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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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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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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0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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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최종 에이스 결정전

DUMMY

김옥지는 경기를 하면서 호진의 말이 맞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처음 호진이 이야기했던대로 게임 시작시 승아는 자신을 얕보듯이 스텔스기로 견제를 들어왔다. 인간 종족전에서 스텔스기를 처음에 쓴다는 것은 의외성이 있는 전략이지만, 상대가 이미 대비하고 있다면 큰 피해를 줄 수 없다. 호진이 귀띔해준 대로 승아가 자신을 얕보고 있다면, 초반에 러쉬를 오거나 스텔스기일 확률이 컸다. 이미 어느정도 대비를 할 수 있었다는 것.


사실 소총병 극초반이라면 컨트롤이 밀리는 김옥지는 막기 힘들었기에 김옥지는 소총병 러쉬가 아닐까 약간 걱정을 한 덕분에 맵이 앞마당 수비가 편한 운명의 목적지임에도 불구하고 앞마당 멀티를 조금 늦게 가져갈까도 고민했지만, 그래도 생더블이 아니라 막사를 올리고 가져갔다. 너무 일찍도 아니지만, 너무 늦게도 아니었다.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거리가 있으니까.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인 것이, 윤승아가 스텔스기 테크를 타면서 자신의 앞마당이 조금 더 빨리 활성화 될 수 있는 국면이 되었다.


그리고는 예상한대로 스텔스기 러쉬가 왔고, 막고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었다. 자원에서, 그리고 탱크 숫자에서.


계속 그렇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고 있는데도 확실히 윤승아는 윤승아. 지금 게임이 계속되고 있는 중에 분명히 물량을 계속 쏟아붇는데도 전투에서 계속 조금씩 손해를 보고 있다. 비슷한 실력이었으면 이미 이길 수 있었을 터인데, 소규모 전투에서 조금씩 더 피해를 보고 있었다. 그래도 김옥지는 자신이 아직도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 아무리 소규모 전투에서 이긴다고 해도 그 병력을 잡아주면 윤승아는 비율적으로 나보다 병력이 적어! 호진형이 평소에 말하던 대로야!


팀의 주장 호진이 데이터를 중시하는 만큼 옥지도 물량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예를 들자면 처음에 소총병 9기와 8기가 붙으면 언뜻 보기에 양은 비슷해 보이지만 곧 9기가 있던 사람은 6기 정도가 남고, 8기가 있던 사람은 2기나 3기 정도가 남는다. 그리고는 적은쪽은 전멸하게 된다.


즉 숫자의 비율이 9:8에서 6:2, 그리고 5:0 정도로 바뀌게 되는데, 그런 전투가 반복되면 물량이 많은 쪽이 이긴다. 원래는 이게 반복되면 소규모 전투에서 승리를 계속 거두는 승아가 유리해야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승아의 남은 병력이 예시에 든 것처럼 5:0 정도로 남는 것이 아니라, 1:0 정도로 거의 맞교환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승아는 7의 물량으로 6만 소비한 다음 김옥지의 8의 물량을 잡아내는 정도의 컨트롤을 하고 있었지만 그 물량이 다시 또 투입된다면? 8이 아무리 컨트롤을 못한다고 할지라도 남은 1이 다시 1:8의 상황이 되는 것이니 물량을 이길 수 있는자 그 누구랴... 승아는 지금 김옥지에게 전체적인 물량에서 딸렸다.


승아가 전투에서 조금씩 이득을 가져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김옥지는 그렇게 물량이 승아보다 많았다. 멀티를 하나씩 조금더 빨리 가져갈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방공포대와 탱크로 라인을 그으니 막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바이오닉이 막기 어렵지 메카닉은 같은 탱크가 고정모드로 미리 버티고 있으면 버틸만 했다.


- 역시 자원과 물량이야..


6.25전쟁에서 중국이 그렇게 병력을 소비하고도 국군과 유엔군을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물량의 힘 아니던가!


그리고 그런 김옥지의 물량은 승아보다 먼저 자원을 확보한 힘, 현대의 미국과 같은 자원자본의 힘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소규모 공방과 드랍이 지속되면서 20분이 더 지났다. 그 20분간 계속해서 인간 대 인간의 메카닉 전 답게 라인 긋기와 버티기가 이어졌다. 그렇게 지나자 자원에서 유리했던 김옥지가 여전히 유리함을 이어가게 되었다.


“윤승아는 돌아가는 자원이 둘! 김옥지는 돌아가는 자원이 셋! 김옥지 선수가 템포를 천천히 가져가는데요! 김옥지, 컨트롤을 실수하는 부분은 많지만 자원을 돌리면서 천천히 탱크와 수비로 막아내면서 멀티를 늘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윤승아는 자원 하나가 곧 고갈됩니다. 이러면 윤승아 자원 하나!”

“김옥지가 3시와 9시를 동시에 견제하면서 3시를 돌리고 있고, 윤승아는 9시를 먹지 못했습니다. 이러면 더이상 다른 자원이 없는 윤승아가 불리해요! 변화가 필요합니다!”

“구도가 지금 김옥지 선수가 더 좋은 구도를 잡고 있어요!”

“윤승아는 지금 그러면 3시를 압박하고 9시를 가져가고! 3시도 먹든가 돌리지 못하게 하든가 해야합니다!!”

“지금 있는 병력으로 어떻게든 승부를 보던가, 병력에서 우위를 가져가야 합니다!”


승아는 있는 병력을 전부 돌려서 김옥지의 3시 멀티를 공격하러 갔다. 역시 전투에 눈뜬 승아는 전투에서는 밀리지 않았고, 탱크로 거리를 재서 공격해서 김옥지의 3시 멀티를 마비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김옥지는 최소한의 피해로 병력은 살려서 뒤로 물렸다. 멀티를 주었지만, 병력을 더이상 낭비하지 않게하는 김옥지의 좋은 대처였다.


- 어차피 자원 캘만큼 캤어!


“김옥지, 3시를 내줬지만 병력을 살렸습니다.”

“지금 라인을 긋고 있는 와중에도 서로 멀티를 놓고, 그리고 전면에서도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기 때문에 200병력을 둘다 채우고 있지 않거든요. 150~170 정도의 병력만 유지를 하고 있는데요, 당장에 멀티를 주더라도 병력을 주지 않겠다는 김옥지 선수의 의지가 돋보입니다.”

“오늘 김옥지 선수, 윤승아 선수를 상대로 시종일관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투에서는 밀리지만, 전략에서는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다보니 윤승아 선수가 좋은 전투를 벌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형세가 김옥지 선수가 유리한 상태로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지금에 와서는 국지전 하나로 승부가 결정될 패턴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김준형 해설은 김옥지의 인간전 운영 능력에 대해 칭찬했다. 하지만 뒤이어서 개인적으로도 승아의 팬인 이호준 해설은 다시 승아의 편도 들어서 해설의 균형을 맞췄다.


“그래도 윤승아, 자원이 밀리는 상황이었는데 3시를 부수고 지금 3시쪽으로 사령부 날아가고 있거든요. 3시를 이제 돌리게 되면 이제 한숨 좀 돌리고 일단 자원에서 확보가 되는거죠.”

“9시는 비어있지만 지금 저기를 김옥지 선수는 당장 먹을 필요가 없어요. 쌓인 자원이 많을테니까요.”

“그렇다고 윤승아 선수가 3시에 이어 9시까지 먹기에는 지킬곳이 많아지기에 힘듭니다. 지금 탱크와 맥이 서로 주력인 상황에서 더이상 전선을 늘리기에는 윤승아가 지속력을 회복하려면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당장은 3시를 먹은게 윤승아는 숨을 돌리는 거고, 이대로가 최선입니다. 그러면 지금 9시를 먹는 것은 누구도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겠죠. 아직은 손을 댈 필요가 없어요. 현재 서로의 전투가 벌어지는 라인과 병력, 생산 시설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나중에 9시를 먹는 쪽이 결국 이기지 않을까 하는 장기전에 돌입했을 때, 김옥지가 승부수를 띄웠다. 김옥지는 비행장을 더 지어주기 시작했다.


“김옥지! 비행장을 더 짓습니다.”

“설마 이 타이밍에 스텔스기를 늘리는 것은 아닐테고... 아! 우주전함을 뽑으려는 건가요!”

“그런 것 같습니다. 비행장마다 애드온 다는게.. 딱 우주전함입니다!”

“좋은 선택입니다. 김옥지. 우주전함이 나오게 되면 지금 윤승아 선수가 힘들어지거든요. 지금 윤승아는 김옥지 선수를 잡기위해 거리싸움을 유지하느라 탱크를 위주로 뽑고 있거든요. 그리고 거리싸움 할때 던져준다고 오토바이도 뽑고 있는데, 이러면 대공이 안나와요. 자원이 많은 김옥지에게 시간을 주면 이런 상황이 나오는겁니다. 김옥지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자원을 우주전함으로 바꿔줍니다.”

“윤승아, 이 의도를 읽고 얼른 병력의 공백기에 쳐야합니다.”


승아가 김옥지의 우주전함 의도를 읽었어야 했는데, 당장 3시를 뺏은 것을 지키느라 우주전함이 나오는 것을 읽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3시를 뺏었는데 그것을 지키지 못하면 당장 자원이 고갈될 판이니, 더더욱 그랬다. 승아가 자원이 이렇게 빨리 고갈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승아의 손이 빨라서이기도 했다. 자원이 남지 않게 계속 효율적으로 업그레이드와 병력을 뽑아내는 승아다 보니 당장 전투에서 항상 이득을 보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병력을 계속 뽑아내야 했다. 반대로 김옥지는 손이 느리기에 자원이 쌓인 상태에서 멀티도 더 늘어나니 자원이 많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돈으로 더 많은 공장에서 더 많은 탱크를 뽑아내고 있었기에 싸움이 되었던 것.


승아의 이런 회전력은 자원의 빠른 고갈을 가져왔는데, 이번에 새로 멀티를 뺏은 곳 또한 김옥지가 어느정도 자원을 캔 곳이라 결국 오래 방어할 수만은 없었다. 자원이 금방 고갈될 것이 뻔하니 말이다.


승아는 그래서 3시의 자원이 얼마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병력이 180이 될 즈음 탱크를 전부 몰고 정면으로 들어갔다. 지금이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레이더 스캔으로 보니 김옥지의 병력이 자신과 비슷한 상황. 병력이 비슷하다면 충분히 컨트롤로 저 라인을 뚫을 수 있었다. 어느정도 피해를 주어서 병력의 격차를 벌인다면 지금이 적기라고 보았다.


“윤승아, 레이더 스캔!”

“아.. 저기다 스캔하는게 아니라 본진, 본진을 스캔해야 해요! 윤승아!”

“지금이라도 맥의 비율을 더 올려야 합니다! 지금 김옥지, 우주전함을 뽑고 있거든요!”


김옥지의 우주전함의도를 모른 채, 병력을 전진시키던 승아는 김옥지의 우주전함 4기가 갑자기 등장하자 놀랐다.


- 우주전함?!! 우주전함을 가다니.. 치잇.. 맥이 부족해. 맞 우주전함을 가기에는 병력이 없고... 어떻게 하지.. 맥을 일단 뽑아야 하나?


승아가 우주전함을 보고는 눈살을 찡그리며 입술을 깨무는 모습이 방송화면에 보여졌다. 그 모습 마저도 예쁘고 귀엽기는 했지만, 승아의 심정이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현재 상황이었다.


“윤승아가 입술을 깨물고 있어요! 지금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죠.”

“지금 맥을 부랴부랴 뽑고 있기는 한데, 그만큼 김옥지도 놀고 있을리가 없어요. 우주전함이 더 늘 겁니다. 이걸 다 잡아내야 하는데, 김옥지가 정면 대결을 할 리가 없습니다. 맥과 우주전함이 정면에서 대결한다면 당연히 맥이 괜찮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형을 이용하고 땅에서 탱크의 사정거리 안에서 버티면 김옥지가 유리하죠.”

“윤승아가 맥을 뽑은 만큼 탱크가 적다는건데, 그럼 지상에 탱크는 김옥지가 더 많아지고, 맥이 그만큼 더 전진하기 힘들어집니다.”

“악순환이네요.”

“김옥지, 우주전함을 바탕으로 탱크를 조금씩 앞으로 전진시킵니다. 3시의 윤승아 멀티도 이대로면 위험합니다.”

“9시는 꿈도 꾸기 힘들겠죠.”


그 뒤로도 승아가 맥으로 어떻게든 우주전함을 조금씩 끊어내고, 컨트롤로 이리저리 만들려고 해서 버티고는 있었다. 문제는 상황이 많이 좋지는 않다는 것. 김옥지는 점점 조여오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게임 시간은 벌써 1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마기막 경기, 엄청난 장기전입니다. 벌써 맵의 자원이 거의 고갈된 상태. 1시간이 넘어갑니다.”

“김옥지가 그 종지부를 찍으려고 합니다. 우주전함이 터진게 있는데도 다시 보충해서 이미 8기! 이러면 김옥지, 매우 강력해집니다!”

“스텔스기를 뽑아보는 윤승아, 하지만 200제한에 걸려서 많이 뽑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스텔스기로 견제를 한다고 해도 정면에서 밀리면 소용이 없어요. 지금 게다가 김옥지도 스캔이 없는게 아니거든요. 우주전함을 스텔스기가 잡으러 온다고 해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튼튼함이 있는 김옥지입니다.”

“윤승아도 많이 뽑을 생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2기 뽑아서 견제!”

“김옥지. 막아냅니다. 윤승아도 마지막 한방 싸움을 준비합니다.”

“맥으로 우주전함을 잡고 정면 싸움에서 이기기만 하면 우주전함이 병력수 제한을 많이 차지하는만큼 당장 김옥지가 병력이 줄어들게 되니 윤승아는 이번 한방 싸움에 올인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주전함이 더 늘어나면 맥을 늘려야 하는데, 그럼 탱크가 너무 적어져요!”


승아는 우주전함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하고는 마지막 승부를 걸었다. 어차피 이제 병력은 200. 업그레이드도 공3/방3. 더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이제 전투뿐이었다.


“윤승아! 전부 끌고 나갑니다! 공격!! 들어갑니다!!!!!”

“윤승아냐!! 김옥지냐!!”

“윤승아!!! 맥! 맥!”

“탱크를 잡아야해요!!”

“김옥지!!!!!! 전함!!”

“김옥지!!!!!!!”


승아는 어차피 시간이 더 길어지면 우주전함의 레일건에 계속 병력이 갉아먹힐 거라는 판단에 업그레이드가 3/3으로 같으니 컨트롤만 잘하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달려들었다. 승아의 판단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탱크수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김옥지가 9시의 마지막 멀티마저 먹을 것이었고, 그러면 아예 싸워볼 수가 없게 된다. 게다가 우주전함이 8기인 지금이 차라리 낫지, 비행장 4기를 돌리는 김옥지가 우주전함이 12기가 되면 아무리 맥이 많아져도 힘들게 된다. 그런 판단하에 승아가 달려들었지만, 역시 더 많은 탱크를 자리잡은 김옥지가 조금 더 유리했다. 게다가 그런 탱크를 잡아내기 위해 일부의 수송선에 병력을 태웠는데, 이 병력이 내리기 전에 우주전함이 기존 지상 병력과 싸워주면서 각개격파되면서 승아의 병력은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승아가 컨트롤을 잘못했다기 보다는, 자리를 잡고 조합에서 우위를 가진 김옥지의 병력이 좋았을 뿐이었다. 문제는 알면서도 승부를 걸어야 하는 타이밍이라는 것을 승아가 알고 있었다는 것. 그 결과는... 승아의 전멸.


승아는 어쩔수 없이 지지를 칠 수밖에 없었다.


[GG]


승아의 지지가 타이핑되고 승부가 결정되자마자, 한국항공의 선수들이 무대로 뛰쳐나오고, 무대에는 불꽃이 땅에서 피어올랐다. 우승팀을 축하하는 무대장치였다. 그리고는 공중에서 색종이가 뿌려지며 최종 에이스 결정전에서 이긴 우승팀을 축하했다.


“지지!!!”

“윤승아 GG!! 이게 웬일입니까!! 윤승아 선수가.. 졌어요!! 김옥지가 이겼어요!!”

“김옥지가!! 김옥지가 윤승아를 잡아냅니다!!”

“한국항공 선수들! 전부 뛰쳐나와서 김옥지에게 생수를 뿌립니다!!”


김옥지는 머리위에서 떨어진 색종이에 생수가 젖어 목 뒤에 이리저리 붙고 머리도 잔뜩 젖었지만, 기쁨에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건 뛰어나온 팀원들도 전부 마찬가지였다. 매사에 시니컬하고 팀원들과 잘 어울리지 않던 히데요시마저도 김옥지의 머리를 손으로 헝클을 정도로 모두가 기쁨이 넘쳤다. 한국항공의 팀원들은 무대위로 뛰어나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기쁠거에요! 기쁠겁니다! 시즌 리그 1위에 이어서 아침부터 이어진 긴 결승전 1, 2차전을 결국 승리로 마무리했지 않습니까!!”

“윤승아 선수가 누굽니까! XK 마르스의 에이스, 승률 1위, 다승 1위에 빛나는 이번 시즌 최고의 선수 아닙니까! 그 선수를! 팀의 에이스 히데요시도 못이기는 그 상대를!! 김옥지가 잡아내며 승리를 팀에 안깁니다!!”

“아!!! 한국항공.. 선수들 감동했는지 김찬수.. 울고 있습니다.”

“김옥지 선수는 생수를 맞고 완전히 머리를 감았는데요.. 하하...”


이렇게 축제 분위기를 보여주는 한국항공의 분위기와 달리 승아가 진 XK 마르스의 분위기는 조용했다. 특히 승아의 성질머리를 아는 팀원들은 승아가 이런 경기에서 지자 일단 입을 다물고 장비를 챙겨서 들어오는 승아에게서 살짝 떨어져 있었다.


중요한 에이스 결정전에서, 부정행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실력으로 졌으니... 그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친한 편인 동운도 가까이 가지 못할 정도니 승아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분노와 좌절, 화남의 아우라가 어느 정도인지 알 법했다.


승아는 그렇다고 팀원들에게 적반하장으로 화 내거나 하지는 않았다. 자신이 경기를 했고, 그 경기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자신이 져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단지 화가 나는 것은 김옥지 같은 최정상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수에게 졌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


- 화가 나.. 나에게.


승아는 스스로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작가의말


seonhari..님, 썬오브비치님, 숨님, 하늘마루님 댓글 감사합니다. 주말이 끝나고, 에결도 끝났습니다. 다음주(내일)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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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

  • 작성자
    Lv.82 하늘마루
    작성일
    17.09.04 00:19
    No. 1

    진짜 지다니..김옥지가 이길줄이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없지
    작성일
    17.09.04 03:12
    No. 2

    이런 반전이 있어야 보는 재미가...꿀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se******..
    작성일
    17.09.05 17:52
    No. 3

    으이구~ 반성해라 윤승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작성일
    17.09.07 18:38
    No. 4

    꺄..인생은 순간이 아니죠!
    전체적으로 압도적으로 보이는 현상에도 티끌같은 세계에서는 치열한 것.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소리안남
    작성일
    17.09.09 07:03
    No. 5

    아니 전생에 그렇게 그지같은 일을 당했고..
    회귀해서 다짐을 했으면서..
    원재를 보더라더 저따위로 하는거 자체가 썩어빠진거지..
    무엇보다 정신연령이 소녀도아니고 이미 충분히 성숙한 성인 아니던가?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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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 검은 눈덩이의 시작 +3 17.09.07 796 12 9쪽
373 검은 눈덩이의 시작 17.09.05 569 16 12쪽
372 휴식 +1 17.09.04 735 16 11쪽
» 최종 에이스 결정전 +5 17.09.03 552 17 17쪽
370 최종 에이스 결정전 +4 17.08.31 533 16 8쪽
369 최종 에이스 결정전 17.08.30 501 18 14쪽
368 최종 에이스 결정전 17.08.29 536 20 14쪽
367 결승 2차전 에이스 결정전 +1 17.08.27 579 16 14쪽
366 결승 2차전 에이스 결정전 +4 17.08.24 910 19 9쪽
365 결승전 2차전 +1 17.08.22 552 19 12쪽
364 결승전 2차전 17.08.21 541 16 11쪽
363 결승전 2차전 +6 17.08.18 547 16 12쪽
362 결승전 2차전 +3 17.08.17 558 18 10쪽
361 결승전 2차전 +1 17.08.16 582 16 15쪽
360 점심시간 +4 17.08.14 595 16 10쪽
359 Betting +4 17.08.13 679 20 11쪽
358 Betting +4 17.08.10 620 17 16쪽
357 결승전 +4 17.08.08 612 17 13쪽
356 결승전 +3 17.08.07 695 16 16쪽
355 결승전 +2 17.08.06 598 17 12쪽
354 하루전, 그리고 결승전 +7 17.08.03 598 14 9쪽
353 결승전 전(D-1) +2 17.08.01 598 17 9쪽
352 결승전 전(D-2) 17.08.01 598 15 7쪽
351 결승전 전(D-2) +1 17.07.31 606 19 13쪽
350 결승전 전(D-3) 17.07.30 612 18 13쪽
349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2 17.07.27 638 14 10쪽
348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3 17.07.26 619 22 20쪽
347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17.07.24 611 18 9쪽
346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2 17.07.24 592 17 11쪽
345 준 플레이오프 (vs XK 머큐리) +3 17.07.23 623 1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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