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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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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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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4,293
글자수 :
2,597,240

작성
17.09.07 23:35
조회
796
추천
12
글자
9쪽

검은 눈덩이의 시작

DUMMY

“어.. 찬우?”

“승수?”


계단이 그리 넓거나 하지는 않았고 좁은 공간이라 그런지 계단참에서 전화를 하다 스스로 분을 참지 못하고 욕을 하던 남자는 위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올려다 보았다. 마승수였다.


“씨발, 형이라고는 안하냐? 마승수?”

“.....씨발. 그말 그대로 돌려줄게. 형이란 새끼가 지금 뭐하는건데?”

“........”


마승수의 욕설에 평소같으면 같이 욕하면서 싸웠을 정찬우였지만, 지금 말한걸 승수가 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니 거의 들었다는 것이 확실한 대답에 꿀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방금 그거 사설 토토 아냐?”

“...........”


승수는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김근우랑 자신을 뭐라고 까고 연습도 안하고 게임도 못하는, 그러니까 KPB 퓨쳐스가 아니면 팀 퇴출이 될 놈이 형이랍시고 거들먹거리는 것도 ‘아.. 천민들이랑 상대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인드로 특별히 옆에서 거슬리지 않으면 상대를 안해주려고 하고 있었던 그 정찬우가, 지금 사설 토토질이나 하고 있었다니. 정찬우. 실력도 없는 놈이 별 지랄은 다 하고 있었다.


찬우는 자신이 말한게 약점이 되는 것을 알기에 더 강하게 나가지 못하고 그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사설 토토를 마승수가 운운하는 것을 보면 조금전 전화 통화랑 혼자 한 말들을 전부 다 들은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었는데, 프로 팀의 경우에는 이런 경우에 대한 규정은 없었지만 이 일이 상부에 알려지면 당연히 퇴출일 것이었다. 그것을 아는 정찬우는 마승수에게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하.. 씨발. 팀 잘 돌아간다. 토토질이나 하니까 게임을 못하지.”


마승수의 독설에도 찬우는 평소와 다르게 말을 받아치지 못했다.


“.....저기.. 승수야. 이거 팀에는...”

“아, 씨발, 안 말해. 안 말한다고. 아 씨발, 겨우 그게 걱정되셨어요? 어이고... 알았으니까, 가 봐요. 난 감독님한테 가 볼 테니까.”

“.... 감독님한테도 좀..”

“아!!! 안말한다고!! 외출할라고 휴게실로 감독님 보러가는 거니까! 쫌! 비켜나 봐.”


승수는 말로 질척질척 달라붙다 못해 몸까지 점점 다가오는 찬우를 버러지를 보는 듯 떨쳐내고는 계단 밑 아래층 휴게실로 향했다. 찬우는 승수의 서슬에 눌렸는지 아니면 스스로 찔려서인지 몰라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 하.. 우주전쟁 경기에 사설 토토를 걸고 계셨어?


승수는 휴게실에서 한천희 감독을 만나는 자리에서 외출 허가를 받으면서도 방금 듣고 본 찬우의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전혀 생각도 해 보지 못했던 일인데, 찬우가 사설 토토를 하고 있었다니. 토토는 농구와 축구, 야구 등 몇몇 가지만 된다고 들은 승수는 우주전쟁의 게임 결과가 토토 도박의 결과가 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아니, 들은 것 같기는 한데 헛소문인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그게 있을 줄이야.


“승수야?”

“아.. 네. 감독님.”

“무슨 생각해? 외출해도 된다니까. 얼른 갔다와. 우리 에이스. 하하.”

“아..... 네. 다녀오겠습니다.”


승수는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느라 잠시 감독의 말을 놓쳤지만, 어쨌거나 외출 허가를 받고 밖으로 나갔다.


사실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게이머라면, 방금과 같은 일을 발견했을 때 감독에게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마치 땅에 떨어진 지갑을 보면 주인을 찾아줘야겠다, 열어보고 연락처가 있으면 연락해야겠다. 카드사에 연락할까? 우체통에 넣을까? 경찰서에 갖다줘? 이정도의 고민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일반인의 생각 수준.


하지만 마승수는 일반인과 생각이 달랐다. 이미 그런 우주전쟁에 사설 토토를 거는 선수를 보고 감독에게 바로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승수의 도덕심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뭐.. 한천희도 사기꾼이니만큼 말한다고 어떻게 되었을지 결과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승수는 마치 지갑을 줍고 현금만 주머니에 넣는 일부 양심없는 사람들처럼 찬우의 일을 감독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승수의 생각은 거기서 더 나아가서, 우주전쟁 경기에 돈을 걸 수 있다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했다는 것에 머릿속으로 유레카를 외치고 있었다.


- 이거.. 잘만하면 돈이 되겠는데?

- 가만 있어보자. 정찬우 쓰레기 색히는 왜 윤승아 경기에 돈을 걸었지? 지 경기에 걸면 되는데? 지가 자기 경기에 걸고 자기가 지는거에다 돈을 걸면 100%인데?


승수의 악마적인 두뇌는 새로운 생각을 해 냈다. 우주전쟁 경기는 축구 경기 등과 다르게 한명이 하는 게임. 최근에는 2:2 팀전도 없다. 경기를 지는 것에 걸고 내가 지면 돈이 들어온다. 이만큼 확실한 것이 어디에 있으랴.


- 하긴, 전에도 지 경기에 돈을 걸었는지도 모르지. 지가 지는거에. 근데 알 수가 있나. 워낙 실력도 쓰레기라 실력으로 졌는지 안졌는지.


승수는 피식 웃으며 새로운 블루오션, ‘우주전쟁 사설 토토’가 돈벌이가 되는지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


그 뒤로 승수가 우주전쟁 사설 토토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면서 왜 정찬우가 자기 경기에 걸 수 없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사이트에 가입하고 이리저리 둘러보니, 지금은 우주전쟁 리그가 끝나서 우주전쟁 경기가 없지만 예전 배팅 기록을 볼 수 있었는데, 모든 경기에 배팅이 걸리는 것이 아니었다. 정말 실력차가 현저할 때에는 아예 배팅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그러니 정찬우 같이 쓰레기 실력을 가진 게이머는 아예 질 것이라 생각하고 배팅하는 판이 열리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상대가 중급 이하라면 고만고만한 경기기에 그 도박의 판이 열리기도 했는데, 실력차가 너무 나면 열리지 않았다. 즉, 경기가 될 만한 경기여야 열린다는 이야기.


- 흐음.. 이러면 실력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어야 하는건데.. 나 정도면 지금 중상위권으로 취급받으니 거의 모든 경기에 걸리려나?


그리고 승수가 보면서 궁금해 했던 것은 에이스 결정전과 같이 경기에 누가 나올지 모르는 경우에는 배팅을 어떻게 하느냐였는데, 시스템상 발표가 나자마자 보통은 5분간, 즉 세팅 시간에 배팅을 받는 구조였다. 누가 나와도 도박을 걸 수 있는 구조였다.


- 호오.. 생각보다 체계적인데. 배팅 금액은 어떻지?


배팅을 하는 것을 보니 누가 이기느냐도 중요하지만, 의외의 경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했다. 축구로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의 서울 FC와 스페린의 레알 마드리드가 경기를 치른다면 당연히 대부분은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를 예상할 것이었다. 그러면 이런 경기는 성립이 안되거나, 되더라도 1.1, 1.05 등 낮은 배율의 수익을 예상했다. 해외 축구 중 어떤 경기를 보니 심지어는 1.01도 있었다. 100만원을 레알 마드리드가 이긴다에 걸고 맞추면 101만원이 되어서 겨우 만원을 벌고, 틀리면 100만원을 날린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반대로 이 경우 상대팀인 서울 FC에 걸면 수익이 엄청났다. 거의 6배, 본전을 빼도 5배가 되는 기적을 볼 수 있었다. 하긴, 이정도가 되어야 일확천금을 노리고 돈을 날리는 친구들이 있을 것이고, 그 돈의 일부로 낮은 배당이 지급될 수 있을 것이었다. 사이트 측도 돈을 벌어야 하니까.


그런데 우주전쟁의 배팅 배당을 보니 대부분은 1~2.5 사이의 배당을 오가고 있었다. 이건 이래봐야 큰 돈을 벌지 못했다.


단지 윤승아의 이번 시즌 배당은 거의 1.1~1.2를 오가고 있었다. 지난 시즌과 다르게 거의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어쩌면 당연한지도 몰랐다. 지성철, 서원재, 히데요시와 붙을 때에는 2까지도 갔지만, 대부분은 낮은 배당. 그리고 그 상대는 대부분 3~4의 높은 배당이었다.


“그렇다면...”


승수는 여기서 돈벌이 하나를 착안했다.


“내가 일단 지금보다 더 잘해서 서원재 급의 게이머가 된 뒤에, 내 상대의 배당을 높인다. 그리고 그 상대에게 진다. 물론 그 경기는 내가 지는쪽에 돈을 걸어야겠지.”

“이렇게만 하면... 난 꽤 벌수 있어!!”

“좋아..!! 일단 내 실력을 다 발휘해서 다음 시즌을 확 이겨버릴까? 연습이다!!”


승수는 이렇게 기본적인 전략을 세운 뒤, 우주전쟁 연습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다른 선수와는 다른, 전혀 순수하지 않은 의도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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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 검은 눈덩이의 시작 17.09.05 569 16 12쪽
372 휴식 +1 17.09.04 735 16 11쪽
371 최종 에이스 결정전 +5 17.09.03 552 17 17쪽
370 최종 에이스 결정전 +4 17.08.31 533 16 8쪽
369 최종 에이스 결정전 17.08.30 501 18 14쪽
368 최종 에이스 결정전 17.08.29 536 20 14쪽
367 결승 2차전 에이스 결정전 +1 17.08.27 579 16 14쪽
366 결승 2차전 에이스 결정전 +4 17.08.24 910 19 9쪽
365 결승전 2차전 +1 17.08.22 552 19 12쪽
364 결승전 2차전 17.08.21 541 16 11쪽
363 결승전 2차전 +6 17.08.18 547 16 12쪽
362 결승전 2차전 +3 17.08.17 558 18 10쪽
361 결승전 2차전 +1 17.08.16 582 16 15쪽
360 점심시간 +4 17.08.14 595 16 10쪽
359 Betting +4 17.08.13 679 20 11쪽
358 Betting +4 17.08.10 620 17 16쪽
357 결승전 +4 17.08.08 612 17 13쪽
356 결승전 +3 17.08.07 695 16 16쪽
355 결승전 +2 17.08.06 598 17 12쪽
354 하루전, 그리고 결승전 +7 17.08.03 598 14 9쪽
353 결승전 전(D-1) +2 17.08.01 598 17 9쪽
352 결승전 전(D-2) 17.08.01 599 15 7쪽
351 결승전 전(D-2) +1 17.07.31 606 19 13쪽
350 결승전 전(D-3) 17.07.30 613 18 13쪽
349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2 17.07.27 639 14 10쪽
348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3 17.07.26 620 22 20쪽
347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17.07.24 611 18 9쪽
346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2 17.07.24 593 17 11쪽
345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3 17.07.23 623 1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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