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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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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6,045
추천수 :
261
글자수 :
265,012

작성
22.09.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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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북해빙궁(北海氷宮)(6)

DUMMY

-“자! 김수혁 선수! 이제 대 기록에 투구 단 하나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프로야구 리그인 메이저리그에서! 과연 퍼펙트게임이라는 역사적인 발자취에 이름을 남길 수 있을지!”

-“김수혁 선수··· 평소보다 호흡을 길게 가져가는데요···”

-“긴장이 많이 될 겁니다. 지금 풀카운트 거든요? 김수혁 선수가 과연 마지막 공을 어떤 구종으로 선택할지···”

-“아무래도 주특기인 포크볼을 선택하지 않겠습니까? ···자! 말씀 드린 순간! 김수혁 선수 던졌습니다!”

-“스트라이크! 아웃! 아웃 입니다! 김수혁 선수! 대단합니다!”

-“국민 여러분 보고 계십니까! 이 선수의 국적은 대한민국입니다!”


-“킴! 킴! 킴!”

-”우와아아아아아!”


수혁의 귀에 자신을 연호하는 관객들의 함성이 들리는 것만 같았다.


“이야아아아아!”


실상은 그 함성이 자신을 죽이려 달려드는 혈교도들이었지만 말이다.


수혁이 중지를 야구의 실밥과 나란히 잡고 검지손가락을 그 옆에 붙이고, 야구가 검지손가락 위쪽을 타고 빠져나가는 감각을 느끼며 구검을 있는 힘껏 던졌다.

전생의 메이저리그 선수시절, 퍼펙트게임의 마지막을 장식시켜 줬던 구종.

그 구종이 지금 이 순간, 수혁의 손 끝에서 펼쳐졌다.


“어떡해··· 잘 못 던진 것 같은데···?”


장청의 등에 업혀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선화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선화의 염려처럼 구검이 혈교도들이 아닌, 성벽 왼쪽 허공을 향해 세차게 회전하며 날아가고 있었다.


야구를 즐겨보지 않았었지만, 수혁과 친구가 된 후 야구의 광팬이 된 그.

알베르토 아니, 장청이 구검이 회전하는 것을 보고 한 마디를 나지막이 내뱉었다.


“슬라이더···”


장청의 읊조림을 끝으로.

허공을 돌던 구검이 급격히 방향을 틀며 달려오는 혈교도들을 향해 쇄도했다.


“으아아악!”

“이···무···슨···”


구검이 허공을 날 때만 해도 비웃음 치며 수혁을 향해 달려가던 혈교도들이었다.

그들이 당황할 틈도 없이, 방향을 바꾼 구검이 혈교도들을 난자하기 시작했다.

구검 끝에 위치한 야구를 따라 매섭게 회전하며, 구검의 검날이 무참하게 혈교도들을 베어냈다.


“으악!”

“크허억!”

“뛰어··· 뛰어내려라!”


좁은 성벽 위를 빽빽이 채우며 수혁을 향해 달려오던 혈교도들이 날아오는 구검을 피하려 서로를 밀어대며, 성벽 밑으로 뛰어내렸다.

수혁이 던진 구검 하나에 순식간에 무참한 살육이 벌어졌다.

수혁이 뒤로 돌아 질끈 감고 있던 눈을 뜨며 힘겹게 말했다.


“가자···”


사람을 고작 다치게 한 것이 아니다.

사람을 내 손으로 죽인 것이다.

어찌 살인이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겠는가?

구검을 던지기 직전에도 망설이지 않으려 전생의 좋았던 기억을 떠올린 수혁이었다.

허나, 계속해서 등뒤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수혁이 이곳을 벗어나려 발걸음을 재촉했다.


“수혁···”


덜덜 떨리는 수혁의 손을 장청이 걱정스레 바라봤다.

그도, 정사전쟁 때 지금 수혁과 같은 감정을 느껴봤었기 때문에, 어떠한 조언도, 어떠한 위로의 말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밝게 떠들어대던 선화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단 한마디의 말도 없이, 참혹한 살육의 현장을 벗어났다.


***


콰앙!

콰앙!


한설의 빙검과 황석현의 장법이 부딪히는 소리가 설산을 뒤흔들었다.

빙궁의 무인들은 그 힘의 여파에 그들에게 접근도 하지 못한 채, 그저 힘의 여파만을 겨우 견뎌내며 서 있을 뿐이었다.

한설이 미간을 찌푸리며 전신에 검흔이 가득한 황석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고통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인가?’


황석현의 왼팔은 어깨의 힘줄이 잘려나가 덜렁거리고, 무릎은 흘러 내리는 붉은 피 사이로 하얀 뼈가 들어나 보였다.

분명, 저 자도 빙검이 살을 베어 낼 때마다 고통스런 신음을 흘려 댔었다.

허나.


‘하얀 가루를 입에 털어 넣은 후··· 신음조차 내지 않는다.’


심지어 가루를 섭취한 후 황석현의 무공은, 이제 빙궁의 것이라 보기 힘들 지경이었다.


“크르르르.”


붉은 기운을 넘실거리며 짐승의 소리를 내는 황석현.

황석현은 자신의 몸이 상하는 것은 상관도 없다는 듯, 신체를 내어주며 어떻게든 장법을 꽃아 넣으려 앞으로만 전진했다.

한설은 마치 지옥의 악귀와 맞서 싸우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한설이 악귀에게 지지 않으려 버럭 악을 썼다.


“어디 그 목이 잘려나가도 멀쩡한가 보자꾸나!”


***


한편, 빙궁실의 임화수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딸년을 찾아오라 명 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소식이 없는 것이야!”


그도 뒷산에서 터져 나오는 신호탄을 목격했었기 때문에, 자꾸만 엄습해오는 불안한 감정을 떨쳐 낼 수 없었다.

임화수는 혹시라도 소궁주가 다시 자신의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북해는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빙궁주가 하나 밖에 없는 딸을 끔찍이도 아낀다는 소문은 중원에도 팽배했다.

해서, 혈교가 북해를 먹어 치울 때에도 빙궁을 직접 공격하기 보다, 소궁주를 납치하는 것에 쟁점을 두었었다.

그래서 다른 주교들에 비해 무력은 뒤떨어지지만, 역용술에 뛰어난 임화수를 북해로 보낸 것이다.


만년한철을 거래하던 상단주로 위장해 빙궁으로 잠입하고, 소궁주를 볼모를 잡아 빙궁을 제 손에 틀어 쥐었을 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술술 풀릴 것이라 생각하던 그에게 거대한 위기가 들어 닥친 것이다.


“지금은··· 신선마분(神仙魔粉)을 섭취한 대장로가 어떻게든 버티곤 있지만···"


"이런 제기랄!”


현 혈교의 8주교이자, 전 하오문주 임화수.

그가 그저 약한 것인가?

강함의 기준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평이 갈리겠지만, 그도 엄연히 거대 사파의 수장이었다.

결코 약한 무인은 아니란 소리다.

허나, 개방처럼 정보를 수집하는 하오문의 문주였던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저 빙화신녀가 결코 제 힘을 발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그녀가 시작부터 제 힘을 발휘했다면 빙궁은 진작에 개박살이 났을 것이다.

그저 빙궁 어딘가에 자신의 딸이 있을 것이란 생각에 날뛰지 않고 있는 것이리라.


“여기서 무사히 도망친다 한들···"


"어차피 혈마의 손에 죽는다···”


마음을 굳힌 임화수가 곧장 지상으로 뛰어 내려갔다.


***


“어우 X발 아프네 이거.”


한설이 황석현의 목을 베어내며, 황석현이 죽기직전 자신에게 남긴 팔의 상흔을 매만졌다.

마공에 당한 탓인지 마치 팔이 타 들어가는 듯한 고통이 전해져 왔다.


“후··· 이제 여긴 잔챙이들만 남았네?”


한설이 자신을 둘러싼 빙궁의 무인들을 훑어보며 말했다.

빙궁의 무인들에게 작금의 상황은 너무나도 절망적이었다.

분명 자신들은 단지 빙궁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당문의 아이 하나를 죽이러 나온 것이었다.

허나, 악귀 같던 대장로가 허무하게 쓰러지고, 과거에 자신들이 모시던 빙궁주가 자신들을 쏘아보고 있었다.

그녀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무인인지 빙궁의 무인들은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그 때, 빙궁의 무인들을 더욱 절망에 늪으로 빠지게 만드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


어느새 다시 수혁의 등에 업혀 있는 한선화가 한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아이구! 이게 누구야! 우리 강아지! ···응?”


손을 흔드는 한선화의 뒤로, 족히 이백은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한설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당문의 아이들과 점창의 제자, 녹림의 산적들.

원래라면 이 오십 여명의 무인들이 전부였을 터였다.

한설이 고개를 갸웃했다.


“시녀에··· 시종에··· 허! 광부들까지?”


줄줄이 걸어오는 빙궁 사람들의 모습에 한설이 헛웃음을 쳤다.


수혁의 활약으로 수혁과 장청은 성벽에서 내려와 일행들과 무사히 합류했다.

인원을 확인하곤 곧장 도진이 있는 곳으로 향하려던 수혁의 일행이었다.

한선화가 한 가지 부탁(?)을 안 들어주면 자신은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기 전까진 말이다.


-“무인들은 몰라도 그저 빙궁에서 잡일을 하는 사람들은 잘 못이 없다구요! 그들도 분명 어머니가 평소와 달라진 것을 알았지만···”

-“소궁주··· 지금도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소···”

-“어머니는 제가 무사한 걸 확인하면, 분명 다른 이들은 신경도 안 쓰고 날뛰실 거란 말이에요! 죄 없는 사람들이 다 죽어나가는 걸 보고만 있으라구요?!”

-“하···”


굳건한 도후도 도무지 그녀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그렇게 무인을 제외한 빙궁의 모든 사람들을 긁어 모아온 것이다.

수혁이 한설의 옆에 서서, 등 뒤에 한선화와 빙궁의 사람들을 번갈아 가리키며 말했다.


“빙궁주. 약속 지켰어요. 거기다 원 플러스 원으로.”

“···원 플러스···?”

"약속 이상으로 잘해줬구나. 힘 없는 빙궁의 사람들까지 이리 무사히 데려온 것에, 내 북해의 빙궁주로써 감사의 말을 전하지.”


한선화는 고개를 갸웃했고, 한설은 수혁의 일행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근데··· 아직 끝난 건 아닌 것 같죠?”

“그래. 저 놈이 남았으니.”


수혁과 한설이 빙궁 무인들 사이로 걸어 나오는 임화수를 바라보곤 말했다.


“너희들은 뭘 쳐다만 보고 있는 것이야!”


임화수의 호통에 빙궁의 무인들이 움찔했다.


“엉덩이가 무거운 대가리가 드디어 나왔네?”


한설이 목이 잘려나가 머리가 없는 황석현의 시신을 밟으며 임화수를 지긋이 쳐다봤다.


“야··· 하오문주, 아니지 아니지··· 혈교의 주교 임화수.”


한설이 밟고 있던 황석현의 시신을 임화수를 향해 발로 찼다.


“각오는 하고 도망치지 않은 것이겠지? 개 같은 새끼··· 넌 곱게 죽을 생각하지 마라.”

“빌어먹을 년! 나도 이제 곱게 죽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임화수가 품속에서 주먹만한 주머니 하나를 꺼내어 풀고는 곧장 입으로 털어 넣었다.


꿀꺽.


새하얀 가루가 임화수의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자, 붉은 기운이 임화수의 몸에서 피어나기 시작했다.


“끄어어어어···”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쇠를 긁어내는 듯한 소리가 임화수의 목에서 흘러나왔다.

눈의 흰자가 점점 사라지며 검게 물들고, 손톱이 괴상하게 자라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사람의 모습이라 보기 힘든 임화수가. 수혁의 등 위, 한선화를 향해 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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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변화(1부 完) 22.10.10 85 1 10쪽
54 요녕과 하북의 경계(2) 22.10.08 86 1 12쪽
53 요녕과 하북의 경계 22.10.06 85 1 11쪽
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5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50 모용세가(2) 22.10.03 128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0 1 11쪽
48 다시 사천으로(2) 22.09.29 114 1 10쪽
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0 2 10쪽
46 북해빙궁(北海氷宮)(8) 22.09.27 137 1 11쪽
45 북해빙궁(北海氷宮)(7) 22.09.26 124 2 12쪽
» 북해빙궁(北海氷宮)(6) 22.09.23 142 2 11쪽
43 북해빙궁(北海氷宮)(5) 22.09.22 172 2 11쪽
42 북해빙궁(北海氷宮)(4) 22.09.21 136 2 10쪽
41 북해빙궁(北海氷宮)(3) 22.09.20 161 2 11쪽
40 북해빙궁(北海氷宮)(2) 22.09.19 147 2 11쪽
39 북해빙궁(北海氷宮) 22.09.16 165 2 11쪽
38 북해로 향하는 길(3) 22.09.15 170 3 11쪽
37 북해로 향하는 길(2) 22.09.14 186 2 11쪽
36 북해로 향하는 길 22.09.13 196 3 12쪽
35 부대 편성(3) 22.09.12 208 4 11쪽
34 부대 편성(2) 22.09.09 224 4 10쪽
33 부대 편성 22.09.08 226 4 11쪽
32 만독신단(萬毒神丹)(2) 22.09.07 226 3 11쪽
31 만독신단(萬毒神丹) 22.09.06 230 3 12쪽
30 분열 22.09.05 229 4 11쪽
29 마(魔) 22.09.02 261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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