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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국추영 님의 서재입니다.

그날부터 에디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파사국추영
작품등록일 :
2023.09.08 11:24
최근연재일 :
2023.10.01 12:06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8,635
추천수 :
274
글자수 :
457,967

작성
23.09.30 19:06
조회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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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그날부터 에디터 72화

DUMMY

그날부터 에디터 72화


100일 사진 촬영이 끝나고, 배혜민의 몸도 풀어줄 겸 한산한 에딧 골프장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아, 이 필드 냄새”


해방감을 느끼듯 양팔을 벌리고 숨을 깊게 들이 쉬는 배혜민을 보니 천상 필드의 여왕답다.


“이민이도 나중에 골프를 좋아 할까요?”

“여보를 닮아서 사업을 할지도 모르죠.”

“난 이민이가 당신을 닮으면 좋겠어요.”


아직 그럴 낌새는 없지만, 내 저주 받은 체질은 물려받지 않았으면 한다.


“그럼 이민이는 날 닮고, 둘째는 여보 닮은 딸을 낳아 줄게요. 왜 보통 그렇잖아요, 아들은 엄마 닮고, 딸은 아빠 닮으면 좋다고요.”

“둘째요? 난 오늘이라도 괜찮은데......”


능글맞게 배혜민에게 다가가 뽀뽀를 해준다.


“에잇, 그래도 내년에 투어 한번은 하고요!”


단호하지만 그래도 배시시 웃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그렇게 둘째도 낳아준다는 배혜민이 말에 기뻐하며, 이민이의 100일 나들이를 마치고 집에 들어왔다.


“우리 왔다~”

“먀아”


킁킁- 고롱고롱-


골프장을 다녀오면 풀냄새가 신기한지 다리에 고양이들이 달려들어 연신 냄새를 맡는다.


“냄새 좋아?”


고양이들이 가져 놀라고 옷을 벗어서 던져주고, 이민이를 거실에 눕힌다.


“당신부터 씻고 와요.”

“네”


일반 배혜민부터 씻게 하고, 그 사이 에디터로 이민이의 상태를 확인한다.


“첫 외출이었지만 문제는 없네”


혹시 모를 외부에서 병균이라도 달고 왔을 까봐 걱정했지만 이민이는 건강하다.


‘성장속도도 괜찮고, 정말로 혜민이를 많이 닮아서 다행이야.’


“은혜씨 이민이도 목욕할 준비 해줘요”

“네 회장님”


다른 욕실에서 물을 받아 아기 욕조를 채우고 수건과 옷가지들을 준비하니 배혜민이 샤워를 마치고 나온다.


“나도 씻고 나올게요.”

“네, 이민이는 내가 보고 있을게요.”


그렇게 나도 빠르게 샤워를 하고 나오면 이민이도 어느 정도 씻겨 지고 이제 몸을 닦고 있다.


“음, 이제는 좀 쌀쌀한 거 같지 않아?”

“그래요?”


이민이는 얌전하지만 목욕을 하고 나온 것 치고는 피부 혈색이 약간 푸르게 하얗다.


“에어컨은 좀 끌게요.”


우리야 밖에 나갔다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해서 덥겠지만, 이민이는 미온수로 씻기고 에어컨 바람이 있는 공기에 접촉하니 약간 체온이 떨어졌다. 그렇게 에어컨을 끄고 재빨리 물기를 닦아서 옷을 입혀주니, 이민이의 혈색이 다시 돌아온다.


“어머 정말이네, 이제 볼터치 한 것처럼 예뻐요.”

“가을이라서 일교차가 클 테니까 잘 봐야 할 거 같아요.”


초보 엄마 아빠는 챙겨야 할 것이 많다. 그렇게 아침 저녁으로 온도와 체온을 확인하면서 겨울을 맞이할 준비도 한다.


“이민이를 내 방으로 옮길게요.”


일단은 거실에 만들어 둔 이민이 자리를 내방으로 옮긴다. 방에 가구가 더 적다는 점이 선택의 큰 이유고, 안드로이드 도우미 이은혜와 내가 배혜민의 눈치를 덜 보고 에디터 능력으로 돌 볼 수 있다는 점이 두 번째다.


“여보 날씨도 추운데 너무 무리해서 연습 하지 말고요. 잘 다녀와요.”

“여보도 조심해서 다녀와요.”


이민이의 백일이 지나니 한숨 돌렸다는 기분으로, 배혜민은 본격적으로 내년 투어를 위해 연습에 나가기로 한다. 또한 나 역시, 이전의 사태로 조금 인기도가 하락한 아덴 기업을 재치고 에딧이 국내 1위 기업이 되기 위해, 그동안 노이드 엔터테인먼트에서 공용으로 쓰던 에딧 기업 운영 본부를 독립 시키기로 한다.


“진작 분리를 했어야 했는데, 조금 늦은 감이 있지......”


그동안은 안드로이드 직원들이 많고, 아덴 기업을 찾아오는 손님도 많지 않아서 노이드 엔터테인먼트를 사용해도 불편한 점이 없었지만, 아덴 기업이 살짝 흔들리고 나서부터는 상황이 바뀌었다.


“그래도 서울에 노른자 땅을 구하는 게 쉽지는 않단 말이지”


기업들이 몰려 있는 곳에 자리를 잡으려니 더욱 그렇다. 이민이를 돌보느라 늦추고 있다가 이제야 실행하다보니, 이미 경쟁 업체에서 눈치를 채고 좋은 자리는 방해 공작을 하고 있다.


“뭐 굳이 에딧기업이 아니라 휘청 이던 아덴기업을 더 흔들려는 자들도 있겠지만, 내가 새로운 터를 갈고 닦아야 하나?”


굳이 이미 늦은 시기에 전쟁터로 뛰어 들을 필요가 있냐는 생각에, 지금 집에서 가까운 강서와 강북 사이를 둘러보고, 에딧 공항과 조금 더 이동하기 편한 강북구에 에딧 기업 본사 건물을 올렸다.


“좋아, 이제 국내 1위를 향해 달려보자고”


에딧 기업 본사를 이전하고 나서는 안드로이드 대신 인재를 주로 뽑았다. 이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나나 안드로이드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촤라락-


당연하게 각종 부서에서 아이디어가 올라왔고, 나와는 다른 시각에서 사업을 기획하는 내용들이 신선하다.


“하지만 기획만 장황하고, 구멍이 많은 기획들도 너무 많아”


일단 새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굳이 여러 체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회장실로 기획서를 올리게 해주었지만, 그렇다고 아무거나 막 던지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래도 대충 이 기획서로 직원 성향은 알 수가 있지”


대량의 기획서가 올라오면 거기서 비슷한 패턴들이 보인다. 그러면 그런 사람들끼리 한 부서에 들어가게 인사이동을 해주었다. 비슷한 사람들 끼리 모여 두면 시너지 효과가 날 가능성도 높고, 사교 문제가 날 일도 줄어든다.


“이건 기각, 기각, 보충, 보충, 기각.......”


그렇게 약 2개월 동안 기획서를 받아서 기각할 것은 기각하고 보충할 것은 보충해서, 통과된 기획서를 만든 직원과 팀은 정직원 계약, 보충할 기획서를 만든 사람과 팀은 계약 연장, 기각되는 기획서만 만든 자들은 계약 종료나, 다른 계열사 직원으로 이직을 추천했다.

그렇게 새해가 되고나서는 통과된 기획서부터 실행에 나갔는데, 안드로이드들 끼리 일은 하는 것에 비해서는 조금 많이 진행 속도가 느렸다. 아무래도 사람이 직접 해야 하니 에디터 능력으로 빠르고 쉽게 했던 것들을 못하고 일일이 해야 한다.


“에딧 공업이랑 공사가 바쁘군.”


특히나 에딧 공업의 경우 중공업과 경공업을 따로 나눠야 할 정도로 업무량이 많아졌다.


“물량이 얼마 없을 때는 한곳에서 처리해서 편했는데.......”


결국 분리를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비슷한 업무다보니 바로 옆에 경공업을 분가 시켰다.


“아, 나도 이기강 같은 부회장이 있으면 편할 텐데”


집에 와서도 끝나지 않는 보고서와 기획서 검토에 지겨워질 정도다.


“우쭈쭈”


그래도 이민이를 생각하면 힘을 내야 한다.


벌컥- 벌컥-


“역시 이단표 피로 회복제가 최고야”


그렇게 힘을 내며 에딧 기업을 키워 나가고, 날이 풀리는 봄이 되면서 오랜만에 배혜민, 이민이와 함께 필드 라운딩을 나왔다.


“이민이 여기 기억하니? 백일 때 왔었는데?”

“당신도 참......”


하하호호 좋은 분위기지만, 라운딩이 시작 되면서 배혜민은 봐줄 생각이 없이 본인의 연습에 집중했다.


“여보 이민이 낳고 나서 쉬었는데도 여전하네요.”

“아직 멀었어요. 제가 쉬는 동안 라이벌들은 더 성장 했는걸요. 아래에서 올라오는 후배들도 있고요.”


여전히 1위를 고집하는 배혜민에게 그저 유지만 하는 실력은 만족스럽지 못한 모양이다.


“그래도 당신이 계속 골프를 하게 해줘서 고마워요.”

“남편이라고해서 배혜민의 꿈을 내가 막을 권리는 없어요.”


결혼 하고 아이도 낳았으니 은퇴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배혜민은 1위를 노릴 수가 있을 때 까지는 골프를 할 생각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골프 같은 거 왜 하나 했는데,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를 만나게 해줬으니 데려와준 지인이 고마운 걸’


골프장에 와서 배혜민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직 까지도 혼자였을 거라는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골프가 이어준 인연인데 그걸 빼앗을 수는 없지’


배혜민이 하고 싶을 때까지 지원 해주기로 하고, 4월이 되면서 드디어 배혜민의 컴백 투어가 시작 되었다.


“이민이는 아빠랑 놀까?”


당연하게 투어로 바쁜 배혜민 대신 집에서 이민이를 돌보는데, 대부분의 일은 가정부 안드로이드가 해주니 내가 하는 일은 이민이를 보면서 예뻐해 주는 일이 전부다.


“그러고 보니 아덴 기업은 이제 1주기 인가”


대기업 회장으로서 안 볼 수가 없는 신문기사들에, 이신정, 이은하 회정의 1주기 제사 소식이 가득하다.


“그동안 아덴 기업 납골당에 있던 유골도 이제는 이은하 회장의 본가로 옮긴 다라......”


1년만 납골당에 두는 것이 유언이었다고 한다.


“이한형 장례식도 간다는 느낌이었지만 소식도 없고, 납골당에는 갔으려나?”


생각해보니 요즘 은이한의 활동이 뜸하다. 방송도 그렇지만 행사 자체가 줄어든 느낌이다. 아무래도 그동안 이신정, 이은하 회장이 뒤에서 밀어주던 것이 없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으브브”

“아이고 우리 이민이, 뒤집기 했어요?”


뭔가 생각을 하기도 어렵게 이민이의 행동이 활발해 졌다. 뒤집기를 한지가 바로 얼마 전인데 벌써 기어 다니기 시작한다.


“그래도 아직은 여기 울타리 안에서만 있어야해”

“으으아호”


알아 듣는 것인지 옹알거리며 거실 바닥을 기어 다니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아직은 괜찮지만 슬슬 일어서고 걸음마를 하게 되면 위험한건 다 치워 놔야 할 것 같은데?”


기어 다닐 때야 울타리로도 충분하지만, 걷기 시작할 때 울타리는 치워 주어야 아기들 성장발달에 좋다고 한다.


“방문이야 안전 울타리를 해도 괜찮겠지만......”


일단은 지금도 내가 제일 경계하는 콘센트 들을 다 막고 치워야 한다. 잘못해서 손가락이라도 넣는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잡아서 깨지는 물건들도 치우고......”


집안에 변화가 있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 아쉽게도 꿈을 아직 즐기고 있는 엄마 대신에 내가 집안을 정리한다. 콘센트에 안전마개를 하고, 멀티탭도 안전하게 케이스에 넣고, 서랍장도 잠금 장치를 하고, 아이가 들어 갈만한 틈새도 막고, 아기 손이 닿는 곳에 깨질만한 것이나 무거운 것, 잡아 당겨질 만한 것을 모두 치운다.

그렇게 일주일후 4월 투어 마지막 날 이민이를 데리고 대회장에 방문 했다.


‘별일 없으면 3위겠네’


내 예상대로 배혜민은 컴백 대회에서 3위를 수상하고, 이민이와 함께 온 가족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 여보......”


배혜민은 바뀐 집안 구조에 조금은 당황해 하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조금 이상한가요?”

“아니요, 여보 혼자 고생 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깔끔하던 신혼집이 아기 전용으로 바뀌는 것이 조금은 심란한 모양이다.


“우리 이민이 벌써 이렇게 컸구나?”


그래도 예쁜 이민이의 모습에 단란하게 가족 끼리 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이민이를 내 방에 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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