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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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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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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61
글자수 :
26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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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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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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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마(魔)

DUMMY

요녕의 어느 깊은 산 중턱.


또옥. 또옥.


종유석(鍾乳石)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수면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룻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동굴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는 흑의인(黑衣人).

그가 어두운 동굴 속으로 노를 저으며 한참을 들어가자, 동굴 외벽에 야명주가 동굴의 어둠을 점점 걷어내기 시작했다.

흑의인이 나룻배에서 내려 탁자에 마주앉은 두 남자 중 하나를 향해 넙죽 절을 했다.

백옥처럼 하얀 피부, 허리까지 내려오는 검은 장발.

자신의 새빨간 입술처럼 붉은 장포를 입고 있는 자를 향해.


“교주를 뵙나이다!”

“그리 머리를 처박지 말래도 참··· 그래, 어찌되었느냐?”

“벽력탄이 터지며 모용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그리고··· 정파놈들에게 ‘혈마께서 재림하셨다’ 확고히 알린 후 그 명을 다하였습니다.”

“크크크큭. 재림(再臨)? 난 재림보단··· 강림(降臨)에 가깝지 않니? 재림은 이 늙은이고.”


혈마(血魔) 백소월이 들고 있던 술잔으로 자신의 앞에 있는 남성을 가리켰다.

헝클어진 머리에 칠흑 같이 새까만 장포를 입고 있는 남성.

천마(天魔) 강룡.

소월이 늙은이라 칭한 것과 다르게 고작 약관을 넘긴 듯 한 나이로 보이는 강룡.


“아해(兒孩)여. 왜 굳이 나의 교도들까지···”

“어이 늙은이. 우리가 지금 손을 잡고 있긴 하다만··· 같은 편은 아니지 않나? 나의 혈교 교도들만 희생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잖아?”

“허··· 아해여···. 어차피 너의 수족들은 네가 반쯤 미치게 만들지 않았더냐?”

“크크크큭. 그러는 늙은이도 젊은 몸으로 되살아난 덕분에 당신 교도들이 당신을 아주 신으로 모시잖아? 신을 위해 제까짓 목숨이야··· 그리고 벽력탄의 제조법을 알려주고, 자폭부대를 만들자 계획한 건. 다름 아닌 천마 바로 당신이 아닌가?”

“······”


강룡이 말없이 술잔을 기울였다.


“그래서 다음 계획은 뭐야? 난 당신의 그 답답한 성품이 정말로 맘에 들지 않지만, 당신의 그 머리만큼은 마음에 든단 말이지···.”


소월이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가리켰다.


“사파를 먼저 멸한다는 생각도 독특했고··· 크크크. 나이를 허투루 처먹은 건 아니란 건가?”

“아해여. 언행을 조심하거라.”

“하! 그 놈의 아해··· 아해! 다른 세인들이 보기엔 내가 당신보다 스무 해는 더 산 것처럼 보일 텐데 왜 자꾸 아이라 하는건지.”


소월이 이빨을 보이며 소월에게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오히려 당신이 나에게 형님이라 해야 하지 않겠나?”

“···건방진 놈.”

“크크큭. 그래! 여기 건방진 놈 하나···”


타다다다다닥.


“그리고 미친개 하나 추가.”


물 위를 밟으며 엄청난 속도로 그들에게 다가오는 한 사람.


쇄애애액.

터억.


강룡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발을 팔을 들어 가볍게 막아냈다.


후웅.


그 부딪힘의 여파에 백소월의 머리칼이 휘날렸다.


“쉽게 막네?”

“···천평호. 장난이 과하군.”

“크흐흐흐흐! 역시 백 년 묵은 이무기는 다르구만! 아닌가? 이백 년이었던가?”


찼던 발을 거두고 탁자 위의 독주를 술병 째 벌컥벌컥 들이키는 남자.

광마(狂魔) 천평호.

꿀떡꿀떡 술을 마시는 평호는 앞섶도 풀어헤쳐 맨 살이 들어나도록 옷을 아무렇게나 걸쳐 입고 있었다.


타악.

술병을 내려놓고 걸개처럼 입을 소매로 닦는 평호.


“키야 술 맛 좋다! 그래 이무기! 언제 용으로 승천할 셈인가? 언제 나와 한 판 붙어 줄 것이냐, 이 말이야!”

“아해여···. 내 복수가 끝나면 친히 합을 맞춰 준다 하지 않았느냐···.”

“크흐흐흐. 내 지금도 많이 참고 있는 것이니··· 그 약속 꼭 지키라고 뱀 같은 놈아.”

“참고 있다라··· 강남에 자신이 광마라 칭하고 다니며 행패를 부리는 자가 있다는 소문이 돈다는 걸 내 모를 줄 알았더냐?”

“아 그럼 어찌하는가! 싸우고 싶은데! 내 이것도 많이 참은 것이야!”

“하···. 정말 말이 안 통하는 아해로군.”


당당히 어깨를 펴고 배를 내미는 평호의 모습에 강룡이 눈을 질끈 감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소월이 배를 잡고 웃어댔다.


“크크크큭. 역시 저 늙은 이무기의 숙적은 미친개가 제격이지 크크크큭.”

“뭐? 개? 이 기생오라비 같은 놈이.”

“쯧쯧. 너 따위가 아름다움을 알겠니···. 공동산에서 마에 잡아 먹히기 적전이었던 개 한 마리 거둬, 먹이고 재우고 해줬더니 주인에게 대들어 아주.”

“누가 들으면 나를! 혈마 네가 고친 걸로 듣겠다? 그게 어디 멍청한 네놈 능력이었냐! 여기 이 이무기가 내 머리 속에서 날 뛰던 마를 억제한 거지.”


평호가 강룡을 바라봤다.


‘어찌 공동에서 처음 마주했을 때랑 똑같군. 하나도 늙지 않고.’


강룡의 얼굴을 보며 생각하던 평호가 이내 탁자를 두 손으로 잡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소월과 강룡을 번갈아 쳐다 모며 말했다.


“여튼! 그 위대하신 천마께서 오늘 우리를 모은 이유가 뭔가!”

“오늘 중원에 폭탄을 하나 떨어뜨렸거든.”

“폭탄?”

“모용에 열리는 비무대회에서···”


백소월이 평호에 얼굴에 앞에 손을 올리고, 손가락을 모았다가 펴며 폭탄이 터지는 모습을 흉내냈다.


“퍼엉.”

“모용? ···모용세가? 모용세가에 폭탄을 터뜨렸다고? 크흐흐흐. 그럼 드디어! 드디어 나도 날 뛰어도 된단 말인가?”

“안 된다.”

“왜? 터뜨렸다면서! 왜 항상 자기들끼리만 일을 벌이고 나는 항상 뒷전이야!!”


강룡의 확언에 평호가 길길이 날뛰었다.


“단지 시간을 번 것이다.”

“시간을 벌어? 또? 사파를 이용해 정파놈들 시선을 돌린다고 말 한지 벌써 15년이 지났어! 공동에 갇혀있던 나를 데려온 게 벌써 15년 전이라고!”

“어휴. 이 늙은이가 원채 조심성이 많아야지.”


평호가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댔고, 소월은 고개를 내저었다.


“전력이 부족하다. 내가 누누히 얘기하지 않았느냐. 내 이백 년 전 지금보다 곱절은 많은 천마신교의 교도들을 이끌고···”

“아이! 이 늙은이 또 옛날 얘기하네! 그래! 그렇게 쳐들어가서 정파한테 발리고 죽었다며! 도대체 몇 번을 듣는 건지 원···”


강룡이 눈을 감고 옛 기억을 끄집어내려 하자, 소월이 손사래를 치며 말을 잘랐다.


“그런 과거 얘기 말고! 내가 궁금한 건··· 시간을 벌겠다면서 왜 저들에게 존재를 알린 것이야?”

“존재를 저들에게 알렸다고? 뭐야! 아까는 강남의 소문으로 나한테 뭐라고 하더니··· 니들은 폭탄을 터뜨리고 천마, 혈마 여기 있소! 이랬다고?”


소월이 고개를 갸웃 했고, 평호는 방방 날뛰었다.


‘멍청한 아해 하나와 미친 아해 하나. 하아··· 매번 고되구나.’


강룡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 천천히 다시 입을 열었다.


“내 우리의 존재를 알린 것은, 저들이 이미 우리의 존재를 어느 정도 눈치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내 말이 그거야··· 시간을 벌려면 더 깊숙이 숨어야지 구태여 왜 이렇게 화려하게 알렸냐 묻는 거야 나는.”

“우리가 정파에 심어놓은 교도들 중 반을 오늘 모용에서 다 터뜨리지 않았나? 저들로선 내부의 적이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야. 이제 뿔뿔이 흩어져서 가문과 문파의 문을 걸어 잠그겠지.”

“뿔뿔이 흩어지다니··· 확신할 수 있어?”


소월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내 확신하지. 저들은 전쟁의 경험이 한 번 밖에 없다. 전쟁을 수 차례에 걸쳐 경험했다면 오히려 서로 단단히 결속되었겠지. 허나, 단 한 번의 정사전쟁. 그마저도 우리가 선택해서 일부러 몇 개의 문파와 가문만 심각한 피해를 준 그 전쟁. 그것이 저들을 서로 의심하고 분열하게 만들 것이야.”


강룡의 확고한 말에 소월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나.


“아니!!! 그러니까 또 미룬단 말이잖아 결국!”


평호의 눈에서 마기(魔氣)가 끌어 오르기 시작했다.


“아해여. 진정하거라!”

“난 싸워야 진정이 된다고!!!”


강룡에게 냅다 주먹을 내지르는 평호.

강룡이 날아오는 평호의 주먹을 쳐내고 평호의 배에 장법을 꽃아 넣었다.


쇄애애애액.

콰아앙!


평호가 종유석들을 부수며 날아갔다.

평호가 동굴외벽에 부딪히며 동굴이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 세차게 흔들렸다.


쇄애애애액.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다시 한번 강룡에게 날아들던 평호가 강룡의 한마디에 우뚝 멈춰 섰다.


“녹림(綠林).”

“···녹림?”

“녹림의 위치가 정확히 그려진 지도를 내어 주겠다. 네가 중원에서 지우도록.”

“오호. 지난번 사파를 지울 때처럼? 야금 야금?”


강룡이 고개를 끄덕이며 품속에서 지도를 꺼내 평호에게 던졌다.


“크흐흐흐. 진작 그럴 것이지. 자 가자! 이번엔 또 어떤 강자가 나를 기다리려나.”


휘파람을 휘 불며 지도를 손에 쥐고, 동굴을 빠져나가는 평호.


“저 미친놈··· 어이 늙은이. 정말 쟤랑 계속 같이 해야 해? 공동도 저 따위 것을 얻으려고 그 큰 피해를 감수하가며 제일 먼저 멸문 시킨 것도 난 이해가 가지 않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동굴을 빠져나가는 평호의 뒷모습에 소월이 짜증을 냈다.


“저 미친 아해가 한 번 날뛰어 줘야 할 순간이 꼭 필요할 것이다. 강한 장기 말은 손에 쥐고 있는 게 좋은 법이지.”

“아무튼··· 정파놈들은 가만히 있을 테니···. 난 여태 해왔던 것처럼 교도들을 더 늘리면 되는 거야?”

“그래. 내가 흩어졌던 천마신교의 교도들을 모두 불러 모을 때까지···”


“그리 길지 않을 게야···.”


‘중원에 다시 한번 피바람이 부는 날이···.’


강룡이 이를 바득 갈았다.


작가의말

요녕의 동굴은 번시(本溪, 요녕성) 본계수동(本溪水洞)의 이미지를 참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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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요녕과 하북의 경계(2) 22.10.08 87 1 12쪽
53 요녕과 하북의 경계 22.10.06 86 1 11쪽
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8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50 모용세가(2) 22.10.03 130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1 1 11쪽
48 다시 사천으로(2) 22.09.29 115 1 10쪽
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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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북해빙궁(北海氷宮)(7) 22.09.26 124 2 12쪽
44 북해빙궁(北海氷宮)(6) 22.09.23 142 2 11쪽
43 북해빙궁(北海氷宮)(5) 22.09.22 174 2 11쪽
42 북해빙궁(北海氷宮)(4) 22.09.21 137 2 10쪽
41 북해빙궁(北海氷宮)(3) 22.09.20 162 2 11쪽
40 북해빙궁(北海氷宮)(2) 22.09.19 148 2 11쪽
39 북해빙궁(北海氷宮) 22.09.16 166 2 11쪽
38 북해로 향하는 길(3) 22.09.15 171 3 11쪽
37 북해로 향하는 길(2) 22.09.14 186 2 11쪽
36 북해로 향하는 길 22.09.13 197 3 12쪽
35 부대 편성(3) 22.09.12 209 4 11쪽
34 부대 편성(2) 22.09.09 225 4 10쪽
33 부대 편성 22.09.08 227 4 11쪽
32 만독신단(萬毒神丹)(2) 22.09.07 227 3 11쪽
31 만독신단(萬毒神丹) 22.09.06 231 3 12쪽
30 분열 22.09.05 231 4 11쪽
» 마(魔) 22.09.02 262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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