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6,068
추천수 :
261
글자수 :
265,012

작성
22.09.08 20:00
조회
226
추천
4
글자
11쪽

부대 편성

DUMMY

호진이 독을 주입한 후, 모두가 긴장되는 눈으로 오직 수혁만을 바라봤다.

당수혁의 몸으로 지금보다 어릴 적 호진이 말했던 ‘이물감’이란 것이 무엇인지, 수혁은 지금에 들어서야 드디어 느낄 수 있었다.


“어···?”


수혁이 평소와 다른 느낌에 놀람을 표했다.


“하··· 하하··· 하하하하!”

“되었구나! 되었어!”

“그 동안 고생 많았다! 수혁아!”


원래라면 바로 기절했어야 할 수혁이 멀쩡히 서 있자, 모두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쳤다.


“오···오오오! 보···보세요! 저 기절 안 했어요! 이야! 드디어 제대로 잠을··· 헿!”


신나서 걸어오던 수혁이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ㅁ···뭐···뭣!”

“ㅇ···ㅇ···이게 어찌 된 일이냐!”

“어···어찌! 어찌하여!”


수혁이 기절해버리자 기쁨의 감정이 순식간에 당혹감으로 바뀌었다.

그 중 가장 당황한 사람은···


“이건 말도 안 된다! 말도 안돼!! 만독신단이다! 만독신단! 당문 최고영약인 만독신단을 먹였단 말이다!”


제독당주 당호진이었다.


“이럴 리··· 이럴 리가 없다. 분명 뭔가 잘 못 된 것이야···.”


호진이 달려와 수혁을 번쩍 앉히고, 벌벌 떨리는 손으로 수혁의 등에 손을 얹었다.

모두가 긴장되는 눈으로 호진이 수혁의 내력을 확인하는 것을 바라봤다.


“제독당주! 어떠하오!”

“저···.”

“우물쭈물 대지 말고 어서 말해보시오!”


호진이 머리를 긁적이며 머뭇거리자 지헌이 호통쳤다.


“내력이··· 멀쩡합니다···? 중독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럼 어찌 이리 정신을 놓는단 말이오! 분명! 처음은 가장 약한 독으로 주입 하였을 터!”

“가주님. 왜 그런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현시대에 당문의 독공 최고 권위자이자, 독을 제조하고 연구하는 제독당의 당주가 내놓은 답변치고···

참으로 대책 없는 답변이었다.


***


“으으으···”


수혁이 정신을 차리며 일어났다.

수혁의 앞에 4명의 무인이 일 열로 팔짱을 끼고 수혁을 마치 연구대상을 보는 듯이 쳐다보고 있다.


“어찌 된 것입니까···?”

“그건 되려 우리가 묻고 싶은 말이다! 중독되지도 않은 녀석이 왜 정신을 놓느냐 이 말이다!”


호진이 참지 못하고 바락바락 소리쳤다.


“제독당주··· 진정 하시오. 수혁아 혹···. 영약을 복용하기 전과 후가 다른 점이 있더냐?”


지헌이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음···. 독이 몸 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을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아! 그리고 방금 깨어났을 때 두통이 없었습니다. 독을 맞고 깨어나면 항상 숙취 같은 두통에 시달렸거든요. 그리고··· 어···. 혹시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있습니까?”

“일각(一刻)의 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일각이요? 그렇다면 이렇게 빨리 깨어난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밤에 맞으면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거든요.”

“흠···.”


지헌도 분명 수혁이 이전과 다르단 것을 느꼈다.

이전에는 수혁이 기절하면 게거품을 문다거나, 몸을 벌벌 떤다거나, 흰자위를 까뒤집는 등 독에 중독된 사람의 전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방금은 그저 잠깐 정신을 잃었을 뿐이다.


“가주님! 고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원래의 계획대로 더 강한 독들을 차례로 주입시켜보면 알게 될 일이 아닙니까?”


수혁에게 독공을 가르치는 스승으로써 경과를 확실히 알고 싶었던 호진이 지헌을 다그쳤다.


“무턱대고 독을 놓는 건 무모하오. 제독당주.”

“가주님. 저도 제독당주님의 말대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원래라면 독이라면 질색팔색 해야 했을 수혁이 웬일로 호진의 말에 동조했다.

수혁도 이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분명 느꼈기 때문일 터.


“그래. 네 뜻이 그러하다면··· 그래도 혹시 모르니, 제독당주님은 해독제를 먹일 준비를 해주십시오.”

“예! 가주님!”

“수혁아 다시 가부좌를 틀어보거라!”

“존명!”


긴장을 떨쳐내려 기합을 넣듯 존명을 외치는 수혁이었다.

이후 수혁에게 점점 강한 독을 순차적으로 4번 주입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어? 괜찮네? 하하하! 저 괜찮습니다! 에휴 괜히 걱정했··· 헿!”


“아이씨. 분명 아무렇지도 않았는··· 헿!”


“이번엔 기필코! 버텨 보겠습··· 헿!”


“와 이번 독은 나도 독한걸 느끼겠··· 헿!”


물론 그에 따른 4번의 기절을 동반했다.


“제독당주. 분명 마지막 독이 일보단장산(一步斷腸酸)이라 하지 않았소?”

“예 태상장로님··· 맞습니다.”


일보단장산(一步斷腸酸).

한걸음을 채 떼기도 전에 순식간에 내장을 태워버려 목숨을 빼았아 간다는 어마 무시한 당문의 맹독이다.


“극독 중에 극독을 맞고도 멀쩡하다···?”

“멀쩡하다 보긴 어렵지만··· 분명 전혀 중독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그 말은··· 만독불침지체(萬毒不侵之體)의 경지에 이르렀단 것 아니오?”

“저도 그리 판단됩니다.”

“근데 이 자식은 왜 이러는 것이오?”

“헤으으응.”


지후가 헤벌레 웃으며 기절해 있는 수혁을 툭툭 차며 말했다.


“아까도 가주님께 말씀 드렸지만···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수혁은 독을 맞을 때 마다 일각 이내에 즉, 15분이 채 지나지 않아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호진은 즉각 수혁의 중독상태를 확인했다.

허나, 이들은 ‘왜 당수혁은 중독되지도 않았는데 기절하는 것인가?’의 해답은 여태껏 풀지 못한 상태였다.

모두가 연유를 찾으려 고심하던 그때였다.

도후가 무심하게 툭 한마디를 내뱉었다.


“혹··· 매번 독에 맞아 기절하던 것을 신체가 기억하는 건 아닐까요?”

“······!”

“······!”

“······!”


도후의 말에 모두가 머리 속에 번개가 친 듯 번뜩했다.


“그래···. 수혁이 저 아인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독을 맞고 정신을 잃었으니···.”

“그거라면···. 중독 되지 않는 몸으로 기절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겠구나.”


지헌과 지후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어쨌든··· 만독불침은 맞다는 것이니···. 만독신단의 복용은 성공 한 것 아닙니까?”

“제독당주님. 헌데 성공이라 보기엔··· 수혁이에게 만독신단을 내린 것은 부대편성의 문제 때문··· 아니었습니까?”

“······”


도후의 물음에 호진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하··· 한시가 급하건만 이 어쩌면 좋단 말이냐···.”


지헌이 수혁을 보고 골머리를 싸맸다.


“헤헤헿 흐헿.”

“허허! 이놈의 자식은 끝까지 말썽이구나.”


기절한 채 헤벌쭉 웃는 수혁을 보고 지후가 헛웃음을 쳤다.


***


수혁을 돌려보내고.

당문의 가주실엔 긴급회의가 열렸다.

회의의 주제는 ‘도대체 당수혁을 어떤 부대에 넣어야 하는가?’였다.


당문에는 총 5개의 부대가 있다.

독공 위주의 무인으로 구성된 제독당 산하의 천독대(天毒隊).

암기술 위주의 무인으로 구성된 비암당 산하의 흑암대(黑暗隊).

가주 직속 정보부대 비금대(祕禁隊).

당문 최고의 고수만이 이끌 수 있다는 비천대(飛天隊).

그리고, 중원 최고의 의원인 의선 당지헌이 만든 의무대(醫務隊).


이 모든 부대의 공통점은 다름아닌 독과 암기를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무인들의 치료를 우선으로 맡는 의무대조차 전쟁 중 싸우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의무대에 독을 금한 후에···. 수혁일 의무대에 넣는 것은 어떻습니까?”

“제독당주님. 그렇게 하면 의무대에게도 수혁이에게도 큰 전력의 손실일 것입니다.”

“맞습니다. 제가 수혁이의 비무를 본 봐, 그 아이가 더 자라면 당문의 큰 전력이 될 것입니다. 이제 와서 의술을 전수하는 것보단, 암기술에 재능이 있으니 그 쪽으로 밀어주는 것이 옳다 생각됩니다.”

“끄응···. 그럼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아무리 회의를 진행해봐도 결론이 나지 않는 문제에 모두가 고심에 빠졌다.

지후가 지헌에게 물었다.


“가주. 차라리··· 독을 쓰지 않는 부대를 새로 만드는 게 어떤가?”

“태상장로님··· 독을 쓰지 않는 부대에 어느 당문 무인이 들어가고 싶어하겠습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부대엔 부대를 통솔하는 대주(隊主)가 필요한데 수혁인 대주를 맡기엔 너무 어립니다.”


‘대주’란 지헌의 말에 고민하던 도후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가주님··· 제가···. 대주를 맡아 부대를 만들어도 되겠습니까? 저라면 대주를 맡기에 부족한 나이도 아니고, 수혁이와 제가 함께 부대를 만든 다면 ‘당문의 무인은 반드시 2인 이상 움직여야 한다.’라는 당문의 법도에도 어긋나지 않습니다. 의무대도 처음엔 가주님과 어머님 둘이서 시작했지 않았습니까?”

“소가주가 흑암대를 나와 직접 대주를 맡는다면··· 문제될 건 없을 것 같구나.”


지후가 고개를 끄덕였다.


“도후야. 그리 되면 너도 독공을 완전히 놓아야 할 수도 있다. 정녕··· 여지껏 수련했던 독공을 버려도 괜찮다는 말이냐?”

“네. 가주님.”


도후에게도 당문 전체에도 새로운 부대 창설은 큰 결정이었다.

심지어 보통 부대도 아닌 독공을 전혀 쓰지 않는 부대였다.

하지만 지헌은 도후의 청을 들어주었다.


“그래··· 네 뜻이 그러하다면 그리 하자꾸나.”


‘정사전쟁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도, 패관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도, 만독신단을 막내에게 넘겨준다 했을 때도··· 저 올곧은 눈빛 때문에 내가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구나.’


언제나 그렇듯, 한 번 마음을 굳게 먹으면 뜻을 굽히지 않는 큰 아들이었다.

그런 도후를 너무나도 잘 아는 지헌이었기에 결국 허락을 해 줄 수 밖에 없었다.

당문의 가주이기 이전에, 그저 한 아들의 아버지였다.


“허허··· 소가주가 막내를 그리 생각하는 줄 내 여지껏 몰랐네. 만독신단을 내어주질 않나, 그 아일 위해 독을 포기하고 부대를 만들겠다니···.”

“저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태상장로님. 그 아이의 투법을 보기 전까지 말입니다.”


도후가 머쓱하게 미소를 지었다.


“허나, 한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내 명을 내려야겠다.”

“부족한 것이요?”


지헌의 말에 도후가 되물었다.


“부대창설에 중요한 것이 빠졌지 않느냐. 무릇 당문의 부대라면 그 부대의 상징이 되고, 후대에도 부대에 들어올 무인들을 위한 무학이 필요할 터.”

“······”

“분명 내가 의무대를 창설했을 때도 무학을 집필한 것을 도후 너도 알고 있지 않느냐?”

“네··· 알고 있습니다.”

“수혁이에게 자신의 투법을 무공서로 집필하라 명하거라. 무학이 정돈 되면! 그 때는 당문에 새로운 부대가 창설되었다 공표할 것이다.”


“존명!”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공지입니다. 22.10.10 78 0 -
공지 44화 북해빙궁(6) 단어 2개 수정했습니다. 22.09.26 27 0 -
공지 8.27일 휴재와 연재시간 변경 공지입니다. 22.08.10 206 0 -
55 변화(1부 完) 22.10.10 86 1 10쪽
54 요녕과 하북의 경계(2) 22.10.08 86 1 12쪽
53 요녕과 하북의 경계 22.10.06 85 1 11쪽
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7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50 모용세가(2) 22.10.03 130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1 1 11쪽
48 다시 사천으로(2) 22.09.29 115 1 10쪽
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1 2 10쪽
46 북해빙궁(北海氷宮)(8) 22.09.27 138 1 11쪽
45 북해빙궁(北海氷宮)(7) 22.09.26 124 2 12쪽
44 북해빙궁(北海氷宮)(6) 22.09.23 142 2 11쪽
43 북해빙궁(北海氷宮)(5) 22.09.22 173 2 11쪽
42 북해빙궁(北海氷宮)(4) 22.09.21 137 2 10쪽
41 북해빙궁(北海氷宮)(3) 22.09.20 161 2 11쪽
40 북해빙궁(北海氷宮)(2) 22.09.19 148 2 11쪽
39 북해빙궁(北海氷宮) 22.09.16 166 2 11쪽
38 북해로 향하는 길(3) 22.09.15 171 3 11쪽
37 북해로 향하는 길(2) 22.09.14 186 2 11쪽
36 북해로 향하는 길 22.09.13 197 3 12쪽
35 부대 편성(3) 22.09.12 208 4 11쪽
34 부대 편성(2) 22.09.09 225 4 10쪽
» 부대 편성 22.09.08 227 4 11쪽
32 만독신단(萬毒神丹)(2) 22.09.07 227 3 11쪽
31 만독신단(萬毒神丹) 22.09.06 231 3 12쪽
30 분열 22.09.05 230 4 11쪽
29 마(魔) 22.09.02 261 4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