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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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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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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글자수 :
26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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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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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만독신단(萬毒神丹)

DUMMY

“이··· 이게 뭐야!”


분명 수혁은 당문에 도착하자마자 대장간으로 향하던 와중이었다.


태앵!

“흐아압!”


태앵!

“하아압!”


쇠끼리 부딪히는 소리와 사내들의 고함소리가 수혁의 고막을 강타하기 전 까지 말이다.

이전에도 말했듯이 당문의 무인들은 타 가문이나 문파에 비해 비교적 왜소한 체격을 가지고 있다.

아니 가지고 있었었다.


불끈불끈.

우락부락.


“공자님! 오셨습니까! 이야 여기 죽여줍니다.”

“어? 막내공자님! 하하하! 굉장한 걸 만드셨습니다!”

“어이! 다 했으면 어서 비키라고.”

“으어! 맛있다! 잘 먹었다!”


수혁이 사천을 떠나기 전 만들어 놓았던 체력단련실.

당문에선 이제 더 이상 체력단련실이 아닌 일명 ‘외공훈련실’로 불리는 이곳.

당문의 무인들이 북새통을 이루며 쇠질을 해대고 있었다.


물론 그들의 키가 자라거나 골격 자체가 커지진 않았지만 수혁이 보기에 마치 전생의 체조선수들의 몸을 보는 듯 했다.

거대하진 않지만 탄탄한 근육이 자리잡은 몸.

당문의 무인들이 점차 헬창(?)의 단계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공자님! 같이 안 하십니까!”

“하··· 하하··· 전 다음에···”


‘이런 모습을 상상하고 만든 건 아닌데···’


수혁이 자신을 불러 세우는 당문의 무인에게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곤 얼른 땀내나는 외공훈련실을 벗어났다.


당문의 대장간.

수혁이 야구와 외공훈련실을 만들어 준 장본인.

당철중을 급히 찾아왔다.


“이번에도 부탁 드릴 것이 있어···”

“그리 불편해 하지 마시고, 언제든 필요하시면 찾아오셔도 됩니다.”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이는 철중에게 수혁이 찢어진 천 몇 개와 그림을 넘겨줬다.


“이걸··· 만들 수 있을까 해서···”



때는 요녕을 떠나기 전.


-“수혁아! 뭐 하는 것이야!”

-“아잇! 팽가주님! 좀 가만히 좀 있어보세요!”

-“이히히히. 간지럽다 이 녀석아! 히히. 히히히.”


수혁은 천을 찢어 철현의 어깨 넓이와 상흔이 있는 어깨의 치수를 미리 재놓았다.

또, 요녕에서 사천으로 넘어오며 짬짬이 시간을 내어 그림을 그렸었다.

어깨부터 손까지 뼈와 관절, 근육이 그려진 마치 팔의 해부도 같은 그림이었다.


‘장청이 본을 떠 오면··· 점창파 장문인의 의족은 겨우 균형을 맞추는 정도로 만들어야 되겠지만··· ‘


팽가주님이 잃은 부위는 내가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니까···


수혁은 선수시절, 잦은 부상으로 틈만 나면 의사들을 만났었다.

의사들에게 자신의 어깨상태에 대해 들으며 X-ray와 근육의 단면도, 어깨 관절 모형 등 참 다양하게 많이도 봤었다.

물론, 수혁이 전문가 수준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관절에 대한 부분만큼은 정확히 묘사할 수 있었다.


“이건 팔의··· 뼈와 근육···”

“왼쪽 어깨부터 손까지 그려놓은 것입니다. 이 천 길이에 맞게, 이 그림과 같은 것을 만들려고 하는데 가능할 까요?”

“사람이 착용하는 것 입니까···?”

“예···.”


수혁은 철현이 쓴다는 말을 굳이 하지 않았다.

아직 당문의 가솔들은 작금에 모용의 사태에 대해 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현장에 있었던 수혁조차 대략적인 상황만 알 뿐, 자세한 내막은 아직 알지 못했다.


철중이 수혁이 넘겨준 그림을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내 철중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열었다.


“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헌데 공자님.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문제요?”

“만약 이 거대한 팔을 철로 만든다면 아무리 무인이라 해도 무겁고, 불편함을 느낄 것입니다. 무엇보다··· 녹이 쓸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또 나무로 만들기엔··· 쉽게 부서질 것입니다.”

“그럼···”

“사람이 쓴다면 저번에 말씀 드렸었던··· 만년한철을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그걸로···”

“공자님. 물론 당문에도 만년한철이 있긴 하다만··· 이렇게 거대한 것을 만들 정도의 양은 되지 않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무려 하북팽가의 가주. 철현의 왼 팔이었다.

보통의 성인남성 다섯 배는 되어 보이는 엄청난 크기에 수혁도 치수를 재며 여간 놀라지 않았던가?

그만한 크기의 의수를 만들기엔 당장 당문에서 가진 만년한철의 양은 턱없이 부족했다.


“어쩐지 일이 잘 풀린다더니···.”


분명 해부도를 그릴 때만 해도 일이 술술 잘 풀리는 듯 했기에 수혁이 골머리를 싸맸다.

수혁은 팽가에서 너무 받기만 해온 것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15년만에 찾아온 않은 외손주를 버선발로 맞이하는 외조부라던가, 가문의 무공을 순순히 전수해주는 외삼촌이라던가··· 이 모든 걸 다 제쳐놓고 봐도··· 철현은 갓난아이였던 수혁을 지켜준 어머니의 아버지였다.

수혁은 그런 팽가에게 그저 어떻게든 보답을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당문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대장간으로 발걸음을 향하지 않았던가?

허나, 일이 생각한대로 쉽게 풀리지 않을 모양이었다.


“만년한철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실은··· 이 팔 뿐만 아니고 다리도 만들어야 되거든요.”

“만년한철은 북해의 빙궁에서 채광(採鑛)됩니다. 중원의 상단에서도 취급을 하긴 하지만··· 이렇게 많은 양을 확보하려면 5대 상단이라 해도 꽤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북해의 빙궁, 5대 상단이라··· 일단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것도···”


수혁이 전혀 다른 그림이 그려진 한 장의 종이를 내밀었다.

수혁의 그림을 보던 철중이 나지막이 감탄했다.


“허허··· 어떻게··· 매번 이렇게 독특한 물건을 생각하시는 건지···”


***


그날 저녁 당문의 가주실.

지헌이 당문의 주요인사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태상장로 당지후를 포함한 장로들은 물론이고, 당문의 아이들까지 가주실에 전부 모였다.

지헌이 요녕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에게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당문의 가주실은 지헌의 얘기가 진행될 수록 점점 당혹과 걱정으로 물들었다.


“그런일이···”

“모용의 가주님이 작고(作故)하셨다니···”

“혈교와 천마신교라니···”

“듣도 보도 못한 광마라는 작자는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것인가···”


잠시동안의 침묵을 깨고 지헌이 다시 한번 무거운 입을 열었다.


“···해서, 이제 당문도 보고만 있을 순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다시··· 전쟁을 일으키잔 말인가?”


지후가 지헌에게 물었다.


“예. 이번엔··· 아이들도 당문의 부대에 합류 시키겠습니다.”

“아이들까지? 흠··· 너무 위험하지 않겠나?”

“아이들을 당장에 위험한 곳에 보내진 않겠지만, 이제 아이들도 어엿한 당문의 무인입니다. 언제까지 제품에 둘 순 없는 노릇이지요.”

“···이번 요녕행에서 배운 것이 있었나 보군.”

“지난 전쟁과 달리 전력이 부족할 것 같으니, 아이들의 부대 편성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장로님들께서 당문에서 지학(志學)의 나이가 넘은 모든 아이들을 부대의 특성에 맞춰 편성해 주십시오.”

“존명!”

“저···”


장로들이 모두 ‘존명’을 외쳤다.

단 한명. 제독당주 당호진을 제외하고.


“왜 그러십니까 제독당주님?”

“수혁인 어찌···”

“저요?”


탁자 뒷열에 앉아있던 수혁이 자신의 이름에 놀라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당문의 모든 무인들은 독을 사용합니다. 전쟁 중에 적보다 위험한 것은 피해를 끼치는 아군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수혁이겐··· 당문의 무인 모두가 적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


지헌이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입을 다물었다.

분명 호진의 말 그대로 였다. 지금의 수혁의 상태로 전쟁에 나간다면 매번 아군의 독에 기절하는 짐이 되고 말것이 뻔했다.


“가주님.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혁이의 독 내성을 기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심지어! 비무대회의 여정길에도 도진이에게 부탁해 매일같이 독을 놓았습니다. 허나! 수혁인 단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크흑!”


호진이 눈물까지 글썽이며 지헌에게 토로하자, 수혁도 금방이라도 쏟아져 나오려는 눈물은 삼켰다.


“해서··· 수혁이게 만독신단(萬毒神丹)을 내리심이 어떤지···”

“만독신단이라니! 제독당주님 그것은!”

“그건 아니 됩니다!”


호진의 입에서 튀어나온 ‘만독신단(萬毒神丹)’이란 말에 장로들이 앞다투어 반대했다.


“수혁이에게 만독신단이라뇨! 그건 큰형님 것입니다!”


그 중 수혁의 건너편에 앉아있던 도진이 가장 크게 반발했다.

정작 당사자인 수혁은 만독신단이 무엇인지도 몰라 고개만 갸웃했지만 말이다.


“제독당주님··· 만독신단은 대대적으로 당문의 소가주가 가주에 오를 때 내리는 것입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허나···”

“제독당주.”

“······”


모두의 반대에도 호진이 더 설득해보려 입을 열었지만 지후가 막아 서자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다.

지헌이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분명··· 수혁이의 부대 편성엔 큰 문제가 따를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덜컥 만독신단을 내릴 순 없는 노릇입니다.”

“저기 가주님··· 그 만독신단이라는게 뭔데 다들 이렇게 난리에요? 당사자인 제가 모르는데···”


수혁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고 얘기했다.


“당문 최고의 영약이다. 만독신단을 복용하면 독에 대한 내성 뿐만 아니라 큰 내공도 얻을 수 있지. 그리고··· 만독불침지체(萬毒不侵之體)를 가지게 된다. 하여 당문의 소가주가 가주가 되면 내리는 것이다. 명색에 당문의 가주가 독에 당하면 안되지 않겠느냐.”

“만독불침(萬毒不侵)이라면···”

“독에 완전히 면역이란 거지.”

“그럼···! 저··· 저 주시면 안됩니까?!”


독에 면역이란 말에 수혁이 금광이라도 발견한 듯 광기 어린 눈으로 탁자에 몸을 바짝 붙였다.


“가주님! 제발!”

“수혁아! 이것은 때를 쓴다고 될 일이 아니다! 그것은 차후에 도후가···”


“가주님. 수혁이에게 내어 주시죠. 만독신단.”


여태 말 없이 대화를 듣기만 하던 도후가 결심한 듯 읊조렸다.


“도···도후야···”

“형님···”


수혁과 지헌이 동시에 도후를 바라봤다.

자신의 옆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는 막냇동생의 사슴 같은 눈망울에 도후가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하하하하. 녀석 그리 쳐다보지 말거라.”


그리고 수혁에게 바짝 다가가 수혁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내 분명 너와 거래를 한 것이 있지 않느냐?”

“거래요?”


도후의 말에 수혁이 팽가의 선산에서 했던 도후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음··· 그렇다면 당문에서 네가 곤란한 상황이나,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정 네 힘만으로 부족하다면 내가 소가주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하나 들어주마.”

-“지금 권력남용을 거래로 내신 거에요?”

-“···궈···권력남용이라니···?”

-“좋아요! 자!”


기억을 떠올린 수혁이 도후에게 와락 안겼다.


“형님! 역시 우리 큰형님! 완전 쿨가이!”

“하하하 녀석! 그리 좋으냐.”

“네!”


고개를 세차게 끄덕이는 수혁.

미래에 가주가 되면 만독신단을 받아야 할 당사자인 도후가 덜컥 허락을 해버리니 장로들과 지헌도 더 이상 토를 달지 못했다.


“50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한 가문 최고의 영약이··· 큰 형님이 아니고··· 만독신단이··· 소가주도 아닌 동생에게···”


물론 넋이 나간 듯 혼자 중얼거리는 도진을 포함해서 말이다.


“그럼 내일 날이 밝으면 수혁이의 만독신단 복용을 진행하도록 하고, 아이들의 부대 편성은 차후에 다시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제독당주님과 태상장로님은 아침 일찍 가주실에 와주셔야겠습니다.”

“존명!”


***


그날 밤 당문의 장원.

지헌이 도후를 따로 불러냈다.


“정녕··· 막내에게 그리 내어주어도 괜찮겠느냐? 여태 당문의 가주 중에 만독신단을 복용하지 않은 무인은 없었다. 네 착한 성품에 아무리 아우가 걱정된다 해도···”

“가주님. 저는 만독신단을 복용하는 것 보다··· 수혁이의 무학을 배우는 것이 무인으로써 더 마음이 이끌렸을 뿐입니다. ···그저 그뿐입니다.”

“허허. 무학을 배우는것··· 그게 그 아이와 한 거래였더냐?”

“네.”


지헌이 도후의 올곧은 눈동자를 바라봤다.


“그래. 네 뜻이 그러하다면 그거면 되었다.”

“감사합니다. 가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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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7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50 모용세가(2) 22.10.03 130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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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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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북해빙궁(北海氷宮)(4) 22.09.21 136 2 10쪽
41 북해빙궁(北海氷宮)(3) 22.09.20 161 2 11쪽
40 북해빙궁(北海氷宮)(2) 22.09.19 147 2 11쪽
39 북해빙궁(北海氷宮) 22.09.16 165 2 11쪽
38 북해로 향하는 길(3) 22.09.15 170 3 11쪽
37 북해로 향하는 길(2) 22.09.14 186 2 11쪽
36 북해로 향하는 길 22.09.13 196 3 12쪽
35 부대 편성(3) 22.09.12 208 4 11쪽
34 부대 편성(2) 22.09.09 224 4 10쪽
33 부대 편성 22.09.08 226 4 11쪽
32 만독신단(萬毒神丹)(2) 22.09.07 227 3 11쪽
» 만독신단(萬毒神丹) 22.09.06 231 3 12쪽
30 분열 22.09.05 230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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