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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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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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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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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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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천으로(2)

DUMMY

“이··· 이게··· 전부 다 한철이란 말입니까?”


당문의 대장간 앞에 차곡차곡 쌓이는 만년한철을 보며 당철중이 입을 쩍 벌렸다.


“고럼요 고럼요.”


쌓여가는 한철을 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수혁.


“제가 살다살다 이렇게 많은 한철은 처음 봅니다.”

“이 정도면 제가 앞 전에 부탁한걸 만들기엔 충분하겠죠?”

“충분하다 마다요. 이 정도 양이면 당문의 모든 무인들에게 암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양입니다.”

“그럼, 매번 죄송하지만 이번에도 부탁 좀 드릴게요.”

“염려 마십시오. 목숨 걸고 가져온 이 한철, 제 명예를 걸고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철중이 꾸벅 포권하고, 수혁도 마주 포권했다.

수혁이 대장간을 빠져 나오자 따스한 햇살이 그를 반겼다.

수혁의 눈에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광경이 펼쳐졌다.


“막내공자님! 언제 돌아 오신 겁니까?”

“어찌 키가 더 자란 것 같습니다?”

“북해는 춥지 않았습니까?”


당문의 가솔들과 무인들이 수혁을 보며 손을 흔들며 안부를 묻고, 인사를 건넸다.


‘집에 오랜만에 돌아와서 그런지··· 큰일을 겪고 와서 그런지···.’


수혁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자꾸만 간질거렸다.

전생엔 경기에서 승리를 했을 때나 패배를 했을 때, 심지어 우승을 했을 때도.

어두컴컴한 집에 들어와 불을 켜면 적적함이 물밀 듯이 밀려 들어왔었다.

관객석을 가득 채워 환호를 보내는 관중들과 수 많은 동료들.

에너지 넘치는 야구장과는 너무나 대비되는.

오로지, 나 홀로 있는 집.

적막함을 견디기 힘들어 켜놓은 TV소리에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에, 수혁은 외로움을 술로 달래곤 하였다.


“무슨 일 있었니···?”

“공자님 괜찮아요?”


수혁의 앞으로 어머니 감소혜와 유모 정희가 걱정스런 눈으로 다가왔다.


“에이,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니란 애가 왜 울고 그러니.”


수혁 자신도 모르게 눈에선 자꾸만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런 수혁을 말 없이 꼭 안아주는 소혜와 정희.

그 따뜻한 손길에 애써 괜찮은 척, 누르고 있었던 감정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렸다.

수혁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자꾸만 흘러내렸다.


“어머니··· 제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괜찮다. 괜찮아.”


무공을 배우고, 모용에서의 큰 사건을 겪으며 언젠가 자신도 사람을 죽여야 될 순간이 올 것이라 예상은 했었다.

각오도 되어있었고, 나를 죽이려던 적을 죽인 것이었다.

잘 못 된 행동이 아니다.

분명 그렇게 몇번이고 되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해에서 사천으로 돌아오던 매일 밤마다, 수혁을 괴롭히는 그 참혹한 비명소리는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소혜와 정희가 아이처럼 흐느껴 우는 수혁의 등을 그저 말없이 토닥거려 주었다.


***


지헌은 당문의 가주답게 일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녹림의 산적들이 머무를 공간을 내어주고, 먼 북해에서 사천까지 온 한선화의 숙식도 해결해 주기로 하였다.

물론, 북해로 간 점창의 제자들이 사천으로 무사히 돌아왔다고 점창의 장문인인 서황에게 연통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당문에서 가장 무위가 뛰어난 지후가 아닌, 지헌이 가주가 된 것은 지헌의 이러한 빠른 일 처리 능력도 한몫 했으리라.

그리고, 지헌이 남은 가장 중요한 일.

오대세가와 구파일방에 보내야 하는 연통을 품에 넣은 도후가, 수혁의 침실 문을 두드렸다.


똑똑.


“수혁아.”

“아이 형님! 왜요! 북해에서 그 고생을 하고, 돌아온지가 어제입니다! 어제!”

“이놈아! 해가 중천에 떴다.”


도후의 말대로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일어날 생각도 없는 수혁이었다.

되돌아 보니 어제 펑펑 운 것이, 창피해져서 나가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는 수혁이었다.


‘피곤해서 그래 피곤해서.’


피곤하단 사람이 눈은 멀뚱멀뚱 뜨고 있었지만 말이다.

모든 걸 다 떠나서, 오늘 하루 정돈 정말이지 아무것도 안하고 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인생이 어디 사람 생각대로만 흘러가는가?

여지없이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끼익.


“일어나라 이놈아.”


수혁이 덮은 담요를 휙 들어올리는 도후.


“아이 형님! 왜요! 오늘만큼은 좀 쉽시다 좀!”


수혁이 허리를 젖혀 팔딱거리며 투정을 부렸다.


“사천의 개방 분타에 가려 하는데 같이 가겠느냐?”

“개방에요?”

“나도 이 서찰을 곳곳에 보내야하고··· 너도 편지가 밀리지 않았겠느냐?”


편지란 말에 수혁의 눈이 동그래졌다.


“아 맞다! 춘식이 편지!”


수혁이 언제 투정을 부렸냐는 듯이 서둘러 겉옷을 걸치고 도후를 따라 나섰다.


***


사천의 개방 분타.

허리에 3개의 매듭을 짓고 있는 사천의 분타주 진수.

분명 자신은 방금 전 까지만 해도 하는 일 없이 바닥에 드러누워 칡이나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이 놈들··· 아니 이 분들이 오시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엥? 아저씨! 편지가 이것 밖에 없어요?

“네···넵! 요녕의 춘식이란 개목에게 온 편지는 그것이 다입니다.”


수혁이 인상을 팍 구기자, 진수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왜··· 왜 당문의 직계들이 이 작은 분타에 직접 오냐고!!!’


평소라면 당문의 가솔들이 연통을 전해줬다.

당문 안에서야 말 안 듣는 막내와 무뚝뚝한 형님이지, 사실 당문 밖을 나오면 평범한 이들에겐 수혁과 도후도 꽤나 높은 사람에 속한다.

거기다 이곳은 다름아닌 사천이다.

사천에서 사천당문 가주의 아들이면 거물 중 거물이란 소리다.

그런 이들이 둘이나 찾아왔으니, 개방의 총타나 장로급도 아니고 고작 분타주인 진수는 긴장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꽤 많이 흘렀는데··· 편지가 왜 다섯 개뿐이지? 춘식이가 그렇게 바쁜가···”

“저··· 요녕에선 요즘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농사를 짓는다고 들었습니다.”

“농사요?”

“예···”


수혁이 춘식이 보내온 편지를 뜯어 차근차근 읽어보기 시작했다.

진수의 말대로 춘식이 보낸 편지에는 온통 붉은 꽃에 대한 얘기뿐이었다.


“바쁘다··· 모용세가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요녕엔 언제 오냐··· 이거 말고는 전부다 그놈의 꽃밭 얘기밖에 없네···.”

“그래도 이리 편지를 보내오는 거 보니 잘 지내고 있다는 뜻 아니겠느냐?”

“그렇죠 뭐···.”


한껏 기대를 하고 왔던 수혁이 시무룩해지자 도후가 심심한 위로의 말을 건네줬다.


“분타주.”

“옙! 소가주님!”

“이 서찰들을 오대세가와 구파일방에 하루 빨리 보내야 하오. 중대한 내용이 담긴 것이니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해 주길 바라오.”

“여부가 있겠습니까! 사천의 온 거지들을 불러 모으겠습니다!”


진수가 넙죽 허리를 숙였다.


“이 아저씨 되게 오바하네···.”

“하하하. 우리가 북해에 갔다 온 사이에 분타주를 달았다고 하지 않았더냐? 분타주, 우리에게 그렇게 격식을 차릴 필요 없소. 앞으로 하루 이틀 볼 사이도 아니고 말이오.”

“네··· 넵! 앞으로 성심껏 모시겠습니다!”

“형님, 볼일 다 끝났으면 이만 돌아가죠?”

“그러자꾸나.”


수혁과 도후가 일을 마치고 돌아가려던 순간, 진수가 그들을 불러 세웠다.


“저··· 저기!”

“할 말이 남았었소 분타주?”

“그··· 막내공자님에게 전해야 드려야 할 것 같은 말이 있습니다.”

“저요?”


수혁이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공자님께 온 편지 있지 않습니까?”

“네, 이게 전부라면서요.”

“그게 전부는 맞는데···”

“뭔데 그렇게 꾸물거려요. 빨리 말해보세요.”


수혁의 재촉에 머뭇거리던 진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분타에서 나와 자신의 침실로 돌아온 수혁이 심각한 표정으로 춘식이 보낸 편지를 매만지고 있다.


“뭔가··· 냄새가 나는데 냄새가···”


수혁이 이렇게 고심에 빠져있는 이유는 분타를 떠나기 직전, 진수가 전해준 말 때문이었다.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4개의 편지는 기간을 두고, 띄엄띄엄 온 것이 아니라 연달아 오듯 사흘에 한번씩은 꼬박꼬박 왔습니다.”

-“그럼 이건···”

-“그 마지막으로 온 편지도 일주일은 넘기지 않았습니다.”

-“그럼··· 연락이 갑자기 뚝 끊긴 것처럼, 어느 순간부터 한 통도 안 왔다?”

-“예 맞습니다.”


“아이씨! 하나뿐인 동생이란 놈이 왜 형을 걱정시키는 거야!!!”


수혁이 진수와의 대화를 떠올리고 머리를 박박 긁으며 헝클어트렸다.

곧바로 진수에게 혹, 요녕에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물었지만 아니라는 대답 뿐이었다.

편지가 다시 오거나 요녕에서 정보가 들어오면 전해달라 부탁하고 떠난 수혁이었지만,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에이! 몰라!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봐야 직성이 풀리겠어!”


수혁이 벌떡 일어나 침실 문을 벌컥 열었다.

잠시후 당문의 가주실.


“안 된다.”

“아 왜요!!”

“내 도후에게 북해에서의 일을 듣고, 너희끼리 북해로 보낸 내 판단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근데 혼자 요녕에 다녀오겠다니! 절대 안된다!”

“아 가주님! 결과적으론 멀쩡히 다 살아서 돌아왔잖아요!”

“멀쩡히?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고 겨우 살아 돌아온 거지 않느냐! 녹림과 빙궁주의 도움이 없었다면 시신도 못 돌아왔을 것이다!! 도진이 녀석은 내 명을 어기고 선천진기까지 끌어다 썼다 이놈아!”


지헌의 완곡한 태도에 이대론 안 된다 싶었는지, 수혁이 벌러덩 드러누웠다.


“아아! 가주님! 보내주세요오오!! 그냥 춘식이만 보고 온다니까요!! 요녕엔 처음 가는 것도 아니니 혼자서도 잘 갔다 올 수 있다니까요?!”

“이놈이 그래도···”


벌러덩 드러누워 자꾸만 때를 쓰는 수혁.


“여봐라! 밖에 누구 없느냐!”

“예!”


벌컥.


지헌의 부름에 도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지헌이 지끈거리는 이마를 매만지며 손짓했다.


“하··· 도후야 네 동생 좀 치워라.”


도후가 바닥에서 버둥거리는 수혁을 바라보며 물었다.


“가주님, 수혁이 얜 또 왜 이런답니까···?”

“낸들 알겠니···”


“아아아아앙아아! 가주니이이임!! 보내줘요! 보내주라고요오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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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요녕과 하북의 경계(2) 22.10.08 86 1 12쪽
53 요녕과 하북의 경계 22.10.06 85 1 11쪽
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7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50 모용세가(2) 22.10.03 130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1 1 11쪽
» 다시 사천으로(2) 22.09.29 115 1 10쪽
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1 2 10쪽
46 북해빙궁(北海氷宮)(8) 22.09.27 137 1 11쪽
45 북해빙궁(北海氷宮)(7) 22.09.26 124 2 12쪽
44 북해빙궁(北海氷宮)(6) 22.09.23 142 2 11쪽
43 북해빙궁(北海氷宮)(5) 22.09.22 172 2 11쪽
42 북해빙궁(北海氷宮)(4) 22.09.21 137 2 10쪽
41 북해빙궁(北海氷宮)(3) 22.09.20 161 2 11쪽
40 북해빙궁(北海氷宮)(2) 22.09.19 147 2 11쪽
39 북해빙궁(北海氷宮) 22.09.16 16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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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북해로 향하는 길(2) 22.09.14 186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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