향해 가볍게 검을 휘둘러대기 시작했다.


채앵!

채앵!

채앵!


남궁평은 정말이지 가볍게 검을 휘둘렀지만, 장청은 남궁평의 검이 부딪힐 때마다 온몸이 부서지는 느낌을 받았다.

금방일다ㅗ 전신의 뼈가 으스러질 것만 같았다.

검을 쥔 장청의 손 피부가 다 벗겨지고, 손에서 흘러나온 새빨간 피가 검날을 따라 땅으로 또옥 또옥 떨어졌다.


“그만둬!!!”


수혁의 절망스런 외침에도, 남궁평의 검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태앵!


겨우 붙잡고 있었던 장청의 검이 처량하게 허공으로 날아갔다.


털썩.


결국 무릎을 꿇고 마는 장청의 옆으로 장청의 검이 꽃혔다.


“그 어린나이에 내 제왕검형을 막고도··· 세 합을 더 견뎠다라···”


“재능은 아깝지만···”


그 말을 끝으로 남궁평이 검을 치켜 올렸다.


“상대가 나빴어.”


남궁평의 검이 자비 없이 장청의 목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안돼애애애애!!!!”


콰앙!


호보(虎步).


쇄애애애앵.


채앵!


수혁의 비통한 절규와 함께 지축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수혁이 밟은 호보가 아니었다.

수혁과는 비교도 안 되는 속도였다.

장청의 눈 앞에 남궁평의 검을 막아낸.

태산처럼 넓은 사내의 등이 보였다.


“다들 괜찮느냐···?”


바람에 휘날리는 왼 소매를 보고 그만 울음을 터뜨리는 수혁.


“흐윽···팽가주님!!!”


팽철현.

하북팽가의 가주가 남궁평의 검을 막아낸 것이다.


“크하하하하! 외손자가 이리 반겨주니 내 늦지 않은 모양이구나!”


수혁을 보며 호탕하게 웃던 철현의 눈빛이 금새 차갑게 돌변했다.

수혁의 옆으로 천독대 무인들의 시체가 나뒹굴었고, 살아남은 자들도 피를 토하고 있었다.

그 참혹한 현장을 바라보던 철현이 고개를 돌려 자신의 앞에 서있는 사내를 바라봤다.


“제왕검···”

“허··· 도제가 어찌 이곳에···”

“그보다 왜 이런 짓을 벌였는지 내게 설명 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겠소?”


철현이 이를 바득 갈며 남궁평을 노려봤다.

철현은 팽가에서 모용에서 벌어진 일들을 모두 듣고는 곧바로 요녕으로 향했다.

당문의 일행을 공격한 모용필이 남궁평의 뒤에 서있는 것으로 보아, 남궁세가가 어느 쪽에 섰는 지는 철현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왜··· 도대체 왜! 대 남궁세가가 마교와···”


허나, 그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철현은 남궁평과 대화를 해야만 했다.

맞닿은 검과 도 사이로 두 노고수의 대화가 시작됐다.


“내 하나 묻겠소. 죽은 자네의 딸이 되살아난다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소?”

“죽은 내 딸이 되살아난다니··· 갑자기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릴 하는 거요?”

“남궁이 마교와 손을 잡으면 내 아들을 되살려 준다··· 그리 말 하더군···”

“제왕검! 정녕 그들의 허황된 말을 믿는 것이오? 사람을 되살린다니!”


남궁평이 정사전쟁때 안타깝게 죽은 장남을 무척이나 아꼈다는 것은 중원의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철현도 자식을 잃은 슬픔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남궁평이 그런 터무니 없는 말에도 속아 넘어간 것이라.

그리 생각했다.

허나, 남궁평에 입에선 예상 밖의 이름이 불쑥 튀어나왔다.


“도제··· 강룡이란 자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소?”

“···강룡? 강룡이란 이름이 흔한 이름이긴 하지만··· 내가 아는 강룡은···”

“천마(天魔) 강룡.”

“제왕검! 백년도 더 전에 죽은 사람 이름을 갑자기 왜 꺼내는 것이오!”

“그렇지. 분명 죽은 사람이지. 헌데··· 난 그자가 살아있는 걸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소.”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더 놀라운 사실이 뭔 줄 아시오?”

“···..”

“역사서에 묘사 되어있는 젊은 모습 그대로 이더이다.”

“제왕검! 그건 단지 현혹에 불과하오! 분명 역용술을 썼거나···”

“입 닥치시오!”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진 강룡이 살아있다는 것을 봤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남궁가주가 자식을 잃은 슬픔에 정신 줄을 놓은 것이 분명했다.

철현은 남궁평과 정상적인 대화는 더 이상 불가능 하다고 판단하고, 도를 강하게 휘둘러 남궁평을 뒤로 밀어냈다.


“말로 해선 안되겠군.”

“하! 그 하나 밖에 남지 않은 팔로 날 상대나 할 수 있겠소?”


남궁평이 검을 들어 철현의 왼 소매를 가리키며 조소를 머금었다.

검강을 다시 한 번 끌어올리며 소리를 지르는 남궁평.


“팽가의 무인들도 없이 혼자 요녕땅을 밟은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야!”


남궁평의 외침에 철현이 이를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


“···누가 혼자 왔다고 했지?”


쇄애액.

쇄애액.


태앵!

태앵!


남궁평이 갑작스레 자신에게 날아드는 비도를 검을 휘둘러 재빠르게 쳐냈다.


비도를 날린 주인이 나무 위에서 폴짝 내려왔다.

수혁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이의 뒷모습이었다.

철현의 등장에도 여유를 잃지 않았던 남궁평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져 갔다.


“암존···”


암존(暗尊).

대 사천당문의 최강자, 당지후가 분노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제왕검··· 마교에 붙어먹었다는 것을 분명 본인의 입으로 실토한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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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녕과 하북의 경계(2) 22.10.08 86 1 12쪽
53 요녕과 하북의 경계 22.10.06 85 1 11쪽
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5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50 모용세가(2) 22.10.03 128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0 1 11쪽
48 다시 사천으로(2) 22.09.29 114 1 10쪽
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0 2 10쪽
46 북해빙궁(北海氷宮)(8) 22.09.27 137 1 11쪽
45 북해빙궁(北海氷宮)(7) 22.09.26 124 2 12쪽
44 북해빙궁(北海氷宮)(6) 22.09.23 141 2 11쪽
43 북해빙궁(北海氷宮)(5) 22.09.22 172 2 11쪽
42 북해빙궁(北海氷宮)(4) 22.09.21 136 2 10쪽
41 북해빙궁(北海氷宮)(3) 22.09.20 160 2 11쪽
40 북해빙궁(北海氷宮)(2) 22.09.19 147 2 11쪽
39 북해빙궁(北海氷宮) 22.09.16 165 2 11쪽
38 북해로 향하는 길(3) 22.09.15 170 3 11쪽
37 북해로 향하는 길(2) 22.09.14 186 2 11쪽
36 북해로 향하는 길 22.09.13 196 3 12쪽
35 부대 편성(3) 22.09.12 208 4 11쪽
34 부대 편성(2) 22.09.09 224 4 10쪽
33 부대 편성 22.09.08 226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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