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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국추영 님의 서재입니다.

그날부터 에디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파사국추영
작품등록일 :
2023.09.08 11:24
최근연재일 :
2023.10.01 12:06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8,644
추천수 :
274
글자수 :
457,967

작성
23.09.2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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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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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그날부터 에디터 68화

DUMMY

그날부터 에디터 68화


4월이, 국내 최고의 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배혜민은 드디어 3위에 입상하며 시상대에 올랐다. 배혜민의 뒤를 이어 같이 참가한 에딧 스포츠 선수들도 30위 안에 드는 성적으로 활약을 해주어서 에딧 그룹의 명성이 드높아 졌다.


“혜민씨 잘해 주었어요.”

“고마워요 이단씨”


호칭이 회장님이 아닌 서로의 이름으로 부를 것으로 얼마나 거리가 가까운지 느껴진다.


“드디어 제 꿈의 자리가 보이는 곳에 왔어요.”


3위 자리에서 바라본 1위 자리가 어떻게 보일지는 상상이 잘 되지 않았지만, 울먹이는 베혜민은 조심스럽게 안아 주었다.


촤라락- 찰칵- 찰칵-


당연하게 기자들이 이 장면을 노칠 리가 없고, 에딧 뉴스의 기자들도 열심히 찍고 있다. 배혜민과의 관계를 기정 사실로 만들기 위해 에딧 뉴스의 기자들까지 동원해서, 이미 나와 배혜민이 좋은 사이로 만나는 중이라는 기사가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자 그럼 갈까요?”

“네”


물론 아직 까지는 건전한 사이라는 것을 어필 하기 위해, 대회장 인근에 있는 에딧 호텔에는 배혜민만 들어가고 나는 밖에서 대기 한다. 호텔에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매니저들이 짐을 챙겨서 나온 다음에 서울 5성 에딧 호텔로 이동한다.


“혜민씨가 저와 같은 마음으로 걸어 주어서 정말 기쁩니다.”

“제 욕심 때문에 너무 기다리게 한건 아닌지 미안해요.”

“저에게는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사람이에요. 혜민씨는”


이동하는 차안에서 잠깐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고, 미리 예약하지 않아도 나를 위해 언제나 준비 되어 있는 호텔 레스토랑의 전망 좋은 자리에 앉는다.


“조금 더 프라이빗한 자리도 있지만, 오늘 같은 날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도 좋을 거 같아서요.”

“아뇨 저도 좋아요. 이한씨와 저희 사이가 공개 되는 날인걸요.”


딱히 말하지 않아서 같은 생각을 가진 것이 정말 사람을 잘 선택했다는 기분이다. 그렇게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혜민씨를 집까지 데려다 준다. 집이라고 해도 주로 사용하는 골프장에서 가장 가까운, 임시로 살고 있는 에딧 아파트지만, 이런 거 정말 해보고 싶었다.


“보안은 잘 되어 있지만 그래도 외출 할 때는 매니저에게 꼭 알려주세요.”

“네 조심 할게요 고마워요.”


에딧 그룹 회장의 연인쯤 되면 노리는 사람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이곳에는 이전부터 안드로이드들을 심어 두었지만 그래도 배혜민이 자발적으로 매니저를 대동하며 다녀주면 그게 더 안심이다.


“이제 오늘은 들어가서 푹 쉬어요. 내일 데리러 올게요.”

“이단씨도요. 내일 만나요.”


이럴 때 가볍게 뽀뽀라고 하면 더 좋겠지만 연예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그냥 눈을 바라보며 두 손을 꼭 잡아 주는 것이 한계다. 그렇게 배혜민을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 와서


“크하핳”


점잔빼던 모습은 사라지고 고양이들과 이불을 부둥켜안으며 침대 위를 뒹굴 거린다.


“신혼집은 어디가 좋을까?”

“냐아”

“물론 너희도 데려가야지. 신혼 여행 다녀 올 동안만 조금 떨어져 있고”


그 사이 걱정인 것은 이제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자기 집에서 잠만 자는 삼색이다.


“삼색이 자니?”


내 부름에도 이제는 움직이지 않고 얕은 숨을 내쉬며 자고 있다.


“오늘도 피곤하구나.”


돌봐주는 안드로이드의 기록에 의하면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가 용변 실수를 하고, 밥은 따로 먹여주어야 한다.


“우리 삼색이 많이 작아졌네”


처음에는 덩치가 커다란 삼색이었는데 지금은 근육이 거의 빠지고 살도 줄어서 작아졌다. 털의 윤기도 잘 관리해 주어도 예전 만큼의 광택을 가지기가 힘들다.


“삼색이가 너무 기다리지 않게 삼색이 엄마를 데려 올게”


언뜻 잠만자는 삼색이가 걱정스럽지만, 고양이는 원래 하루에 절반 이상을 자는 동물이니 큰 문제는 없다. 겉모습과는 다르게, 삼색이가 이신정보다 상태가 좋다.


“흠”


괜히 심란해 지는 마음에 삼색이를 귀찮게 주물 거린다.


“냐!”

“아이쿠”


손길이 귀찮은 건지, 아픈 건지, 잠만 자던 삼색이가 소리를 지르며 입질을 한다.


“미안”


삼색이에게 사과를 하고는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났다.


“우리 삼색이 아직 쌩쌩하네”


성질부리는 모습이 마냥 기특하기만 하다. 그렇게 삼색이는 다시 편하게 쉬게 해주고, 각 계열사에서 올라온 보고서들을 확인하다.


“그러고 보니 이신정은 아덴 기업에서 하는 병원에 다니지, 에딧 병원으로 오면 조금 더 부작용 덜한 약을 줄 텐데......”


최근에 만났을 때 상태를 확인해보니 전보다 더 강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이신정을 지켜보는 사람도 있었는데, 경호원으로 보였다.


“근처에 구급차도 따라다니고,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이구만”


그래서 덕분에 이신정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범한 사람한테 경호원이랑 의사가 따라다니는 건 말이 안 되고, 나이로 생각하며 진짜 아덴 기업의 딸이나, 혹은 친인척?”


더 자세한 정보를 알기에는 주변에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대부분 아덴 기업 소속이 아니었다. 유일하게 의사만 아덴 병원소속의 외과의사로 프로필에 표시가 되었고, 경호원들은 사적으로 고용한 것인지 직업이 공란이었다.


“아덴 기업 회장에 대해서 알려진 것이 없고, 그나마 그 딸이랑 부회장이 약혼 관계일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궁금해서 찾아보니 상당히 오래된 기사를 하나 찾을 수는 있었다. 교복을 입을 여학생과 젊은 이기강 부회장이 함께 있는 화질 나쁜 사진이 약혼 발표 사진이었다.


“사진이 너무 흐려서 이 여학생이 이신정인지는 모르겠고, 또 이 여학생은 지금 아덴 기업의 기술개발국 국장인거 같던데?”


아덴 기업이 조금 특이한 서열 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회장 아래 부회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개발국 국장이 있고 그 아래 부회장이 있다. 즉, 대외적으로 활동하는 이기강 부회장은 넘버2가 아니라 넘버3인 것이다.


“이 기사처럼 국장이랑 부회장이 약혼 관계라면, 국장이 회장 딸이라는 소리인데?”


기술개발국 국장에 대한 정보도 이 은하라는 이름뿐이라서 나이도 정확하지 않다. 다만 사진이 찍힌 날짜를 계산해보면 이신정과 비슷한 40대인 것은 확실하다.


“정말 이신정이 아덴 기업의 중요한 인물이라면, 나중에 이한형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 거지? 만약 이신정씨가 잘못 되기라도 하면, 그 피해가 이한형 한테 간다면?”


사건이 터지고 나서 마무리 된 후 둘의 사이가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과연 그게 처음 은이한이 데뷔 초, 그때 그 당시의, 또는 은이한의 팬들이 사고를 치기 전으로 돌아갔다고 볼 수 있을까?


“이한형을 위해서도 관계가 풀어졌으면 좋겠지만, 시한부인 사람이랑 너무 친해 지는 것도 좀.......”


토닥토닥-


괜히 무릎에 올라와 있던 계란이를 안아 두드린다.


“생각해 보면 이신정도 관계를 더 풀고 싶겠지, 그런데 자기 몸 상태를 아니까 그렇게 못하는 거잖아?”


제 3자가 끼어들어서 풀 문제가 아니었다.


“모르겠다.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서로 미련만 남는 건 마찬가지고, 이신정도 정체가 뭔지 모르겠지만, 이한형한테 피해 안 가게 잘 하겠지”


그만 생각하기로 하며 마저 보고서들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그리고 다음날 배혜민과 함께 스케줄을 동행한다. 국내여자프로골프대회에서 3위를 입상 했으니 당연하게 이곳 저곳에서 인터뷰 문의가 왔고, 에딧 뉴스에서도 먼저 한자리 선점해 인터뷰를 진행한다.


“오늘 중으로 인터뷰를 다해야 하니까 서두르죠.”


2개월 뒤에 또 다른 메이저 대회가 있기 때문에 간단한 인터뷰를 하루 안에 해치우고, 그 다음은 다큐 방송 촬영으로 3일을 소비해 마무리 한다.


“다음 대회 개최지는 공개가 되어 있고, 우리도 연습일을 3일 확보 했어요. 그 날 말고는 코스가 비슷한 에딧 골프장 쪽에서 연습을 주로 하면 될 겁니다.”


대회를 진행하는 골프장은 최근 3년간 계속 대회를 하던 곳이라 투어를 하는 골프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연습을 가는 곳이다. 거의 3년 후의 일정까지 예약이 되어 있는 상황이라 에딧 그룹에서도 배혜민의 연습일을 3번 밖에 잡지 못했다.

대신에 에딧 골프장 중에서, 다음 대회 골프장과 코스가 제일 흡사한 곳에서 연습을 하게 한다. 만약 비슷한 곳이 없었다면 에디터로 만들어 냈을 것이다.


“혜민씨 파이팅”

“네 이단씨”


인터뷰와 방송 스케줄만 함께 하고, 나머지 연습기간은 배혜민이 집중 할 수 있게 빠져 준다. 그래도 연습이 끝나는 저녁에는 되도록 만나서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2개월 후 6월 대회에서 배혜민은 2위를 기록했다. 실력이기라고 하기 보다는, 4월 대회 1위가 해외 대회에 나가면서 순위가 하나씩 올라간 것이라 배혜민은 그렇게 기뻐하지만은 못했다.

그래도 연인인 나는 배혜민을 열심히 응원 했고, 다시 2개월 뒤인 8월 대회에서 배혜민은 다시 2위를 기록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대회 1위가 다시 국내로 돌아와 참가 한 순위이기 때문에 배혜민은 진짜로 2위를 했다면 기뻐했다.


“여름이라 더운 날씨에 다들 컨디션이 나빴을 텐데 잘했어요.”


당연하게 쿨링 기능이 확실한 에딧 스포츠 의류 덕분에, 에딧 스포츠 선수들의 성적은 무더위에도 조금씩 올랐다. 그렇게 다시 날이 선선해 지는 9월 대회에서, 배혜민은 드디어 1위를 차지 했다.


“배혜민! 배혜민!”


그동안 배혜민을 응원해온 팬들 역시 우렁차게 축하를 했고, 배혜민은 1위 상금 약 3억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내가 있으니 우승 상금 3억 원이 아깝지 않다.


“배혜민의 우승을 축하하며!”


당연하게 축하의 의미로 에딧 5성 호텔에서 파티가 열리고, 나와 배혜민의 약혼발표를 한다.


“모여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내년 8월 드디어 저와 배혜민씨가 백년가약을 맺으려고 합니다.”


8월이면 투어 시즌이지만, 무더운 여름 대회를 하나 빠지기로 하고 결혼식을 하기로 했다.


“축하드립니다!”

“품절남! 품절녀!”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배혜민의 우승축하와 약혼 발표가 끝나고, 드디어 처음으로 같은 방에 머물게 되었다.


“혜민씨”


조금 긴장해서 말이 안 나온다. 아직 첫날밤을 보낼 생각은 없지만, 분위기를 봐서는 혹시 모르는 일이니 긴장을 안 할 수가 없다.


“이단씨 저, 정말로 기쁘고 고마워요.”


포옥- 하고 품안에 안겨오는 배혜민에게서 은은한 향기가 난다. 에딧 뷰티 화장품과 향수라는 걸, 이 상황에서도 생각해 내는 나도 참 별나다.


“혜민씨 많이 피곤했죠. 이리와요 안마해 줄게요.”


자연스럽게 침대로 에스코트해서 어깨를 주물러 준다. 역시나 운동 하는 사람답게 몸이 단단한데, 그래도 몸이 뭉친 부분은 별로 없다. 우수한 기록을 위해서 몸 관리를 하기 때문이다.


“우승 기념으로 혜민씨 이름으로 대회를 하나 만들려고 하는데 어때요?”

“당연히 좋아요.”

“메이저 대회로까지 만들어 줄게요.”

“제가 노력해야 하네요.”


서로 잔잔한 미소가 흐르며, 나는 흐름을 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혜민씨”


몸을 돌려서 살며시 눈을 감는 배혜민에서 살며시 첫 키스를 한다. 이걸 위해서 일부러 스킬까지 만들어 배웠기 때문에 혜민씨도 만족해한다.


꼬옥-


하지만 아직은 키스 까지 만이다. 아직 10월 대회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 배혜민은 조심 할 수밖에 없다.


“이리와요”


대신에 서로에게 기대며 침대에 앉았다. 사람의 체온을 이렇게 서로 나눈다는 것이 기분 좋은 줄을 몰랐는데, 드디어 허전하던 옆구리가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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