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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6,057
추천수 :
261
글자수 :
26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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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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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부대 편성(2)

DUMMY

중원의 어느 깊은 산속.

녹림의 수장인 녹림왕이 머물고 있는 태산채.


"저 미친 새끼는 좀 잠잠하다 싶더니만, 왜 다시 나타나서 우리를 가만두지 않는 것 이야!"

"녹림왕! 그나마 유지 되던 대호채와 적경채도 저 미친놈이 쳐들어오고 몇 시진을 버티지 못하고 다 박살이 났습니다! 우리도 어서 피해야 합니다!"


태산채 초입.

광마 천평호가 붉은색 검을 마구 휘두르고 있었다.


“으아아악!!”

“그··· 그놈이다!!”

“도···도망쳐! 대호채를 불바다로 만든 그 미친놈이 왔다!”


도망치는 산적들을 마구잡이로 베어가며 한발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평호.


"크캬컄캬!! 그 대호채의 채주란 놈은 도끼 하난 잘 휘두르더니··· 왕이 있다는 태산채엔 쓸만한 놈 어디 없느냐!”


광소를 터뜨리며 고래고래 소리치는 평호.


“녹림왕!! 어서요!! 늦으면 다 죽습니다!!”

“이런 제기랄! 또 도망이라니! 대체 어디까지 도망 다녀야 한단 말이냐! 정파놈들이 자리 잡고 있는 산이 아니면 중원에 더 이상 갈 산도 없다! 산도!”


쾅!


녹림왕(綠林王) 척산이 탁자를 내리쳤다.


“녹림의 왕이라더니! 그 이름이 아깝다! 왕이 어디 쥐새끼처럼 숨어있느냐!! 어서 나오거라!! 광마 천평호가 왔느니라!! 크크카캬캬캬!”


온 산에 울려 퍼지는 평호의 쩌렁쩌렁한 고함소리에 척산이 이를 바득 갈았다.


“나··· 녹림왕 척산이야···. 내··· 내 반드시 이 수모를 잊지 않겠다.”


***


한편, 제독당 뒤편 당문의 연구 서재.


“하···”


‘무슨 내가 파블로프의 개도 아니고 조건 반사라니···.’


수혁이 땅이 꺼질 듯 한숨을 쉬고는, 들고 있던 빈 서책을 바닥에 쏟아냈다.


"아이씨! 형님! 꼭 이렇게 까지 해야 됩니까?"

"전쟁 중에 독에 기절하는 아이를 끼고 어찌 제대로 싸우겠느냐! 다 널 위한 것이니 잔말 말고 어서 쓰거라."


'전생 현생 통틀어도 읽은 책이 열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한테 책을 쓰라니 이게 말이 되냐고···.'


그렇다.

수혁은 서재에 틀어 박혀 도후와 함께 무공서를 집필하고 있었다.

명색에, 전생에는 전설로 불리는 투수였던 수혁이었다.

그런 수혁에게 야구 투구법에 대한 지식은 당연히 차고도 넘쳤다.

하지만 지식을 책으로 써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그 중 수혁의 가장 큰 고민은.


'하··· 직구는 그대로 쓰고··· 포크볼은 낙룡이라 이미 지었으니 괜찮은데···.’


슬라이더, 씽커, 체인지업, 커브, 투심패스트볼, 포심패스트볼 으악!!!


다름아닌 영어로 명칭 되어있는 구종(球種)마다 일일이 이름을 지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오버핸드, 사이드암, 언더핸드 공을 어떻게 던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투구자세의 명칭마다 어떤 이름을 붙여줘야 하는지··· 수혁의 고민이 깊어져만 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함께하는 도후가 꽤 소질이 있어 보인다는 점이다.


"이야···. 형님 그림에 소질이 있는데요? 글씨도 잘쓰고···”


도후가 그린 그림을 들어올려 보며 수혁이 감탄했다.


[야구(野球). 사천당문 제 7대손 당수혁이 고안해 만든 구형태의 암기로, 암기를 어떻게 손으로 쥐느냐에 따라 다양한 투법을 펼칠 수 있다. 던질 때 암기에 솟아 있는 실밥을 쥐어 회전력과 속도를 더 할 수 있다. 비도나 침과 같은 다른 암기와 달리 신체를 파고들 수 있는 날이 없으므로 독을 발라 사용하지 않는다.]


"하하. 그러하냐? 보면서 그리니 쉽게 그릴 수 있었던 듯싶다. 이 참에 무인을 그만두고 화실이나 차릴까 보다."


도후가 수혁이 대뜸 선물이라며 자신에게 건네줬던 야구를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크크크. 형님은 농담도. 하···. 그나저나 이걸 언제 다 쓴데요···."


수혁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서책을 보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차근차근 하나씩 설명하며 보여줘 보거라. 내가 그려줄 터이니.”


수혁이 이리저리 야구를 파지하며 도후에게 구종들의 종류와 특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도후는 그런 수혁의 말을 경청하며 야구를 파지한 수혁의 손을 세세히 그렸다.

한 참을 그렇게 무공서를 집필 하던 와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똑똑.


"막내공자님 여기 계십니까!"


서재 밖에서 수혁을 찾는 소리에 수혁이 잠시 자리를 비우고 나갔다.

잠시 후 수혁이 밝은 얼굴로 돌아오자 도후가 물었다.


"무슨 영문이더냐?"

"대장간에서 연통이 왔습니다. 앞 전에 제가 무기 하나 만들어달라 부탁했었거든요."

"무기···?”

“크크크. 형님도 같이 보러 가실래요?”


수혁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또 사고 치려는 건 아니지?”


말은 그리 하면서도 내심 궁금했던 도후가 수혁을 따라 나섰다.


'또 무슨 요상한 물건을 만들었길래.'


***


“형님 그러니까··· 우리가 이 고생을 하는 이유가 부대를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란 거죠?”

“그래.”

“지금 당문에는 무슨 부대들이 있는데요?”

“응? 가문의 부대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느냐? 그럼 내 가는 길에 설명해주마. 우선 천독대부터···”


당문의 거리를 거닐며 도후가 수혁에게 부대에 대해 낱낱이 설명해줬다.

도후의 설명이 끝나자 수혁이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말해준 부대 중에 비천대라는 부대 있잖아요?”

“왜 비천대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느냐?”

“비천대는 당문에서 가장 강한 무인만 이끌 수 있다면서요. 그럼 지금 당문에서 가장 강한 무인이 누구에요? ···가주님?”


수혁의 물음에 도후가 고개를 저었다.


“가주님은 아니시다. 당문에서 가장 강한 무인은 태상장로님이시지.”

“그··· 한량 큰아빠가요?”

“한량이라니! 하하하! 태상장로님이 들으면 큰일날 소릴 하는 구나. 하하하하!”

“그러는 형님도 한량이란 건 인정해서 지금 웃는 거 아니에요?”

“수혁아 손가락을 다 펴보거라.”


수혁이 손가락을 확 펼쳐 보였다.


“태상장로님께선 중원에서 그 열손가락 안에 드신다. 십대고수라고도 하지.”

“예? 중원 전체에서요?”

“그래. 중원에선 암존(暗尊)이란 별호로 불리신다. 수혁이 넌 아주 어릴 적이라 기억 못하겠지만, 전쟁 당시 거의 모든 당문의 무인들이 사천을 비우고 출정을 나갔다.


‘분명 그랬지. 전쟁 땐 이 넓은 가택이 텅 빈 것처럼 보였으니.’


도후는 수혁이 너무 어린아이 일 때라 기억을 못한다 생각했지만, 수혁은 당시의 상황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사천엔 태상장로님께서 남아 계셨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천을 비울 수 있었던 것이다.”

“우와··· 그 정도라 구요?”

“무인으로선 지고의 경지에 있는 분이시지.”

“맨날 술만 퍼 마시는 한량인 줄 알았는데.”

“하하하하! 감히 태상장로님께 자꾸 한량이라니. 하하하하!”


‘형님이 이리 호쾌하게 웃는 걸 보니··· 형님도 어렸을 땐 한량 큰아빠한테 많이 맞았나 보네···’


"아 참! 수혁아.”

“왜요?”

“|새로 부대가 만들어지면 이름을 지어야 한다."

"···이름이요···? 그 놈의 이름 좀 그만 짓고 싶습니다! 지금 무공 이름 짓는 것도 충분히 머리 아프다구요!"

"그래도 너로 인해 만들어지는 부대이니 네가 한 번 생각해보거라."

“에이씨. 그냥 형님이 아무렇게나 짓지···.”


도후와 수혁이 그렇게 한 참을 떠들며 걷다 보니 어느새 대장간에 도착했다.


"소가주님도 같이 오셨군요.”

“예 어르신.”

철중이 포권했고, 도후와 수혁도 마주 포권했다.


”여기 있습니다. 공자님."


철중이 수혁이 부탁했던 물건을 하얀 천으로 싸서 수혁에게 건네줬다.


"형님. 너무 놀라지 마세요. 제가 비무대회를 보면서 아주 기발한 생각을 했단 말이죠?"


수혁이 생일선물을 열어보는 아이처럼 잔뜩 기대하고 천을 살짝 걷어 냈다.


"이···이건··· 검이 아니냐···."

"하하하. 저도 당문의 장인이 된 후에 검을 제련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천 안에는 검 한 자루가 놓여 있었다.

검의 검신이 햇빛을 반사하며 영롱히 반짝였다.


"형님. 이건 그냥 보통 검이 아니에요."


수혁이 천을 완전히 걷어냈다.

검이 완연한 모습을 드러냈다.


“왜 야구가 여기에···”


도후가 고개를 갸웃했다.

원래라면 있어야 할 검자루는 온데간데 없고 검날 밑에는 떡하니 야구가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야구에서 검이 자라난 듯한 모양새였다.


“후후. 아직 놀라긴 이르죠.”


수혁이 눈을 게슴츠레 뜨고 검을 고정시킨 나사 하나를 풀었다.

나사를 풀자 수혁의 손을 따라 움직이는 검날.


“이렇게 검날의 방향을 움직일 수 있어요. 이렇게 나사를 끼면! 다시 고정도 되고."

“오오···! 거 참 신기한 검이구나.”


도후의 눈이 신문물을 발견한 사람처럼 반짝거렸다.


“이야. 이걸 이렇게 정교하게 만드는 게 가능했다니. 역시 장인님 최고!”


수혁이 철중을 향해 엄지를 치켜 올렸다.

수혁이 구상한 무기는 야구 안에 도르래를 설치하고 검과 연결하여, 검이 야구공을 따라 수직으로 회전이 가능하고, 고정도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든 형태였다.

야구를 손으로 잡고 검을 빙빙 휘둘러 보던 수혁에게 번뜩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형님 아까 전에··· 부대의 이름을 지어야 한다 했죠?"

"그랬지?"

"그 부대 이름··· 구검대(球劍隊)로 합시다."

"구(球)···검대(劍隊)?"

"크크크크. 그리고 이 암기 이름은 구검으로 하구요.”

“그것도 암기···라고? 어느 누가 봐도 검이지 않느냐.”

“아니 형님. 무공서 쓰면서 제 설명 다 들었잖아요. 이거! 여기 구검에 달려있는 야구를 잡고 던지면 어떻게 되겠어요?”

“그럼··· 허···”


회전하는 야구와 함께 허공을 사방으로 휘저으며 날아가는 검날을 상상한 도후의 입이 점점 벌어졌다.


“상상만 해도 굉장하죠? 크크크크.”


이 날은.

팽가의 무공 시연과 비무대회의 무인들을 보고, 검술의 멋에 빠진 당수혁이 당문에 엄청난 광역공격이 가능한 암기를 만들고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한 날이었다.

훗날 중원에는.

녹색 무복을 입고 등에 검을 차고 있는 무인을 보고도 당문의 구검대인 것을 알지 못하는 세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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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요녕과 하북의 경계(2) 22.10.08 86 1 12쪽
53 요녕과 하북의 경계 22.10.06 85 1 11쪽
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7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50 모용세가(2) 22.10.03 130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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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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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북해빙궁(北海氷宮)(4) 22.09.21 136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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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부대 편성(3) 22.09.12 208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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