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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6,055
추천수 :
261
글자수 :
265,012

작성
22.09.0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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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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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만독신단(萬毒神丹)(2)

DUMMY

다음날. 이른 아침 당문의 가주실.

수혁이 중앙에 앉아 가부좌를 틀고 있고, 수혁을 중심으로 지헌, 호진, 지후가 빙 둘러 원을 그리며 앉아 있다.


‘무슨··· 꼭 제물 바치는 거 같네···.’


엄숙한 분위기에 괜스레 긴장이 되는 수혁이었다.


“저··· 가주님? 꼭 이렇게 까지 해야 되요? 그냥 약 하나 먹는 거 아니었습니까?”

“영약의 기운을 최대치로 흡수하려면 고수의 도움이 필요하다.”


수혁의 물음에 수혁의 뒤에 앉아있던 지헌이 답해주었다.


“그리고··· 만독신단은 그 이름과 같이 만가지 종류의 독이 섞여 들어있는 영단이다.”

“독···이요? 그럼 제가 기절해 버리면···”

“걱정하지 말거라 독성을 최대한 정제 한 뒤, 독의 강대한 기운만을 오랜 시간 추출해 만든 것이니.”


수혁이 독이란 말에 걱정이 덜컥 앞섰다.

그런 수혁의 귀에 옆에 앉아있는 호진의 작은 혼잣말이 들려왔다.


“정제했다곤 하나··· 독이 분명 남아 있을 텐데··· 수혁이 저 놈 저거 괜찮으려나···.”


홱.


수혁의 고개가 제독당주 당호진 쪽으로 돌아갔다.


“크흠···! 제독당주. 괜히 겁먹게 하지 말게.”

“흡. 죄송합니다.”


지후의 헛기침에 호진이 얼른 입을 틀어막았다.

지헌이 수혁을 다독였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도 네 체질이 걱정되어 태상장로님과 제독당주님까지 구태여 불러, 만일에 대비하지 않았더냐.”

“···네 알겠습니다.”


수혁의 대답에 지헌이 고개를 끄덕이곤 문 밖을 향해 소리쳤다.


“도후야! 준비가 다된 것 같으니 들여오거라!”


도후가 금박으로 쌓여진 작은 목함(木函)을 들고 가주실로 들어왔다.

수혁의 눈높이에 맞춰 쪼그려 앉은 뒤, 목함을 조심스레 여는 도후.


“우와···”


도후가 들고 온 목함 안에, 막 발아한 새싹 같은 영롱한 초록빛의 영약이 한 알 들어있었다.


“하··· 어찌 이리 향기로울 수가.”


호진이 만독신단의 상쾌한 향에 순순히 감탄했다.

그러나.


“헤··· 헤읗··· 헤엏···”


만독신단의 향을 맡은 수혁이 술에 잔뜩 취한 사람처럼 비틀대기 시작했다.

얼른 목함을 닫고 불안한 눈빛으로 지헌을 바라보는 도후.


“가주님··· 괜찮겠습니까?”

“그··· 허··· 이걸 어찌 봐야··· 도대체 얼마나 독에 취약한 것인가···.”


전혀 예상 못했던 수혁의 반응에 지헌도 당황하여 속마음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짝! 짝!


수혁이 자신의 볼을 때리며 정신을 다 잡았다.


“그래도 평소와 같이 완전히 기절하진 않았으니··· 몸이 버틸 수 있는 것 같아 보이구나. 내 위험하다 싶어지면 가주를 도우려 했건만··· 이래서야 처음부터 합류해야겠군.”


지후가 지헌과 같이 수혁의 뒤에 앉았다.


“당수혁.”

“네. 태상장로님.”

“영단을 복용하면 폭포처럼 많은 양의 기운이 쏟아져 내릴 것이다. 가주와 내가 최대한 도울 테니. 절대 의식을 잃으면 안 된다. 네가 의식을 잃으면 모두가 위험해진다는 것을 명심하거라. 알겠느냐?”

“넵!”


수혁이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지후가 도후에게 눈짓했다.


“도후야 시작하자. 수혁아 눈을 감고 단전에 집중하거라.”

“후··· 네.”


도후가 다시 목함을 열어 수혁이 또 정신을 놓기 전에, 만독신단을 재빨리 수혁의 목구멍으로 집어넣었다.


꿀꺽.


‘읍···!’


만독신단을 삼킨 수혁의 얼굴이 터질 듯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온몸에 혈관이 터질 것만 같다.’


“당수혁! 집중하거라!”


메아리 치듯 들려오는 지후의 호통과 함께, 수혁은 등뒤에서 시원한 두 개의 물줄기가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끓는 듯이 닳아 오르던 수혁의 혈색이 점점 제 색을 찾아갔다.


‘집중하자··· 분명 공격적으로 들어온다고 했어.”


단전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하는 수혁.

다른 영단과 달리 만독신단은 방대한 독기의 힘을 영약의 기운으로 치환 시켰기 때문에, 아무리 독을 정제한 영단이라고 한들 매우 공격적이었다.

지금 수혁은 단전에 쐐기를 박아 넣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고통을 밀어내려 하지 말고 자연스레 받아 들여야 한다. 영약의 기운이 단전을 깨고 들어가게 그대로 놔두거라.”


‘으으··· 가주님도 지독하시지··· 이걸 어떻게 그냥 받아들여!’


수혁이 지헌이 해줬던 조언을 떠올렸다.


‘그래도 형님이 주신 이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암!”


수혁이 이를 악물고, 단전을 깨고 들어오는 만독신단의 기운을 참아냈다.

수혁에겐 고문과도 같은 시간이 흐르고.


파각.


다른 사람의 귀에는 들르지 않는, 오직 수혁에게만 들려오는 단전이 깨지는 듯한 소리.

이윽고 깨진 단전을 향해 마치 독사 같은 영약의 기운들이 수혁의 단전을 향해 쏘아들기 시작했다.


“됐다!”


수혁의 몸에서 거무튀튀한 노폐물들이 배출되자, 지켜 보고 있던 호진이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잠시 후.


“헤에엫··· 흐어헿··· 헤읗···”


잘 버티던 수혁이 미친 사람처럼 입을 헤 벌리고 정신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영약의 기운이 단전 내부로 직접 진입하자, 영약에 남아있던 미세한 독기에 수혁의 몸이 반응한 듯 보였다.


“쿨럭!”

“쿨럭!”


수혁이 정신을 잃어가자 동시에 피를 토하는 지헌과 지후.

이윽고 눈을 감고 있던 수혁의 눈에 흰자위가 보이기 시작했고, 수혁의 전신에서 녹색 연기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이런···!”


호진이 지헌과 지후를 돕기 위해 수혁의 등에 얼른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 과정을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던 도후가 목놓아 소리쳤다.


“수혁이 이놈아! 정신 차리거라! 이러다가 다 죽는다 이놈아!”


***


시간을 거슬러 올라, 수혁이 정신을 잃기 전.


‘후··· 잘 견뎌 주었구나···’


땀을 뻘뻘 흐리며 수혁의 내공 운용을 돕던 지헌이, 영약의 기운이 단전으로 잘 향해 흘러가자 한 시름 놓았다.


‘자··· 잠깐만··· 이건 대체 무엇인가?’


분명 만독신단에 남아있던 미세한 독기가 수혁을 괴롭힐 것까지는 지헌도 예상했었다.

그래서 이제 영약의 독 기운을 억제하고 정제시키는 것이 지후와 지헌의 몫이라 생각했었다.

분명 그리 생각했다.

허나, 지헌의 생각처럼 일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이 무지막지한 독기는···’


엄청난 양의 독기들이 순식간에 깨진 수혁의 단전을 향해 승냥이처럼 몰려들었다.


‘젠장···! 설마···’


지헌이 지금 짐작하는 것이 맞았다.

무려 5년이 넘는 기간동안 수혁은 독을 주입 받아왔다.

물론 그때마다 해독을 받았었지만, 어느 독이 그렇듯 전부가 해독되진 않는다.

해독 되지 않은 독들은 몸에 미약하게 축적되는 것이다.

다른 당문의 무인였으면 오히려 축적된 독들이 독에 대한 내성으로 발전 되었을 터였지만, 수혁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수혁의 몸에 이곳 저곳 숨어 지내던 무지막지한 독기들이 날뛰기 시작했다.

다행힌 점은 지후도 지헌과 같은 예상을 했는지 매섭게 달려드는 독기들을 억제하기 시작했다.


“쿨럭!”

“쿨럭!”


새빨간 피가 지헌의 입술에서 흘러나왔다.

이윽고 지헌이 호진의 기운까지 동참한 것을 느꼈다.


당지헌, 당지후, 당호진.

대 사천당가의 세 명의 고수가 수혁의 몸에 축적된 독기와 싸우기 시작했다.


‘만독신단의 기운과 합쳐 내공으로 치환시켜야 한다···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다 죽거나,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빠질 것이야···’


지헌의 걱정 어린 생각을 끝으로.

그들의 길고 긴 싸움이 이어졌다.


***


그렇게 꼬박 하루가 흘러갔다.


“후···”


깊은 숨을 내쉬며 서서히 눈을 뜨는 수혁.

수혁이 일어나며 단전에 방대해진 내공을 느꼈다.


“허···하핫. 이거 진짜 대박인데?”


한껏 가벼워진 몸에 팔을 빙빙 돌려보고 뒤로 고개를 휙 돌렸다.


“가주님! 이거 정말 엄청난··· 가주님?!”


털썩.


“제독···당주님?”


털썩.


“이··· 이··· 개자식···”


털썩.


붉게 충혈된 눈으로 수혁을 노려보며 욕지거리를 내뱉는 지후를 끝으로, 세 명의 고수가 차례차례 쓰러졌다.


“다들 왜 이러신 겁니까? 가주님! 장로님! 괜찮으십니까?!!”


삐쩍 말라버린 세 마리의 명태와 같은 모습에 놀란 수혁이, 그들에게 다가가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그 때 ,수혁을 말리는 도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혁아 다들 쉬시게 그만 흔들거라.”

“형님 다들 왜 이렇게 된 것입니까?”

“너 때문···! 하···. 그래 이게 왜 네 탓이겠느냐. 가주님과 장로님들은 괜찮을 것이다. 단지 다들 내력을 바닥까지 소모하셔서 그러신 것이니.”

“휴··· 다행입니다. 히힛.”

“욘석아! 내 얼마나 놀란 줄 아느냐? 꼬박 하루가 지났다.”


그 난리를 피워놓고 아이처럼 웃어 보이는 수혁의 모습에 도후가 꿀밤을 한방 먹였다.


“아야! 아 아파라···쓰읍."

“어서 기력을 보충할 탕약이나 타오거라! 다 널 돕느라 이리 되셨는데 네가 가만히 있어서 되겠느냐?”

“옙!”


수혁이 힘차게 대답하고 한껏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당문의 의원실로 향했다.


“하··· 저 세상 편하게 사는 녀석··· 하···하하하.”


사경을 헤맸던 수혁이 평소처럼 행동하자, 드디어 긴장이 풀린 도후도 헛웃음을 내었다.


수혁이 의원실에서 가져온 탕약을 먹이고도 더 시간이 흐르고.


“으··· 이자식···”

“수혁아··· 괜찮으냐···”

“어··· 흐어···”


쓰러졌던 지후와 지헌, 호진이 신음소리를 내며 깨어났다.


“어? 다들 깨셨네? 어휴··· 시간이 얼마나 지난 줄 알아요? 에잉 쯧쯧. 다들 이리 허약해서야.”

“이 아새끼가!”

“형님! 진정하십시오!”

“태상장로님! 그저 애입니다 애! 진정하십시오!”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지후를 지헌과 도후가 겨우 말려 냈다.


“후··· 내 어릴 적 아버지께 맞아 죽을 뻔한 이후 처음으로, 원시천존을 볼 뻔 했다. 그만 그리 있고 이리와 가부좌를 틀어보거라!”


두 팔로 얼굴을 막은 채 구석에 잔뜩 움츠려 있는 수혁에게 지후가 소리쳤다.


“때··· 때리지 마요···?”

“이색···! 후··· 안 때릴 터이니 이리 와 보거라. 내 약조하마.”


수혁이 슬금슬금 다가와 지후의 앞에 앉아 가부좌를 틀었다.

수혁의 등에 손을 올리는 지후.


‘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내공증진이란 말인가···’


당문의 비전 영약인 만독신단 뿐만 아니라, 수혁의 몸에 있던 모든 독기까지 세 명의 고수가 하룻밤을 새워 내공으로 돌려놨다.

그렇기에 지금 수혁의 단전엔 엄청난 양의 내공이 축적되어 있었다.


‘100년은 내공을 쌓아온 노고수의 단전을 보는 것 같구나.’


지후가 생각을 삼키고, 호진에게 말했다.


“제독당주. 내공의 증진은 확인 하였으니, 준비해둔 걸 꺼내시오.”

“예.”


호진이 품에서 5개의 독을 꺼내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제 가장 중요한 걸 확인해 보자꾸나.”


호진이 꺼낸 독 중 가장 약한 독을 침에 발라 수혁의 어깨에 서서히 꽃아 넣기 시작했다.


꿀꺽.


긴장감이 감도는 당문의 가주실에 적막이 흐르고,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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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7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50 모용세가(2) 22.10.03 130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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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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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북해빙궁(北海氷宮)(4) 22.09.21 136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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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북해빙궁(北海氷宮)(2) 22.09.19 147 2 11쪽
39 북해빙궁(北海氷宮) 22.09.16 165 2 11쪽
38 북해로 향하는 길(3) 22.09.15 170 3 11쪽
37 북해로 향하는 길(2) 22.09.14 186 2 11쪽
36 북해로 향하는 길 22.09.13 196 3 12쪽
35 부대 편성(3) 22.09.12 208 4 11쪽
34 부대 편성(2) 22.09.09 224 4 10쪽
33 부대 편성 22.09.08 226 4 11쪽
» 만독신단(萬毒神丹)(2) 22.09.07 227 3 11쪽
31 만독신단(萬毒神丹) 22.09.06 230 3 12쪽
30 분열 22.09.05 230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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